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탈출 프로젝트

땅을 사다

아이루다 2012. 1. 25. 20:24

2011년은 봄부터 땅을 구한다고 돌아다녔다.

한번도 시골 땅을 본적도 또 실제 현실이 어떤지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땅을 산다고 지역 부동산에 전화하고 약속을 잡고 땅을 보러 다니는 것이 얼마나 무모한 행위였는지는 몰라도 아무튼 몇번 다녀보니 현실은 상당히 냉혹했다.

전체 자금이 여유가 없어 땅에 투자할 돈이 최대 삼천이하로 잡았기 때문에 참으로 구할 땅이 없었다.

 

특히 내가 땡겼던 화천쪽은 작은 평수 단위로는 매물 자체가 없었고 밑쪽으로 보면 단양, 영월쪽은 땅이 좀 있긴 했는데 적은 비용의 내가 원하는 땅은 전혀 아니였다. 내 조건은 좀 외진곳에 대지였기 때문에 지목이 대지인 것과 외진곳은 절대 같이 할 개념이 아니였던 것이다.

 

외진곳을 가려면 보통 전,답을 골라야 하고 전,답인 경우엔 전기, 도로, 상수도 등의 문제가 부수적으로 따라 붙었다.

부동산에서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하나 실제 어떤 문제가 있을지 내 짧은 지식으로는 상상도 안되고 하니 가능하면 대지를 구하고자 했던 것이다. 하지만 결국 포기했다. 외진곳이란 조건이 아무래도 더 우선이기 때문에 몇차례에 걸쳐 봤던 땅들은 대부분 그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내가 외진곳을 굳이나 찾는 이유는 다름 아닌 별사진 찍는 것때문에 그랬다. 아무래도 주변에 인가가 없어야 가로등도 없고 하니 어둠속에서 하늘을 바라 볼 수 있기에.

 

봄에 몇차례 땅을 보러 다니다가 지쳐서 여름엔 쉬었다.

 

가을이 되고 집 전세계약이 1년만 연장하기로 한 후 난 다시 땅을 보러 다니고자 하다가 영월의 어느 부동산에서 제법 마음에 드는 땅을 찾았다. 물론 사진으로만이지만 ㅎㅎ

전화를 하고 약속을 하고 여친과 함께 방문해서 땅을 보러갔다. 땅은 그럭저럭 했는데 역시나 주변에 인가가 있어서 딱히 맘에 들지는 않았다. 그러다가 오는 길에 좀 외진곳이라고 소개해 준 곳을 발견했는데.. 예전에 어떤 부동산 아저씨가 말하기를, 살 땅을 만나서 땅을 보면 아 이 땅이 나를 위한 곳이구나 하는 느낌이 온다고 했었다. 그때 그런 느낌을 받았다. 적당히 외진곳이고 주변도 좋았다. 단지 가격이...

 

예산을 거의 두배 초과하는 데다가 전기를 끌려면 거의 천만원이상의 돈이 들어야 한다. 또한 지하수도 파야해서;;

 

하지만 결국 땅이 너무 마음에 들어 사기로 하고 바로 지난 주에 최종 등기 이전을 했다. 건설,토목 관련 신고를 접수해야 해서 좀 늦어졌다.

하지만 결국 예산 빵구에 따른 추가비용이 한 4천정도 필요해 주변에 빌리기로 했다.

 

5월에 첫삽을 뜬다. 시공사도 계약을 했고 건축을 위한 신고도 다 맞쳤다. 앞으로 전기 끌고 지하수 파고 집짓고 준공검사 하고 나면 여름 무렵에 들어갈 수 있으리라.

 

내가 시골에 집을 짓는다고 하니 주변 사람들이 좋아한다. 공짜 펜션이 생긴것이다 ㅎㅎ

하기야 동강이 근처라서 여름에 놀라가도 좋을 듯 하다.

 

나무도 싶고 채소도 심고 목공도 하고 하고싶은 일들이 많다. 물론 당장 완전히 내려가지 못한다. 돈을 벌어야 하기에.

완공후에도 몇년간은 그냥 주말에만 왔다갔다 할 것 같다. 다행인것은 내 직업이 좀 자유로와서 가서 며칠 있다 와도 괜찮다.

 

행복하게 살고 싶다. 마음 비우고 정직한 땅과 아름다운 밤하늘을 사진에 담아서 살고 싶다.

나도 이제 좀 행복하게 살 권리가 생기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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