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상식

망원경의 원리 6편 - 자이델 5수차와 최종 마무리 이야기

아이루다 2013. 10. 19. 09:11

 

이번 글은 이번에 기획한 망원경의 원리 글의 마지막 편이 될 것이다. 글을 쓰다보니 재미가 있기도 하고 또 머리가 많이 아프기도 했는데 아무튼 잘 마무리 해보도록 하겠다.

 

오늘 설명할 내용은 렌즈의 오류로 알려진 수차에 대한 이야기이다. 일단 지난 대물렌즈 설명 시간에 색수차에 대한 이야기는 했으니 이것을 빼고 자이델 5수차라고 알려진 구면수차, 코마수차, 비점수차, 왜곡수차, 상면만곡을 다뤄보도록 하겠다. 설명에 앞서 나 역시 이런 조금 더 전문적인 광학 영역엔 거의 초보나 다름이 없어서 내가 참고로 공부한 사이트들을 주로 참고해서 설명을 할 생각이다. 아마도 좀 더 정밀한 원리를 알기 위해서는 다른 좋은 사이트를 참고 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1. 구면 수차

 

구면수차는 렌즈를 원의 형태를 유지하면서 만들었을 때 발생하는 수차이다. 일단 설명이 어려우니 그림을 보면서 이해하도록 하자.

 

 

그림 1) 구면 수차가 발생하는 상황에서의 빛의 진행방향

 

구면 수차는 다른 수차에 비해 나름 쉽게 이해가 되긴 한다. 거의 구의 형태로 만들어진 굴절이나 반사 망원경에서 중심부에서 멀어질수록 빛의 굴절되거나 반사되는 각이 심하게 왜곡이 된다. 따라서 초점을 정확히 맺히 못하는 현상이 일어나 주변부 상이 번져보이는 결과를 가져 온다.

 

그렇다면 구면 수차는 어떻게 해결을 해야 할까? 뭐 우리가 고민할 문제는 아니다. 왜냐하면 이것은 렌즈를 생산하는 회사에서 고민할 일이긴 하다. 단지 이 구면 수차는 '구면' 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수차란 점을 알아채면 간단히 해결이 된다. 즉 렌즈나 반사경을 비구면으로 만들어 주면 되는 것이다. 비구면이란 말은 렌즈나 반사경의 형태가 포물선의 형태가 됨으로서 해결이 된다는 뜻이다. 쉽게 설명하면 위의 그림에서 렌즈의 경우엔 중심부에서 멀어질수록 덜 휘어지도록 하고 반사경 역시도 주변부로 갈수록 더 깍아서 곡면을 좀 완화 시키는 것이다.

 

 

그림 2) 렌즈나 반사경의 굴절도를 조정하여 구면 수차를 제거한 상태에서 빛의 진행 방향

 

2. 코마 수차

 

구면 수차는 이해하기 쉬운 만큼 또한 렌즈에서 흔하고 쉽게 발견되는 오류이다. 그래서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구면을 거의 포물선 형태로 바꿔야만 했다. 그런데 이것 때문에 새로운 오류가 하나 더 부각되었으니 그것이 바로 코마 수차이다.

 

코마 수차는 기본적으로 평행하지 못하게 입사되는 빛 때문에 발생한다. 이것은 망원경의 방향성 때문에 그런 것인데 아무리 노력을 해도 망원경이 정면으로 바라보는 것은 단 하나의 광원이기 때문이다. 나머지 주변부 빛들은 물론 거의 평행하게 도착하기 하지만 아주 미세하게 직각에서 벗어난 방향으로 렌즈에 도착하게 된다. 그리고 이 빛들이 문제를 일으킨다.

 

 

그림 3) 비스듬히 입사된 빛이 코마 수차를 일으키는 빛의 진행 경로

 

결국 이렇게 렌즈와 완전히 평행하게 입사되지 못한 주변부 별상이 주변으로 갈수록 심한 늘어짐 현상을 보이는데 이 모양이 마치 헤성의 꼬리와 같다고 해서 이 오류의 이름이 혜성을 뜻하는 '코마' 라고 이름지어지게 되었다.

 

하지만 코마 수차는 구면 수차와는 다르게 쉽게 해결되는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단순히 구면 때문에 일어난 일이 아닌 입사각이 평행하지 못해 일어난 문제이므로 이것을 해결하려면 쉽지 않아서 아예 별도의 장치를 달아서 해결하게 되었다. 물론 전문적인 연구기관에서는 아예 반사 망원경이 아닌 다른 형태를 쓰기도 한다.

 

* 대형 망원경은 모두 반사 형태로 제작된다. 그것은 대형 굴절 렌즈를 가공하기가 불가능해서 그런 것인데 원래 굴절 렌즈는 무조건 단일체를 가공해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그렇다. 하지만 반사판은 유리를 녹여서 매끄한 포물선 형태만 만들어주면 된다. 그 후 반사의 능력은 표면에 바른 반사 물질에 따라 좌우되기 때문이다.

