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철학

남자에 대한 추가 보고서

아이루다 2013. 6. 15. 08:05

 

지난 글에서 남/녀에 대한 기본 성향을 이야기 했었다. 그리고 그 후 이런저런 생각을 좀 더 해보니 결국 남자나 여자나 마찬가지로 역할로 주어진 성향을 기반으로 해서 아주 다양한 형태의 성격이나 행동으로 분화되어 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오늘은 그 중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이 글은 남자편과 그 다음에 여자편 두편으로 작성될 예정이다.

 

지난 글에서 남자에 대한 성향을 간단히 정리하자면, 남자는 성 역할에서 주로 먹을 것을 마련하는, 즉 다양한 도구를 이용해 사냥이나 채집의 확률을 높이는 쪽으로 진화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 그 덕분에 남자들은 여자에 비해 생산적인 일을 함으로서 행복을 느끼는 삶을 살아가도록 일반적으로 정해져버린 것이다. 그렇다면 이 성향이 이후 남자들의 다양한 성격적 차이에 어떻게 영향을 주었을까?

 

일단 현대의 인간의 생각을 기준으로 과거의 우리 조상을 상상해보자. 가장 쉬운 예로 먹을 것을 구하는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었을까를 구분해봄으로서 남자들의 성향이 어떻게 세분화 되어지는지를 생각해보기로 해보자.

 

1. 사냥감을 찾아 다니다가 잡는다. 주로 작고 잡기 쉬운 동물들.

2. 무리를 지어 사냥감을 찾아 다니다가 잡는다. 상대적으로 잡기 힘들고 크기가 크다. 잡은 사냥감은 가능하면 공평하게 나눈다.

3. 뾰족한 창과 같이 좋은 도구를 만들어서 사냥을 하는데 이용하여 남들보다 더 많은 고기를 얻는다.

3. 좋은 도구를 만들어 이것을 고기와 교환한다.

4. 사냥감을 가지고 오는 이들을 습격하여 뺏는다.

5. 늘 뺏긴다는 것을 알기에 미리 자신의 가족을 위한 고기를 약간 챙겨놓고 나머지는 자진 상납한다.

6. 뺏는것도 개인보다는 단체가 유리하다는 것을 알기에 무리를 지어 사냥도 하고 뺏기도 한다.

7. 육체적인 힘이 약해 뺏기를 못하므로 훔친다.

8. 좋은 사냥터에 대한 정보를 특정 사람들과만 교류해서 남들보다 훨씬 많은 사냥감을 확보한다.

9. 공동 사냥 후 고기를 공평하게 분배하는 능력으로 이것을 처리하고 이것에 대한 감사로 추가적인 고기를 확보한다.

 

이 분류를 그냥 보면 그냥 그럴법해보인다. 이것은 당연히 현대의 다양한 인간의 삶을 경험한 우리의 시각으로 보기 때문에 그렇다. 하지만 과거 수십만년 전 구석기나 신석기 시대 원시인들에게는 이런 인간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말하는 강도나 도둑 같은 개념도 없을 수 있다. 그것은 어떤 의미에서 진정한 자연의 원칙인 약육강식의 원리에 따르면 당연히 약한 개체가 강한 개체에게 약탈당할 수 밖에 없다. 어떤 사람은 심지어 과거의 원시시대엔 결혼의 풍습도 없었을 것이니 거의 대부분의 여자들은 강간을 당하는 형태로 섹스가 이루어졌을것이란 말도 한다. 아무튼 따라서 그들은 의식하지 못하고(범죄,윤리 등등) 살기위해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을 것이라고 믿는다.

 

식량을 얻는 방법은 물론 단순히 사냥만을 통하는 것이 아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채집이 훨씬 안정적인 방법이기도 했다. 아무튼 어떤 경로로 먹을 것을 구했든지 간에 먹을 것을 구하는 방법은 크게 세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자기 스스로 구하기, 두번째는 합당하게 교환하기, 세번째는 불법적으로 얻어내기. 물론 여기에서 불법적이란 의미는 현대사회의 법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그리고 이 원칙은 현대사회에서도 아주 명확하게 유지되고 있다. 일단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스스로 구하거나 합리적으로 교환한다. 이것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누리는 삶이다. 그리고 소수의 강도, 도둑들이 있다. 그런데 여기에서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강도나 도둑이 아닌 우리가 일반적이라고 믿는 사람들에 숨어 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강도나 도둑들이다.

 

어떤 사람을 다수의 어떤 사람들이 매일 때린다고 치자. 매일 고기를 1kg씩 가져오지 않으면 때린다. 그렇게 관계의 룰이 만들어지면 이들은 때리지 않고도 매일 1kg의 고기를 구할 수 있게 된다. 그들은 단지 처음 몇번만 확실하게 상대를 패 놓으면 된다. 물론 죽이면 안된다. 그렇게 되면 1kg의 고기를 가져다 줄 사람이 하나 줄게 되므로. 이 상황은 겉으로 보기엔 매우 평화롭다. 이것은 5번의 경우에 해당되는데 폭력은 없지만 상납은 유지가 된다. 그리고 이것을 좋은 말로 표현하면 영향력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인간의 영향력은 매우 다양하며 또한 우리가 잘 인식하지는 못해도 아주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이 영향력은 다른 말로 지배력으로 표현될 수도 있는데, 물론 지배력과 영향력은 좀 다르긴 하다. 그래도 이 두 단어가 말하는 의미는 비슷한 구석이 있다.

