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8 2

묵은 감정

어떤 사람들은 평생 동안 사라지지 않는 감정들을 가지고 있기도 한다. 그런 감정들을 보통 ‘묵은 감정’이라고 한다. 언제 생겼는지 정확히 기억이 날 때도 있고, 감정은 존재하지만 도대체 왜 이 감정이 생겼는지조차 잘 모를 때도 있다. 우연히 가끔 남의 일처럼 떠올랐다가 사라지기도 하고, 어떨 때 마치 그 당시로 돌아간 것처럼 강렬하게 다시 체험할 때도 있다. 언뜻 생각하면 꽤나 복잡해 보인다. 하지만 이런 혼란스러움은 그저 오래 전에 겪었다는 이유로 그 원인이 전혀 다른 두 가지 형태의 감정을 '묵은 감정'으로 묶었기 때문에 생겨난다. 묵은 감정은 크게 두 가지 형태로 존재하고, 전혀 다른 원인으로 생겨난다. 그렇기에 그것이 생겨난 원인부터 해결책까지 전혀 다르다. 기본적으로 묵은 감정은 과거에 어떤 이..

나의 이야기 2021.08.19

표현의 착각

누군가 나에게 '너는 나에게 참 이용가치가 높은 사람이야' 라고 한다면, 결코 그 내용이 나쁜 것도 아닌데도 불구하고, 어쩌면 기분이 좋을 수도 있으면서도 마음 한 구석에 뭔가 기분 나쁜 느낌이 들 것이다. 관점에 따라서 내가 호구라는 뜻인가? 하는 생각도 들고, 내가 물건이냐, 이용하게? 그런 생각도 들 수 있다. 그렇다면 그 표현을 조금 바꿔서 '너는 나에게 참 귀한 사람이야' 라고 하면 어떨까? 이 역시도 비슷한 기분을 느끼게 될까? 아니다. 속이 엄청 꼬여 있는 사람이 아닌 한, 말하는 사람이 이죽거리면서 하는 말이 아닌 한, 그 말은 우리를 아주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 하지만 이 말은 그 표현만 다를 뿐 내용 자체는 완벽히 동일하다. 그럼에도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많아 달라 보인다. 같은..

나의 이야기 2021.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