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대화 - 1

아이루다 2012. 3. 21. 21:28

방문자 :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요즘 이 블로그 글을 꽤 많이 봤답니다.

 

주인장 : 네, 감사합니다. 그냥 저냥 적어놓은 글들인데 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방문자 : 요즘 글을 부쩍 많이 올리시던데 주변에 무슨 변화가 있으신지요?

 

주인장 : 딱히 그런건 아니고 생각만 하고 정리를 안하니 자꾸 기억들이 날라가서요. 늙어서 그런지 기록을 안해놓으면 금새 까먹게 되는군요. 그런데 오늘은 무슨 용무가 있으셔서 대화를 요청하셨나요?

 

방문자 : 글을 쭉 읽다보니 몇가지 궁금한 것들이 있어서 물어볼려고요.

 

주인장 : 아, 그러세요? 뭐든지 물어보세요. 제가 아는데로 최대한 설명을 해드리겠습니다.

 

방문자 : 네. 시간이 별로 없으니 본론으로 들어가도록 하죠. 글을 쭉 읽다보니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뭔가 인간 세상이나 보통 사람들과 단절된 듯한 느낌? 그리고 인간의 보편적 감정이나 사고방식에 대해 꽤나 비판적이시더라요. 주인장께서는 본인이 타인과 뭐가 다르다고 생각하시나요?

 

주인장 : 첫 질문치고는 많이 어려운 질문을 하셨네요. 답을 말씀 드리자면 다른게 아니고 다르고자 노력하다가 더 맞겠습니다. 저도 뭐 피와 살로 이루어졌고 먹어야 사는 인간인데 딱히 뭐가 다르겠습니까.

 

방문자 : 그럼 어떻게 달라지고 싶으신데요?

 

주인장 : 그렇게 물으시니 한마디로 딱 부러지게 대답은 할 수 없지만 가장 큰 맥락에서 보자면 아까 말씀하신데로 인간의 보편성에서 벗어나고자 합니다. 무리짓기 생활이나 사고방식, 소비형태 등등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 다른 관점에서 보고 본질에 다가가고자 하는 노력이죠.

 

방문자 : 네, 그런 느낌은 저도 많이 받았습니다. 그러면 노력하면 타인과 뭔가 구분되는 것들이 생길것이라고 믿으시는가요?

 

주인장 : 믿음보다는 희망이죠. 그렇게 되고자 하는 희망.

 

방문자 : 제가 잘 이해를 할 수 있도록 좀 더 구체적으로 그럼 하나의 예를 들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주인장 : 예를 들자면 인간은 보통 상당히 이기적인 사고방식을 합니다. 자신과 자신의 이익관계가 얽힌 가족의 이익 혹은 집단의 이익 등을 추구하는데 익숙하지만 같이 잘먹고 잘살자는 공동체 의식은 상당히 부족하죠. 특히 대한민국에서는 좀 치명적이라고 봅니다. 인간은 결국 모든 행동의 원천이 행복인데 그 행복함은 그런식으로 살아서는 얻기 힘들다고 생각해요. 따라서 우린 좀 더 남을 배려하고 살아야 하는 법을 배워야 하는데 생각을 하지 않으면 그게 잘 안됩니다. 그래서 자신이 느끼는 감정이나 사고의 근원을 분석해서 바라보자는 겁니다. 행복하기 위해 돈을 벌었는데 실제로 나중엔 돈을 벌다보니 불행해지는 이런 일을 막자는 것이죠.

 

방문자 : 네. 저도 충분히 공감합니다. 그런데 말이죠 하나 의문이 있습니다. 그렇게 공동체의 전체적인 행복 증진을 위한다는 말은 결국 자연에 대한 인간 전체적인 이기심이 아닌가요? 우리가 잘먹고 잘산다는 것은 결국 자연에서 뭔가를 끊임없이 획득하고 있으니까요.

 

주인장 : 음.. 그런면도 있죠. 그렇지만 우리는 시작이 인간이기에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다고 봅니다.

