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밟이

아이루다 2019. 8. 5. 07:54

 

뜨겁던 여름 한 날 갑자기 내린 소나기가 남기고 간 물웅덩이

그 안엔 내린 비가 떠나 온 하늘이 담겨 있다

아무리 손을 뻗어도 한없이 높게만 느껴졌던 네가,

그리도 많은 사람들이 소원을 빌었지만 내내 무심했던 네가,

그렇게 한없이 오만해 보였던 네가,

지금 내 발 밑에 놓였다



내 오늘에서야 너를 밟을 수 있겠구나

한걸음 밟자 흔들리고 두 걸음 밟자 이젠 형체마저 사라진다

우쭐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어 보았지만

다행히 너는 하나도 변한 것이 없구나

 누가 사진만 구겨도 화가 나는 것이 사람 마음일진데 너는 우리와는 뭔가 다른가 보다

그새 다시 돌아온 웅덩이 속의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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