 

아무튼 아마추어 천문인들도 코마 코렉터 (코마 수차를 잡아주는 보조 장치) 등을 이용해 이것을 보정한다. 특히 반사 망원경으로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이 코마 코렉터가 거의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그리고 이 코마 코렉터는 각 망원경 별로 다른 주경을 사용하기에 모두 거기에 맞춰진 버전을 구입해야한다.

 

3.  비점 수차

 

비점 수차는 앞에서 소개한 구면,코마에 비해 좀 더 이해가 어렵다. 이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단 광원에서 출발한 빛은 완전한 구의 형태로 동심원을 그리면서 퍼져나간다는 것을 다시 기억해야 한다. 물론 거리가 충분히 멀어졌기에 이 구의 형태는 모두 직선화 되어 도착하지만 그 각각 도착하는 지점의 빛이 렌즈의 모든 영역에서 굴절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그림 3) 중심부에서 벗어난 빛의 경로가 상하방향과 좌우방향에서 다른 굴절률을 가짐으로서 나타나는 오류

 

비점 수차는 머리 속에서 상상해가면서 이해하기는 조금 힘든데 아무튼 중심부가 아닌 곳에 입사된 빛의 경로는 상하와 좌우의 곡률비율이 달라져서 (우린 보통 그림때문에 상하 방향만 표시하지만 좌우 방향도 그림처럼 분명히 각을 이루고 있다) 밑 그림의 좌우에서 본 모양과 위에서 본 모양 처럼 빛은 초점을 다르게 맺는다. 솔직하게 말해서 그림으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다.

 

비점수차가 발생하는 원인은 원래 완전한 구면이 아닌 렌즈 모양 때문에 그렇다고 하는데 그외에도 렌즈 재질 불량, 무게 등에 의해서도 발생한다고 한다. 해결 방법으로는 카메라 렌즈 같은 경우엔 조리개를 조여서 중심부만 빛을 받아들이게 하면 되는데 망원경은 딱히 방법이 없어 보인다. (망원경엔 조리개가 없다) 만약 사진을 찍는다면 주변부 크롭을 통해 없애는 것이 방법일 듯 보이는데 이것도 애매해 보인다.

 

4.  왜곡 수차

 

왜곡 수차는 앞선 수차들에 비해서 이해가 쉽다. 왜냐하면 경험하기가 쉽기 때문인데 혹시 어안렌즈나 광각렌즈를 사용해본 사람이라면 주변부에 왜곡이 많이 생겼다는 표현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오류는 광각이 될 수록, 즉 렌즈의 굵기가 굵어질수록 심하게 나타나고 혹은 대상이 너무 가까이 있을 경우에도 상대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왜곡 수차의 가장 주요한 특징은 직선이 휘어져 보인다는 점인데 실제로 정밀한 사진을 원할 경우 이것을 피하려고도 하지만 재미있는 사진을 얻기 위해서는 일부로 이것을 이용하기도 한다.

 

왜곡 수차에 따른 오류는 어떤 렌즈에도 나타나고 만약 조각을 이어 전체를 만들어 내는 정밀한 사진을 찍을 계획이 있는 사람이라면 매우 조심해야 한다. 생각보다 사진들이 부드럽게 이어지지 못하고 직선으로 보였던 것들이 삐뚤어지게 보여지기 때문이다.

 

좋은 렌즈는 결국 이런 왜곡을 최소하 시켜주는 렌즈이다. 또한 사진일 경우엔 이 왜곡의 흐름이 매우 일정하기 때문에 소프트웨어적 알고리즘을 통해 보정도 가능하다. 이것들에 대한 내용은 여기에서 따로 소개하지는 않을 예정이고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아보는 것이 좋겠다. 여기에서 설명하기엔 이해도 안되고 너무 복잡하다.

 

5.  상면 만곡

 

상면 만곡은 그 다른 오차들에 비해서 렌즈 자체의 문제라고 보기 보다는 이 렌즈를 통해 모아진 빛을 담아내는 장치, 즉 카메라나 CCD 와 같은 촬영 장비들간의 문제로 인해 발생하는 오류이다. 이것을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렌즈나 반사경을 통해 모아진 빛의 초점은 어떻게 되든 구형의 형태를 띄게 되는데 문제는 촬영 장비에서 빛을 감광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부분이 평면이란 점이다.

 

우리의 눈은 둥글게 빛을 감지 하지만 기계로 만들어진 촬영 장비들은 그렇지 못하다. 그리고 그로 인해 중심을 제외한 나머지 구간에서 초점이 흐려지는 현상이 일어난다.