 

방문자 : 그렇게 쉽게 넘길 주제는 아닌것 같습니다. 세상엔 동물과 식물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는 단체들도 많으니까요. 인간이 행복하게 되어 더 많은 자손을 낳게 되면 점점 더 지구는 황폐해져 가겠지요. 이런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주인장 : 물론 세계 인구가 늘어나면 당연히 소비가 늘어나겠지요. 하지만 우리는 스스로 자정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고래등을 함부로 포획했지만 요즘은 고래를 보호하려고 노력하고 있지 않습니까? 녹지대를 보존하려 노력하고 또 천연기념물도 지정해서 보살피고 있습니다.

 

방문자 : 그러니까 인간 문명이 더 발전하면 우린 자연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테니 별 상관없다 말씀이신가요? 하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겠죠. 설마 온난화 문제에 따른 북극곰 문제 같은 것을 간과하고 있는건 아니시겠죠? 예를 들어 고래를 보호하면 고래가 잡아 먹고 사는 어류가 줄어듭니다. 만약 범고래가 너무 늘어서 범고래 사냥감인 물개가 모두 잡아먹혀 멸종 된다면 그것도 문제 아닌가요?

 

주인장 : 음.. 너무 어려운 질문을 하시는구요. 아무튼 우린 최선을 다할 겁니다.

 

방문자 : 너무 긍정적으로만 생각하시는것 같네요. 아무튼 이 문제는 여기까지만 얘기하죠. 다른 주제로 넘어가서 행복에 대한 주제로 글을 몇개 쓰셨던데 특히 행복의 욕망에 대한 글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리 인간은 근본적으로 자기만족, 즉 행복을 목표로 하는데 그것을 부정하고 싶으신건가요?

 

주인장 : 결론적으로 말하면 그런면도 있죠. 누구나 자신의 행복에 대한 욕망이 있기 때문에 그 행복을 갖지 못하면 불행함을 느끼니까요. 그 행복하려는 욕망을 줄이면 좀 더 나아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방문자 : 행복하지 않은 것을 '평온함'이라고 정의하셨죠? 그 '평온함'의 정의가 정확히 무엇인가요?

 

주인장 : 글을 꽤 자세히 읽으셨군요 (웃음) '평온함'이란 단어는 실제로 적절한 단어는 아닙니다. 법정 스님의 '무소유' 에 대해 들어보셨을 겁니다. 실제로 무소유는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느것이 아니라 작은것만을 소유하는 개념이죠. 지나치게 소유하지 말자 그런 뜻입니다. 이 말을 같이 대입해보면 행복 추구를 너무 하지 말자는 말입니다. 너무 행복에 대한 욕구가 강하면 행복에 관련된 욕망들이 심각하게 자신을 불행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죠.

 

방문자 : 그럼 결국 작은 일에 행복하자 라는 뜻인가요?

 

주인장 : 그런 셈이죠.

 

방문자 : 하지만 그것도 결국 일종의 행복이 아닌가요? 작게 갖고 사는 행복이죠. 인간이 행복을 부정하는건 불가능할 것 같은데요. 예를 들어 내가 가진 돈을 모두 남에게 주어서 내가 거지가 된다고 해도 결국 자기 만족이 있으니 하는 행동 아닌가요?

 

주인장 : 뭐 그렇게 따지면 그 말이 맞죠. 우리가 하는 행동에서 자기만족을 빼면 우린 아마 살 수 없겠죠.

 

방문자 : 그럼 결국 행복을 욕망으로 보는 관점 자체가 잘못된 것 아닌가요? 어떤 상황이든지 우린 결론은 행복으로 가는 길을 택하니까요.

 

주인장 : 인정합니다. 하지만 이 문제는 좀 더 오랜시간 더 생각하고픈 마음이 있습니다. 불가능할 것 같긴 하지만 해답을 찾고 싶네요.

 

방문자 : 너무 쉽게 인정하시니 제가 좀 심하게 말한 것 같아서 죄송합니다. 비판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저 역시 원론적인 부분에서 언급하고 싶었습니다. 그럼 또 다른 주제로 넘어가서 구체적으로 언급된 부분은 아닌데 대한민국 사회에 대한 전반적인 비판적 시각이 보여집니다. 특히 정치분야에서요.

