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상식

망원경의 원리 1편 - 돋보기는 어떻게 빛을 모으나?

아이루다 2013. 10. 14. 11:07

 

이 글을 시작으로 해서 몇편에 걸쳐서 망원경을 통해 어떻게 우리가 먼 우주에 있는 대상들을 (태양, 달, 토성, 목성과 같은 행성, 안드로메다 은하, 오리온 성운 등등) 크게 확대해서 볼 수 있는지에 대해 설명을 해보도록 하겠다.

 

솔직히 말해서 이 설명이 정확히 맞는지 여부는 알 길이 없다. 단지 내가 이 글을 쓰기 위해 다양한 인터넷 검색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심지어 서점에 중고등부 학습서도 봤다) 정말로 이런 원리에 대해 알기 쉽고 명확하게 설명해 놓은 글은 발견할 수 없었다. 물론 그런 글들 모두가 틀렸다는 말이 아니다. 단지 설명을 하는데 있어서 너무 보편적으로 그리고 관습적으로 해놓은 것이 문제였다. 나는 그 때문에 도대체 왜 볼록 렌즈를 통과한 빛이 한점으로 모이는지에 대해서도 한참을 고민했어야 했다.

 

아무튼 지금부터 틀리든 맞든 이것에 대해 설명을 해보도록 하겠다. 그리고 틀렸든지 맞든지 그것의 여부에 상관없이 렌즈의 원리에 대해 그리고 망원경이 작동하는 원리에 대한 약간이라도 힌트를 얻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오늘은 이 연재 글을 첫번째로 볼록 렌즈의 원리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이것은 흔히 우리가 돋보기라고 부르는 렌즈이다.

 

볼록 렌즈의 원리에 대한 설명을 찾다보면 가장 많이 접하는 그림이 바로 이런 형태의 그림이다. 렌즈를 향해 평행하게 온 빛이 (멀리서 왔다는 의미) 렌즈를 통과하는 순간 꺽이어서 한점으로 모이는 것을 그림으로 형상화 한 것이다. 이 그림은 매우 일반적이고 또한 정확한 표현이기도 하다. 하지만 여기에서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이 하나이다. 이 붉은색 화살표로 표시된 것은 빛이 아니다. 실제로는 빛의 진행 방향을 뜻한다.

 

 

그림 1) 돋보기 (볼록 렌즈) 의 원리를 설명하는 일반적인 그림

 

그렇다면 빛과 빛의 진행 방향이란 말은 도대체 어떻게 다를까? 이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빛이 도대체 무엇인가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뭐 어렵지 않으니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물론 빛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도 이 세상엔 없다)

 

빛은 전자기파의 일종이다. 여기에서 전자기는 무시하고 제일 마지막에 붙은 '' 라는 말에 주의를 해서 보자. 이 파는 파장의 준말이다. 즉 빛은 파장이다. 그렇다면 파장이 무엇인가? 파장에 대한 설명을 하자면 많이들이 연못에 던진 작은 돌맹이 현상을 말한다. 즉 돌맹이가 떨어진 곳을 중심으로 둥글게 원을 그리면서 어떤 형체가 이동을 한다. 이것은 정확하다. 파장은 어렵게 말하면 매질을 통과하는 에너지 전달 현상이고 쉽게 말하면 진동이 쭉쭉 퍼져나가고 있는 현상이다.

 

하지만 빛는 또한 입자이다. 이것에 대해 제대로 이해를 하려면 양자역학을 공부해야 하는데 이것은 이 글의 범위를 넘는다. 그리고 나 역시 이것을 설명할 능력이 안된다. 단지 지금은 그래서 빛은 그저 파장이라고 믿자. 여기에 대해 추가로 약간이라도 더 알고 싶은 분은 밑에 사족으로 붙여 놓은 글을 참고 하기 바란다. 거기에서 약간의 설명을 하겠다.

