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이야기들

지난 주말에 있었던 이러저런 일들

아이루다 2013. 6. 17. 09:53

 

동석이가 드디어 결혼을 했다. 지난 주 토요일 오후 2시에 대구의 한 식장에서 식을 올렸다. 작년 3월쯤 마천동으로 이사와 5월에 부부가 된 아가씨를 만나 거의 1년 만에 식을 올렸다. 뭐 결혼할 만큼 충분히 된 나이를 먹었기에 결혼 과정도 절차도 무난하게 잘 이루어졌다.

 

결혼이란 제도가 사람마다 참 많이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기에 나는 동석이가 그 제도안에서 좋은 쪽으로 결론이 나길 바란다. 그리고 실제로 그럴 것이다.

 

토요일 아침에 차를 끌고 대구로 향했다. 차에는 나와 유진이 그리고 장이사가 탔었다. 이 세명은 약 4시간 정도의 시간이 걸려 대구에 도착해 식전 30분에 식장에 들어가 동석이와 인사를 했다. 장이사 일정이 빨리 다시 서울로 와야 한다고 해서 일단 식사부터 했다. 부페.

 

미리 도착해 있었던 혁성이와 재욱과 함께 자리를 잡고 빠른 식사 후 식의 마지막 부분을 보고 친구 사진과 부케 받기 행사에 참가해 박수를 쳤다. 큰 무리 없이 잘 진행된 결혼식이었는데 끝나고 나오는 길에 동석이 여동생이 알아보고 인사를 한다. 나는 얼굴보다는 가족의 모임에서 한복을 기억하고 동생임을 알았는데 기억력이 참 좋다. 적어도 10년 전쯤 본 얼굴 일텐데 그것을 기억하고 있다.

 

동석이 어머님이 많이 미인이셨다. 왜 그넘은 엄마의 얼굴을 닮지 않은 것일까? ㅎㅎ

 

식이 끝나고 장이사와 혁성, 재욱은 모두 열차를 타러 대구역으로 갔고 나는 이제 유진이와 함께 영월집으로 향했다. 지난 주 있었던 사건으로 인해 마음 한구석이 예전 같지만은 않았지만 그래도 가고 싶었다.

 

원래 내 생각에 대구와 영월은 한 100km 남짓 한다고 생각했는데 T-맵을 켜고 목적지를 찾으니 200km가 나왔다. 순간 좀 당황하긴 했지만 기왕 가기로 한 것.. 그냥 달렸다. 길은 매우 편했다. 중앙고속도로를 타니 고의 영월 코 앞까지 도착한다.

 

영월집에 도착한 시간이 대충 토요일 오후 5시 반쯤 된 듯 하다. 아직 밝은 시간이라서 이런저런 밭을 살폈다. 호박이 제일 많이 자랐고 옥수수는 좀 크긴 했는데 잎들이 말라있었다. 오이도 만들어 준 대를 타고 올라올 준비 중이었고 상추는 더욱 더 많이 자랐다. 고구마도 이제 완전히 살아난 듯 잎이 싱싱해 보였다. 요즘 영월 집에 가면 이 아이들의 크는 모습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날씨는 그냥 그랬지만 그래도 촬영 장비를 폈다. 테스트 할 것도 있고 해서. 하지만 결국 늦은 시간이 되자 구름이 몰려와 사진은 전혀 찍지 못했다.

 

점심을 부페로 많이 먹어서 그런지 배가 많이 고프지 않아 저녁은 간단히 잔치국수를 해서 먹었다. 이상하게 영월집에 가면 시간이 참 빨리 지나간다. 뭐 한 것도 없이 금새 8시가 넘고 어둠이 밀려왔다. 유진이와 간만에 와인 한잔과 함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둘만의 시간을 보냈다. 서울에 있었을 때에 비하면.. 정말 비교를 할 수 없을 만큼 깊은 평온함이 나를 감쌌다. 뭐랄까.. 이런 느낌을 글로 표현하는 것은 힘들다.

 

영월집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나 고요함이다. 이따금 들리는 새소리와 풍경 소리를 제외하고는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 내는 소음만 없다면 정말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요즘은 그래도 새소리가 많이 나는 편이었지만 지난 겨울엔 정말로 고요함 그 자체였었다.

 

사진을 포기하고는 12시쯤 잠자리에 들어 아침 6시 반쯤 깨었다. 이제 인터넷도 되니 자고 있는 유진이를 두고 나와서 따뜻한 커피 한잔을 타 블로그를 접속해서 글을 썼다. 그리고 위로 올라가 장비를 정리하고는 유진이를 깨웠다. 정리하고 9시쯤 출발을 할 계획이었다.

 

그 후 일정은 대충 평범한 일요일의 삶으로 보내어졌다. 이렇게 또 한주가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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