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탈출 프로젝트

광복절 연휴

아이루다 2014. 8. 17. 07:38

 
오랜만에 연휴이었다. 지금이 일요일 아침이니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아침을 간단히 먹고 산본에 계시는 부모님 댁으로 향할 것이다.
 
연휴기간 동안은 보름이 지난 지 며칠 되지 않아서 달도 밝은 데다가 날씨도 계속 흐려서 별 사진 찍는 것은 아예 포기하고는 편하게 쉬었다. 아쉽긴 하지만 날씨가 오락가락 하는 것 보다는 아예 이렇게 흐린 편이 마음 편하긴 하다.
 
이번 주 방문 기간엔 고추를 땄다. 빨갛게 익은 고추를 따니 커다란 봉지 가득 이다. 이것은 부모님 댁에 가져다 드릴 작정이다.
 
나머지 시간은 거의 쉬는 것으로 보냈다. 물론 열심히 먹고 열심히 이야기 했다.
 
책도 두 권 가져왔는데, 한 권은 다 읽었고 다른 한 권도 진행 중이다. 특히 이번에 가져 온 책 '라마 크리슈나' 는 그 내용은 나와는 그 어떤 연결도 없는 듯 느껴지는 신에 대한 이야기였지만 책을 읽는 동안 마음이 많이 차분해지는 묘한 경험을 했다.
 
인도의 성인으로 불려지는 그 사람은 책이 시작부터 끝까지 신을 찾아야 하고 신을 믿어야 하고 신을 경배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가 말한 신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신은 아니었다. 그는 누군가가 질문으로 형상을 가진 인격신이 옳은지, 무형의 절대 신이 옳은지를 던지자 둘 다 맞는다고 한다.
 
그는 예수와 석가와 마호멧이 모두 길만 다를 뿐 같은 목적지를 향했다고 설명했다.
 
나는 신을 모르고 신을 믿고 싶은 생각도 없기에 그의 이야기는 나에겐 그냥 하는 말로만 인식될 뿐이었다. 하지만 그런 그의 순수한 표현이 나를 편하게 해준 듯 했다. 선택을 하고 싶은 삶은 아니지만 인생을 한 번 더 살 수 있다면 경험은 해보고 싶은 삶이다.
 
책 이외에도 이런 저런 글도 좀 썼다. 요즘 부쩍 글을 쓸 주제에 대한 생각이 많이 떠오른다. 그래서 가끔은 이것이 일종의 어떤 변화의 조짐이 아닌가 하는 부질없는 기대도 해본다.
 
내가 무슨 생각을 하든, 지금 이 순간 창 밖에 핀 꽃은 바람에 흔들리고, 어디선가 일찍 깬 벌레인지 아니면 밤새 울던 녀석인지가 내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들은 나에게 관심 없이 자신의 일에 집중하고 있다.
 

이번 방문 기간에 새로 산 똑딱이 카메라를 처음 썼다. 니콘에서 만든 s9500. 근데 카메라에 문제가 있어서 아무래도 교환을 받아야 할 듯 하다.

 

 

1. 설악초가 활짝 피어 있다.

 

2. 나름 분위기 잡아 보려고 노력한 앵글

 

3. 비가 온 후 맺힌 물방울이다.

 

4. 비가 내리는 영월집 데크. 이 역시도 앵글에 신경을 썼다.

 

5. 장작

 

6. 22배 광학줌을 자랑하는 새로 산 카메라의 위력. 거미가 같이 찍혔다.

 

7. 카메라를 산 가장 큰 목적이다. 바로 새 사진을 좀 찍고 싶었다. 수 십장을 찍었는데 이 사진만이 온전하다.

 

8. 맑았던 어제의 하늘

 

9. 멀리서 설악초를 최대 광학줌으로 하니 낮에 찍었음에도 불구하고 주변이 완전히 검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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