 

앞서 말한 예에서 폭력을 통해 지배력을 행사한 어떤 무리들이 그것을 두려워하는 약한 무리로부터 주기적으로 고기를 상납받는데 이것은 지배력을 가진 무리들의 일종의 불로소득으로 보면 된다. 이들은 이런 과정을 통해 시간을 벌고 그때 자신의 지배력을 더 높고 넓게 해준 방법을 연구할 기회를 얻게 된다. 그것은 뛰어난 무기나 전투기술 같은 행위가 될 수 있으며 어떤 의미에서는 그런 능력을 통해 또다른 지배력을 원하는 무리들과의 싸움에서 자신에게 속한 약한 무리들을 지켜내기도 하는 의미가 된다.

 

이 방법은 현대에서도 우리가 세금을 내고 나라의 공권력의 보호를 받거나 음지에서 깡패들의 보호를 받는 술집, 나이트클럽 등과 같은 원리와 완전히 동일하다. 그리고 현대사회로 발전되면서 이들은 일명 '기득권' 이란 이름으로 암묵적으로, 합법적으로 사회를 지배하면서 소수를 위한 다수의 희생을 기반으로 그 이득을 극대화 시키면서 살아간다.

 

여기에서 남자들의 성향은(꼭 남자만은 아니다. 이런 환경에 놓인 모든 인간들이 더 맞는 표현이겠다) 매우 쉽게 분리가 되어진다. 그것은 바로 능력과 도덕심과 공감능력의 조합으로 이루어진다.

 

욕심이 많고 이를 위해 지배욕구가 강한 남자는 자신의 이득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소시오패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사람은 보통 능력은 나름 뛰어나지만 도덕심과 공감능력은 현저하게 떨어진다. 법적인 문제만 없다면 살인까지도 태연히 저지를 사람들이며 과거에 사냥감을 뺏고 상납받던 무리들이다.

 

이런 성격과는 정반대로 능력이 부족하고 소심한 사람들이 있다. 늘 강자에게 굽신거리는 것이 몸에 굳어져서 일면 '종놈근성'이 뼈속까지 스며든 이들이다. 도덕심이나 공감능력은 어느정도 있을지 모르지만 그 소심하고 겁이 많은 성격으로 인해 자신에게 유형이나 무형의 폭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들이나 혹은 그냥 강해보이는 이들에 대한 무한한 공경으로 인해 끝없는 뜯김을 당하면서도 그들 편에 서서 이들을 옹호하는 사람들이 있다. 듣고보면 참 웃긴 것 같은데 우리나라에도 꽤나 많다.

 

그리고 이 두 극단적인 성향 사이에 존재하는 아주 다양한 계층의 성향이 존재한다. 그것은 아까도 언급했듯이 능력, 도덕심, 공감능력 이 세가지 조합에 의해 나누어진다.

 

여기에서 눈여겨 봐야 할 한가지 조합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능력,도덕심은 어느 정도 있으나 공감능력이 없는 사람들인데 보통 이런 사람들은 주변에 좋은 인덕을 쌓고 스스로도 도덕적으로 잘 살아가는 사람이다. 하지만 이 부족한 공감능력으로 인해 좀처럼 다른 사람의 삶에 관심이 없다. 즉 공동체의 삶에 대한 무관심으로 인해 자신과 가족 그리고 자신이 아는 지인들까지만의 삶에만 관심을 갖을 뿐 사회적 약자들이 어떻게 강자들에게 이용당하는지 혹은 이 소위 '기득권' 이란 존재들이 얼마나 교묘하게 사회의 공동이득을 자신의 개인 이득으로 바꾸고 있는지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이것을 일종의 개인주의라고도 할 수 있는데 생각보다 이런 사람들이 꽤나 많다. 특히 이 성격은 남자들보다 여자들에게 더 많이 나타나는 경향이 큰데 그것은 여자들의 공감범위가 자신과 자신이 아는 지인들까지로만 한정되기 때문이다.

 

남자들은 과거로부터 무리를 지어 어떤 일을 하는 것이 익숙해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공동적인 일에 관심을 갖게 된 반면, 집에서 혼자 아이를 돌보고 집안일을 하는 여자들은 그럴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그녀들에게 밖의 일은 그냥 밖의 일일 뿐이었을 것이다. 아무튼 이 글은 남자들을 위한 것이니 여기까지만 한다.

