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상식

망원경의 원리 3편 - 대물렌즈의 역할 1

아이루다 2013. 10. 15. 18:47

 

앞에 두 편의 글에서 우린 돋보기 굴절의 원리와 눈의 동작 방식에 대해 간단히 공부를 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것은 완전한 과학인 설명은 아니다. 단지 내 개인적으로 빛과 렌즈의 관계를 이해한 수준에서 일반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기술한 정말로 개인적인 사고 결과이다. 물론 이 결과에는 인터넷 검색을 통한 많은 다른 자료들이 영향을 줬다. 아무튼 결론적으로 이 글들의 사실 유무보다는 실제로 빛과 렌즈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는 기초가 되었으면 한다.

 

오늘 이 글에서부터는 본격적으로 망원경에 들어가보도록 하겠다. 그리고 그 첫번째로 망원경의 가장 중요한 구성품, 대물렌즈에 대한 설명을 하겠다. 물론 망원경은 반사식도 있으니 오목렌즈일 경우도 있지만 지금은 단순화를 위해 굴절 망원경을 기준으로 하겠다. 따로 설명은 하지 않겠지만 반사 망원경은 굴절 망원경과 반대의 방향으로 진행되지만 결론은 동일한 것으로 보면 될 듯 하다. 결국 빛을 어떻게 꺽어서 한점에 모이게 하느냐의 문제니까 말이다.

 

* 망원경이 구성품은 대물렌즈, 경통, 접안렌즈, 삼각대 정도면 끝이다. 여기에서 경위대나 적도의, 연장통, 천정미러, 정립미러 등의 추가 장비들이 필요해진다. 일단 이 글은 원론적인 내용들을 다룰 예정이라서 대물렌즈와 접안렌즈 두개만 대상으로 한다.

 

굴절 망원경의 대물렌즈는 기본적으로 돋보기와 완전 동일한 원리로 작동된다. 즉 망원경을 통과한 빛이 한점(초점)에 모이게 되는 원리를 이용하는 것이다.

 

 

그림 1) 굴절 망원경 형태 (그림 품질은 죄송 ㅎㅎ)

 

비록 그림 1의 그림이 그리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여기에서 대물렌즈가 초점으로 빛을 모으는 과정은 정확히 이해하는게 좋다. 대물렌즈의 가장 큰 역할은 무엇보다도 빛을 얼마나 많이 모을 수 있으냐 이며 이것이 바로 망원경의 성능이 된다. 따라서 대물렌즈의 지름을 뜻하는 구경이 바로 망원경의 아주 중요한 스펙중 하나이다. 하지만 무조건 구경이 크다고 좋은 망원경이란 소리는 아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무엇인가를 잘 보다는 것의 의미엔 형체가 뚜렷하고 그 색이 정확하게 표현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다음 편에서 다룰 예정이다.

 

아무튼 망원경의 원리는 돋보기의 원리에 의해 이해를 했다고 치고, 이제부터 대물렌즈를 이해하기 위한 기초 지식을 쌓도록 해보겠다. 우선 첫번째, 하늘으로 향한 망원경으로 들어오는 빛은 어떻게 도착하고 있느냐이다. 이것은 잘못 생각하면 혼란이 올 수 있는 개념이니 정확히 이해하도록 하자.

 

 

그림 2) 망원경이 하늘을 보고 있는 상황에 대한 잘못된 생각

 

그림 2를 참고로 볼때, 나는 처음에 망원경 1호든 2호든 간에 이 망원경은 자신이 향하는 방향의 빛만을 받아 들이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 구간은 그림에서 표현된 연한 하늘색 계열의 얇고 망원경과 평행하게 뻗은 점선 부분을 말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빛은 직진하므로 당연히 망원경은 망원경이 향한 영역의 빛만을 받아 들이고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런데 조금 이상했다.

 

그렇다면 더 넓은 영역을 보려면 주경의 지름이 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니 이 생각은 틀렸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실제로 주경은 단지 조금 더 두꺼워지기만 하면(굴절율을 높이면) 더 넓은 영역을 받아 들인다. 그래서 두번째로 생각한 것이 바로 화각에 입각한 주황색 굵은 점선을 상상했다. 그리고 이것은 대충은 맞다. 하지만 이 역시 빛의 진행 방향을 빛으로 착각한 것에 불과하다.