 

 

그림 4) 둥근 초점면과 촬영 장비의 직선 면이 만나면서 나타나는 오류

 

상면 만곡은 렌즈의 고유 특성에 의해 일어나는 상황으로 렌즈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므로 모든 촬영에서 나타나는 필수적 오류이다. 따라서 이것은 촬영을 하는 주체가 따로 해결을 해야 한다. 그래서 이것을 전문적으로 해결해주는 장비가 있는데 이것을 필드 플랫트너라고 부른다. 이것을 약자로 플랫트너라고 하는데 영어로 Flattner, 즉 평면화 시켜준다는 의미가 된다.

 

즉 이 플랫트너의 원리는 또다른 렌즈를 이용해서 둥글게 맺히는 원형 초점을 촬영장비의 감광면에 맞게 평탄하게 해주는 것이다. 또한 이것은 대물렌즈마다 모두 다르기 때문에 코마 코렉터처럼 모든 장비별로 다르게 설계가 되어야 한다. 따라서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렌즈가 어느 회사의 어떤 모델인지 잘 확인하고 구입해야 하는 것이다.

 

여기까지 해서 자이델 5수차에 대해 모두 알아보았다. 그리고 이제 마지막으로 별을 보는 취미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마무리 하겠다.

 

마무리 이야기

 

망원경은 (카메라의 망원 렌즈도 마찬가지) 빛을 모으고 그것을 확대해서 보는 광학 제품이다. 그러다보니 그 정밀도와 렌즈 구성에 따라 매우 큰 편차를 보이는 제품이기도 하다. 그리고 역시나 좋은 제품들은 가격이 너무도 고가로 형성되어서 일반인은 거의 엄두도 내기 힘든 형편이다.

 

하지만 요즘은 고마운 중국 덕분에 고가의 장비에서나 적용되던 원리들이 저가의 장비에서도 흉내는 내고 있으며 그 덕분에 최고는 아니지만 즐길정도의 제품을 일반인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중국 제품의 특징인 장비별 편차가 너무 커서 뽑기 운이 심하게 작용하는 면도 있지만.

 

소위 선진국이라고 알려진 외국의 경우엔 하늘을 보는 취미 생활이 꽤나 보편화 되어 있어서 일반 인터넷 샵에서 흔히 망원경을 팔고 코스트코오 같은 대형 할인점에서도 가끔 취급을 한다. 이것을 국내 천문인들은 코망(코스트코에서 판매된 망원경)이란 약어로 귀엽게 사용하기도 하는데 가격이 저렴하고 성능도 괜찮아서 초보들이 쓰기에 좋은 모양이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국내는 하늘을 보는 취미에 대해 별 관심이 없는 편이다. 도심지가 너무 밝아서도 그렇고 또한 이런 종류의 취미는 약간 지적인 영역이 있어서 그런 듯 하다. 공부를 해야 하는 취미이기에.

 

실제로 나 자신도 많은 취미 생활을 한건 아니지만 이 천문 취미는 그 어떤 취미보다 돈도 많이 들고 제약상황도 많으며 힘들고 고생도 많이 했다. 그리고 그렇다고 해서 몸이 건강해지는 것도 아니며 밤을 새워야 해서 몸이 더 안좋질 가능성도 높다.

 

단지 이 취미는 도시에서는 거의 즐기지 못하기 때문에 늘 푸른 자연을 향해 떠나야 하고 밤이 주는 정취와 그 많은 고생 끝에 얻는 성취감과 쉽게 달성하기 힘든 목표로 인한 오래동안 그것을 향해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점은 좋다. 그리고 배워야 할 것과 알고 있어야 할 것들도 많기에 지적 즐거움을 누리고 싶은 분은 독서 만큼이나 괜찮은 취미가 될 수 있다.

 

아마도 나 역시 이 취미는 평생을 하게 될 것이고 어설프지만 한장 한장 내가 찍은 사진을 남기면서 내가 살아 가는 흔적을 남길 생각이다. 그것은 누구에게 자랑하고픈 것도 아니고 누구와 공유하려는 것도 아니다. 그저 내가 내 삶을 능동적으로 이끌어가고 있다는 흔적인 것이다.

 

그것이 물론 꼭 이런 힘든 취미일 필요는 없다. 단지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도심지 보다는 이런 복잡하고 오염된 공간을 벗어나서 즐길 수 있는 취미라면 어떤 것이든 좋다. 그리고 그것이 자연을 파괴하거나 훼손하는데 있어서 일조하지 않는 것이면 더 좋다.

 

또 언젠가 시간이 나고 자료가 준비가 되면 이 별보는 취미에 대한 또 다른 지식을 소개하는 날이 올 것이다. 나는 또 그때가 언젠가는 오길 기대하면서 이번 망원경 원리 씨리즈를 마감한다.

 

* 노파심에서 이 여섯편의 글은 절대로 완전한 과학적 진실이 아니다. 그저 내가 이해하는 수준에서 적어 놓은 개인적인 이해 수준이다. 그래서 뭔가 더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다른 정보들을 참고해주시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아무튼 누군가 이 글이 도움이 되었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