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dentified Flying Object. 우리말 그대로 해석을 하면 미확인 비행물체, 줄여서 UFO라고 불리우는 이 미지의 대상은 지난 수십년간 인간의 사회에서 끝없는 흥미를 자극한 것들 중 하나이다. 특히 미국 네바다주의 사막지대에 있는 51구역이라고 불리우는 지역에 UFO가 추락했으며, 거기에 커다랗고 검은눈과 볼록나온 배, 짧은 팔다리를 가진 이상하게 생겼지만 인간과 비슷한 모습의 외계인의 사체가 있다는 주장은 정말 오랫동안 미스테리 중 하나로 많은 기사가 쏟아져 나왔고 또 다양한 영화나 드라마의 직접적 혹은 간접적 소재가 되곤 했다.
나 역시 이런 UFO에 대해 어려서부터 꽤 관심이 있었는데 그것은 여러가지 이유 때문이었다. 일단 제일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이 우주에 지구라는 이 조그만 행성에만 지적인 생명체가 있다는 사실이 믿기 어려웠고 거기에 추가로 우리가 믿는 종교의 믿음에 대한 허구성에 대해서도 많은 의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또한 순수한 목적의 흥미도 있었다. 그것은 마치 너무도 평범하고 뻔한 삶에서 우리와 다른, 아니 완전히 초월적인 어떤 존재가 실제로 있다면 어떤 의미에서 우리의 삶 자체에 대한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을 한 근간에는 어떤 의미에서 우린 지구라는 행성에 완전히 종속된 너무도 나약한 생명체이란 점이 아쉬웠다. 물론 지금도 그 생각은 크게 변함이 없다.
요즘의 세상에서도 한달에 한 두번씩은 꼭 UFO 목격이 이루어졌다는 기사와 사진이 인터넷에 퍼지기도 하고 가끔은 실제로 51구역에 근무를 했다든가 혹은 각 나라의 최상위급 비밀문서를 폭로한다는가 하는 등의 어떤 고급정보를 얻을 수 있는 자리에 있었던 이들의 인터뷰가 강력한 폭발력을 가지고 중계되기도 하는데, 솔직히 현재의 나는 이 이야기들에 대한 신빙성이 좀 많이 의심이 되어서 그리 믿기지 않는다.
UFO에 대한 목격담에 대해 신뢰의 측면에서 이야기 하자면 우선 우주에 대한 상식을 먼저 이해해야 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왜냐하면 우린 참 너무도 잘 속는, 하지만 스스로는 잘 안속는다고 믿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속한 이 우주엔 또 우리가 속한 은하 같은 대규모 별의 집단이 수천억개 있다고 하고 우리가 속한 은하에만 태양과 같은 항성이 수천억개가 있고 각 항성이 평균 5개의 행성만 거느린다고 쳐도 (태양은 명왕성을 제외하고도 8개나 거느리고 있다) 수조를 훌쩍 넘는 행성의 수가 있다고 판단된다. 거기에 더해 모항성을 갖지 못한 떠돌이 행성도 수조개 이상 있을 것이란 것이 이 분야에 종사하면서 평생을 연구해 온 과학자들의 예측이다. 그렇다면 적어도 수십조개 규모의 행성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 사실적인 추론이다.
이 많은 수의 행성중에 하나인 지구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 인간이 이곳에서 지난 수 천년간 꽤나 발전적인 문명을 이루긴 했지만 우리의 기술은 아직도 태양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와 가장 가까운 항성인 알파 센타우리까지의 거리 4광년을 가려면 현재의 기술로는 거의 수만년을 가야 할 형편이기도 하다. 우리가 앞으로 짧은 기간내에 비약적인 기술발전을 이룬다고 쳐도 상대성원리에 따르면 우리는 최대한 빨리 가야 4년만에 그곳에 갈 수 있다. 즉 우리는 아무리 발버둥쳐도 물리적으로 그 한계는 광속에 가까운 속도일 뿐이다.
이런 공간이동에 대한 절대적 부담감을 떨치기 위해 그나마 과학적으로 어느정도 검증된, 가능성이 있는 대안인 웜홀이 있다. 하지만 우리가 웜홀의 원리를 완전히 이해하고 발견하고 이용하는 법까지를 알아내려면 얼마나 오랜 시간과 기술의 발전을 이루어야 할까? 솔직히 답도 없는 문제이긴 하다. 우린 현재 상상만 하고 있으며 수학적 기호로 그 가능성만 엿볼뿐 실제로 그것이 가능하려면 얼마나 많은 난제가 있을지 감히 상상도 못하겠다.
