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엄격한 사람

아이루다 2015. 11. 14. 15:54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참으로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있다. 그리고 그 중에서 '엄격한 사람' 도 있다.
 
사실 다양하다는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이 중에서 엄격하다는 표현을 쓰는 경우는, 그 기준이 성격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뜻이다. 즉, 우리는 살아가면서 가끔 엄격한 성격을 가진 사람을 만날 기회가 있다.
 
그리고 보통 엄격하다는 평가를 받는 사람에 대한 선입견은 화난듯한 얼굴, 굳게 닫힌 입매, 무엇인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벼락을 내릴 것 같은 표정 등이다. 이들은 잘 웃지도 않고, 뭔가 늘 엄숙하다.
 
이런 표정의 사람들은 보통 어떤 행사장에서 볼 수 있다. 우리 인간은 다양한 행사를 가지는데, 그 중에서 장례식과 같은 행사장에 가면,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엄숙해 보이는 표정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사람들인 모두 엄격한 성격은 아니다.
 
그런데 왜 엄격한 성격을 가진 사람은 그런 성격을 가지게 되었을까? 사실 이것을 알게 되면 꽤나 흥미롭다.
 
그리고 그것을 알아가기 전에, 엄격한 성격을 가진 사람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며, 그 각각은 생각보다 큰 차이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첫 번째, 자신에게 엄격한 사람이 있다. 이런 종류의 사람들은 자신의 약함에 대해서 끝없이 경계를 한다. 그래서 자신을 이겨내기 위해서 노력하다 보니, 언제나 감정을 제어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우리 인간은 기분이 좋거나 슬퍼지면 자신에게 한없이 너그러워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너그러움은 결국 자신이 마음을 먹었던 여러 가지를 제대로 해내지 못하게 되는 결과를 만들어 내기 쉽다.
 
두 번째, 남에게 엄격한 사람들이 있다. 이런 종류의 사람들은 자신의 나약함이 남에게 알려지는 것을 끝없이 경계한다. 그래서 어떻게든 자신의 속마음이 남에게 알려지지 않도록 노력한다. 그러다 보니 은밀하게 남에게 숨기는 비밀들을 만들어내게 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결국 모두 다 들키고 만다.
 
이 둘은 다르지만, 사실 시작점은 같다. 그것은 바로 어린 시절 우리가 각자의 부모에게 떼를 쓰던 그 시절로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들이 유일하게 바라는 것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바로 자유이다. 그런데 지금 말하는 자유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자유의 범주를 넘어 선다. 지금 말하는 자유는, 완전한 자유이다. 모든 것을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수준의 자유이다. 즉, 신의 영역에서만 가능한 자유이다.
 
우리는 세상 모든 것을 자신의 마음대로 할 기회가 있다면, 결코 그것을 거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그것을 시도하거나, 그런 능력을 갖기 위해서 노력하지 않는 이유는, 그저 그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린 시절 떼를 쓰면서 자신도 모르게 그것을 알게 된다. 우리는 뭔가 갖고 싶거나 먹고 싶은 것이 있으면 그것을 위해 떼를 쓰다가 결국 부모님들에게 한 소리를 듣거나, 매를 맞은 후, 울음을 터뜨리고 만다. 그리고 그때 원한다고 해서 모든 것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인식한다. 즉, 우린 좌절한다.
 
그렇지만 이것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사실 우리는 평생 동안 그것을 포기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욕망이기 때문이다. 욕망을 행복을 원하는 마음이고, 결국 행복을 이뤄내는 마음이다. 그러니 이것을 포기한다는 말은 바로 행복을 포기한다는 뜻이 된다. 과연 누가 그것을 선택하겠는가?

 

하지만 사람은 각자 자신이 타고난 배경, 능력, 운에 따라 욕망을 실현할 수 있는 대상이 정해져 있다. 그래서 모든 사람이 동일한 결과를 만들어 내진 못한다.

 

또한 우리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어떤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것은 돈이나 권력 등이거나 협상력이나 매력 등등, 기타 여러가지 능력 등이다. 이것들은 모두 자신이 원하는대로 할 수 있는 힘이 되어준다.

 
우리는 각자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그것을 가지려고 한다. 즉, 무엇인가를 자신의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여러 종류의 힘을 갖고자 한다. 이것은 권력에 대한 욕구로도 나타나고, 성공에 대한 욕구로도 나타난다. 이것은 주변 사람들에 대한 영향력이나 중요한 인물로써 평가되길 바라는 욕구로도 표출된다.
 
