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이야기

별사진 찍기 시작하기

아이루다 2012. 2. 13. 20:19

 

망원경으로 별보는 것을 안시라고 한다. 왜 안시인지 모르겠다. 아무튼 눈으로 보는 것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 허접하지만 내가 올려 놓은 사진정도라도 찍고 싶다면 말이다.

 

눈으로 보는 것이랑 사진을 찍는것은 처음 망원경이 없는 상태에서 망원경을 사는 것보다 더 큰 차이가 있다. 나는 처음부터 사진으로 시작해서 아주 대박 고생했다. 아무것도 모르고 하는 것이 얼마나 힘들던지. 그래서 이 글을 쓴다. 뭐 실제로 사진 찍는 천문인은 우리나라에 별로 없긴 하지만 누군가 시작한다면 작은 도움이라도 되고 싶다.

 

사진은 기본적으로 몇가지 방향으로 선택된다. 그리고 각 선택에 따라 가격차가 많이 나는데 종류를 살펴보자.

 

1. 사진찍기 종류

 

(1) 고정시켜 찍기

고정시켜 찍기는 일단 크게 두개로 나뉜다.

 

-  하늘 사진 찍기 : 일반 DSLR 카메라를 삼각대 고정시키고 약 30초 이내로 노출을 시켜 찍는 방법이다. 30초는 보통 렌즈기준으로 별이 그닥 많이 흐르지 않는 시간을 의미하며 일정시간이 지나면 지구의 자전에 의해 별이 점이 아닌 선모양으로 바뀌기 때문에 보기에 따라 흐려보여서 그리 좋지 않다. 여름/가을에 멋진 은하수 사진을 찍고 싶거나 별자리 사진을 찍고 싶을때 쓰면 좋은 방법이다. 가능하면 렌즈는 광각렌즈로 하면 좀 더 오래 노출이 가능하며 와이드한 맛도 있다.

 

기본 장비는 DSLR급 카메라 (렌즈 교환 가능한 카메라) 와 튼튼한 삼각대 그리고 유선이나 무선 릴리즈 정도가 필요하다. 이 정도 장비는 보통 카메라 취미를 가진 사람은 어느정도 갖추고 있는 것이므로 없는 분에게만 해당되겠다.

 

- 일주사진 찍기 : 둥근 호선을 그린 별의 사진을 본적이 있을 것이다. 이런 사진은 보통 많이 사진 장수를 합성해서 만들어 내는데 장당 30초~2분 정도 노출을 해서 수백장 이상 찍어 합성해서 만들어 낸다. 간단히 생각하면 카메라를 하늘에 고정시켜 노출시키면 별들이 움직이기 때문에 북극성을 기준으로 둥근 원 형태로 별의 궤적이 찍힌다. 그런데 중간에 끊는 이유는 노출을 오래하면 잡빛이 들어와 사진이 하얗게 타버리기 때문에 중간중간 끊어주는 것이다.

 

기본장비는 (1) + 타임 인터벌 조정이 가능한 리모콘 정도가 되겠다. 정품은 십몇만원 하지만 잘 찾아보면 3만원 내외에서 구매 가능하다 (옥션 등등)

 

(2) 이동하며 찍기

이동한다는 말이 카메라 들고 이동하는게 아니라 지구의 자전방향과 같이 돌아서 계속 같은 곳을 바라보게 하는 방법을 말한다. 기본적으로 별의 움직임과 같이 돌아가는 적도의가 필수이다. 이것도 크게 두개로 나뉜다.

 

- 망원경에 카메라 달아서 찍기 : 피기백 촬영이라고 하는데 고정시켜 찍기와 비슷하지만 적도의 위에 망원경에 카메라를 상부에 부착하거나 아예 망원경 없이 적도의에 카메라를 달아서 찍는 방법인데 망원경은 워낙 좁은 영역을 찍는 방법이라서 광시야 촬영을 하고자 할 때 쓰면 된다. 만약 고정촬영에서 좀 더 노출 하고 싶은데 별이 자꾸 흘른다면 이 방법을 써야 한다. 이 기법을 쓰면 여름 하늘의 은하수도 아주 컬러풀하게 찍을 수 있다.

 

- 망원경에 카메라 부착해서 찍기 : 카메라에서 렌즈를 제거하고 망원경을 렌즈삼아 찍는 것으로 보통 별사진 찍기라고 하는 취미의 가장 비용도 많이 들고 어려운 작업이다. 망원경을 통해 아주 좁은 영역을 찍기 때문에 적도의의 정밀성도 중요하고 결국 적도의 성능을 보정하는 추가 장비까지 필요해진다. 또한 정확한 촬영과 장시간 노출을 위한 노트북, 냉각장치까지 필요하니.. 이 사진은 정말 대박 힘들다. 대신 이 불로그에 올라와 있는 사진정도는 쉽게 찍을 수 있고 좀 더 열심히 하면 대단한 사진을 얻을 수도 있다. 단, 그런 사진을 한장 찍기 위해서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절대 잊으면 안된다.