 

 

그림 2) 대상으로 중심으로 동심원을 그리면서 퍼지고 있는 빛의 모습

 

이 그림에서 굵고 큰 파란색 화살표를 꼬마전구라고 상상해보자. 이런 꼬마 전구에서 생성된 빛은 이렇게 동심원으로 그리면서 주변으로 퍼져 나간다. 이것은 마치 연못에 던진 돌맹이가 일으킨 파장과 매우 비슷한 모습니다. 그리고 가늘고 긴 화살표들은 이 동심원을 직각으로 통과하는(반지름이 되는) 빛의 방향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림 1)에서의 화살표들이 바로 이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빛은 광원을 중심으로 발생한 둥근 원을 따라 모든 원과 직교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복잡한 듯 보이지만 정리해보면 이 그림에서 빛은 동심원이라고 보면 된다. 광원을 중심으로 밖을 향해 무한히 퍼져나가는 것이 바로 빛이고 이 동심원과 정확히 직각을 이루면서 그려지는 화살표가 바로 빛의 진행 방향이 된다. 우리가 멀리서 어떤 빛나는 등을 보았다면 우린 이 등이 만들어 낸 커다란 동심원 중 우리 방향 쪽으로 방향이 맞은 빛의 한쪽 부분을 보고 있는 셈이다.

 

이제 여기에서 빛의 원리에 대해 하나를 더 알아야 한다. 그것은 바로 우린 빛의 절대 속도, 즉 1초당 30만 킬로미터를 이동한다고 알고 있다. 아인슈타인이 상대성 원리를 유도해 낸 아주 근본적인 원리이다. 하지만 실제로 빛은 최대 속도가 이럴 뿐이다. 즉 우주 공간과 같이 진공 상태를 통과하는 빛의 속도가 이것이고 만약 빛이 물이나 유리와 같은 물질을 통과할 때 빛은 속도가 느려진다. 그리고 이 원리에 의해 돋보기의 중심부인 굵은 영역을 통과하는 빛은 더 속도가 많이 늦춰지고 반대로 얇은 영역을 통과하는 빛은 속도가 덜 늦춰져서 빛이 꺽이는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것 역시 파장으로 그려야 이해가 간다.

 

* 물에서 빛은 1.3배 느려지고 유리를 통과하는 빛은 1.5배 느려진다.

 

 

 

그림 3) 파장이 렌즈를 (진공이 아닌 물질) 통과하는 순간 동그란 형태의 원은 속도차이로 인해 찌그러진다

 

그림 솜씨가 없어서 파워 포인트로 작업을 했더니 둥근데 한쪽만 찌그러진 원을 그릴 수 없어서 대충 모양만 표시했다. 아무튼 그림에서 보면 점선으로 된 파란색 원이 렌즈를 통과하면서 속도가 느려져 붉은색 형태로 찌그러지는 현상이 일어나는데 빛은 파장과 직교한 방향으로 이동하므로 파란색 점선 화살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빛이 붉은색 실선 화살표 방향으로 꺽이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 원리가 매우 중요하다)

 

설명을 위해 하나 더 이해가고 넘어가자. 이런 파장의 원리로 인해 우리가 어떤 빛을 내거나 반사하는 광원으로 부터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이 동심원은 우리의 눈에 도착하는 순간 거의 수직선에 가깝게 직선화 되어 도착을 하게 된다. 이 말은 물체가 멀수록 빛의 진행 방향은 우리의 눈에 직선으로 표시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앞으로 설명은 이미 충분히 멀어져서 거의 직선이라고 해도 충분한 동심원을 가지고 이야기 하도록 하겠다.

 

 

그림 4) 먼곳에서 온 동심원과 가까이서 온 동심원. 먼 동심원이 훨씬 직선에 가깝게 진입된다

 

위 그림은 가까운 물체보다 먼 물체에서 발생한 동심원이 더 커진 상태로 렌즈에 도차하는 것을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충분히 멀어서 아래 그림과 같이 직선의 형태로 도착하는 빛을 생각하자. 이것은 지구가 충분히 커서 우리가 지표면을 평면이라고 느끼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실제로 지구는 둥글지만 지름이 너무 커서 우린 그것을 느낄 수 없다.

 

이런 가정을 모두 생각하면서 이제 평행하게 입사된 빛이 어떻게 굴절이 되어지는지를 제대로 살펴보자.

   

 

그림 5) 렌즈를 통과하면서 느려진 빛의 진행 속도 차이로 인해 빛의 방향이 변화되는 원리

 

이 그림에서 보면 대상과 거리가 어느정도 충분히 멀어서 원의 둘레를 거의 직선과 같다고 가정해도 될 만큼 되었다면 빛은 이 그림의 수직선 모양으로 도착한다. 그리고 이 파장들은 렌즈를 통과할 때 더 두꺼운 부분을 통과하면서( 더 오래 렌즈 안에 머문다는 의미) 더 많이 느려진다. 따라서 직선의 그림과 같이 대상체에 더 가까운 방향으로 굴곡된다. 그리고 빛은 이 동심원의 직각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으므로 결국 파란색 화살표처럼 어느 지점을 향해 꺽이게 되는 것이다.

