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가정을 해보자. 우리 인간은 보통 죽음 후 자신의 상태에 대해서 좀 막연히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을 좀 명확하게 하나로 정의해보자.
일단 우리의 삶의 종류가 두 가지 있다고 생각하고 하나는 현재 살아가고 있는 삶, 또 다른 하나는 우리가 현생에서 죽음을 맞이 한 후 살아가게 되는 삶이라고 치자. 그런데 이것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영원한 삶이 아니고 이 역시도 시간적 한계를 가졌다. 그리고 현생의 삶은 희로애락이 존재하는 삶이고 두 번째 삶은 오직 행복함만이 존재한다고 가정해보자. 물론 그 행복이 정말로 얼마나 행복한지는 정확하게는 모른다.
그리고 두 번에 걸친 삶에 부여된 시간의 총합은 모든 인간에게 같은 값으로 고정되어 있어서 현생을 오래 살면 두 번째 삶이 짧아지고 현생이 짧으면 두 번째 삶이 길어진다고 치자. 또한 현생에서 맺은 모든 인간관계는 두 번째 삶에서 완전히 무효화 된다고 가정하자. 즉 현생에서 그리 소중했던 연인이 헤어지고 가족은 흩어질 것이다. 이것은 가정이 아닌 누구나 알고 있는 절대적 진리라고 생각하자.
이 상태에서 지금 이순간 자신의 목숨을 끊고 두 번째 삶으로 갈 것이냐를 물어봤을 때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물론 이 자살의 과정이 그다지 고통스럽지도 힘들지도 않다고도 가정하자. 이 고통 때문에라도 결정하기 힘든 이들이 있을 것이니. 그저 잠이 들고 나면 두 번째 삶으로 이동했을 것이다.
지금부터 잠시만 이것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지금의 현실이 너무 힘들고 고통스럽고 그다지 행복하지 않은 이들은 아마도 자살을 생각했을지 모른다. 그리고 그저 그런 정도의 행복감에 있는 이들은 갈등을 할 것이고 무엇보다도 오늘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이와의 첫 데이트를 앞둔 이의 선택은 거의 명백할 정도로 현생에 머무르는 것을 택할 것이다.
자신에게 소중한 이들이 많은 사람들 역시도 떠나길 꺼려할 것이고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는 이들 역시도 그것들을 해내기 위해서 머무르려고 할지 모른다. 물론 꽤나 많은 이들이 떠나려 할지 모르겠다.
혹은 자신은 별로 생각이 없으나 주변 사람들이 하나 둘씩 떠나면서 만날 지인이 줄어들고 거리에 사람들이 줄어들면서 괜히 그곳에 늦게 가면 어떤 손해를 입지 않을까 하는 불안한 생각에 자살을 결정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결국 이들은 남들을 따라 가는 사람들이 될 것이다.
또한 어떤 이들은 현생에서 벌어 놓은 엄청난 양의 재산이 아까워서 차마 그것을 버리지 못해 떠나지 못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가 그 돈을 가지고 부릴 수 있었던 많은 사람들이 하나 둘씩 사라짐으로써 돈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점점 줄어들게 되었다면 결국 그 역시 떠나게 될지도 모른다.
어떤 가족은 다 같이 손을 꼭 잡고 함께 떠날 것이고 어떤 가족은 각자 뿔뿔이 흩어져서 서로 마지막까지 얼굴을 보지 않은 채 떠나 갈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는 다른 이들과 함께 누군가는 끝까지 혼자서 떠나게 될지도 모른다.
이렇게 점차 많은 이들이 떠나게 되면 결국 우린 인간이 문명을 통해 이루었던 그 엄청난 문화의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됨으로써 점차 더 많은 이들이 떠나게 될 것이다.
하지만 현생에서 가장 큰 이득을 누렸던 기득권 층은 그것을 포기 해야 하는 상황이 오게 됨으로 어떻게든 다양한 경로의 세뇌 작업을 통해 사람들이 그곳으로 떠나지 않도록 노력 할 것이다. 결국 자신들이 누린 기득권이 타인들의 노동으로부터 나왔었기에 사람들이 떠남에 따라 그것이 점차 사라지게 됨을 인식하고는 큰 절망에 빠져 떠나 버릴지도 모른다.
여기에서 떠나야 한다면 과연 어떤 이유로 떠나고 싶을 것이며 반대로 남아야 한다면 정말로 어떤 이유로 남고 싶은가?
자, 이제 어느 정도 생각을 했다면 이 가정을 무효화 시키자. 누군가는 떠났고 누군가는 남았을 것이다. 이 가정이 무효화 되는 순간 이제 다시 생각해보자. 죽을 것인가 살 것인가? 그리고 결정을 하기 전까지 가지고 있던 삶의 의미가 지금 이순간에도 연속되고 있는가?
만약 떠난 이라면 현재 이 세상에 살고 있는 이유가 단지 두 번째 세상이 없기 때문에 살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물론 다른 해석도 되겠지만 이것이 그나마 유추 가능한 설명이긴 하다.
우리는 아무리 현재의 자신의 삶이 어렵고 고통스러워도 쉽게 포기하지 못한다. 그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결국 희망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희망은 정말로 중요하다. 현재의 내가 바뀌어서 미래의 내가 좀 더 나아질 것이란 믿음이 결국 우리의 현재를 버티게 해주고 있는 것이다.
