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철학

우주는 우연한 사건들의 연속이다.

아이루다 2012. 2. 18. 10:48

 

태양의 밝음이 핵융합 반응이란 것을 아인슈타인이란 천재 과학자가 증명해 내었다. 물론 그는 이론으로 정립했고 우리는 히로시마에 떨어진 막대한 에너지를 보고 그 실체를 알 수 있었다. 물론 이 에너지량은 핵융합이 아닌 핵분열 반응으로 태양에 비하면 반딧불만도 못하긴 하지만.

 

지구의 거의 모든 생명체는 태양으로 부터 가장 기본적인 에너지를 받는다. 세포의 크기보다 작은 바이러스나 원생생물인 세균들로 부터 차례로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까지 지구는 기가 막히게도 잘 짜여진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으며 끝없는 사이클을 가지고 순환하고 있다. 물론 모든 생명체는 조금씩 오랜 시간에 걸쳐 진화하면서 생명 연장과 경쟁에서의 종족 승리라는 목표를 가지고 살아간다. 지구의 나이인 40억년을 그렇게 지내왔다.

 

그럼 우린 왜 지구에 생명체가 탄생했으며 현재까지는 왜 지구에만 생명체가 존재하고 있는가 하는 의문을 오랫동안 갖고 있었고 그에 대한 오래된 신화나 종교 그리고 진화론까지 많은 설명서가 있어왔다. 그리고 지금 21세기는 진화론이 거의 진리로 굳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이런 것들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지구에 생명체가 탄생하고 또한 인간과 같은 상대적 고등 생물이 탄생하기 까지 얼마나 많은 우연함이 있었는지 알고 있을 것이다.

 

지구는 태양으로 부터 참 적당한 거리에 떨어져 있다. 금성처럼 너무 덥지도 화성처럼 너무 춥지도 않다. 지구의 대기는 지구로 도착한 태양의 열기를 붙잡으며 지구를 단백질 생명체가 살기에 적당한 온도를 만들어 주고 있으며 지구의 내부를 구성하는 고온 고압의 지구 핵은 지구자전에 의해 자기장을 형성하며 지구를 하나의 거대한 자석으로 만들어 주고 또한 이것은 태양으로 부터 오는 엄청난 전자파 차단에 큰 몫을 하고 있다. 그것 뿐이랴. 지구는 거대한 위성인 달의 존재로 인해 자전축이 거의 흔들리지 않으며 자전을 할 수 있고 이것으로 인해 자전축의 급격한 변화가 없어져 생명체가 오랜 시간 상대적으로 평화로운 시절을 보낼 수 있도록 해주었다.

(모르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덧붙이자면 지구의 자전 궤도- 현재 23.5도- 가 1도만 달라져도 지구의 날씨는 엄청난 변화를 겪게 된다. 빙하기가 오든지 아니면 온 지구가 열대지방처럼 변해 해수면이 높아져 지상의 땅이 급속도로 줄어들 수 도 있다)

 

물론 지구에도 몇번의 거대한 위기가 있었다. 생명체가 모두 사라질만한 사건들이었지만 끈질긴 생명체의 본능은 그것을 훌륭히 이겨내고 인간이라는 고등 생명체의 탄생을 이루어 낸 것이다. 과거 지구에는 초신성 폭발에 의한 거대한 에너지파가 도착한 일이나 서울보다 더 큰 크기의 운석이 충돌하여 지구를 지배하고 있던 공룡을 멸종시킨 사건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공룡 멸종은 결국 작게 그 존재의 명맥만을 이어가던 포유류에게 엄청난 기회를 주었고 그 후 지구는 공룡의 지배를 벗어나 포유류 전성시대를 이끌어 낸 것이다.

 

이건 아주 크게만 본 것이다. 간단히 작은 예를 보자면 지구에 식물이나 플랑크톤이 번성하지 못해 산소가 생성되지 못했다면 산소를 기반으로 하는 많은 동물들은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고 당연히 인간도 존재가 불가능 했을 것이고 지구에 닥친 빙하기가 더 오래 지속되거나 지구의 멘탈이 더 활발해게 작용해서 대기가 두꺼운 이산화탄소로 덮혀 버렸다면 금성처럼 엄청난 온실효과로 인해 지구의 평균 기온은 백도를 넘었을 수도 있다. 이런 생명체의 발전 특히 고등동물의 존재가 생겨나는 조건은 참 까다로운 것이다. 지구 역사를 45억년 정도로 잡지만 실제 인간이라고 말할 수 있는 존재 그리고 그 존재가 현재와 같은 문명을 만들어 낸 것은 겨우 1만년도 되지 않았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정말 우린 이 기막히 환경에 놀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지구는 인간이란 고등 생물이 존재하기에 너무도 딱 맞춰진 상황이다.

 

여기에서 우린 의문이 생긴다. 과연 인간의 존재는 필연인가 우연인가? 

 

우리가 우리의 존재에 대해 잘 알지 못하던 시절 종교나 신화는 우리의 존재를 신으로 부터 만들어졌다고 믿었다. 당연한 것이다. 어느날 태양이 가려지는 일식이나 땅이 뒤집히는 지진과 해일 홍수 같은 엄청난 자연현상 앞에서 그 원인을 짐작조차 못했던 몇천년전의 선조들이 그런 결론을 내고 또한 그런 믿음이 지구의 거의 모든 부족이나 도시를 지배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 것이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해본다. 우연으로 믿기엔 너무도 완벽하지 않은가? 만약 달만 없었더라도 지구는 생명체가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만약 지구가 태양으로 부터 조금만 더 멀어졌다면 우린 화성처럼 죽음의 행성이 되었을 수 도 있다. 그게 맞는것 같다.