 

결국 렌즈에 도착한 모든 빛은 렌즈의 굵은 부분으로 갈수록 많이 느려져 빛의 방향이 꺽이는 현상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이 말은 렌즈의 볼록 여부가 심하면 심할수록 이 현상이 더욱 급격히 나타남을 의미한다.

 

 

 

그림 6) 구에 가까운 렌즈일수록 빛이 더 빠르게 꺽인다

 

이 그림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빛이 렌즈를 통과하는 시간이 길수록 (렌즈의 굵기가 굵을수록) 빛은 더 많이 꺽여서 빛이 모이는 지점이 더 앞당겨 진다. 위의 그림에서 위의 렌즈보다 아래 렌즈가 더 굵고 더 빛이 모이는 지점이 앞당겨졌음을 볼 수 있다. 여기에서 수직선으로 도착한 빛을 생략했는데 렌즈 부분의 둥글게 그려진 붉은색 호가 얼마나 둥근 모양이냐에 따라 한점으로 모이는 거리가 달라진다. 즉 더 볼록 정도가 심한 렌즈는 빛이 더 오래 그 공간을 통과하게 되므로 훨씬 더 둥근 모양으로 파장의 형태가 왜곡되는 것이다. 따라서 더 빠르게 한점으로 모인다.

 

그리고 우린 이제 이 그림에서 처음 글을 시작할 때 우리가 늘 보던 그림이라고 소개한 그림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즉 그 그림들은 이런 과정을 모두 거친 최종 결과물인 것이다. 그래서 그 그림만으로 이해를 하려면 조금 힘들다. 물론 쉽게 이해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 경우엔 힘들었다.

 

돋보기로 태양 빛을 모아보면 이런 현상을 실제로 볼 수 있다. 돋보기는 거리가 너무 멀어서 거의 직선으로 도착하는 태양 빛이 (실제로 대상과 몇 킬로미터만 멀어져도 빛은 거의 직선으로 도착한다고 보는게 맞다) 수직선 형태의 파장으로 오다가 돋보기를 통과하는 순간 이런 굴곡 현상이 일어나고 이것으로 인해 돋보기로부터 어느정도 떨어진 임의의 위치에 점이 되어 모이는 현상이 일어난다.

 

여기에서 조금 과학적인 용어를 쓰면 돋보기와 같은 빛의 굴곡을 일으키는 물질을 '매질' 이라고 칭하고 이 굴곡 현상을 '굴절' 이란 말고 쓰고 일정 거리에 떨어져서 빛이 한점으로 모이는 곳을 '초점' 이라고 한다. 또한 돋보기를 통과한 위치에서 빛이 한점으로 모이는 거리를 '초점거리' 라고 칭한다.

 

 

 

그림 7) 각 현상이나 개념에 대응되는 과학적 용어

 

결국 이 용어를 이용해서 역으로 설명하면 촛점거리가 짧은 렌즈는 굴절도가 크다는 것을 의미하고 더 구에 가까운 형태라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까지 해서 돋보기가 빛을 모을 수 있는 원리에 대한 설명을 마쳤다. 다음 장에는 이어서 왜 빛을 모아서 보면 확대되는가에 대한 설명을 하겠다.

 

이번 글에서는 몇가지만 명확히 이해하면 된다. 빛은 전자기파의 일종으로 파장성을 가지고 있다. 이 파장은 매질(유리로 만든 렌즈, 물 등등)을 통과하면서 속도가 느려지는데 그로 인해 빛의 굴절 현상이 나타난다. 그리고 그 덕분에 돋보기를 통해 빛을 모을 수 있다. 또한 물에 반쯤 담긴 젓가락이 중간에 휘어지는 현상도 나타난다.

 

* 빛에 대한 이야기.