반대로 남아 있는 이라면 현재의 삶이 매우 만족스럽고 충분히 행복한 것이리라. 혹은 그리 행복하지 않아도 자신의 탐욕으로 모은 물질적 가치들을 두고 떠날 수 없기 때문에 남아 있는 이도 있을 것이지만 그들 중에서도 그 돈을 통해서 부릴 수 있는 사람들이 줄어들어서 결국 돈의 가치가 무의미해지는 순간 떠나는 이들도 있었을 것이다. 이것은 단지 포기의 시점의 문제였다.
만약 그 자신이 떠나지 않았다면 어떤 이유로 떠나지 않았으면 좋을까?
돈이 아까워서?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 너무도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어서? 주변에 좋은 지인들이 많아서? 자신을 정말로 행복하게 해주는 일을 하고 있어서? 꼭 이번 생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어서?
만약 떠났다면 어떤 이유로 떠났으면 좋겠는가?
현생이 힘들어서? 지인들이 떠나서? 돈으로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어져서? 호기심에? 남들이 떠나니까 불안해서? 홀로 남게 되어서? 먹을 것이 없어서?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은 각자 생각해보시길 바란다. 그리고 그 답이 아마도 자신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의미라고 해석하면 될 것이다.
우리 인간은 오래 전부터 삶의 의미에 대한 질문을 던져 왔다. 그것은 철학자들이 그랬고 일반인들 역시도 그런 철학자들이 던진 질문과 그것에 대한 그들만의 고유한 생각을 책을 통해 읽으면서 또 다른 생각의 세계로 빠져 들었을 것이다. 물론 이런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을 생각하는 이들은 전체 인간 중 1%도 되지 않을 것이지만 아무튼 누군가는 늘 이 질문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정확하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가 이 질문을 구체적으로 던지고 생각했는지에 관계없이 자신의 삶이 의미가 있다고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그 누구도 '당신의 삶은 아무런 의미가 없어서 지금 당장 죽어도 상관없어. 아니 지금 존재하는 것 자체가 문제야' 라는 말을 듣는다면 그리 기분이 좋을 리가 없다.
그렇다면 우린 결국 잠재적으로 누구나 자신의 삶에 대한 의미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 그것을 생각하고 책을 읽는 사람들은 소수겠지만 결국은 누구나 입 밖으로 내 놓거나 혹은 그것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따로 부여하지 않을 뿐이지 결국엔 모두 같은 입장으로 판단된다.
그런데 우리를 의미 있게 해주는 것들은 무엇일까? 이젠 앞에서 말한 자신이 생각하는 그 자신만의 의미와 이제 우리 스스로가 던진 우리는 의미 있어야 한다는 질문을 연결시켜 보자.
누구나 의미가 있어야 하므로 의미를 찾아야 하는데 그렇다면 자신이 생각한 의미를 현재 가지고 있거나 혹은 얻으려고 노력하고 있는가? 그리고 그것을 그 모든 가치 추구보다 우선하고 있는가? 아니면 의미에 대해 생각을 하지 않고 있듯이 그것을 가지고 있거나 추구하려는 노력 자체도 하지 않고 있는가?
그런데 처음 가정에 우리는 누구나 구체적이든 잠재적이든 자신의 의미에 대해서 질문을 던졌으므로 결국 그것을 찾아내거나 혹은 그것을 찾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면 결국엔 질문을 하고 답을 구하지 않은 상황이 되어 최종적으로는 그 자신의 삶에 대한 의미가 없다는 것으로 결론이 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 스스로 질문을 던졌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기에 이것에 대한 답을 찾으려는 구체적인 노력을 하지 않게 된다. 즉 그 자신의 삶이 의미 있어야 한다는 것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을 던지지 않았기 때문에 그 질문에 대한 답을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최종 적으로 다수의 사람들의 삶은 질문 후 답을 내지 않은 상황으로 존재하게 된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구체적으로 답을 찾지 않아도 많은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이 답을 찾아가게 된다. 즉 앞에서 말한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위해 살아감으로써 어딘가에 글로서 답을 적지 않아도 그 삶을 통해서 말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들에는 사랑, 가족, 우애, 관계성 과 같은 우리를 따뜻하게 해주는 것들이 잔뜩 들어 있다. 여기에서 돈과 같은 물질적인 것들을 가장 가치 있는 것이라고 최종 결론을 낼 수 있는 이는 얼마나 될까?
많은 사람들은 삶은 현실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우리가 가진 현실의 진정한 모습은 하나의 가정을 함으로서 그 모습을 들어 낸다. 두 번째 삶이 기다리고 있다면 우리의 삶은 유일성을 잃어버리게 되고 그래서 비교가 되면서 그 참모습을 보여 준다.
과연 우리의 삶은 무엇이 가치 있어야 옳을까?
삶이 의미 있고 싶은가? 그렇다면 두 번째 삶이 기다라고 있더라도 당신을 이 세계에 잡아 둘 수 있는 것들을 찾아라. 그래서 그 행복을 약속 받은 두 번째 삶의 시간이 현생의 시간을 통해 낭비되었다고 느끼지 않을 무엇인가 그 자신이 납득할 수 있는 것을 만들어 내어야 한다.
나는 적어도 그것이 돈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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