이것은 돈에 대한 욕구로도 나타나고, 자신이 공부하는 분야의 권위자가 되는 것으로도 나타난다. 또한 빼어난 외모나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은 매력있는 성격 등으로도 나타난다. 사실 우리가 살아가면서 평생 동안 추구하게 되는 대다수의 것들이 바로 이것으로부터 출발한다.
 
우리는 누구나 다양한 상황에 대한 지배력을 갖길 원한다. 그리고 그 지배력은 어떤 상황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제약없이 이뤄낼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즉, 우리는 어린 시절에 떼를 썼지만 이루지 못한 것들을, 어른이 된 후에 그런 식으로 실현하려고 애쓴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결국 자신의 작은 요구들, 즉 놀고 싶거나, 돈을 쓰고 싶거나, 자고 싶거나 하는 욕구들을 억제해야 한다. 왜냐하면 모든 사람들이 지배력을 갖기 위해서 노력할 때, 우리 자신도 그것을 갖기 위해서는 경쟁을 해야 하고, 그 경쟁에서 성공하는 유일한 길은 바로, 자신을 이겨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노력을 할 때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에게 엄격해져야 한다. 스스로를 좀 더 강력하게 제어해야 한다. 이 덕분에 엄격한 사람의 첫 번째 유형이 탄생한다. 그리고 보통 이런 사람들은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 길은 어려운 길이다. 자신에게 엄격하다는 뜻은, 당장 하고 싶은 욕구들을 참아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니 행복의 반대 길이다. 따라서 누가 이것을 쉽게 해내겠는가?
 
그래서 사실 많은 사람들은 이 길을 포기한다. 아니, 포기보다는 적당히 자신과 타협하면서 살아간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 중에서 자신을 잘 제어하지는 못하지만, 지배력에 대한 욕구를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이들이 바로 엄격한 성격의 두 번째 유형으로 발전해간다. 즉, 이들은 자신의 지배력에 대한 욕구를 바로 남에게 엄격하게 대함으로써 자신의 지배력을 강화시키려고 애쓴다.
 
딱히 성별 차별 의견은 아니고, 보통 남자들은 여자들에 비해서 지배력에 대한 욕구가 더 강한데, 그것은 바로 남성의 성적 역할로 인해 그렇다.
 
이것은 자연계에서 많이 나타나는 현상으로써, 강한 한 마리 수컷이 수 많은 암컷을 거느리는 현상을 보면 이해가 간다. 현재 대다수의 인간의 남자들은 문화적, 현실적 상황으로 인해서 단 한 명의 여자와 살 뿐, 기회만 된다면 더 많은 여자들을 거느리려고 할 것이다.
 
아무튼 그러다 보니, 남녀가 함께 가정을 이루게 되면, 보통 남자들은 여기에서 엄격해진다. 즉, 자신의 지배력을 가정에서 마음껏 표출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엄격한 아버지를 둔 사람이라면, 자신의 아버지가 바로 사회에서 제대로 표출하지 못한 지배력을 집에서 약한 엄마와 자신과 형제들에게 표출하고 있다고 이해하면 된다. 즉, 아버지는 집에서 대장 놀이를 하면서 스스로를 만족시키고 있는 셈이다.
 
재미있게도, 엄격한 성격인데 첫 번째 유형으로써 엄격한 성격이 된 사람들은, 남들에게 부드러운 경우가 많다. 보통 이런 사람은 외유내강 한 성격이라고 하는데, 많은 고생은 했지만, 이미 자신이 원하는 수준의 지배력을 갖게 되었기 때문에 다른 이들에게 친절하고 부드럽게 대하게 되는 것이다.
 
사실 그리고 지배력은 단지 엄숙한 표정으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님을 이들은 알고 있다. 일명 부드러운 카리스마는 강하기만 한 카리스마에 비해서 훨씬 더 효과적이기 쉽다.
 
하지만 타고난 능력 부족과 자신에 대한 엄격함이 부족해서 원하는 수준의 지배력을 손에 넣지 못한 사람은 어떤 식으로든 그것을 대신해내려고 한다. 그래서 심한 경우 매우 폭력적인 성향이 나타나기도 하고, 수 많은 이성들과 관계를 맺기도 한다.
 
결국 이런 상황이다 보니, 남에게만 엄격한 아버지 밑에서 자란 아이들은, 아버지의 대책 없는 엄격함에 억눌려 지내다가 성격적으로 문제가 되기도 한다. 또한 어느 날 아버지가 바람을 피워 혼외 자식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경도 있다. 그래서 이런 경험을 하게 되면, 본격적으로 아버지에 대한 깊은 경멸감을 느끼기도 한다.
 