 

그렇다면 이런 생각을 해보자. 우리 자신은 과연 필연인가? 지금 현재 이 글을 쓰고 있는 자신이나 글을 읽고 있는 누군가의 존재는 그 존재의 우연성에 대해 생각해 본적이 있는가?

 

남자는 평생에 걸쳐 약 4천억 마리의 정자를 생산한다. 여자는 400개 정도의 난자를 만든다. 이 둘중 하나씩이 만나 우리를 만들었다. 내가 태어나기 전에도 내가 태어난 후에도 엄청난 수의 정자와 난자가 생명체를 만들 기회를 버린 것이다. 나의 확률은 1/4천억 x 400 인 것이다.

 

이것을 필연으로 믿고 싶은가? 물론 필연일 수 있다고 치자. 그럼 아들을 낳기 위해 딸만 6명 낳은 어느 가정에서 남자 아이가 태어나기 까지 계속 임신을 하여 낳은 딸들도 필연인 것인가? 그래 이것까지도 필연이라고 치자.

 

과거에 한때 성별 검사등을 통해 애를 지우던 시절도 있었다. 또한 요즘도 태아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여 기형아일 경우 애를 지우기도 한다. 그럼 내가 태어나기 전에 여자라서 지워지고 기형아라서 지워진 태어나지 못한 태아와 아이를 하나만 낳은 부모님의 결심에서 나의 존재는 과연 나보더 먼저 수정되었던 그 존재의 의미는 무엇을까? 내가 필연이라면 그 존재는 그냥 아무것도 아닌 것인가?

 

과학이 더 발달하여 나의 체세포로 내 복제인간을 만들고 그 만들어진 시점까지 기억이 모두 복사되었다고 치자. 그럼 진정한 나는 누구인가? 엄청난 확률을 뚫고 태어난 내가 나인가? 아니면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존재가 나인가? 둘 다 모두 어린시절 부터 같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면 말이다.

 

생각보다 우리 스스로의 존재는 참 별 것 아니란 생각이 든다.

 

이렇게 생각해보자. 지구에 생명체가 번성하고 또한 생명체가 살아가지 너무 좋다는 생각을 하며 지구라는 축복받은 땅이 정말 선물이란 생각말고 이런 환경이 있었기에 우리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는 생각 말이다. 태양과 적당한 거리에 있고 달이 지구를 돌고 생명체 탄생의 기본인 물이 풍족하며 지구의 자전에 의해 지구 방어막인 자기권이 지구를 지켜주고 있었기에 우리가 탄생한 것이라고.

 

우리를 스스로 너무 존귀하거나 특별한 존재로 보게 되면 나를 존재하게 만든 현상황이 너무도 큰 기적으로 보인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내가 존재하기 위해 이런 확실한 환경이 우연히 만들어 질 수 있는가?

 

그런데 우리를 그냥 결과물로 봐 보자. 자존심은 좀 상하고 또한 내 존재감에 대한 부분은 약해지겠지만 우리는 이런 환경이 있었기에 존재하는 것이란 말이다. 인간 자체가 그렇고 그중에서 하나인 나도 역시 그런 우연함의 산물이라고 나는 감히 생각해 보는 것이다.

 

내말에 종교적인 믿음이 강한 분은 많은 거부감을 느낄 것이다. 뭐 상관없다. 내 말이 진리도 아니고 또한 내가 세상을 모두 꿰뚫어 보는 현인도 아니니.

하지만 우리가 예전에 태양이 지구를 돌고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던 시절이 있었듯 우리는 우리를 스스로 많이 착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해보자. 내 존재가 소중하고 내가 존귀함을 가진 존재라는 믿음도 중요하겠지만 이 대자연속에서 또한 이 거대한 우주속에서 좀 겸손해짐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내가 아는 나는 40억년 전 거대 초신성의 폭발에 의해 흩어진 잔해가 뭉친 태양과 그 찌꺼기가 다시 뭉친 지구라는 행성이 운 좋게 바다를 형성하고 생명체를 형성하고 오랜 진화의 과정을 거쳐 인류라는 종를 탄생시켰고 2012년 나는 이렇게 그 우연의 행운으로 인해 다음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있다.

 

내몸의 세포는 수백일전에 만들어진 것이지만 내몸을 이루는 원소는 모두 수십억년에 생성된 것들이다. 내가 어제 마셨던 물은 수억년 된 것이며 내가 어제 던졌던 돌맹이도 수백만년전 형성된 것이다. 이 긴 시간동안에 비하면 내 평생 백년이나 인류의 문명이 발달한 5천년이 참으로 티끌만큼도 못한 시간이 된다.

 

자기 중심의 사고방식. 지구의 생태계의 최상위에 도달하여 그 어떤 다른 동물의 존재를 절대 허용 하지 않는 인간의 강인함. 우린 분명 위대한 지적존재이긴 하다. 우주 탄생의 비밀을 풀고 있고 생명체의 신비를 밝혀내고 있다. 하지만 위대하다고 해서 그 존재가 필연이라고 믿는건 인간의 오만이 아닌가 싶다는 생각이 든다.

 

좀 더 객관적으로 세상을 봐보자. 내가 우리가 인류가 이 지구라는 행성에서 살아가는 건 그리고 우리가 그 땅에 금을 긋고 내꺼 니꺼 나누며 살아가는것을 지구는 그리고 지구의 많은 다른 동식물들도 인정해주는 행위일까? 우리가 우주선을 띄우고 달을 탐사하고 암을 정복한다고 해서 그리고 그 모든 것을 해내는 인류의 현명함과 아무리 생각해도 존귀한 나 자신이 있다고 해서 과연 우린 필연적으로 존재했어야 하는 대상일까 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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