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탈출 프로젝트

새식구가 늘다

아이루다 2014. 5. 25. 21:59

 

또 얼마 지나지 않으면 떠날 식구들이지만 영월집 우체통에 둥지를 튼 새의 알이 부화를 했다. 그리고 무려 6마리의 귀여운 새끼새가 태어나 째짹거리기 시작했다.

 

이주전에 보았을 때만해도 엄마새가 열심히 알을 품고 있었는데 벌써 제법 커보인다. 이번 주 영월에 가서 본 결과 그 우체통 집에는 아빠새도 들락거리고 있었고 이 두 부모새는 정말로 열심히 벌레를 잡아다가 새끼를 먹이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호기심에 이 새의 종류를 알아본 결과 '딱새' 라는 종인데 꼬리를 흔들면서 '딱딱' 소리를 내서 그런 이름을 얻은 듯 하다. 그리고 암놈과 숫놈이 꽤다 다른 색을 지니고 있는데 역시나 숫놈의 색이 화려하고 예쁘다. 이상하게도 인간과는 다르게 자연계에서는 늘 암놈보다 숫놈이 예쁘다.

 

요 녀석이 엄마새 모습이다. 나는 사진을 제대로 찍을 수 없어서 위키에서 퍼왔다.

 

화려한 숫컷새, 아빠새의 모습이다. 영월집 아빠새도 대충 이런 모습이었다.

 

비록 하루 관찰을 했지만 대충 보니 새벽, 아침 무렵에 부지런히 먹이고 해가 강한 낮에는 어디선가 쉬는 듯 보이지 않다가 다시 석양이 내릴때 쯤 해서 먹이를 물어왔다. 그런데 우체통의 위치가 집 문 바로 옆이라서 우리가 문을 열고 나가거나 밖에 있기만 해도 경계를 하는 듯 다가 오질 않았다.

 

정말로 새 때문에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할 지경이었다. ㅎㅎ

 

참 별것 아닌 것 같은데.. 이 작은 새 한마리가 지은 둥지가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흐뭇한 미소를 짓게 만들어 준다. 나이가 드신 어머니도 누나들도 나도 유진이도 모두 이 새를 보고는 너무도 좋아들 한다. 인간과 자연의 만나는 접점이어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그 위대한 생명의 힘을 느낄 수 있어서 그런 것인가.

 

조금만 소리가 나도 입을 벌리면서 하늘을 향하는 이 새끼들의 본능이 재밌기도 하다. 눈도 잘 뜨지 못하는 이 작은 아기 새들이 그 부지런한 엄마 아빠의 보살핌으로 잘 자라서 숲으로 갈 수 있길 바란다.

 

 

딱새의 즐거움도 있었지만 슬픈 소식도 하나 있었다. 그것은 연통으로 들어 온 작은 새 한마리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난로안으로 떨어져 죽어 있었던 것이다. 아무 생각 없이 난로를 열었다가 나는 그 모습을 보고는 마음 한구석이 아팠다.

 

그리고 그 새를 나루를 묻어 준 곁에 같이 묻어 주었다. 토끼와 새는 서로 친할리는 없지만 그래도 같이 있으면 좋을 것이다.

 

2주만에 간 영월에는 부쩍 자란 옥수수, 꽃이 핀 호박, 열매까지 맺은 토마토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문제는 고구마 인데 아무래도 올해 고구마 농사 역시 망친 듯 했다. ㅎㅎ 초보의 한계인가?

 

다음 방문은 6월 초 선거기간을 낀 연휴인데.. 아마도 그땐 많이들 자라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초반에 심은 옥수수는 이제 제법 그 티가 났다. 

 

아직 제대로 크지도 않았는데 꽃부터 피고 본 호박. 아마도 이렇게 시작되어서 여름 내내, 첫 서리가 내리기 전까지 계속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것이다.

 

매번 영월에 갈 때마다 집 주변에 수북히 나 있어서 제거하기도 힘들었던 잡초. 그런데 놀랍게도 이 잡초가 바로 씀바귀라고 한다. 먹을 수 있는 풀이며 거기에 향도 좋다. 다음 영월에 가면 뜯어서 상추와 함께 먹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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