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타인의 인생에 관한 책을 읽기 싫을때

아이루다 2012. 4. 23. 10:40

 

작년에 IT 업계에서는 커다란 족적을 남긴 분이 세상을 떠났다. 바로 미국사람인 '스티브잡스' 이다. 그리고 얼마 후 그의 자서전이 출간되어 엄청난 판매를 기록한 것으로 기억한다. 나 역시 그 사람에 대해 약간의 관심이 있었지만 그의 자서전을 읽지는 않았다.  비싸기도 하고 그리 땡기지 않았다.

 

바로 어제 주진우 기자가 쓴 '주기자' 였나? 아무튼 얼마전 나온 책의 머릿말을 보았다. 아는 후배가 사서 집에 들고왔기 때문에 잠시 읽어본 것이다. 그리고 거기엔 주진우 기자가 살아왔던 과거의 모습이 짧게 정리되어 있었다. 그는 어려서부터 힘에 저항했다고 한다. 어쩌면 많이 무모한 짓을 하고 살아온 듯 보였다.

 

오늘 아침에 출근하면서 나는 왜 그런 책이 그리 땡기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한 소설이나 인문서적은 많이 읽고 싶은데 현시대를 사는 누군가의 이야기는 그닥 별로 읽고 싶지않다. 심지어 노대통령의 저술작 중에서도 겨우 한권 달랑 샀으며 그나마 내가 조금 많이 구입한 작가는 유시민님의 책이다. 그것도 뭐 경제학 서적이나 책에 관한 이야기들이었고 노대통령에 관련된 책은 사지 않았다. 분명히 거기엔 그분들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을테니까 말이다.

 

조금 생각해보니 결론이 쉽게 났다. 나는 그런 종류의 책을 읽을때마다 나는 왜 그분들처럼 살지 못했나 하는 자책감이 들어서였다. 마치 드라마를 보면서 주인공의 감정에 심하게 이입된 사람처럼 나는 다른이들의 삶을 적어놓은 글을 읽으면서 그들의 삶에 이입되어 나 자신을 책망하고 있는 것이었다.

 

결국 내가 그런 종류의 책을 보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들의 삶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자신감이 결여된 탓이었다. 마치 만화책처럼 혹은 소설책처럼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삶에 대한 객관화된 혹은 무관심한 시선을 실제로 존재하는 분들의 삶에 적용할 수 없는 한계이었던 것이다.

 

나는 왜 아직도 타인의 삶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하는가?

 

나와 다른 타인의 삶을 그냥 '아하 그렇게 사는 사람도 있구나' 이렇게 말하고는 끝내야 하는데 '아.. 저렇게도 사는데 왜 난 이럴까?' 라고 생각하는 나의 삶에 대한 자신감 부족이 만들어내는 비극적 결말 같다.

 

아마도 그런 이유로 인해 내가 즐기지 못하는 것이 꽤 많아 보이기도 하다.

 

요즘들어서 좀 더 내 자신의 삶에 대해 쉽게 접근하고자 한다. 내가 무엇을 하든 내가 어떤 사람이든 특별히 고민하지 않고 지금 내가 하고 싶은 일, 내가 원하는 일, 내가 행복한 일을 찾아서 마음 편히 하는 것이다. 남들에게는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일을 나는 어렵게 하고 있다.

 

나는 주말에 그냥 노는 자신도 잘 용서를 못하고 실제로 그렇다고 해서 다른 일을 하는 것도 아니다. 뭐 물론 그런 죄책감에 의해 내가 주말에 도서관에 가서 책을 더 보기도 하지만 그런 노력과 그것으로 부터 얻어지는 행복감에 비하면 너무나 많은 것을 불필요하게 소모하고 있는 것이다.

 

아무튼 내가 가장 먼저 얻어야 할 것은 내 삶에 대한 명백한 자심감이어야겠다. 그리고 타인의 삶을 지극히 객관화된 시선으로 바라보는 연습도 해야한다. 그것이 내가 삶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열쇠가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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