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탈출 프로젝트

공유수면 점용허가와 개발행위 협의

아이루다 2012. 2. 2. 22:48

오늘 영월군청에 다녀왔다. 60년만의 추위라고 하는데 거의 5시간을 운전만해서 그런지 추운지도 모르고 돌아다녔다.

 

군청방문 목적은 제목과 같이 공유수면 점용허가를 위한 예치금과 개발행위 협의 관련 예치금 처리를 하기 위해서 였다.

이 두 항목 모두 내가 집짓는 행위를 하다가 중단했을 때 공유지를 회손한 상태이라면 나라에서 돈들여서 복구를 해야하니 예비금 비슷하게 맡겨 놓으라는 것이다. 첫번째 항목은 상하수도 관련해서 하천에 대한 공사를 말하는 것으로 보이고 두번째 항목은 집짓는 대지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각 항목에 따른 담당 부서도 달라서 전자는 건설교통과 후자는 도시디자인과에서 담당한다. 실제 금액이 거의 오백가까이 되는데 어차피 예비비니 보험으로 처리하는게 상식이라고 해서 어제 서둘러 서울보증보험에다가 연락해서 각각 두개로 끊었다. 총 비용은 약 7만원 정도 들었다.

 

비용적으로 보면 오늘 농지전환에 따른 (밭->대지로) 농지보전 부담금이 단연 컸는데 거의 백오십만원이나 나왔다. 200평하는데 땅의 기준시가를 기준으로 계산되고 기준시가는 5만원이 최대이다. 만약 최대로 잡으면 거의 10배로 나왔을 금액이다.

 

농지보전 부담금은 내가 밭으로 이용하던 땅을 대지로 바꿔서 우리나라 전체적으로 그만큼 밭이 줄었으니 내가 그에 상응하는 비용을 내야한다는 것이 주 목적이다. 그 돈을 모아서 간척사업을 해서 또다른 밭을 만들든지 산을 깍아서 만드는가 보다. (실제 어떻게 사용하는지 궁금하긴 하다)

 

아무튼 여기까지 해서 집을 짓기 거의 전단계까지 서류작업은 끝난 것으로 보인다. 내일 허가증과 영수증을 건축사무소로 보내주면 된다.

이제 집 짓기 전까지 남은 것은 크게 전기 끌어들이는 것이랑 지하수 파는 것이다. 두개 모두 큰 공사인데 비용이 천단위이다. 전기는 최종 전신주에서 집까지 거리가 꽤 되어 내가 돈내서 끌어야 한다. 미터당 5만원이 넘는다.  지하수는 대수공으로 팔 생각이고 일단 한군데 알아보니 팔백 달라고 한다. 다른 사람은 오백에 한 사람도 있던데 좀 더 싼데를 알아봐야겠다.

 

이 두가지는 3월~4월중 해야할 것으로 보이고 5월부터 집공사가 시작된다.

 

오늘 영월에 간김에 세번째로 땅에 가봤다. 얼마전 눈이 많이 와서 진입로가 그대로 눈에 덮혀있다. 그덕에 차로 들어가지는 못했지만 너무 좋았다. 사람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는 곳이기에 눈위에는 지나간 차바퀴 하나만 덩그라니 그어져 있었다. 집터로 가보니 토끼인지 노루인지 아니면 그냥 동네개인듯한 발자국이 있었고 거의 아무런 표시가 없었다. 파란 하늘과 도시에서는 절대 흉내도 못낼 고요함 그리고 하얀 눈이 내 감성을 심하게 흔들었다.  잠시 많이 행복했다. 그리고 올해 겨울이 다시 올때쯤엔 이 자리에 내 집이 서 있을 것이란 생각에 무척 기분이 좋아졌다.

 

오는 길에 휴계속에서 칼국수로 밥을 때우고 손님이 없는 탓에 넓은 휴게소를 이용하고 나오는 중 일하시는 분들이 잘가라고 인사를 한다. 나도 인사를 드리고 천원짜리 원두커피 한잔 마시며 담배를 피우고 서울로 올라왔다. 오는 중 점점 복잡해지는 도로를 보면서 영월에서 느꼈던 한적함이 다시금 그리워진다.

 

외진곳에서 살면 외로울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었다. 그냥 막연하게 심심할지도 모른다는 걱정도 들었다.

하지만 오늘같은 고요함이 있다면 하루종일 음악만 듣고 있어도 행복할 것 같다.

 

난 참 마음에 드는 땅을 샀다.

그리고 참 마음에 드는 집을 지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