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글을 쓴다는 것

아이루다 2013. 5. 20. 14:22

 

나는 일반적인 대한민국의 교육과정을 밟아서 대학까지 나온 매우 평범한 사람 중 하나이다. 뭐 물론 상황에 따라 대학을 졸업한 것을 특별한 일로 간주할 수도 있지만.. 솔직히 요즘 내 주변에 고졸자를 찾는 것이 대졸자를 찾는것 보다 훨씬 어렵다는 사실을 보면, 요즘 대학은 정말 정규교육과정의 일부로 봐도 무방할 듯 하다.

 

아무튼 나는 매우 평범한 교육과정을 거쳐 사회에 진출해서 지금까지 일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 과정속에서, 나는 초등학교 시절 '가나다라'부터 시작해 고등학교까지 '국어' 라는 과목을 꾸준히 배웠다. 지금도 머리속에 그 과정중에 배웠던, 별, 인연, 낙엽을 태우면서, 메모광, 소나기와 같은 소설과 수필들이 떠오른다. 어떤 작품은 아련한 기억처럼 어떤 작품은 애뜻한 마음으로 또 어떤 작품은 묵직하거나 가볍게 모두 그 느낌을 달리하고 있다.

 

물론 내가 글의 제목처럼 글을 쓴다는 것과 '국어' 라는 과목이 매우 크게 연관된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단지 대한민국에서 살아온 대다수의 사람들이 고등학교까지만 정상적으로 졸업했더라도 12년간의 국의 수업을 꾸준히 받은 셈이란 뜻이다. 그리고 이것은 누구나 글을 쓰기 위한 기초적인 소양을 쌓았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반대로 그렇게 배웠지만 실제로 우리가 글을 쓰는 것은 좀 다른 일이라는 말도 하고 싶다.

 

나는 고등학교때 이과를 선택해 어쩌면 나는 내가 인문계적인 능력보다 자연과학계 쪽에 더 소질이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타고난 분야는 이과도 문과도 아니였다. 나는 그저 이쪽이나 그쪽이나 딱 밥 벌어 먹을 정도만의 능력을 가진 것 같다. 물론 그래도 이과가 밥 벌어먹기는 좀 명확한 감이 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인 프로그램 짜는 일도 아주 잘하진 못해도 밥 먹고 살만은 하다.

 

 

사설이 길었다. 아무튼 나는 나이를 먹고 글쓰기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물론 그 근간엔 읽었던 많은 책, 큰누나의 소설작가 데뷔, 개인적으로 소설을 쓰고 싶다는 욕구까지 곁들여져서 무리한 소설쓰기를 해본 적도 있다. 물론 잘 안되었다. 내가 해 본 최고의 시도는 동아일보인가에서 개최한 단편 SF 소설 분야에 내 원고를 보내 본 것이 다였다. 물론 소식도 없다.

 

한때는 판타지 소설을 쓰고 싶어서 세계전쟁 후 멸망한 지구에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쓴 적도 있고 단편으로 몇가지 소설을 써본적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도는 시작으로 끝나고 결말을 낸 작품은 거의 한편도 없다. 이 블로그에도 몇개의 시도된 작품이 있다. 물론 비공개로 되어있다. ㅎㅎ

 

통설적으로 말해지는 것에 따르면 이공계인들이 인문계쪽 사람들보다 글씨기에 서투르다고 한다. 나는 어느정도 여기에 동의한다. 집안식구 중 유일한 인문계 졸업자인 막내 누나의 글쏨씨는 내가 예전에 봤을때도 참 좋았다. 어쩌면 같은 내용을 적어도 그렇게 있어 보이게 풀어낼 수 있는지 감탄스러울 지경이다.

 

특히 요즘도 영화평론이나 기타 어떤 것에 대한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의 글을 읽어보면 확실히 글을 쓰는데에 있어서 급이 다르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어떤 면에서는 타고난 것 같기도 하다. 반대로 이공계쪽도 회사 생활을 하다보면 나름 글을 쓰는 편이지만.. 우린 보통 보고서나 계획서 같은 아주 현실적으로 의사 전달이 명확해야 하는 글을 쓴다. 그래서 글의 군더더기를 다 빼고 무미건조하면서 명료한 어휘만을 골라쓰게 된다. 그래야 적어도 오해가 없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글을 좀 더 잘 쓰고 싶다. 왜냐고 묻는다면 꼭 나중에 소설을 써보고 싶기 때문이다. 지금도 나는 내가 쓰는 문체에 대해 좀 불만이 많다. 그래도 꾸준히 노력하다보면 한 10년 후쯤엔 내가 소설을 쓸 만큼 다듬어졌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죽기 전까지 단 한편의 책이라도 쓸 수 있다면 나는 그것으로 족하다. 그것이 어찌 작은 소망이겠는가?

