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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여행 - 담양에서 노고단까지

아이루다 2017. 9. 16. 07:40


여행의 다음날에는 아침 일찍 메타세콰이어 숲을 방문했다. 8시쯤 모텔에서 출발했으니, 빠르긴 했다. 그래서 그런지 그곳에 입장료를 받는 분들이 아직 준비가 안되었다고 그냥 가라고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좋았던 것은 사람이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사진을 찍고 싶었던 나로서는 정말로 반가운 소식이었다.

 

가끔 사람들이 지나긴 했지만, 숲이 가진 고요함을 깨뜨릴 정도는 아니었다. 아내와 나는 걷다가 쉬다가를 반복하면서 천천히 숲의 시작에서 끝까지를 걸었다.

 

길의 시작 부근에 피어 있던 꽃들.

메타세콰이어 잎들.

숲의 전경.

나무 하나. 아무리 노력해도 그 높이를 담을 수는 없었다.

어린 메타세콰이어 나무들.

굽어진 길. 반듯한 길과는 또 다른 느낌이 났다.   

많은 시도 끝에 건진 사진. 그럼에도 제대로 된 느낌이 나지는 않았다.

깨끗한 공기, 고요함 그리고 그 안에서 침묵에 빠져들었다.

 

숲이 끝나고 작은 굴다리를 통과해서 나오니 메타 프로방스인가 하는 장소에 들어섰다. 무슨 테마 공원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잘 꾸며놓은 장소였다. 그래서 사진만 찍었다.


입구에 있던 풍차.

사진을 위한 전화기 부스. 그래서 아내의 뒷태를 넣어서 함께 사진을 찍었다.


숲 여행을 끝내고 지리산 화엄사로 향했다. 아내가 절을 구경하고 싶다고 해서 예정에 없던 일정을 급히 만들었다. 사실 시간 여유가 꽤나 있어서 무리는 아니었다. 그런데 가다가 갑자기 또 다른 급 일정이 생겼다. 그것은 바로 남원를 지나다가 춘향이를 보려고 들른 것이다. 광한루원에 갔다.

 

광한루원에 있던 아주 높은 그네. 아내가 타보겠다고 나름 노력을 했다. 그런데 노력만 했다.

춘향이의 엄마, 월매네 집.

월매네 장독대.

춘향이의 방.

마당에 있던 연못에 피어 있던 연꽃.


광한루원에는 오래 머물지는 않았다. 이런 저런 구경을 하고, 사진을 찍고 나왔다. 그리고 화엄사로 향했다.

 

정말로 오래된 절이고, 유명한 절인데, 무대 설치에 공사에 조금 정신이 사나웠다. 하지만 그럼에도 도대체 얼마나 되었을지 모를 건물을 보니 그 시간의 무게가 그대로 느껴졌다.

 

우리는 천천히 그리고 묘한 느낌에 사로잡힌 채, 절 이곳 저곳을 돌았다. 그리고 나오는 길에 옆에 흐르는 개울가로 가서 발을 담그고, 아직은 뜨거운 가을 햇살을 잠시 피했다.


절 입구에 피어 있던 꽃.

절 입구에 피어있던 꽃 2.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오층석탑.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고 한다. 뒤로 보이는 석등도 국보이고, 그 뒤로 보이는 건물이 각황전으로써, 역시나 국보이다.

 

모양이 아름답던 나무. 이곳은 살아있는 나무도, 죽어서 오래된 나무도 모두 아름다웠다.


각황전 안의 오래된 천정. 얼마나 많은 세월이 흘렀을까? 화엄사는 신라 시대에 의상대사가 지은 절이라고 하는데, 이후 소실과 재건이 반복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 각황전은 조선시대에 다시 지어진 것으로, 국보로 지정되어 있다고 한다.

지붕위에 자라난 풀. 오래된 것 위로 새로운 것이 자란다.

각황전 옆에 있던, 그만큼이나 오래되어 보이는 건물.

절과 지리산.

세월이 느껴지는 건물 밑의 기둥이 되는 나무들. 최소한 수백년은 넘게 흐른 것이리라.

각황전 앞에 있던 석등. 국보로 지정되어 있다고 한다. 신라 시대에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니 최소 천년, 대략 천오백년은 흐른 것이다.

절의 옆을 흐르던 차가운 개울물. 이곳에서 잠시 발을 담구고 더위를 피했다.


점심은 화엄사 들어가기 전에 입구에 있는 식당에서 산채 정식으로 먹었다. 반찬이 30가지는 넘어 보였는데, 한 가지 빼고는 거의 다 먹었다. 놀라웠다. 우리 둘의 식성이.

 

화엄사를 출발해서 그날의 최종 목적지인 노고단을 향했다. 일단 성삼재 주차장으로 가서 차를 세우고는 간단히 준비를 해서 산에 올랐다.

 

누군가의 표현에 의하면 쓰리빠를 끌고도 올라갈 수 있다고 했는데, 평지 길로만 가면 가능하겠지만, 조금 빠르게 가기 위해서 지름길을 택했다면 쉽지는 않았을 것 같다. 그리고 노고단 정상까지 가는 길이 꽤나 시간이 걸렸다.

 

지치긴 했지만, 정상에 올랐다. 그리고 지리산의 장엄한 광경에 잠시 넋이 나갔다. 개인적으로도 이렇게 높게 산에 오른 것은 처음이었다. 그리고 아마도 성삼재 주차장이 없었다면, 결코 오르지 못했을 것이다.

 

시야로 들어오는 360도 모두가 절경이었다. 하지만 그것을 사진으로 담는 것은 무리였다. 그래서 대충만 찍었다.

 

가는 길에 찍은 야생화.

이름은 모르지만,  이 꽃이 참으로 많이 피어 있었다.

노고단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

노고단을 표시하는 돌표식 위로 까치가 앉아있다. 잠시 머물다가 가는 우리와는 달리, 이 까치는 이곳에 자신의 집이었다.

노고단에 있던 돌탑.

멀리 보이던 섬진강.

빛무리가 내려오던 광경. 카메라로 담기는 무리였다.

파노라마 1 사진. (누르면 커집니다)

파노라마 2 사진. (누르면 커집니다)


한참을 그곳에 머무르다가 해가 지고 있어서 내려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리산 온천으로 향했다. 거기에 들러서 저녁을 간단히 먹고 처음으로 무인 모텔에 들어가봤다.

 

아무튼 깨끗한 모텔이긴 했는데, 방음이 너무 안되어서 잠을 좀 설쳤다. 아이를 데리고 온 사람들이 있는 듯, 새벽에 아이 울음소리가 들려서 잠을 깨고 말았다.

 

아침에 일어나 서울로 향했다. 원래는 에버랜드를 갈까 했는데, 몸이 너무 힘들어서 그냥 포기하고 서울로 왔다. 그리고 점심을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이렇게 여행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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