나의 이야기

남녀의 선택

아이루다 2012. 5. 8. 12:19

흔히 나오는 여론조사를 보면 남자의 경우 여자에 대한 선호도 항목에서 가장 우선 순위가 외모이고 여자의 경우에는 경제력이라고 한다.

내 기억이 맞다면 이 순위는 꽤 오래동안 유지되어온 것으로 시대에 따라 약간의 변화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어쩌면 영구적으로 고착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특히나 대한민국에서는 돈의 가치가 너무도 크게 부각되어 있는 형편이기에 이 순위가 특별히 더 각별하게 느껴진다.

 

남자에게 있어서 예쁜여자는 어떤 의미인가?

 

일단 첫번째 예쁜것을 사랑스럽게 느끼는 것은 모든 인간의 본성이므로 당연한 것이다. 단지 외모로만 미를 판단하는 기준에 약간의 문제점이 있을 뿐 나름 정당하다.

여자가 남자의 경제력으로 능력을 판단하는 것도 역시 당연한 본성이다. 오랜 시간동안 남자와 여자는 벌이와 살림을 분담해 왔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생각하는 부분이다.

 

그러면 외모와 경제력을 주로 따지는 우리 사회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보자.

 

여자에게서 나타나는 현상은 '성형' 이다. 요즘은 정말 쌍커플 수술정도는 감기처럼 다뤄진다. 누구나 하는 수술이다. 여기에 조금 욕심을 더 내면 코와 눈매 다듬기에 들어가고 무리하면 양악수술까지 한다. 솔직히 목숨건 수술이긴 하니 대단하다.

 

남자에게 나타나는 현상은 '자동차' 이다. 자신이 10억짜리 아파트를 가졌다고 해서 등에 써붙이고 다니기도 그렇고 아파트 집문서를 선보는 자리에서 보여줄 수는 없다. 그러니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이 바로 '자동차' 이다. 남자들이 자동차에 집착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여자의 경우 남자가 외모만을 따지기 때문에 이뻐야 결혼을 잘 할수있다는 인식이 강하다. 그래서 실제로 개개인의 능력 경쟁력을 키우기보다는 외모를 키우는 쪽으로 흐름이 이루어지고 이 흐름은 결국 직장에서 여자들의 전체적인 평가를 낮추는 영향을 미친다. 즉 여자들 스스로 자신들의 역량을 낮추는 것이다. 여기에서 선의의 피해자가 생긴다. 열심히 노력해서 남자만큼의 능력을 발휘하고 대접을 받길 원하는 어떤 분들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크게 좌절을 겪는 것이다. 그래서 여자의 적은 여자다라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보통 여자들은 이런 자신의 외모중심적인 가치관에 대해 별로 개의치않는다. 왜냐하면 어찌되었건 간에 그 외모를 이용해 외모에 집착하는 능력있는 남자를 만나는 것이 직장에서 스트레스 받고 힘들게 일하여 사는 것보다 훨씬 행복하기 때문이다. 왜 힘들게 살아가는가. 그냥 애 하나/둘 키우면서 남편이 벌어다 주는 돈으로 충분히 행복할 수 있는데 말이다.

 

남자의 경우 능력있는 남자로 보여야 자신이 좋아하는 예쁜 여자를 만날 수 있기에 당연히 자신이 가진 것이 이상으로 자신을 포장해야 한다. 그래서 결혼 적령기에 들어선 많은 총각들이 무리해서 차를 산다. 물론 차가 필요한 경우도 실제로 많지만 잘 생각해보면 차는 젊은 시절에 돈을 모으는데 있어서 정말 크나큰 적이다.

 

차의 감가삼각기간은 대략 10년을 잡는다. 물론 20년 타는 분들도 있으나 그것은 드물고 보통 10년 정도 타면 차 가격은 0원에 가까워진다. 그러면 차가격은 1년에 1/10씩 빠지는 형편인데 준중형급 2천만원 가까운 차를 샀다면 1년에 2백만원을 날리는 것이다. 거기에 보험료 90~100만원와 자동차세금 2~30만원, 차를 좀 탄다면 기름값이 1년에 2백만원 정도 들어간다. 합하면 대략 5백만원 가까운 돈이 차로인해 소비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 계산은 차사고나 차고장은 전혀 고려치 않는 내역이다.

