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이야기들

요즘 사는 모습

아이루다 2012. 8. 4. 10:33

오늘이 2012년 8월 4일이다. 현재 대한민국은 일찍 시작된 숨막히는 더위속에 갇혀있다. 매일 신문지상엔 과도한 에어콘 사용에 의한 예비전력이 모자란다는 기사가 나온다. 그리고 실제로 내가 봐도 그럴듯 하다.

 

대한민국은 전통적으로 8월 첫주간이 제조업 단체 휴무 기간이다. 아마 우리나라 제조업 공장의 많은 인력들이 이번주나 다음주 휴가를 받아 어딘가로 떠날 것이고 그들의 움직임에 의해 3면이 바다인 이나라의 해변은 물반 사람반 사태가 일어날 것이다. 산이 많아 곳곳에 이름난 계곡들이 즐비하며 바다의 북적거림이 싫은 어떤 이들은 상대적으로 조용한 계곡을 찾아 간다.

 

오늘도 어떤 가족들은 차를 타고 떠나고 어떤 가족들을 차를 타고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고 있을 것이다. 땡볕에서 고속도로는 수 많은 휴가 차량으로 인해 미어터질 것이 분명하고 재수 없는 어떤 이는 차가 고장나서 에어콘도 안나오는 차안에서 레커차를 한시간 넘게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누군가는 또 이 와중에 사고로 목숨을 잃고 있고 또다른 은밀한 관계를 유지하던 불륜 커플들은 각자의 배우자를 속이고 둘만의 해외여행을 떠나고 있을 것이다. 나는 지극히 일반적인 상황을 말하지만 실제로 세계는 늘 그렇게 일이 일어난다.

 

그런 수많은 사건이 일어나는 세상에서 조금 떨어져 나는 현재 집에 있다. ㅎㅎ

 

지난 한 두달간 열심히 목표를 위해 달려왔던 디아블로3 불지옥 모드를 그제 최종 끝내고 급격히 식어버린 관심이 토요일 아침에 나로 하여금 그 게임을 하기전 모습을 돌려놔 주었다. 보통 쉬는날 딱히 할일이 없을 땐 아침부터 게임 접속을 해서 거의 하루종일 하곤 했는데 너무도 쉽게 또 원래 모습으로 되돌아 온다.

 

오늘 아침엔 9시쯤 자리에서 일어나서 한시간 정도 집 청소를 했다. 간만에 서랍들도 정리하고 베란다 물청소도 했다. 나름 힘들게 했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은 겨우 한시간이 지났다. 역시 노동을 할땐 시간이 느리게 가는 것인가?

 

청소를 끝낸 후 샤워를 하고 시원한 냉 아메리카노 한잔을 내렸다. 한 2년 전부터 드립커피를 먹기 시작해서 커피맛도 모르던 내가 요즘은 곧잘 혼자서도 커피를 내려 먹곤 한다. 특히 쉬는날 아침 고요함 속에서 따뜻한 드립커피 한잔은 참 많은 평온함을 주기도 한다. 그런데 요즘은 더워서 냉으로만 내려먹는다.

 

6월이 좀 심했고 7월엔 조금 나아졌으나 게임 때문에 그동안 책도 거의 안읽고 글도 많이 못 적었다. 책 사던 행사도 멈춘지 오래고 또 책을 완독한지도 오래다. 요즘은 쉬레딩거가 쓴 생명이란 무엇인가 와 저자는 기억이 안나는 초파리의 기억을 읽고 있다. 그리고 유진이가 읽어보라고 추천해 준 데미안을 가지고 있다. 이번 주말엔 데미안을 읽어볼 생각이다.

 

요즘 주말 중 금/토 는 거의 영월을 다녀왔기 때문에 실제로 나에게 주말인 토/일 밖에 없었다. 영월은 갔다오는 건 아직은 쉬기보다는 거기에서 해야 할 일이 있어서 그렇다. 아마도 겨울이나 되어야 정말 쉬로 갈 수 있을 듯 하다.

 

커피속의 얼음이 너무도 쉽게 녹아 금새 조막막해진다. 대한민국 8월의 더위란 정말 무서울 지경이다.

 

이번 주가 지나가 다음 주말쯤 그리고 한 주 정도 지나면 아마도 더위는 조금 수그러들것이다. 요즘은 열대야 현상이 나타나서 밤에 잘때도 덥곤 하는데 한 2주가 지나야 그 현상이 조금 사라질듯 하다. 지구가 23.5도 기울었다는 사실이 너무도 극명하게 나타나는 여름이다.

 

생각해보니 토요일 아침 이런 시간을 보낸 것이 꽤 간만이기도 하다. 주로 영월에서 토요일 아침을 맞이했기 때문에 그때와는 또 다른 평온함이다. 실제로 영월의 아침은 그다지 평온하지 못하다. 서울로 돌아와야 할 여정도 있고 아침부터 동네 주민들이 밭일을 하러 올라오곤 하기에 약간 성가신 느낌도 있다.

 

영월은 밤이 좋다. 밤엔 아무도 오지도 않고 또 불을 피우거나 해질녁 어스름함을 한껏 느낄 수 있다. 그것은 절대 이 집에서는 못느낄 평온함이기도 하다.

 

요즘 나의 일상은 주중엔 일하고 주말엔 영월 다녀오고 시간 남는대로 게임을 하고 또 아주 가끔 사람을 만난다.

 

앞으로 나의 일상은 주중엔 일하고 주말엔 영월 다녀오고 시간 되는대로 책을 읽고 또 아주 가끔 사람을 만나게 될 것이다.

 

2012년 8월 4일 어느 무더운 토요일 아침의 기록을 이렇게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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