이 생각을 그대로 거꾸로 적용해서 우리 지구에 온 외계의 존재에 대해 상상해보자. 만약 외계의 존재가 이 지구까지 왔다면 최소 항성간의 여행은 기본이고 그들은 심지어는 은하간 여행마져도 자유로운 존재일 수 있다. 즉 웜홀이든 혹은 영화에서나 나오는 이해가 안가는 초광속 이동방식이든 간에 그런 거리를 이동할 능력이 있는 존재라면 그들이 이룬 문명은 과연 어느 수준일까? 정말로 우리가 그들의 존재를 실제적으로 예측해서 상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가? 마치 조선시대 사람이 비행기나 우주로 향하는 우주 왕복선을 상상하는 것처럼?
그런데 그런 그들이 지구를 염탐하고 인간을 납치해서 인간 생체에 대해 연구하고 더 나아가 지구를 정복하기 위해 어떤 계략을 꾸미고 있다는 많은 UFO 관련된 이야기들이 얼마나 신빙성 있을까? 나는 솔직히 이 대목에서 너무나 큰 의문을 갖는다. 만약 어떤 외계에 있는 지적생명체가 있고 그들이 항성간 혹은 은하간 여행을 할 정도의 기술력을 갖췄다면 솔직히 지구쯤은 1초의 시간도 안되어 흔적도 없이 없애버리거나 혹은 없애지 않고 이용하려고만 한다고 해도 우리를 얼마든지 자유롭게 지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이 대규모 우주함대를 파견하고 우리가 그들과 싸운다라..
은하간 이동이 가능할지도 모르는 그들과 우리의 전쟁이라면 이것을 상상하는 영화사들의 모습이 참 철없어 보이기도 한다. 이것은 마치 현대 기술력을 갖춘 최정예부대와 수만년 전 이땅에 있었던 돌창이나 쓰는 원시인과의 싸움수준이 된다. 뭐 상대도 안되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외계인이 온다면 이정도 차이는 우수울 것이다. 나는 그들이 어떤 에너지원을 사용할지 감히 예상도 못하겠다.
정말로 외계에서 지구로 지배의 목적으로 어떤 것들을 보냈다면 아마도 우리는 거의 아무런 저항도 못하고 그들에게 굴복하는 것이 맞다. 지금 당장 현재의 지구의 기술력이라면 말이다.
이런 인간의 엉뚱한 상상력은 UFO가 처음이 아니다. 우린 과거에도 우리가 잘 모르는 세상에 대해 안심을 하고자 '신' 이란 존재를 만들어 내었다. 그래서 번개가 치는 것도, 폭풍이 몰아치는 것도, 누군가 죽는거도 모두 그 신의 뜻이라고 생각하고 이것을 이해했었다. 그리고 지금도 우리는 모르는 것이 너무 많거나 혹은 굳이 알아서 사는데 도움이 안된다면 딱히 그것을 이해하기 보다는 그냥 오래된 책에서 나오는 내용으로 믿는다. 그래서 그 오래된 신에 대한 이야기는 현재까지 전해져오고 믿어지고 있다.
신과 UFO는 특히 기독교에서 말하는 신과 UFO는 양립할 수 없는 관계이긴 하다. 왜냐하면 적어도 현재의 기독교의 논리에는 야훼는 지구에만 생명체를 만들었기 때문에 만약 외계 생명체가 있다면 신이 우리를 속였거나 혹은 우리도 모르는 다른 적자를 만든 셈이 된다. 그래서 그들과 우리는 서로의 정통성을 걸고 싸워야 할지도 모른다. 물론 그들도 야훼를 믿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지만.