 

나는 꾸준히 글을 쓰고 주변에 글을 쓰라고 추천을 한다. 왜냐면 글을 잘쓰나 못쓰나 상관없이 글 쓰는 것 그 자체가 꽤나 매력있고 또 삶을 관조하는데 매우 큰 도움을 준다고 내가 생각하기 때문이다. 말은 조절하지 못하고 나가지만 글을 쓰면 꽤나 정제된 표현과 정확한 의사전달을 할 수 있고 또한 내 생각을 제대로 감지하고 설명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에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글을 안써본 사람은 글을 처음 쓸때 꽤나 곤란함을 느낀다. 솔직히 너무도 잘 쓴 자기 일기장을 다음날 아침에 읽었을 때 얼굴이 화끈거리지 않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이렇듯 글을 너무 감정적으로 쓰거나 혹은 나름 썼다고 생각한 후 다시 읽으면 문맥도 이상하고, 앞뒤도 안맞고, 원하던 방향으로도 글이 전개가 안되어 첫 의도와 상관없이 이상한 결론이 나서 서둘러 글을 맺기도 한다. 예를 들어 환경호르몬이 왜 몸에 좋지 않는가 하고 글을 쓰다가 자기가 좋아하는 과자에 대한 예를 들었다가 이리저리 섞이면서 결국 그 과자를 만든 회사를 욕하고 끝내기도 한다.

 

내가 아는 주변인들 중에 두명이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둘 모두 한 두편 쓰고 진행을 못하고 있다. 그들 모두 바쁘고 또한 쓰고난 후 그 글에 대한 자신감이나 혹은 아쉬움 때문에 글을 더 쓰는 것에 대해 좀처럼 진행을 못하고 있다. 물론 나는 이 부분을 충분히 이해한다. 내가 이 블로그를 만들고 한 2년을 거의 아무런 글을 쓰지 않고 방치하다가 겨우 작년 1월부터 어떤 계기로 쓰기 시작했으니까.

 

하지만 이런 생각도 든다. 만약 내가 이런 글을 30대 초반부터 꾸준히 썼다면 나는 좀 다른 내가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물론 역사는 가정법을 허용하지 않지만.. 내가 그런 과정을 겪었다면 지금의 나보다는 좀 낫지 않았을까?  잘 모르겠지만.

 

그래서 나는 30대인 그들에게 글을 꼭 써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왜냐면 그것이 더 낫다. 물론 나이를 먹으면 나이가 주는 관대함과 삶의 보는 자세들이 달라지면서 말투나 어휘가 뭔가 변화가 생기긴 한다. 그래서 그것이 어쩌면 글이 주는 느낌을 좀 더 여유롭게 느껴지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그냥 형식이나 과정일 뿐이다. 정작 중요한 것은 그 글이 품은 진정한 의미이다. 내가 여러가지 글을 쓰고 그것을 타인과 공유하는 방법을 블로그로 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너무 교류가 심하거나 지인들과 관련되면 그런 글을 쓰기가 매우 힘들다.

 

이 블로그는 나에게는 거의 일기와 같다. 물론 완전히 내 속마음을 다 적지는 못한다는 것쯤은 누구나 알 것이다. 그런 일기는 누구에게도 오픈할 수 없는 것이 인간이다. 그리고 나는 그런 일기를 가지고 있지도 않다. 아무튼 나는 꾸준히 내 생각과 나의 변화를 기록하는 의미로 이 블로그의 글을 써나갈 것이다. 그리고 내 주변에도 그런 글을 쓰는 이들이 좀 생겼으면 한다. 그 글이 꼭 나에게 관심이 없는 내용이라고 해도 한번쯤 읽어보고 내 생각을 말해주고 그렇게 또 다른 채널의 공유가 있었으면 한다.

 

내 글들은 너무 중구난방이라서 어떤 글들은 무겁고 어떤 글들은 글이 아닌 정보일 뿐이고 어떤 글들은 여행 보고서이기도 하다. 하지만 나는 그것들을 딱히 구분하고 싶지 않다. 여기에 카테고리 분류를 내 글을 읽는 분들을 위한 나의 작의 편의사항일 뿐이다. 왜냐면 누구나 자신이 관심있는 분야가 있기 때문에 이 블로그에 접속했을테니 그 글들을 좀 더 빨리 찾고자 하는 도움을 주고자 했기 때문이다.

 

내 글들 중에 제일 인기 있는(해봐야 ㅋㅋ) 글은 역시 전원주택에 관련된 글들이다. 특히 집짓기 과정을 적어 놓은 글은 그래도 매일 10여차례 조회수가 기록되어 있다. 댓글도 몇개 달려있기도 하다.

 

아무튼 이제 글이 365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내 개인적으로는 365개의 글을 쓰는 것이 1차 목표였다. 그 숫자는 1년의 날을 의미하는데 아무튼 내가 매일 글을 써서 1년간 365개를 쓰고자 했으나.. 무산되고 지금은 그 숫자만이 의미있게 목표로 남아 있다. 아무튼 이번주에 그 숫자가 달성될지도 모르니, 작은 파티를 준비해야겠다.

 

죽는 그날까지 도대체 몇개의 글을 쓸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난 적어도 만단위까지는 쓰고 싶다. 그리고 나중에 그 글중 정말 괜찮은 것들만 모아서 온라인 책을 한권 내고 싶다. 그때쯤 되면 개인 출판의 시대가 열리고도 남았을 것이다.

 

그때가 오면 죽을 날이 가까워졌겠지만.. 아무튼 기대는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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