 

 

그림 3) 각 망원경에 도착하고 있는 별빛의 동심원

 

그림 3에서는 각 망원경에 어떻게 빛이 도착하고 있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선이 너무 많아서 헷갈리겠지만 붉은 별 하나만 봐보자. 그림과 달리 실제로 별들은 충분히 멀어서 모두 직선 형태의 동심원으로 망원경에 도착한다. 즉 반지름이 최소 4광년짜리 원이라서 우리가 보기엔 그냥 직선으로 인식된다. 그 빛은 별 주변으로 360도 모든 방향으로 방사되고 있으므로 우리는 붉은 별이 두 망원경에 모두 빛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즉 망원경 1호나 2호 모두 붉은 별의 파장을 받아 들이고 있는 셈이다. 단지 이 경우 망원경 1호는 초점을 제 위치(관측자의 눈의 위치)에서 벗어난 곳에서 상을 맺고 또한 렌즈를 비스듬히 통과함으로서 그 상초차 매우 일그러진 일명 잡빛이 되고 만다. 하지만 2호에서는 정면으로 도달해 정확히 상을 맺는 것이다.

 

파란 별은 반대로 망원경 1호에는 초점을 맺지만 2호에선 잡빛이 된다. 그리고 노란 별은 그 어느 망원경에서도 제대로 초점을 맺지 못한다.

 

이 원리를 확대하면 망원경에는 정면방향으로 거의 180도에 해당하는 빛이 도착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중에서 유효한 빛은 바로 렌즈와 완전히 직각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 방향을 가진 빛 뿐이다. 나머지는 상을 제대로 맺지 못하는 잡빛이 된다. 그래서 망원경은 이런 잡빛을 방지하고자 후드라는 장치를 달아서 렌즈를 안쪽으로 넣어 준다. 즉 불필요한 빛이 망원경 내부로 들어와 난반사를 일으키는 것을 최소화 시키는 것이다.

 

빛의 진행 방향을 빛이 도달하고 있는 모습으로 착각하면 내가 했던 착각과 비슷한 착각을 하게 된다. 일단 이것을 제대로 이해했다면 다음으로 매우 중요한 한가지를 이해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두번째로 설명 할 렌즈의 굵기에 따른 배율 결정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장초점 렌즈는 단초점 렌즈에 비해서 상이 크게 맺힌다. 여기에서 장초점 렌즈는 렌즈의 곡률이 작아서 초점이 길게 맺히는 것을 의미하고 단초점 렌즈는 반대로 곡률이 커서 초점이 짧게 맺히는 렌즈를 말한다. 그리고 아직 배우지 않았지만 배율을 결정하는 공식은 다음과 같다.

 

                         대물 렌즈의 초점 거리

최종 배율 =   --------------------------------

                         접안 렌즈의 초점 거리

 

이 공식만 보면 대물 렌즈의 초점거리가 길어진다는 말은 분자가 커지는 것이니 배율이 높아진다는 뜻이 되고 이것은 바로 상이 커졌다는 뜻이 된다. 공식과 설명이 정확히 일치함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왜 장초점이 되면 상이 커지는가 혹은 왜 단초점이 되면 상이 작아지는가? (상이 커진다 작아진다는 대상 물체가 확대된다, 축소 되다는 말의 다른 표현이다) 나는 이 질문에 대해서 참 오래 생각을 했다. 누군가에겐 너무도 단순한 질문이겠지만 나에겐 그렇지 못했다. 그리고 내가 참고한 많은 글에서 화각을 이야기 했다. 단초점이 되면 화각이 넓어짐으로 커진다 라고. 하지만 왜 화각이 넓어지는지가 궁금했다.

 

 

그림 4) 장초점 렌즈와 단초점 렌즈

 

위의 그림을 보면 단초점 렌즈가 훨씬 넓은 화각을 보여준다. 그런데 보면 마치 앞서 망원경에 도달하는 빛의 구간을 표시하는 그림처럼 보인다. 분명히 빛은 각 광원(별)로부터 직선 형태로 들어 온다고 이미 설명했었다. 그런데 왜 갑자기 이런 화각이란 개념이 생겨났을까?

 

이것을 제대로 설명하려면 너무 복잡하고 능력도 안되니 설명에 앞서 두가지 관련 내용을 이해하도록 하고 그후 대략적인 설명을 이어나가도록 하겠다.

