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상식

망원경의 원리 5편 - 접안렌즈

아이루다 2013. 10. 17. 14:12

 

지난 네 편의 글에 이어서 오늘은 접안렌즈, 영어로 아이피스 라고 불리우는 망원경 부품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접안렌즈의 주요 역할은 대물렌즈에 의해 초점으로 모아진 빛을 원하는 만큼 확대해서 우리 눈으로 전달해주는 역할을 하는 장비이다.

 

대물렌즈와 다르게 접안렌즈는 그 개념이 쉽게 전달되지 않는다. 그래서 일단 그림을 보면서 이해해보자.

 

 

그림 1) 두개의 굴절 망원경 형태에 따른 접안렌즈의 종류 (갈릴레오식 : 오목, 케플러식 : 볼록)

 

원래 망원경은 1608년 네덜란드 안경 제조업자인 리프셰가 처음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그 후 이 놀라운 발명품을 접한 갈릴레오는 스스로 만든 망원경을 이용해 하늘을 보기 시작했는데, 아무튼 그 덕분에 이 망원경이 유명해졌는지 최초에 만들어진 방식을 갈릴레오 식 망원경이라고 부른다.

 

갈릴레오 식 망원경은 볼록 렌즈로 모아진 빛이 초점을 맺기전에 오목렌즈로 다시 대물 렌즈에 입사한 각과 동일하게 맞추어 우리 눈으로 들어오게 한다. 볼록 렌즈는 빛을 안쪽으로 모으지만 오목 렌즈는 밖으로 방사 시키는 원리를 통해 작용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후 케플러가 이론적으로 초점을 지난 빛을 (역상) 다시 볼록 렌즈로 굴절시켜서 두 번째 그림처럼 보게 하는 방식을 설계했다. 알려진 바로는 케플러는 갈릴레오처럼 직접 만들지는 않고 설계만 했다고 한다.

 

갈릴레오 식과 케플러 식을 비교해보면  갈릴레오 식은 정립상, 케플러식은 초점을 지나서 보기 때문에 도립상(뒤집어진 모양) 이며 접안렌즈의 특성으로 인해 갈릴레오식 망원경은 시야가 좁게 보이는 단점이 있다 정도만 이해하면 된다. 그럼 왜 갈릴레오식 망원경은 시야가 좁을까? 그건 바로 오목렌즈의 한계 때문에 그렇다.

 

 

그림 2) 오목렌즈, 볼록렌즈 를 사용한 경우 주변부 빛의 방향

 

갈릴레오식 망원경을 표현한 위쪽은 중심부가 아닌 주변부 별들은 모두 오목렌즈 굴절 현상에 의해 빛이 더욱 밖으로 빠져 나가버려서 결국 우리가 볼 수 있는 중심부 초점을 맺지 못한다. 그래서 결국 이 그림에서 볼 수 있는 별은 노란 별 하나뿐이다. 그리고 이것을 시야가 좁다라고 표현하는데 당연히 눈에 보이는 것이 적으니 그렇다.

 

케플러식은 이와는 다르게 볼록렌즈 어디에 빛이 도착하든 모두 평행하게 바꿔준다. 단지 이 경우 초점을 지난 빛이기에 눈에는 거꾸로 보인다.

  

 

그림 3) 망막에 원래 위치대로 자리잡은 별 (위로부터 파란, 노랑, 빨강 별이 배열되었다)

 

위의 그림은 케플러식 망원경의 경우 빛이 눈에 들어가는 원리를 설명했다. 그런데 이렇게만 보면 별이 원래 위치대로 망막에 맺힌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밑의 그림처럼 우리의 눈은 원래 모든 상을 거꾸로 맺는다(볼록 렌즈의 특성). 그리고 나중에 시신경에서 이것을 다시 복구하여 뇌로 전달한다. 따라서 이렇게 빛이 입사되면 결국 우리의 인식기관인 뇌가 이것을 뒤집어 본다고 여기는 것이다.

 

이것을 정해해서 설명하면, 우리 눈은 기본적으로 상을 거꾸로 맺어야만 하는데 케플러식일 경우 이미 상이 뒤집혀서 들어오기 때문에 그림으로 보기엔 마치 정립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우리가 인식하는 것은 거꾸로 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케플러식은 갈릴레오 식보다 길어야 하고 (초점을 지나야 하므로) 상도 거꾸로 맺히지만 시야가 넓다는 장점으로 인해 현재 거의 모든 망원경은 케플러 식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여기까지 해서 기본적인 접안렌즈의 역할에 대해 알아봤고 이젠 접안렌즈는 어떻게 대상을 확대해 주는가를 설명해보도록 하겠다.

 

지난 번 글에서 소개했던 공식을 다시 적어 보겠다.

 

                         대물 렌즈의 초점 거리

최종 배율 =   --------------------------------

                         접안 렌즈의 초점 거리

 

이 공식에 의하면 접안 렌즈의 초점거리가 짧을수록 대상은 확대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제부터 왜 그런지를 알아보자.