 

2. 장비

 

(1) 카메라

카메라는 크게 DSLR 카메라와 천문 전용 CCD로 나뉜다. DSLR 카메라도 필터,냉각 개조를 한것도 일반 DSLR 카메라로 나뉘는데 개조한 제품이 대략 두배는 비싸다. 일단 카메라를 왜 개조하는지 부터 내가 아는 한 설명을 하겠다.

 

- 특정 파장 영역대를 위한 개조 : 우주는 주로 붉은 빛이 많다. 그리고 각 카메라는 보통 우리 눈과 비슷하게 보이게 하기 위해 RGB 세가지 색상에 대한 감도를 내부적으로 조정해서 처리한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어두운 밤에 붉은 빛이 많이 손실되어 장시간 노출해도 효과가 적다. 그래서 카메라 내의 필터를 제거하거나 바꿔서 천문 전용으로 만든다. 단, 이렇게 처리하면 일반 사진을 찍기가 힘들다. 붉은 색이 너무 많이 나와서 다 벌겋게 나온다.

 

- 열점 방지를 위한 냉각 개조 : 냉각 개조는 카메라 내의 회로가 장시간 노출이 되면 열이 나서 내부에 오류가 발생해서 이상한 점 같은 것들이 찍힌다. 이것을 보통 열점이라고 하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카메라 내부의 온도를 영하 30이하로 낮추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열점이 줄어들긴 하는데 완전히 없어지진 않는다.  이 부분은 사진 합성에서 추가 설명한다.

 

자, 일반 카메라를 천문용으로 쓰려니 일단 개조하고 돈든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천문 전용 카메라를 사면 어떤가? 바로 이것이 전용 CCD이고 아주 비싸다.

나는 QHY9-mono 제품 하나만 써봤기 때문에 뭐라고 말하기가 힘들지만 구입하는데 삼백만원 이상이 들었다. 아주 등골이 휘었다. 전용 카메라의 장점은 일단 필터 개조나 냉각개조가 기본으로 되어 있어서 따로 더 할 필요가 없다. 또한 노트북에 연결해서 찍기 때문에 찍은 사진을 바로바로 확인하기도 편한다. 그리고 가장 큰 장점은 모든 설계가 어두운 밤 하늘에 별사진을 찍을 용도로 개발되어 나왔기에 당연히 일반 DSLR 카메라보다 목적성에서 뛰어나다. (나는 초보라 잘 모른다 ㅠ)

 

DSLR은 보통 보급기/중급기 수준을 가지고 개조를 하는데 냉각개조가 많이 비싸다. 그리고 개조까지 해서 팔기도 한다. 보통 Astro40D ..이런 카메라는 캐논카메라를 개조해서 새로 붙인 이름이다. 나름 비싸다. 가격대는 대략 150~300만원 사이다. CCD는 싼게 삼백이고 비싸면 천만원단위까지도 간다. 알아서 판단하시길..

 

* DSLR 카메라는 보통 니콘이나 캐논 제품을 많이 쓴다. 중급기 정도 선택하면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필터 개조만 해도 나름 좋다고 한다. 냉각개조는 옵션인데 여름에 많이 아쉽긴 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별사진은 역시 겨울이 최고이기 때문에 겨울에 나가면 자동 냉각된다 ㅎㅎ)

 

(1)  망원경

지금 가지고 있는 망원경과 가대가 괜찮은 것이고 적도의라면 일단 이 둘은 통과다. 물론 단촛점 망원경 같은 좀 더 전문적인 선택이 있을 수 있지만 초반부터 돈 대박 깨지니 최대한 있는 것을 활용하자. 그래도 좀 더 전문적인 것을 갖추고자 한다면 망원경은 90mm 이상 단촛점을 선택해보는 것이 초반에 좋다. 단촛점 렌즈는 장촛점보다 광시야이기 때문에 적도의의 불안함이나 가이드 시스템 문제로 부터 조금 더 자유롭다. 즉, 추적오류에 대해 좀 더 관대하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가이드 시스템편에서 추가로 설명하겠다. 그리고 단촛점은 초반에 대형 대상 즉, 안드로메다 성운 / 오리온 성운 / 플레이야데스 / 말머리 성운 등과 같은 큰 대상을 찍을 때 한번에 다 들어오기 때문에 제법 쏠쏠한 맛이 있다. 그리고 중급 대상인 각종 성운들 역시 큰 경우가 많아서 계속 쓸모가 많다. 단지 작은 대상 (외계은하) 를 찍을 때 너무 작게 나와서 슬프다. 그리고 그때쯤 장촛점 하나 정도 추가로 마련하면 좋을 것 같다.

