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같이 등교하는 초등학생들의 정겨움

아이루다 2012. 4. 27. 15:18

내가 사는 집은 바로 옆에 초등학교가 있어서 아침마다 자전거로 출근하려면 꼭 애들이 정문으로 몰려들어가는 광경을 보게된다. 요즘은 초등학교 앞에서 학부모들이 돌아가면서 교통정리도 하고 또 보안관이란 아저씨가 있어서 횡단보도의 안전을 확보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그 길을 지나 한참 자전거로 20분 정도 달리면 어느새 내 위치는 강동 아산병원 옆쪽까지 오게된다. 그리고 요즘 거기에서 두명의 여자를 거의 매일 보게된다.

 

둘은 아마 직장동료인듯 싶다. 나이도 비슷해보이고 늘 비슷한 시간에 나와 반대방향에서 걸어오고 6시 좀 넘어서 퇴근때 반대로 오는것도 본적이 있다.

 

거의 인식을 못하고 지나다가 얼마전 그 중 한명의 패션이 너무 눈에 띄어 인식을 하게되었다. (좋은 의미는 아니다 ㅎㅎㅎㅎ)

 

아무튼 초등학교에 끼리끼리 몰려서 등교하는 아이들과 둘이서 늘 같이 다니는 친구이자 직장동료인 그 두 아가씨의 모습에서 난 뭔가 공통점을 찾았다.

 

바로 그것은 대화이다.

 

아마 그들은 매일 매일 보게될 것이고 매일 매일 할 얘기가 있을 것이다. 마음에 맞는다면 만나면 만날 수록 더 많은 대화꺼리가 있고 매일 일어나는 각종 사건이나 같은 회사에 근무한다면 회사내의 누군가에 대해 뒷담화를 하거나 혹은 연정을 품은 것을 서로 몰래 나눌 것이다.

 

그런 생각 후 그들과 달리 나는 왜 혼자 다니고 있는가 라는 웃기는 생각을 했다.

 

생각해보니 나 역시 초등학교때는 동네 애들과 함께 다녔고 특히 하교길에는 대충 방향만 비슷하면 꼭 함께 다니던 친구들이 있었다. 그런데 40대 중반을 향해가는 나는 혼자 이렇게 출퇴근을 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물론 당연히 생활 반경이 넓어졌고 나는 고향을 떠나온지 오래니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난 왜 저 둘처럼 같이 다닐 수 있는 친구가 없나 하는 생각이 여전히 들었다.

 

우린 살아가면서 이런 친구를 잃고서 온라인 친구를 만들어왔다. 온라인 카페, 블로그 , 트위터, 페이스북 까지 시기적으로 그 모양만 달랐을 뿐 우리가 서로 교류한다는 동일한 목적으로 가진 도구들이 늘 우리 앞에 있었다. 그것을 통해 기업은 돈을 벌고 개인들은 무료로 초등학교때 만나던 친구들 보다 훨씬 더 넓고 방대한 규모의 사람들과 교류를 하면서 지낸다. 온라인 친구는 편하다. 내가 상황이 될때만 만나면 되니까.

 

그런데 왜 나는 아침에 보았던 그 둘의 모습이 부럽다고 느끼는 것일까? 그냥 같이 출근하면서 계속 뭔가를 대화하는 그들의 모습이. 나도 아침 출근길에 그렇게 만나서 같이 갈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억지도 부려본다.

 

대화라는 것. 사람과 사람의 교류라는 것. 어쩌면 아무것도 아닌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또 사람을 많이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다.

 

어린시절 친구들과 보내던 시간에서 각자 결혼을 하고 직장을 잡으면서 서로의 시간에 바쁘고 또 가정에 충실하게 위해 우린 참으로 과감하게 주변사람들과의 관계를 끊거나 줄여버린다. 내 친구가 그렇게 하니 나 역시 다른 일을 찾아야 하고 또 그렇게 서로 다른 일들에 익숙해져버린다.

 

나이를 먹을 수록 명절에 고향에 내려갔을 때 만날 친구가 줄어듬을 느꼈던 그 부분하고도 통하는 생각인것 같기도 하다.

 

내가 내 삶에 충실하기 위해 타인과의 교류를 하는데 있어서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과연 내 삶이 충실해지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자꾸 생긴다.

지금은 잘 모르겠다. 하지만 결국 나 역시 그런 교류를 위해 떠나는 것인지도 모른다. 새로운 만남도 그렇고 새로운 장소도 그렇다. 큰 기대를 갖는 것은 아니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뭔가가 자꾸 채워지길 바란다.

 

내 마음속에 어두움보다는 밝음이 채워지고 내가 더 겸손해지고 내가 더 삶에 대해 진지해졌으면 한다.

 

 

아무 의미 없는 사족

 

학교 가는 것을 등교라고 하고 학교에서 집으로 가는 것을 하교라고 한다.

직장 가는 것은 출근이라고 하고 집으로 가는 것은 퇴근이라고 한다.

 

퇴자가 붙은 말로 퇴근과 퇴교는 너무 다르다. 퇴근은 집에 가는 것이며 퇴교는 학교에서 자퇴나 강제 출교를 당하는 것이다. 그런데 왜 직장에서는 퇴근한다는 말을 쓸까? 우린 매일 직장에서 집으로 갈때마다 짤리고 있는 것인가?  그리고 문자로 내일 부터 출근하지 마시오 라고 하면 안나가면 되는 것인가?

이상하게 오묘하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