 

이런 종류의 사람들은 어떤 문제를 가지고 있을까? 실제로 만나보면 그리 나쁜사람들도 아니고 남에게 해를 끼치지도 않는다. 오히려 도움도 많이 주고 착한 일도 많이 한다. 하지만 문제는 자신이 아는 사람이 아닌 이들에게 대한 무관심 때문에 잘못된 가치관을 가질 경우 정말 고쳐지기가 힘들다. 우린 사회를 통해, 타인을 통해 우리 자신을 이해하고 배우게 되는데 이런 사람들은 그럴 기회가 없어서 평생을 자신이 믿는 삶 안에서만 살아가며 변화가 거의 없게 된다. 하지만 이것은 문제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 그래서 어떻게 설득할 수도 없고 비난할 수도 없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으며 양비론의 성향을 많이 보인다. 그것은 살아오면서 관심이 없는 것에 대한 지적을 많이 받았는데 스스로 변할 필요를 못느끼니까 서로 반대가 되는 양쪽 모두를 비판하는 것이다. 실제로 그 어떤 논리도 비판꺼리를 찾으면 안찾아지는 것이 없는 것이니까. 그런데 이 양비론은 좀 문제가 된다. 그것은 마치 그 스스로를 중립의 위치에 있다고 믿게 만들기 때문이다. 양비론은 중립이 아닌 아예 그 판에서 나가 있는 것인데도 자신은 그 스스로를 중립으로 믿고 있는 착각을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 기득권이 제일 잘 써먹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양비론인데, 자신들의 치부가 들어나면 자신을 비난하는 세력의 조금의 치부를 밝혀내어 너희들도 같은데 왜 우릴 비난하냐라는 식으로 '오십보 백보' 이론을 편다. 그리고 이것이 아주 잘 먹혀든다.

 

이 성향 말고 가장 일반적인 성향을 찾자면 바로 보통의 능력, 보통이거나 혹은 낮은 수준의 도덕심, 일반적인 공감능력을 가진 이들이 바로 거기에 속하는데 정말 흔한 사람들이다. 자신과 가족의 이득에 어느정도 집중하고 사회 문제도 관심이 있긴 하지만 그것이 어떤 도덕적 기준에 의해서라기 보다는 그냥 자신의 이득이나 혹은 자신의 집안에 있는 강자가 말하는 것을 기반으로 무턱대고 추종하는 형태이다.

 

아마도 우리나라 남자들의 50%이상이 여기에 속할 것이며 이들은 정부의 의지에 따라 경제적 상황에 따라 혹은 자신의 형편에 따라 수시로 믿는 가치가 달라지는 사람들이 된다. 일명 유동층에 존재하는 사람들이며 이들의 움직임에 따라 사회의 성향이 결정되는데 그것은 바로 그 숫자가 많기 때문이다.

 

이들은 좋은 쪽으로 유도하면 도덕적인 사람이 되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소시오패스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자신의 이득을 위해 남에게 간접적인 해를 끼치는 것에 대해서는 거의 무관심한 수준까지 떨어지게 된다. 그래서 어쩌면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성향이라고 평가 할 만도 한다.

 

여기에 아주 소스의 높은 도덕심과 공감능력을 가진 이들이 아주 소수 존재하는데 이들은 보통 잘되면 좋지만 잘못된 길을 들어서면(잘못된 사상을 주입 받으면) 극단적인 형태의 사상가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의지는 정의를 향하나 그것으로 인해 다수의 범죄가 나타날 수도 있다. 예전에 일본에서 나온 데스노트와 같은 만화의 주인공처럼 악을 응징하는데 있어서 악을 이용하는 정의 실현법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런 것에 대한 보통 사람들의 입장은 어떤 의미에서는 공조를 한다. 미국에 나오는 수 많은 영웅들의 이야기와 이들에게 집착하는 미국민들과 이제는 전세계인들이 모습에서 그것을 확인 할 수 있다. 법을 잘 지키는 히어로의 이야기는 좀 그렇지 않은가?

 

글을 좀 정리하자면, 뭐 남자라고 그 범위를 제한했지만 아무튼 어떤 생산을 해서 뭔가를 만들어내는 인간의 성향을 세분화해서 나눠보면 결국 인간이 가졌거나 혹은 교육받은 사상에 의해 형성된 도덕심이나 타고난 공감능력등이 더해지면서 우리는 정말 다양한 것처럼 보이면서도 매우 획일화 된 성향을 보이고 있다. 이 말은 우리는 하나하나가 매우 다른 존재로 보이지만 실제로 잘 따져보면 그냥 단순히 어떻게 먹을 것을 구할 것인가에 대한 개개인의 답일 뿐인 것이다.

 

여기에서 가장 큰 문제는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이렇게 단순한 존재로 생각하지 않기에 그 자신이 오랫동안 생각하고 믿어돈 사상, 종교, 믿음 등에 대해 의심을 할 기회를 잃어버린 것이다. 그것이 마치 인간이기에 인간만의 고유 능력으로 혹은 자신이 온전히 다 만들어 낸 생각이나 신념으로 인식해서 변화하지 못하는 일이다. 고정됨은 편하지만 썩는 것이다.

 

잠시라도 내가 속한 그룹이 어딘지를 잘 생각해보고 과연 내가 내가 생각하고 있는 그 모든 것에 대해 어떻게 스스로 의심없이 믿고 있는지를 생각해보길 바란다. 우리가 조금씩이라도 이런 의심을 갖게 될 때 우리 사회가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