 

첫번째로 이해해야 할 것은 바로 렌즈와 초점, 초점 거리 간의 관계이다.

 

렌즈의 초점은 렌즈의 곡선면을 연장한 커다란 원을 그린 상태에서 중심부가 되는 부분에 형성된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반드시 사실이 아니다. 하지만 어떤 경우엔 사실이 될 수도 있으니 편하게 이렇게 해 놓자. 지금 이 설명에서는 초점을 결정하는 정확한 수학 공식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니까.

 

평면 유리의 곡률은 없다. 즉 평면은 초점을 맺을 수 없다. 그리고 반대로 완전한 형태의 반구는 초점 거리가 0이 된다. 이것을 그림으로 보자.

 

 

그림 5-1) 평면 거울과 반구의 초점 차이

 

이 그림에서 반구형 렌즈는 바로 렌즈 뒤편에 초점이 맺히고 평면 거울은 초점이 맺히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차이는 바로 0 ~ 무한대 차이가 된다. 즉 평면이 원의 형태로 가까워지면 초점은 무한대에서 0으로 수렴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곡률의 변화량 대비 엄청난 수준으로 초점이 짧아짐을 의미한다. 정확히 계산을 해보진 않았지만 대략 이 둘 사이는 탄젠트 곡선 형태로 될 듯 하다.  곡률이 작을 땐 미세한 조정에 의해서도 크게 초점이 변경되고 곡률이 클 땐 상대적으로 덜 변화 될 것이다.

 

* 평면에서 약간이라도 볼록이 되면 아무리 멀더라도 초점은 잡힌다. 이말은 무한대 -> 유한한 길이로 바뀐다는 말이며 이 차이는 무한대가 된다. 거기에서 약간 더 볼록이 되면 초점은 또한 엄청난 길이로 줄어드는데 이것은 전체 초점 거리가 매우 긴 상태일 때 약간의 곡률 변화가 큰 차이를 가져 옴을 의미한다.

 

 

그림 5-2) 굴절률과(볼록면이 반구에 가까워지는 정도) 초점길이의 상관관계

 

이 상관 그래프는 내 임의로 그린 것이다. 하지만 대충은 맞을 것이다. 그래프에서 보면 렌즈가 반구의 형태로 갈수록 초점 길이는 조금씩 변화되고 평면에 다가갈수록 급격히 증가된다.

 

두번째로 생각해야 할 것은 바로 어떤 물체를 망원경으로 보았을 때 초점에 대한 정밀한 해석이다. 우린 보통 초점에 대해 생각을 할 때 그림 1을 떠올린다. 하지만 실제로 저건 단 한점에서 출발한 빛일 뿐이다. 그런데 우리가 보는 사물은 저렇게 단 한점을 가지고 있을까? 아니다. 각 사물은 모든 지점이 모두 빛을 내보내는 광원이 된다.

 

 

그림 6-1) 나무의 상이 맺히는 원리. 나무는 충분히 거리가 떨어져 있다고 가정한다

 

 

그림 6-2) 각 물체가 고유의 초점을 맺는 원리

 

광원을 하나로 두고 그려지는 그림들이 많아서 헷갈릴 수 있는데 실제로 하나의 물체는 모든 각 지점이 광원이 된다. 그리고 우리가 이것을 하나의 물체로 인식하는건 눈이 아닌 뇌에서 이루어지는 인식이다. 그림 6-1에서 소나무 대신 위 아래 두개의 전등을 놓더라도 결과는 완전히 동일하다. 이 경우 단지 중간 광원이 없어질 뿐인데 만약 전등 사이를 나무로 연결했다면 이것이 하나의 물체인지 아닌지는 우리의 판단력이 작동하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서 각 광원은 자신만의 초점을 맺지만 거의 같은 거리에 있는 물체이므로 초점이 거의 일치되게 된다. 하지만 여기에서 대상을 매우 심하게 확대하면 그 미세한 초점도 확인 가능하다. 이것을 카메라에서는 심도라고 표현하는데 대상 물체를 확대해서 특정 부분에 초점을 잡으면 연결된 물체임에도 나머지 부분이 초점이 흐려져서 마치 뭔가 매우 포커싱된 느낌을 준다. 카메라 좋아 하는 사람들이 매우 즐겨하는 기법 중 하나이다.