 

대물 렌즈의 확대 원리는 간단하면서도 조금 복잡한 경향이 있었지만 접안 렌즈의 확대는 참 간단하다. 만약 주변에 스마트 폰이 있다면 이것을 손으로 들고 눈 앞에서 쭉 뻗거나 당겨서 보도록 해보자. 멀면 이 스마트 폰이 작아 보이고 가까우면 커 보인다. 그것은 바로 이 스마트 폰의 모습이 내 눈에서 차지하는 면적이나 혹은 스마트 폰의 위 아래가 이루는 각으로 크기를 인식하는 원리 때문에 그런데, 아무튼 가까우면 커 보이는 것이 원리이다.

 

망원경은 대물 렌즈에 의해 빛이 모아지고 접안 렌즈에 의해 우리 눈이 받아들여서 초점을 맺을 수 있는 각도로 변환 해줌으로서 대상을 볼 수 있게 해주는 장치이다. 그러니 단순하게 이것을 판단하면 대물 렌즈를 거쳐 접안 렌즈를 통과한 빛은 원래 처음에 대물 렌즈를 통과하지 않는 빛과 거의 비슷한 각도로 보면 된다.

 

그럼으로 이것은 마치 우리가 접안 렌즈를 통해 나오는 빛이 바로 대물 렌즈를 통과하기 전의 빛과 같다고 보면 된다. 이 이야기는 멀리 있는 물체가 방사한 빛이 두 렌즈를 통과하고 난 후 바로 눈앞에서 방사한 것과 같은 경우로 판단하면 되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단순한 대상이 렌즈를 통과하고 난 후 맺은 상이지만 이 둘은 개념적으로 완전히 동일하다.

 

그럼 개념적으로 이 물체를 크게 보려면 어떻게 해야겠는가? 아까 스마트 폰을 크게 보려면 눈 앞으로 당겨야 했다. 그런데 망원경을 당기긴 힘드니 우리 눈이 가까이 가면 된다. (스마트 폰을 크게 보는 방법에서 손을 구부려 당기는 방법도 있지만 그대로 두고 머리를 움직여서 우리 눈을 가까이 대는 방법도 있다)

 

 

 

그림 4) 대상과의 거리에 따른 상의 크기

그림 4에서 보듯 대상과의 거리가 줄어들면 (밑의 그림) 양 끝지점에서 출발한 빛이 망막 안에 맺히는 초점의 위치가 더욱 벌어지며 이것은 우리로 하여금 이 소나무의 크기가 크다고 느끼게 해준다. 물론 너무 가까워지면 우리 수정체의 한계로 인해 아예 초점을 맺지 못해 흐려지지만 어느 정도까지는 계속 늘어나게 된다. 그렇다면 접안 렌즈는 어떻게 해야 대상이 커지겠는가?

 

이것은 완전히 동일한 원리로 동작된다. 보고자 하는 대상과 렌즈 사이를 줄이면 되는데 이 말은 눈과 대상간의 거리가 더욱 가까워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말은 초점 거리를 줄인다는 말과 완전히 일치하며 이럴 경우 접안렌즈는 좀 더 볼록해져야 한다.

 

 

그림 5) 초점이 긴 접안 렌즈와 짧은 접안 렌즈를 통해서 본 동일한 대상

 

그림 5에서 위의 그림은 초점이 긴 접안 렌즈로 보면 각 대상체가 맺히는 상이 더 조밀하게 모여서 대상 자체가 작아 보이는 원리를, 밑의 그림은 초점이 짧은 렌즈로(좀 더 볼록) 보면 전체적으로 상이 모두 커지고 각 별의 초점 사이도 멀어지면서 우리의 눈이 인식할 수 있는 별은 노란색 별만 존재하게 된다. 결국 이 말은 확대가 되었다는 뜻이 된다.

 

이 비율은 동일하게 늘어난다. 즉 대물 렌즈의 구경이 일정할 때 접안 렌즈의 초점거리는 배율과 완전히 반 비례 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앞에서 설명한 (대물 렌즈 초점 거리) / (접안 렌즈 초점 거리) 라는 식으로 나타나게 된다.

 

여기까지 해서 대략 접안 렌즈 배율 확대의 원리에 대해 알아보았다. 여기에 더해서 약간의 추가적인 소개를 한다면 접안 렌즈 역시 볼록 렌즈로서 빛을 굴절 시키는데 그럼 역시나 대물 렌즈처럼 비슷하게 여러가지 광학적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그래서 접안 렌즈 역시 여러 매의 렌즈를 겹쳐서 상을 또렷하게 만들거나 시야각을 넓히거나 하는 추가적인 설계 방식이 있다.

 

이 렌즈 구성 방식에 의해 많은 종류로 나뉘는데 호이겐스, 람스덴, 케르너, 오르도스코픽, 어플, 프뢰슬, 네글라 등이 있고 이것들에 대한 내용은 장비 활용에 대한 내용이니 따로 더 다루지 않겠다. 혹시 나중에 원리가 아닌 활용 편이 있다면 설명을 해 볼 생각도 있지만 나 역시 아직도 망원경에 대한 지식은 매우 초보적인 수준에 불과하여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음 글은 자이델 5 수차에 대한 설명과 총 정리를 해 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