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423

다른 사람들에게 존중 받기

'오직 두려움만이 나를 존중 받게 만든다' 가끔 소설이나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표현이다. 매일 당하기만 해서 힘든 삶을 살고 있는 누군가에게 해주는 날 선 조언이거나, 어떤 경우엔 악당이 스스로를 변호하기 위해서 하는 말이기도 하다. 처음 이 표현을 들으면 뭔가 좀 거북하게 느껴지는 면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 말을 그냥 무시할 수 없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면서도 누군가에 대한 존중이 오직 그것만이 다는 아닐 것이라는 반발감이 들기도 한다. 우리 스스로가 이미 알고 있고 그래서 또 기대하고 있는 '인간'이라면 뭔가 더 나은 것이 있어야 할 것 같다. 만약에 타인에 대한 존중이 오직 두려움을 통해서만 나온다면 공존, 배려, 연민, 공감 등과 같은 우리가 믿는 '인간다움'의 가치는 도대체 어떻게 설명할 ..

나의 이야기 2020.07.01

당신이 대화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면 보통은 무엇을 할까요? 뭐, 여러 가지 아주 다양한 종류의 것들을 할 것입니다. 그런데 그 중에서 꼭 하게 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서로 말을 주고 받는 행위, 그러니까 대화를 합니다. 밥을 먹지 않아도, 커피를 마시지 않아도, 등산을 하지 않아도, 골프를 치지 않아도, 게임을 하지 않아도, 쇼핑을 하지 않아도, 영화를 보지 않아도, 그 어떠한 경우에도 대화는 합니다. 만약 정말로 대화를 하지 않는다면 개인적으로 묵언수행을 하는 분들 뿐이겠죠. 그런데 대화는 딱히 하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하게 되는 것이라서 누군가를 보기 위한 직접적인 이유가 되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너 나랑 대화하려고 만날래?' 하면서 약속을 잡는 경우는 없다는 뜻이죠. 대신 영화를 같이 보거나, ..

나의 이야기 2020.06.15

인간이란 생명체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이 동물로 정의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어떤 사람들은 좋아하지 않는 수준을 넘어서 매우 심각한 거부감을 나타내거나 부정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평소 가끔 어떤 상황에서 '인간도 결국 동물이잖아?' 라는 말을 하긴 한다. 하지만 그 말은 '남'에게만 적용될 뿐이다. 정작 자신이 동물처럼 대접을 받게 되면 그것을 참을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어떤 사람이 동물처럼 취급을 받는다는 것은 단순히 '동물'이란 뜻이 아니다. 그것은 바로 인간의 권리를 더 이상 행사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인간이 본질적으로는 동물이라는 것을 아는 것과 막상 자신이 동물처럼 취급을 받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 될 수 밖에 없다. 온전히 과학적인 입장에서만 보면 인간은 결국 고도로 진..

나의 이야기 2020.06.09

물처럼 산다는 것은.

옛날을 살았던 현자들은 삶의 무게로 인해서 힘들어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 표현 방식은 좀 달랐어도 결국엔 같은 말을 해주곤 했다. 그것은 바로 '그 누구도 아닌 스스로 지고 나서 괴로움을 겪고 있던 짐을 이제는 좀 내려 놓으라는 것' 이다. 그리고 이 말은 결국 '순리를 따르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의미한다. 순리라는 말은 무엇인가를 억지로 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물이 흐르면 떠내려가는 것이다. 바람이 불면 날라가는 것이다. 삶의 매 순간은 각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흘러가고 있으며, 그것을 붙잡고 힘들어하는 것도 자신의 몫이고 그것을 놓치고 억울해 하는 것도 자신의 몫이다. 그럼에도 가끔은 운 좋게 잘 붙잡아서 마치 삶을 의지적으로 잘 살고 있는 듯해 보이는 사람들을 보게 되면 자기 자신도 그들처럼 그..

나의 이야기 2020.06.01

오늘 삶이 힘든 그대에게..

힘든 그대, 지금 이 순간 내가 무슨 말을 해도 별 다른 위로가 되지는 않겠지만, '많이 힘들겠구나, 사는 것이 쉽지가 않네..' 라는 한마디 밖에 해줄 말이 없다. 그대가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고 또한 지금 그대를 힘들게 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도 모르는 낯선 이의 이런 무의미한 위로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 뻔한 사실이지만, 그래도 같이 이 시대를 힘들게 걸어가고 있는 사람으로써 그 고단함에 대한 작은 공감 정도는 같이 해줄 수 있음을 알아줬으면 한다. 그런데 아마도 진짜 문제는 지금의 힘듦이 그 끝을 보여주지 않고 있는 것일 것이다. 그나마 끝이 보이는 힘듦은 당장은 숨이 턱턱 막혀도 결국 견뎌낼 수 있지만 그 끝이 보이질 않는 힘듦은 그대를 현재의 고통을 넘어서 절망으로 이끌지도 모른다. 하지..

나의 이야기 2019.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