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명작 다시 보기

아이루다 2013. 12. 23. 15:38

 

개인적으로 조금 웃긴 이유로 인해 요즘 주말마다 과거에 봤던 내 기준으로 명작이라고 생각되는 영화들을 다시 보는 중이다. 뭐 거창하게 꾸밀 것이 없이 그냥 생각나는대로 연상되는 대로 보고 있는 상황인데 어쩌다보니 나름 연관 관계를 갖게 되었다.

 

처음 이 상황이 벌어진 것은 제임스 카메룬 감독의 영화 중 제일 알려지지 않은 작품을 보기 위해서 시작되었다. 그 영화의 제목은 '어비스 (Abyss)'  우리나라 말로 해석하면 심해 정도 될 듯 하다. 그리고 이 영화를 보려고 생각하니 여기에 나온 배우 한 명이 눈에 띈다. 그 사람은 바로 '애드 해리스' 라는 배우이고 최근에 설국열차에 나온 기억이 난다.

 

하지만 내가 이 배우에 대해 가장 강렬한 느낌을 받은 영화는 바로 '더 락' 이란 영화 중에서 나온 전설적인 장군의 역할 이었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그는 국가로부터 버림 받은 자신의 부하들의 영예롭지 못한 죽음에 대해 미 정부를 대상으로 이를 보상하라는 협상을 하게 되는 군인의 역할로 나온다.

 

특히 더 락  중에서 가슴에 오래 남는 장면은, 지키는 이들과 이를 저지하기 위해 침투한 두 집단간의 혈전이다. 서로가 자신이 충성을 맹세한 대상을 향한 버릴 수 없는 가치를 두고, 결국 작은 오해로 인해 벌어지기 시작한 총격전에서 침투조는 위치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모두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그리고 이 때 애드 해리스는 처절하게 사격 중지를 외친다.

 

다시 어비스 이야기로 돌아가면, 이 영화는 꽤나 오래 전에 찍은 영화인데 심해 속에 살고 있는 외계인과 핵무기를 탑재한 핵잠수함의 침몰 사건을 배경으로 인간의 어리석은 탐욕에 대한 작가의 시선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혹시 보지 않은 분이 있다면 한 번 볼만은 하다.

 

그리고 또 다시 본 영화 중 하나는 '에일리언 2' 이다. 어떤 의미에서 SF 공포 영화의 시작이 되었다고 볼 수 있는 이 영화의 두번째 이야기에서 젊은 시그니 위버의 모습이 눈이 들어왔다. 그리고 생각해보니 이 배우는 나중에 아바타에서 카메룬 감독과 다시 영화를 찍었다.

 

카메룬 감독이 어떤 인연과 어떤 기준을 통해 배우를 선발하는지 모르겠지만 이번에 알게 된 사실은 터미너이터, 어비스, 에일리언 2에서 모두 출연한 배우가 한 명 있었다. 그 배우의 이름은 '마이클 빈' 이며 터미네이터에서는 미래에서 와 사라코너를 지키다가 사랑에 빠지고 결국 존의 아버지가 되는 인물이었고, 에일리언 2 에서는 리플리를 지키면서 함께 고생한 힉스역으로 나왔으며 군인으로서는 마지막 생존자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비스에서는 핵무기 처리를 위해 정부에서 보낸, 맛이 간 카피 중위라는 인물을 연기 했다.

 

얼굴의 명확한 특징이 없어서 그런지 혹은 너무도 연기가 자연스러워서 그런지 나는 이 세 명의 역할로 나온 마이클 빈을 전혀 구분할 수 없었다. 단지 영화가 끝나고 올라가는 출연진 소개에서 우연히 그의 이름을 발견하고는 놀라면서 인터넷을 통해 확인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는 현재까지도 꾸준히 영화를 찍고 있는 듯 하다.

 

그리고 또 다른 주제로서 '쉰들러 리스트' 와 '피아니스트' 를 봤는데 이 영화는 모두 잔혹한 유대인 학살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영화들이다. 그래서 보는 내내 마음 한구석이 묵직하고 또 보고 나서도 흐르는 눈물을 참기 힘든 이 작품들은 정말로 내가 정한 명작들이다.

 

지난 주말에는 '글래이디에이터'를 보았다. 개인적으로 리들리 스콧 감독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데 이 영화 만큼은 정말 재미있게 보았던 작품이었고 나는 이 영화를 통해 처음으로 '러셀 크로우'라는 이름을 가진 배우를 인식하게 되었다. 그는 나중에 뷰티풀 마인드에서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는데 개인적으로 나름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배우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영화에 이어서 '명예'에 대한 영화를 다룬 작품을 보았다. 그것은 '맨 오브 아너', 제목 그대도 명예로운 사람이란 뜻의 영화를 보았다. 이 영화의 감독은 누군지 모르겠지만 흑인으로서 미군 최초의 잠수병이 된 실화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영화이다. '쿠바쿠닝 주니어'와 '로버트 드니로'가 주연과 조연으로서 실화답게 잔잔하면서도 우리 시대에 사라진 '명예'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개인적으로 나 자신을 판단했을 때, 솔직히 나는 그리 명작에 대해 잘 공감을 하지 못하는 편이다. 그래서 실제로 내가 좋아하는 작품들은 예술성 보다는 흥행을 위주로 만든 작품들 주로 포진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상하게 너무도 헐리우드 적인 작품들, 특히 요즘 쏟아져 나오는 마블사의 작품이나 참 이해가 안가는 거대 로봇이 등장하는 작품들이 그리 마음에 다가오지 못한다.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몇 년 사이에 본 영화들 중에서 기억에 남는 작품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 조금 슬프다. 실제로 내가 지금 다시 보고 있는 영화들은 최소 10년 정도가 된 작품들인데, 이 상황에 대해 조금 궁금하긴 하다. 내가 영화를 보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그 예전에 나온 작품들 수준의 것들이 이제는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인지.

 

올해 많은 영화를 본 것은 아니지만 본 영화 중 정말 잘 봤다고 기억이 나는 작품은 하나도 없다. 아마도 그래서 올해 본 작품들을 미래의 어느날 명작이라서 해서 다시 볼 것 같지는 않다. 요즘처럼 만화 속 영웅이 등장하고 거대 로봇이 출몰하는 시대에 나는 어떻게 적응해야 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행스러운 점은 앞으로도 다시 볼 만한 과거의 명작들은 꽤나 남아 있을 것이다. 구체적으로 다 기억이 나진 않지만 꾸준히 기억을 더듬어서 볼 생각이다. 그리고 내가 보지 못했던 작품들도 볼 수 있길 기대한다. 좋은 작품들은 아마도 평생을 걸쳐 다시 보아도 좋을 것 같다.

 

올해는 아마도 변호인을 끝으로 당분간 영화관에 가지 않을 듯 하다.

 

앞으로 내가 다시 보고 싶은 명작들은

 

리멤버 타이탄 - 실화, 흑백 갈등을 다룬 작품으로 맨오브아너에서 연관된다.

뷰티플 마인드 - 러셀 크로우에서 연결이 된다.

붉은 10월호 - 그냥 튀어 나왔는데.. 굳이나 연결을 하자면 숀 코네리가 있다. 개인적으로 그가 가장 멋진 모습을 보여줬던 작품이었다.

프리퀸시 - 작품 명이 정확히 맞나 모르겠다. 아무튼 기억이 난다.

 

생각나면 그때 더 채워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