물론 아예 아버지의 지배력에 완전히 굴복해서 자존감이 바닥인 성격으로 자라나서 사회 생활을 하기도 무척 힘들고, 아버지에게 전혀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자라서, 평생 동안 아버지의 인정만을 바라면서 사는 경우도 있다. 이 둘 모두 당사자에게는 결코 행복한 인생은 아니다.
 
엄격한 사람들은 직장에서도 비슷한 모습들 보인다. 즉, 매우 권위적이고 강압적인 모습으로 밑의 사람들을 대한다. 물론 자신보다 더 지배력이 강한 윗 사람들에게는 속으로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이 끝없는 비굴한 태도를 보이는 경우도 많다. 왜냐하면 스스로 지배력을 가질 능력이 되질 않기 때문에, 위 사람들에게 잘 보여야 그런 위치로 올라갈 수 있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꽤나 지배력이 강한 존재로 알려진 국회의원이나 장관급에서도 이런 인물들은 수 없이 많이 존재해 왔다. 이들은 모두 이 나라의 최고의 지배력을 가진 대통령이란 직책을 가진 존재로부터 나오는 지배력에 빌붙어서 한 자리 해먹는 것이 자신의 지배력에 대한 욕망을 표출하는 최고의 방법론으로 알고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재미 있는 사실은, 남자의 이런 지배력은 아내나 자녀에게도 전달이 되는 경우가 있다는 점이다. 즉, 남편이나 아버지의 지배력에 꼼짝없이 눌린 아내와 아이는 본격적으로 남편과 아버지의 지배력을 인정하고 완전히 굴복한 후, 그 힘을 자신의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행사한다. 즉, 남자와 같은 입장에서 지배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하지만 사실 이것은 정말로 잘못된 것이다. 남자의 지배력은 그나마 그가 몸 담고 있는 직장의 직위로부터 온다고 치지만, 사실 그 가족들의 지배력은 정말로 아무런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군인들만 모여 산다는 곳에 가면, 아내가, 아이가 아버지의 계급에 따라서 그 지배력을 행사한다고 한다.
 
이 시대는 '권위' 와 '권위주의' 가 혼동되어 사용되고 있다. 원래 권위는 자신이 아닌, 다른 이들의 인정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이것을 스스로 정하면 바로 권위주의가 된다. 그런데 현 시대엔 이 둘이 모두 같은 의미로 사용되어 버린다.
 
똑같은 원리로 엄격함은 자신에게 엄격한 것과 남에게 엄격한 것으로 사실상 완전히 다른 두 가지 성격을 의미함에도 불구하고, 이 둘은 같은 성격처럼 보인다. 사실 그 사람을 제대로 알기 전에는 그 내면에 숨겨진 엄격함의 본질을 제대로 알기가 힘들기도 하다. 하지만 함께 생활하는 가족은 이것을 정확히 알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사회 속에서의 모습과 가정에서의 모습이 완전히 다르게 표현되기 때문이다.
 
사실 정확히 말하면, 남에게 엄격한 사람은 어린 시절의 떼를 쓰던 아이의 모습이 그대로 굳어진 상황이다. 그 시절의 아이가 이 세상을 자신의 마음대로 하고 싶은 욕심에서 단 한 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한 채, 성인이 된 후 늘 엄숙한 표정으로 자신의 그런 어린아이의 욕구를 실현하고 있는 셈이다.
 
아내에게 자녀에게 자신의 지시를 내리고는, 그것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를 감독하면서 얼굴을 근엄한 표정을 짓고 있지만, 사실은 속으로 떼를 쓰다가 핫도그를 얻어 먹은 아이의 행복함을 만끽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스스로 어린 아이의 그런 철없는 행복을 즐기고 있음을 남에게 들키기 싫어하기 때문에, 자신의 그런 행동에 수 많은 근거를 가져다 붙이고는 전혀 그렇지 않은 척 한다. 하지만 아무리 포장해도, 그 사람의 정신 세계는 10세 아이의 그것에서 전혀 발전해오지 못한 것이다.
 
물론 그런 사람들은 이런 평가를 외부로부터 받게 되더라도, 거대한 화를 낸 후, 무시를 하게 되기 때문에 전혀 바뀔 가능성이 없다.
 
그나마 바뀐 예가 있다면, 레미제라블에 나왔던 '자벨 경감' 의 이야기가 될 것이다. 그 역시 자신의 지배력을 위해서 끝없이 장발장을 쫓아다니다가 결국 그에게서 자신이 믿고 있던 그 모든 것이 거짓이었음을 깨닫고는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마는 비극적인 인물이지만 말이다.
 

'심리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물  (0) 2015.11.28
본전생각  (0) 2015.11.23
중독에 대한 약간 다른 관점  (0) 2015.11.13
소비 심리  (0) 2015.11.07
착함증 스트레스  (0) 2015.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