 

주인장 : 네. 제대로 보셨습니다. 우리나라는 아직 문제가 많지요. 특히 정치시스템이 낙후되어서 우리는 제대로 동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회 전반적으로 부동산 문제나 기득권의 욕망 그리고 그를 좆는 많은 사람들의 욕망 등등 너무 많은 문제점을 노출시키고 있죠. 이렇게 살아서는 누구도 행복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방문자 : 저도 일정부분 그 의견에 동의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삶에 충실하고, 아니 자신의 행복에 충실한 사람들을 싸잡아서 다 잘못했다고 하는 관점도 문제가 있는것이 아닌가요? 지역감정 같은 경우도 그 지방에 태어나고 자라서 자신도 모르게 생겼을 수 도 있는데. 그리고 기득권 역시 자신이 어려서 부터 그런 환경에 자랐거나 혹은 자신의 능력이 뛰어나 많은 부를 이루고 그것을 지키려는 태도인데 말이죠.

 

주인장 : 뭐 자신이 이루었던지 아니면 부모로 부터 받았던지 상관없이 자신의 부를 스스로 지키려는 것은 당연히 자연스러운 것이겠죠. 하지만 능력이 된다면 타인의 삶에도 관심을 좀 가지고 같이 잘살아 보기 위해 노력하는 태도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방문자 : 얘기가 아까 했던 얘기로 되돌아가는데 인간이 행복하려는 욕구는 당연하고 또한 우리가 우리 인간 종족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 것 자체도 결국 모두 인간이라는 존재에 한계지어 생각되는 것 아닌가요? 행복을 느끼는 것은 사람마다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누군가는 천만원짜리 시계를  사는것이 행복하고 누군가는 천만원을 고아원에 기탁하는 것이 행복할 수 있으니 이 모든 행위는 근본이 자기만족이며 또 설령 그 목표가 인간 전체에 대한 행복증진이라고 해도 인간이란 무리를 행복하게 해주는 한계가 명확한 듯 보이는데요.

 

주인장 : 음.. 뭐라고 할말이 딱히 없네요. 그래도 같은 행복이라도 나만 잘살자는 저급한 행복과 남들과 혹은 자연과 잘살자 라는 고급의 행복으로 나누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기왕이면 후자가 더 나을 것 같네요.

 

방문자 : 만약 외계에서 외계인이 찾아와 자신 종족을 위해 지구를 비워 달라고 한다면 뭐라고 하고 싶으신가요? 그들도 역시 그들 종족의 행복을 위해 말했다면 말이죠.

 

주인장 : ... 싸워야겠지요. 지구에서 사는 것은 우리의 권리니까요.

 

방문자 : 그 권리는 누가 줬나요? 혹시 신을 믿어서 신이 줬다고 생각하시나요? 글들을 보면 그런것 같지 않으신데요.

 

주인장 : 생명체에게는 최소한의 본능이 있습니다. 바로 생존에 대한 것이죠. 이것까지 포기 할 순 없지요.

 

방문자 : 앞뒤가 좀 안 맞는데요. 그럼 주인장님과 다른 이들은 어떤 차이가 있나요? 제가 보기엔 다 같아 보이는데요. 우리끼리 생각할 때는 공동의 이득을 말씀하시다가 외계인이 나타나니 갑자기 급작스러운 이기심이 발동하시네요. 그 외계인의 고향 행성이 완전히 망해서 지구로 와야만 하는 절실한 상황이라면 어떤가요?

 

주인장 : 그래도 우리가 선점을 했으니 우리가 권리가 있죠.

 

방문자 : (웃음) 그럼 기득권을 주장하시는 것인가요? 지구라는 행성에 대해?

 

주인장 : 기득권이라.. 기득권이라고 해두죠. 뭐 이 부분은 저도 어떻게 확실한 생각을 말씀드리기가 어렵습니다.

 

방문자 : 제가 좀 너무 나갔나봅니다. 또 주제를 바꿔보죠. 왜 시골에 가시려고 하시죠?

