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탈출 프로젝트

5월 12일 집 짓기 현황

아이루다 2012. 5. 12. 21:01

 

5월 12일 토요일 막히는 도로를 뚫고 영월에 다녀왔다. 이래저래 일이 좀 있었는데 다음에 정리하고 오늘은 일단 사진만 올려본다.

 

1.  모서리 파벽돌 사이딩이 거의 다 되었다. 그리고 평지붕 데크처리도 다되고 난간도 생겼다. 내 키에는 맞는다. 이 난간의 높이가 120cm인데 유진이에겐 높다고 불만이다. 하지만 이것이 건축법 기본 높이라고 하니 자신이 타고난 키에 대해 불만을 가져야지 난간에 불만을 가지면 안된다!

 

 

2. 거실쪽 정경이다. 데크랑 파벽돌 마감이 들어가니 색이 확실히 산다. 많이 이뻐졌다. 파벽돌이 처음 선택할 때는 거의 검은색으로 알았는데 실제로 해보니 훨씬 연하다. 그래서 더 많이 낫다는 생각이 든다. 뭐 언제일지 모르지만 외벽색을 흰색으로 바꾸면 훨씬 더 이쁠 것 같다는 생각은 든다.

 

 

3. 2층 올라가는 계단이다. 생각했던 것보다 계단이 크게 잘 만들어졌다.  

 

 

4. 계단 측면이다. 파벽돌이 좀 덜 끝났다.

 

 

5. 계단 접사 사진이다. 치마입고 오르면 밑에서 눈이 행복한..

 

 

6. 집에서 제일 중요한 장소이다. 나중에 망원경으로 별을 볼 장소이다.  

 

 

7. 2층에서 입구를 바라본 정경이다. 오늘 앞쪽 도로포장이 있어서 시공사 사장님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나를 유진이가 멀리서 찍어줬다. 젤 왼편이 나 ㅋㅋ 

 

 

 

이번 방문에서 큰 사건 중 하나는 새로운 진입로를 내는 과정이었다. 제일 밑에 사진에서 보면 보는 사람 기준으로 왼편이 원래 내가 내가 내려고 했던 길이고 오른편이 새로 만든 길이다. 실제로 두땅 모두 내가 소유한 지분에 속하는 땅인데 이 사진으로만 보이는 부분말고 집쪽으로 가면 새로난 길이 굽어져 집쪽으로 다가왔다가 빠져 나간다.

 

그러다보니 길하고 집이 너무 가까워져 버렸다. 기존 길이 ㄱ 형태로 꺽여 형성되어 있었다면 새로난 길은 / 형태로 지나가기에 집하고 가까워져 버린 것이다. 좋게 생각하면 집 코앞까지 공짜로 포장이 되어서 좋고 또한 내가 거의 생각을 안하고 있던 땅을 다듬어서 길을 내었기에 원래 내려했던 길(왼편 길)은 다시 다른 용도로 쓸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마 길이 안방과 너무 가까워진 상태라서 개인 프라이버시에 약간 문제가 생긴 면도 있다.

 

장단점이 있으니 일단 수긍하고 포장을 허락했는데(도착했을 때는 이미 공사가 많이 진행되어서 말리기도 힘들어 보였다) 조금 찜찜하긴 하다.

 

그리고 오늘 갔을때 내 집 위쪽으로 땅을 가진 분을 만났는데 노인분 부부였다. 큰 문제는 없어보여서 인사를 했고 나중에 집 다 지으면 떡이나 한접시 드려야겠다. 조금 웃기는 것은 이 땅을 포장하는 사람이 북쌍리 이장님인데 그 분의 땅이 위쪽으로 있었다. 무슨 선의에서 포장을 해주나 싶었는데.. 자기가 가진 땅 값어치 올리려고 해주는 선의였던 것이다. 물론 돈은 면에서 내주는 것 같다. 뭐 개인적으로 딱히 마음에 들지는 않아도 이해는 간다.

 

원래 전기도 없고 도로도 비포장인 땅에서 내가 전기를 끌어들였고 포장도 되니 당연히 땅값이 오를 것이다. 이장님 말로는 뒤쪽으로 자신이 아는 사람들이 몇몇 집을 짓고 싶다고 한다고 한다. 생각지도 못한 이웃이 생기는 셈인데 뭐 워낙 거리가 되서 이웃이라고 하기도 웃기지만 아무튼 사람이 더 오는 것은 좋다. 너무 외진곳에 덩그라니 있어서 나는 괜찮지만 유진이가 살기엔 좀 불안한 면도 있었다.

 

조금 욕심을 바라자면 좋은 이웃이 왔으면 좋겠고 좋게 지냈으면 한다. 시골이다보니 서울과 다르게 사람들과 계속 교류가 일어난다. 이미 집을 짓는 과정부터 해서 내가 원하든 원치않든 계속 교류가 일어나는 것이다. 아무튼 내가 짓고 있는 집 뒤쪽으로 땅은 내가 끌어들인 전기 덕분에 땅값이 꽤 오를 것이다. 그래서 그분들도 그리 내 존재가 싫지는 않을 것이니 크게 트러블은 없을 것이다. 또한 당분간 주말에만 가있기 때문에 딱히 얼굴 볼 시간도 많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천천히 시간이 지나면서 익숙해지고 일상화될 것이다. 빈땅에 올려진 집은 처음에는 낯설지만 1년 2년이 지나가면 그 또한 그 장소의 일부분이 아니겠는가?

 

결국엔 그렇게 빛바랜 사진처럼 되어버릴때 진정한 평화가 올것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