 

남자의 결혼 평균은 2012년 기준으로 대략 32살~33살정도를 잡는다. 그렇다면 정상적으로 군대에 다녀오고 직장생활을 한지 6~7년차인데 그 기간 특정 직군이 아니고는 많이 모아야 5천~1억이다. 그런데 차를 몰았다면 3천은 까진다. 절대 무시할 액수가 아닌다. 그리고 요즘 서울 기준으로 좀 살만한 전세는 외각이라고 해도 1억 5천 이상이다. 결국 남자는 결혼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부모의 도움이 필요하다. 아니면 시작부터 전세자금 대출을 위해 억단위 빚을 지기도 한다. 부모가 돈이 없으면 자식이 결혼하기도 힘든 세상이 되어 버렸다.

 

결혼 적령기 여자들은 자신이 번 대부분의 돈을 자신의 외모를 가꾸거나 먹거리/옷/악세사리 등에 소비하고 남자들은 차/술자리 등등에 소비한다. 그러면 두 사람은 만날 수 있을까? 힘들다. 예쁜여자일 수록 경제적으로 넉넉한 남자에게 가게되니 일반 보통 남자들은 자신이 마음에 들어하는 여자의 선택을 받기가 참 힘들어 진다.

 

여기까지가 현재 대한민국 서울의 현실이다.

 

그렇다면 인류의 초기엔 어땠을까? 우리가 구석기 시대 동굴에서 역할 분담을 할때 말이다. 딱히 그때는 어떤 철학이 있었을 것이 아니므로 여자는 보통 동굴 주변에서 과일을 구하고 자녀를 양육하는 역할과 남자는 사냥을 통해 고기를 구해오는 역할을 담당했을 것이다. 딱히 일부일처제 문화가 아니였을지도 모르며 힘쎄고 잘난 남자들은 여러 여자를 거느리고 살았을지도 모른다.

 

물론 현재 유럽과 같이 여권이 많이 신장된 나라들도 있지만 남녀의 차별은 전세계적인 현상이다. 특히 작물을 수확하는 농업기반 문화에서는 남자의 노동력이 바로 경제력이 되는 시스템이었기에 남자에게 여자는 일종의 소유품으로 여겨지기 마련이었다.

 

우린 오랜시간 진화적 측면에서도 현재의 대한민국 모습과 크게 다르지않는 남녀 선택의 행태를 보여왔다. 그렇다면 이렇게 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일까?

 

만약 남자들 중 어느정도가 결혼에 관심이 없고 혼자 사는 삶을 선택한다면 큰문제가 없을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우리나라처럼 남녀의 성비율부터 틀어진 사회에서 여자들의 획일화 된 남자 선택기준이 남자들에게  결혼 그 자체를 못하게 만드는 이유가 된다. 특히 경제력이 어느정도 되는 안정된 직업을 가진 여성들의 결혼 기피문화와 함께 현재도 그렇고 미래의 남자들은 더 힘들게 경쟁을 해야할 처지다.

 

자연계에서는 숫컷들 중에 자손을 남기는 비율이 10%도 안된다고 한다. 90%의 숫컷은 자식을 낳고 싶어도 못낳는 것이다. 한마리의 숫컷이 9마리의 암컷을 거느리는 현상이 자연계에서 벌어진다. 그렇다면 지금 현재의 모습이 정말 자연스러운 현상인가?

 

솔직히 말해 판단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어느면에서는 이해가 가기도 하고 어떤면에서 이러면 안되는데 하는 생각이 든다. 내 친구들 중에도 아직 결혼 못한 이가 4명이 넘는다. 40대에 결혼을 못했으니 아마 결혼하기 힘들어 보인다. 물론 그들 각각은 어떤 문제를 안고 있다. 경제,건강,집안사정 등등 그리고 내가 요즘 자주 보는 30대 초반부터 30대 후반까지 3명 역시 결혼에 대한 의지는 있으나 마음에 드는 여자 하나 고르는 것이 힘들어 보인다. 물론 아직 젊으니 기회는 있을 것이다.

 

경제적으로 힘들어질 수록 이 현상은 더 심해지리라고 본다. 의식주가 중요해지니 어쩔 수 없는 현상이긴 하다. 하지만 꼭 남들보다 더 좋은 의식주를 누리기 위하기만 하는 것은 여자들 스스로도 좀 자중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좋은차' 을 자신의 신분으로 생각하는 남자들의 모습도 그리 좋아보이지 않는다. 이해는 간다.

 

하지만 우리가 우리 자신의 가치를 그렇게 물질중심으로 정의내리는 것은 동물과 다른 인간으로서 자존심 상하는 일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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