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이야기들

가을바람

아이루다 2012. 8. 23. 09:36

지금 사는 집이 15층인 까닭에 바람이 유독 많이 분다. 특히 양쪽으로 뚫린 창을 반쯤 열어두면 심할 경우 황소바람 같은 공기의 흐름을 보인다.

 

어제 좀 차갑게 느껴져 오랜만에 긴팔을 꺼내 입었는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완전히 가을바람이다.

계절이 또한번 바뀌려고 한다. 뜬금없는 이야기지만 일각이 여삼추란 말이있다. 15분이 세번의 가을 즉 삼년같다는 말이다. 어쩌면 여름에서 가을로 가는 변화는 겨울에서 봄으로 오는 변화보다도 더 극적으로 느껴지고 단절을 느끼는 듯 싶다. 그래서 1년을 일추로 표현한 것인지도 모른다.

 

가을은 거두는 계절이다. 벼농사로 따지면 1년 결실을 맺는 계절이고 그래서 또 풍성한 계절이다. 하지만 덥고 습했지만 강렬했던 햇살이 멀어지고 태양이 점점 그 높이를 낮게 띄울때 느껴지는 차가운 바람은 문득 매우 쓸쓸함을 느끼게 해준다. 일명 풍요속의 빈곤인가?

 

오늘 아침 꽤 오랜만에 가을을 느꼈다. 물론 좀 있으면 금새 사라지고 또 겨울이 오겠지만 나는 매년 가을이 오면 이 스잔하고 쓸쓸한 느낌을 되새긴다. 뭐 그렇다고 해서 내가 가을을 타는건 아니다. 워낙 둔한 성격이라서 그런것 거의 없이 산다.

 

가을이 오고 있다는 생각과 함께 영월에 지어놓은 집이 떠오른다. 날씨도 너무 안좋고 이래저래 자주 찾지 못한 그 집에 이제 좀 여유로운 통행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파란 가을 하늘과 펄럭이는 빨래들.. 그리고 밤하늘을 수 놓은 수 많은 별들이 보고싶다.

 

서울은 편한데 서울은 쓸쓸하다. 영월은 불편한데 영월은 그립다. 무슨 차이인지 모르겠다. 그냥 그렇다.

이번주 영월에 다녀오고 싶은데 결혼식이 있다. 좀 많이 귀찮다. 아 결혼식들 좀 대충 끼리끼리하지 꼭 사람을 부른다.

 

가을이 느끼진 목요일 아침 짧게 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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