 

주인장 : 아닙니다. 지적을 해주시니 감사하죠. 시골에 가는 이유는 뭐 많은 있지만 가장 큰 것은 결국 사람이 사는 사회로 부터 좀 멀어지고 싶은 것이죠. 세상이 바뀌길 바랬지만 제 생애에는 좀 힘들 듯 싶어서 제가 떠나는 겁니다.

 

방문자 : 결국 이 세상의 문제점이 해결될 가능성이 낮으니 떠나시겠다는 말씀이군요. 왜 더 싸우려고 하시지 않죠? 정치하는 분들 중에는 그런 분들이 있자나요. 요즘보면  유시민씨나 박원순 시장, 안철수님 같은 분들이요.

 

주인장 : 솔직히 말씀 드리면 용기가 없습니다. 그리고 능력도 좀 부족하고. 그리고 지난 수십년간 좀 지쳤다고 할까요? 이제는 쉬고 싶네요.

 

방문자 :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에 대해 충분히 공감합니다. 그럼 시골에 가서 뭘 하실 생각이신가요?

 

주인장 : 우선 책을 좀 더 많이 읽고 싶어요. 그리고 집도 가꾸고 또 글도 쓰고. 나중엔 꼭 책을 내보고 싶네요.

 

방문자 : 네. 좋은 일이죠. 또 다른 희망사항은 없으신가요?

 

주인장 : 친구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지금 저랑 대화를 나누는 방문자 님 같은 분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생각을 나누고 서로 조언도 하고 또는 깊은 공감대도 이루고.

 

방문자 : 저를 그렇게 봐주시니 고맙네요. 아무튼 좋은 친구는 아주 행복한 자산이죠. 저도 그런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네요.

 

주인장 : 글을 열심히 쓰고 생각을 밝히다보면 언젠가 그런 친구들이 생길 것이라고 믿습니다. 뭐 희망이지만요.

 

방문자 : 대충 오늘 대화를 마무리 하고 마지막으로 저의 생각을 약간 들려드리겠습니다. 제 생각으로 인간은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인간의 문명 발달에 비해 인문학 발전사를 보면 정말 거의 바뀐게 없다는 것이 현실이니까요. 요즘에 2000년 전 철학책을 봐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죠. 아마도 미래로 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그럼 우리가 추구하는 많은 가치기준 들이 실제로는 허상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니까 실제로는 이루지 못할 것들이거나 혹은 장님 코끼리 만지듯 부분만 분석하고 말 뿐인것이죠. 우린 정신세계를 언급하지만 실제로 저는 정신세계라는 것이 존재하기나 하는 것인가 의문이 있습니다. 물론 확신은 아닙니다. 저 역시 더 많은 시간을 들여서 생각을 해봐야겠죠. 그리고 그것이 아마 삶을 살아가는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될 것 같습니다.

 

주인장 : 저도 동의합니다. 저 역시 그 한계점을 점점 더 느끼고 있으니까요. 어제 읽은 마크 트웨인의 '인간이란 무엇인가' 라는 책에서 보니 인간을 기계라고 표현했더군요. 우리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 그 자체는 모두 외부환경으로 부터 받아들여진 결과일 뿐이란 것이죠. 인간은 실제로 그래서 창조를 하지 못하는 존재라고 합니다. 나름 놀라운 생각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실제로 외부 교육에 의해 의식화 되고 또 우리의 생각이란 결국 그런 의식화에서 내려진 사고의 결정일 뿐이죠. 그 목표는 개인의 자기만족으로 결국 행복이죠.

 

방문자 : 그렇죠.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 어떤 인간도 순수한 의미의 자기희생은 없습니다. 그런 것 조차 자기만족이 일부일 뿐이니까요. 아무튼 오랜 대화에 응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기회가 되면 또 다른 주제들로 대화를 나눠봤으면 합니다.

 

주인장 : 저야말로 감사합니다. 또 다른 시간에 만나 오늘보다 조금 더 깊은 대화를 나눴으면 합니다. 잘 들어가세요.

 

방문자 : 네. 다음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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