 

그림 6-2 의 첫번째 그림은 다른 거리에 떨어져 있는 물체들이 각자의 다른 위치에 초점을 맺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 경우 중심점을 통과한 물체는 보라색 달밖에 없으므로 달만이 제대로 보이겠지만 그 밑에 나오는 그림에서 보면 중심축을 정확히 통과하는 세 물체는 그 거리에 따라 동일한 수평적 위치에 초점이 맺히는 거리만 다르게 초점이 위치하게 된다.

 

* 천체 사진은 그래서 심도가 표현이 안된다. 하늘은 실제로 모두 동일한 거리에 있다고 가정되기 때문인데 너무 멀어서 그렇다. 심도는 주로 가까이 있는 물체를 찍을 때 (근거리에서 비슷한 거리에 있는 물체들로 부터 원근 감을 얻어낼 수 있는 렌즈가 있을 경우) 가능한 표현이다.

 

또한 이렇게 각자 맺힌 초점에서 우리가 크기로 인식되는 부분은 양 끝에서 출발한 빛인데 소나무 같은 경우엔 위의 노란색 원과 아래의 붉은색 원이 해당된다. 이 각 점은 렌즈를 통과해 각자 초점을 맺는데 이때 이 둘 사이의 거리를 통해 우리가 크기로 인식하는 것이다. 즉 이 거리가 길면 크게 느낀다.

 

여기까지를 이해했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왜 장초점 렌즈가 단초점 렌즈에 비해 확대가 되는가? 혹은 왜 단초점 렌즈가 더 넓은 영역을 찍을 수 있느냐 (상대적인 광각) 에 대해 답을 내야 할 때가 되었다.

 

 

그림 7-1) 장초점과 단초점으로 맺혀진 상을 눈으로 볼 때 크기 인식 (여러 대상)

 

 

그림 7-2) 장초점과 단초점으로 맺혀진 상을 눈으로 볼 때 크기 인식 (한 대상)

 

우린 눈은 눈으로 들어온 모든 광원 정보에서 우리가 보고자 하는 대상의 크기가 차지하는 영역을 기준으로 대상 물체의 크기를 판단한다. 이것은 다른 말로 대상 물체의 양 끝지점의 각도를 의미하기도 하는데 아무튼 중요한 것은 크기는 두 눈에 들어온 모든 정보 중에서 우리가 보고자 하는 대상이 차지하는 비율을 통해 크기를 인식한다는 점이다.

 

동일한 구경의 단초점 렌즈는 장초점 렌즈에 비해 빛을 훨씬 빨리 굴절시켜 초점을 만들어 냄으로 그림에서 보면 위에 그려진 장초점보다 단초점이 맺혀지는 상이 더 중심부로 꺽이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결국 동일한 사물인 십자가, 달, 해 모양 모두가 더 가깝게 상이 맺히는 것인데 (초점이 모였다는 뜻) 그때 이것을 바라보면 이 셋 모두가 보인다.

 

하지만 장초점인 경우에 각 대상의 거리가 상대적으로 더 멀어서 모두 한눈에 들어오지 못한다. 따라서 우리의 눈은 달만을 볼 수 있으며 이럴 경우 달이 커보이는 것이다. 왜 달만 커보일까를 생각해보면 달의 위 아래 양쪽 끝지점에서 출발한 광원 역시 단초점에 비해 더 멀게 맺혀지기 때문이다.

 

이것이 잘 이해가지 않는다면 밑의 그림을 참고하면 된다. 여기에서는 하나의 대상의 여러지점에서 출발한 빛이 렌즈를 거쳐 각각 상을 맺히는 것을 표현하고 있다. 여기에서 우린 하나의 물체라고 여기는 대상도 그 각지점이 모두 각자의 광원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아무튼 어떤 광원에서 출발한 빛이 렌즈를 통해 강하게 꺽이면 꺽일수록 더 중심부에 모이기 때문에 결국 그 크기는 작아진다는 것이 최종적으로 설명하고 싶은 원리이다. 그리고 이것을 역으로 추적해 나가면 바로 화각의 개념과 연결이 되어지는 것이다.

 

여기까지 해서 대물렌즈가 장초점에서 단초점으로 변할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설명했다. 최대한 표현하려고 했지만 능력 부족으로 안되는 부분은 어쩔 수 없을 것 같다. 아무튼 장초점은 단초점에 비해 대상이 커진다. 그리고 다음 시간엔 대물렌즈의 기본 기능에 대한 설명과 각종 오류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