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부탁을 못하는 심리학

아이루다 2012. 3. 4. 18:34

 
거절을 못하는 사람들은 꽤나 많은 편이고 이것에 대한 문제에 대해서 사회적으로 많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지만, 사실 부탁을 못하는 사람도 꽤나 존재한다. 단지 이들은 거절을 못함으로써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과는 달리, 스스로 선택하는 부탁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선택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수면 아래 숨겨져 있을 뿐이다.

 

거절은 관계를 유지시키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에 대한 갈등이라면, 부탁은 삶을 얼마나 좀 더 편하고 지혜롭게 사느냐에 따른 문제가 된다. 물론 무리한 부탁을 하는 이들도 많기 때문에 이것을 단지 그렇게만 볼 것은 아니지만, 아무튼 부탁을 못하는 심리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볼 필요가 있다. 또한 그 심리를 통해 자신의 과도한 부탁 거부감을 조금은 없앨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가 부탁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 가장 첫 번째 이유는 바로 다른 이들에게 빚지기 싫어한다는 점이다. 내가 부탁을 하고 상대가 들어주게 되면 일종의 채무자 입장이 된다. 추후 내가 그 사람의 부탁을 들어줄 의무가 생기는 것이 싫다.
 
두 번째는 자존심이다. 집안에 전자기기가 고장이 났을 때 난 전기를 다루는 것에 서툴지만 그것을 나보다 더 잘 아는 사람에게 부탁하는 것보다 내가 어떻게든 하려고 한다. 그냥 내 능력이고 싶은 것이다. 남자들이 낯선 길을 묻지 않고 억지로 찾아 다니거나 잘 모름에도 불구하고 혼자서 어떻게든 해보려고 하다가 시간과 돈만 낭비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여자는 남자에게 이런 말을 꼭 한다. 남자는 여자 말을 꼭 들어야 한다 라고. 이런 면에서 부탁을 잘하는 편인 여자들이 남자보다 현명한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세 번째는 미안함이다. 내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상대가 치러야만 하는 시간 및 금융비용 혹은 정신적 비용에 대한 미안함이다. 내가 만약 그 일을 하게 되었다면 혹은 내가 만약 타인의 그런 종류의 부탁을 받았다면 들였을 법한 비용이다.
 
네 번째는 거절에 대한 두려움이다. 나는 충분히 숙고해서 말했는데도 불구하고 상대가 자신의 입장을 말하며 거절하면 그것이 마음에 상처가 된다. 그래서 최대한 부탁을 하지 않으려 한다.
 
다섯 번째는 정의감이다. 내가 부탁을 통해 남들보다 더 쉽게 뭔가를 얻으려고 하는 심리에 대한 반발감이다. 어떤 표를 사기 위해 길게 늘어선 줄에 끝에 섰다가 중간에 서 있는 친구를 발견하고 내 표를 대신 사달라고 하기엔 내 정의감이 나의 작은 이득을 취하려는 심리에 양심이라는 족쇄를 채우는 것이다.
 
여섯 번째는 내 부탁의 중요도를 낮게 보는 것이다. 식당에 가서 왠지 바쁜 듯 보이는 아주머니에게 물을 가져다 달라고 하거나 반찬을 추가해 달라고 잘 못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손님으로서의 당연한 권리임에도 불구하고) 진상고객이 될 지도 모른다는 잠재적 두려움이 있다.
 
각각을 잘 생각해보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부탁의 종류에 따라 구분되기도 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부탁을 하는 사람이 내가 모르는 사람이냐 아는 사람이냐 알아도 얼마나 아는 사람이냐에 따라 많이 달라지는 부분인 듯 보인다.
 
인생의 성공하는 법에 부탁을 잘하는 방법에 대한 글이 써질 정도면 역시 부탁을 잘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 비해 원하는 것을 좀 더 쉽게 얻을 수 있어 보인다. 왜냐면 인간관계는 역시나 주고 받는 관계이고 이 거래를 잘하는 사람일 수록 성공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누구나 타인보다 잘하는 뭔가가 있다. 그래서 이 능력을 주고 받으면서 상호 도움이 되는 것이다. 물론 그것이 다른 사람에 비해 더 잘하는 경우가 더 좋다. 더 적은 비용과 더 작은 시간을 들여서 동일한 목표를 이루게 하니까.  사업자들과 정치인들이 상호 도움을 주는 이유도 이런 까닭이다.
 
여섯 가지 이유 중 내가 고쳐야 할 점으로 생각되는 것은 두 번째와 여섯 번째로 보인다. 물론 두 번째는 장단점이 있다. 타인에게 부탁하려 하지 않고 스스로 해결하려는 능력은 자신의 능력개발에 많은 도움을 주기 때문에 꼭 나쁜 것은 아니다. 어려서부터 부탁을 통해 뭔가를 이뤄온 사람은 스스로 해결능력이 무척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딱히 스스로 할 필요가 없는 일조차 다른 사람에게 잘 부탁을 하지 못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특히 처음 경험하는 일이라서 잘 모른다면 그 일 자체를 해달라고 부탁은 못하더라도 그 일을 하는 법에 대해서는 끝없이 부탁을 해서 제대로 알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여섯 번째 자신의 부탁에 대한 자신감이 없는 부분은 좀 고쳐야 한다. 어떻게 보면 자신의 정당한 권리일 수 있기 때문에 그렇다. 이 부분은 성격의 소심함과 연결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도 그렇고 그런 자신에 대한 분노를 불러일으키기도 하기 때문이다. 화를 거의 안내는 성격이 평소에 조용하다가 화가 나면 심각하게 분노하는 사람들에게 나타날 수 있는 성격적 결함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인 미안함도 어느 정도는 무시할 수 있어야 하겠다. 부탁 받은 상대가 물론 기분 좋게 해줄 수도 있고 또한 앞에서는 웃지만 뒤에서는 난처해 하는 거절 못하는 성격이기도 하겠지만 부탁을 할 때 좀 더 상대방의 의사를 명확하게 알아낼 수 있다면 굳이 상대가 귀찮아하고 하기 난감한 부탁은 하지 않을 수 있다.

 

남자와 여자를 성향적으로 비교하자면 확실히 남자보다는 여자가 부탁을 잘한다. 특히 여자들은 자신의 남자에게 많은 부탁을 하는데 그 부탁을 얼마나 잘 들어주는지를 자신을 사랑하는 척도로 계산하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그때 여자들은 자신들만의 언어를 쓴다. 보통 여자들이 배고프다고 말할 때는 밥을 사달라는 말이고 전화해서 지금 몹시 춥고 다리가 아프다고 하는 말은 차를 끌고 태우러 오라는 말이다.

 

남자들 중에는 이런 언어를 잘 이해를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여자들은 부탁을 해서 마음속에 빚을 만들기보다 남자들 스스로 최종 결정을 하게 하여 자신이 여자를 사랑하기 때문에 하는 행동으로 만든다. 

결국 부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해주게 만드는 여자들 만의 기술인 셈이다. 또한 여자들은 옷 가게에 가서 수없이 옷을 골라보고도 다음에 온다고 말하며 나올 수 있는데 보통 남자들은 이런 것에 잼 병이다. 가게에 가서 자신의 권리를 충분히 누리는 것도 여자고 과일가게에서 귤을 스스로 골라 담는 것도 여자다.
 
만약 자신의 부탁에 대한 기술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남자라면 자신의 그런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여자를 만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가게에 갈 때마다 여자들이 알아서 부탁을 해줄 것이고 자신은 그 여자를 사랑하기에 그녀의 암묵적 부탁에 대해 자의적으로 행동만 해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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