 

(2) 가대

가대도 역시 성능에 따라 가격차가 심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EQ6가 무겁긴 하지만 중저가 제품 중 그나마 괜찮다고 인정받는 제품이다. 난 이것만 써봐서 딴건 잘 모른다. 아무튼 비싼것 사면 비싼 값 한다. 진리다.

 

(3) 가이드 시스템

자, 새로운 놈이 튀어 나왔다. 그리고 이놈도 절대 만만하지 않다.

가이드 시스템은 사진을 오래 노출하려면 그만큼 정밀하게 별을 추적해야 하는데 (지구의 자전과 동일하게 움직여야 함) 가대가 아무리 좋아도 한계가 있다. 한시간 노출을 하면 그 어떤 좋은 가대도 흐른다. 근본적이 이유는 우리가 가대의 극축 (가대의 회전중심) 이 정확히 지구의 회전 중심과 맞추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대 내의 기계적 오류, 혹은 각종 연결부위의 유격오류 등등이 쌓여서 어쩔 수가 없다. 결국 가이드 시스템이란 보조 장비를 이용해 이를 보정해야만 한다.

 

가이드 시스템이란 단순히 생각해서 매 초마다 하늘 사진을 한장씩 찍어서 전후 사진을 비교해서 별의 움직임을 판단한 후 가대가 어떻게 오동작하고 있는지 계산 한 후 이를 가대에 연결된 선을 통해 전달해줘서 가대를 강제로 보정시키는 시스템이다. 복잡하네;;

 

일단 추가로 필요한 장비를 보자. 1초마다 사진을 찍어야 하니 추가 망원경(가이드경) 과 추가 카메라가 필요하다. 또한 이를 받아들여셔 계산할 노트북도 필요하다. 그리고 이 장치를 모두 연결할 각종 케이블과 장비에 전기를 공급해줄 배터리가 필요하다. 아.. 많다.

 

망원경은 그리 좋을 필요 없다. 대략 50만원 이하 60mm 정도 굴절로 사면 되고 카메라도 역시 그리 좋을 필요 없다. 컬러를 찍을 필요가 없으니 그냥 모노로 사도 된다. 보통 전문 사이트에 가보면 조합해서 팔기도 한다.  노트북은 나의 경우엔 넷북을 쓰는데 쓸만은 하지만 화면이 작아서 좀 불편하다. 화면 큰 노트북이 좋은데 큰 노트북은 또 전원을 많이 소모하므로 적당한 크기로 선택한다. 넷북도 나름 괜찮다. 배터리는 자동차용 배터리를 쓰면 되는데 이것을 시거잭까지 연결시켜 만들어 놓은 제품을 팔기도 하니 잘 알아보고 사면 된다. 배터리는 천문 전문 사이트에서 판매하는 것보다 따로 알아보고 사는게 좋다. 가능하면 카페에 가입해서 많이 알아보고 사는게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여기에 추가로 가이드경과 주경(망원경)을 연결할 홀더도 나름 비싸니 가격 책정에 빼놓지 말자. 그리고 사진을 잘 찍기 위해 주변부 상을 보정해주는 플랫트너 와 촛점 거리를 짧게 해주는 리듀서도 생각해보는 것이 좋다. 물론 옵션이다.

 

(4) 기타 장비들

 

노트북을 바닥에 놓기 그러니 이동식 탁자가 하나 필요하다. 그리고 접의식 의자도 있으면 좋다. 밤에 주로 하는 활동이니 헤드렌턴이 있으면 두 손이 편하다. 그런데 보통 다른 사람들과 같은 공간을 쓰는 경우도 있으니 타인에게 방해되지 않도록 붉은색이 나는 헤드렌턴을 구하는 것이 좋다. 이것도 많이 파니 잘 검색해보면 많다. 우리나라는 상시 이슬이 내려서 망원경 렌즈나 카메라가 2시간되 안되서 이슬이 방울방울 맺히니 이를 위한 이슬제거 장비도 사면 좋은데 비용이 쎄다. 몇십만원은 드니 잘 생각해봐야 한다. 겨울에 대비해서 두꺼운 신발과 같은 방한용품도 필수다.

 

사진 찍는법과 합성법은 다음에 쓴다..힘들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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