 

빛은 파장이면서 입자라는 것이 약 100년 전쯤 밝혀졌다. 이것은 짜장이냐 짬뽕이냐와 같이 둘 중 하나만을 선택하는 것과는 조금 다른 개념이다. 빛은 쉽게 말해서 짜장이면서 짬뽕이다.(현실에서는 불가능하다) 즉 파장이면서도 입자인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야구공과 같은 명확한 입자 모양과 연못에 던져진 돌이 만들어 낸 파장이란 의미를 동시에 가질 수 있다는 말을 쉽게 이해하기 힘들다. 야구공은 명확히 손으로 만져지는 물체이다. 하지만 연못에서 퍼져 나가는 파장은 손을 담구면 그 에너지가 가진 힘만을 느낄 수 있다. (파도는 파장 중 우리가 쉽게 그 힘을 느낄 수 있는 형태이다)

 

어떻게 빛은 파도이면서 야구공일수 있을까? 이것은 쉬울것 같으면서도 정말 어려운 분야를 말한다. 즉 양자역학은 바로 이 원리를 연구하는 학문이 된다. 빛의 파장성은 이중 슬릿을 통과한 광자의 회절 현상으로 통해 실험적으로 증명이 되었으며 빛의 입자성은 광자라는 명확하게 정의된 빛의 매개체로서 증명이 되어 있다.

 

실제로 빛은 평소엔 파장처럼 움직이다가 자신이 명확해지는 시점이 되면 (어떤 것에 의해 관측이 되면) 즉각 파장성이 사라지고 입자로서 행동하기 시작한다. 이것이 양자역학에서 가장 난해한 부분이기도 하다.

 

나 역시 이 부분에 대해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우리는 평소에 빛을 파장으로 여기는 것이 여러모로 편한다. 그래서 우린 우리의 눈으로 느낄 수 있는 파장대를 '가시광선'이라고 부르고 그보다 낮은 주파수대를 적외선, 마이크로 파, FM, AM 등으로 칭하고 있으며 반대로 높은 영역대의 파장을 자외선, X선, 알파선, 감마선 등으로 칭한다.

 

빛은 고파장이 될수록 강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데 X선 급이 되면 너무 에너지가 높아서 우리 몸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수 있다. 즉 가시광선을 넘어선 자외선부터는 모두 우리 몸에 해로움을 끼치는데 주로 높은 에너지를 가진 빛이 우리 몸에 작용을 해서 세포의 DNA가 변형되어 암세포와 발생과 같은 현상을 일으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린 평소에도 이것에 대해 매우 주의를 하고 살아간다.

 

* 빛의 굴절을 통해서 본 흥미로운 사실

 

굴절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보면 꼭 해야 하는 가정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빛은 매질을 통과하면서 느려진다는 것인데.. 우리들 중 많은 사람들은 빛의 속도가 절대 상수라는 것을 배워서 알고 있다. 즉 빛의 속도는 불변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과거 맥스웰이 증명을 해 냈으며 아인슈타인은 이 빛의 속도가 왜 불변인가를 생각하다가 특수 상대성 이론을 생각해 냈다고 한다.

 

그런데 왜 이 절대적인 속도라고 알려진 빛의 속도가 매질 내에서는 변할까? 상대성 이론이 망가지는 것인가? 솔직히 이런 의문은 충분히 들만하다. 그리고 나 역시 이 부분에 대해서 조그만한 의문을 가졌다. 하지만 이것을 제대로 이해하기엔 너무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고 단지 빛의 속도가 느려지는 원인이 바로 빛의 단순히 파장만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땐 빛을 입자화 시켜줘야 이해가 쉽다.

 

빛이 진공상태의 빈공간을 지날 땐 광자라고 알려진 빛을 전달하는 매개체가 주변이 완전히 비어 있기에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고 최대 속도로 지나가지만 매질 속에서는 그 매질을 구성하는 다양한 입자들이 있기 때문에 그것들과 마주치게 된다. 그래서 결국 광자는 끝없는 주변 입자들과 상호 작용을 하게 되고 그 결과로 진행을 방해받게 되어 느려지는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우리가 길을 갈때 아무도 없는 곳에서 이동할 땐 빠르게 목적지에 가지만 만약 그곳이 사람이 많거나 혹은 아는 이들이 많으면 끝없이 부딪히지 않으려고 경로를 변경하고 또 아는 사람을 만나면 잠시나마 인사말이라도 하고 지나가야 하기 때문에 결국 느려질 수 밖에 없다.

 

상호작용은 그래서 속도를 늦춘다. 그리고 이 원리로 인해 앞에서 말하는 굴절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