하지만 다른 면에서 신과 UFO는 매우 유사한 사고를 전제로 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우리 인간이 지구상에 있는 그 어떤 동물들과는 달리 매우 특별한 존재라는 믿음이다. 이것에는 우리 은하만 해도 수조개의 행성이 있는데 불구하고 어떤 지적 생명체가 우리를 찾아와 몰래몰래 가끔은 보여주면서 UFO란 존재로서 모습을 들어내고 있다는 믿음과, 우리 인간이 우주를 만든 신의 뜻에 의해 그의 모습을 따서 만들어진 유일한 존재라는 믿고 있는 것에 공통으로 깔려있는 보이지 않는 절대적 신뢰의 본질이다.
물론 우리 인간은 지구에서는 최강의 생명체가 맞다. 이 지구에는 우리 인간종을 이겨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생명체는 없다. 물론 우리는 지금도 바이러스에 ,곰팡이에, 대장균에 괴로움을 당하거나, 심지어 죽음을 맞이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우린 끊임없이 이것들을 극복하면서 평균수명을 계속 늘려나가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가 멸망하지 않는다면 계속 진행될 수 있는 일이다. 즉 지구에서는 혹은 좀 더 나가면 우리가 속한 태양계에서는 우리는 최고의 생명체이다.
이것은 우리가 우리 자부심을 높게 평가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근거가 된다. 우리는 적어도 우주의 한부분에 있어서 최강자이고 최고의 존재이다. 그런데 이 사실로 인해 우린 쉽게 심한 착각에 빠져든다. 즉 이 우주가 우리를 위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너무도 쉽게 진실로 받아들인다. 신이 우주를 만들고 지구에 인간을 만들었다고 믿으면서, UFO가 그 많은 행성 중 지구를 찾아온다고 믿는다. 그리고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를 우주에서 바라보면 너무도 아름다운 푸른 행성이라고 말하면서 우리의 고향을 칭송한다.
그런데 과연 누가 그것을 절대적인 것이라고 판단해 줄 것인가? 우린 과학적 관찰의 결과로 과거에 우주가 우리를 기준으로 돌았다고 믿었던 그 지구 중심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긴 했지만, 그리고 우리가 속한 우주가 정말로 정말로 넓다는 사실을 겨우 몇 십년전 알게 되었지만, 과연 우리는 인간 중심의 사고방식을 얼마나 벗어나고 있는 것인가?
우리는 어느날 우리 지구에 닥칠 대규모 재난을 상상하면서 이것을 막고자 노력하지만 정말로 우주적인 관점에서 보면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그 모든것의 근원이 되는 태양조차도 그 존재가 사라진다고 해서 우주적인 관점에서 의미가 있을까? 실제로 우리가 절대적으로 필요로하는 태양은 다른 항성에 비해 크기도 작아서 은하를 넘어서 관측되는 초신성폭발 같은 대규모 폭발도 불가능한 천체인데 말이다. 만약 지금 이순간 태양이 사라져 버린다고 해도 우주적인 입장에서 보면 정말로 바닷가 모래알 하나가 바닷물에 휩쓸리는 것도 다를바 없는 현상이다.
하지만 우린 그 아무것도 아닌 태양이 사라짐과 동시에 아마 10년도 못 버티고 전멸하게 될 것이다. 아니 아주 소수의 선택받은 사람들은 깊은 지하에 지열을 이용한 시설을 세워 살아남을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인간의 99.999999%는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그런데도 우린 지금 이순간도 이 우주가 우리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냥 믿으면서 살아간다.
나는 이것을 우리 인간의 오만으로 본다. 그것은 태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얻어진 우리 인간의 특성이기도 하다. 나는 내 자신이 삶에 대해 엄청난 의미를 부여하고 죽지 않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하고 살지만 이 세상에서 내가 죽는다는 것은 나의 주변의 몇몇만 인식하는 아주 작은 사건이고 이 조차 100년의 시간만 지나도 정말로 존재했었는지가 의문이 드는 사람이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이순간 나는 그것을 100% 인정하지 못한다. 아직도 나는 소중하며 필요한 사람이다.
우리가 우리 자신들을 모두 그렇게 여기듯 우리는 우리 종 자체를 그렇게 여기며 이 우주를 이해한다. 그렇다보니 'UFO'도 '신'도 생겨난다. 물론 나도 모른다. 정말 신이 있을지 혹은 UFO가 있을지. 그런데 지금은 그것을 그리 믿고 싶지 않다. 나는 좀 겸손해지고 싶다. 어떤땐 정말로 우리 개개인의 오만이 심하게 일그러져 보일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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