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이야기

초보가 망원경으로 별보기

아이루다 2012. 2. 13. 17:46

 

처음 망원경을 사기로 결심한 후 그 막막함이 오늘 갑자기 생각나서 혹시나 처음으로 이 계통에 관심이 갖은 분들을 위해 적어본다.

 

나 역시 초보인데 뭔가 전문적인 설명은 불가능하다. 그런 고급 정보는 어차피 초보는 봐도 글만 한글이고 내용은 다 외계어일 뿐이다.

 

쉽게 적어본다.

 

1. 망원경을 살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내용

 

- 돈!

 

망원경은 일단 범용화된 도구가 아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그나마 미국은 많이 활성화 되어서 우리의 아마존 같은 사이트에서 꽤 고급기종까지 판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옥션등에서 팔긴 하는데 보통 꼬마애들이나 쓸법한 제품을 판다. 가격에 혹해서 샀다가 달 몇번보고 짐짝이 되어버린다.

 

아무튼 다량 생산구조가 아니라서  가격이 좀 된다. 최소 50만원은 있어야 장난감이 아닌 제품을 살 수 있고 150만원 정도는 줘야 제법 쓸만한 제품이 나온다. 그것도 망원경만 그렇다 ㅠ

 

만약 경제적으로 좀 여유가 없는 분이면서 이쪽 취미를 꼭 즐기고자 하는 분들은 다음과 같이 해라.

(성격이 되야함!)

 

(1) 네이버나 다음에 대형 천문 카페에 가입해라. (검색하면 쭉나온다. 회원수가 만명이상이면 됨)

(2) 열심히 글올리고 궁금한것 물어보고 하면서 분위기를 읽은 후 정모나 번개를 노려서 일단 나간다. 장비 있는 분들은 장비 자랑이나 혹은 새로운 취미자에 대한 배려로 빈손으로 온 분들에게 이것 저것 많이 갈켜준다.

(3) 그렇게 열심히 나댕다보면 아는것도 좀 늘고 재수 좋으면 중고제품을 아주 싼 가격에 얻을 수 있는 기회도 온다.

(4) 이 모든건 자신의 성격에 달렸다. 인덕을 얻어야 함.

* 망원경 없다고 맨나 빈손으로 가지 말고 따뜻한 먹을것이라도 하나 챙겨가는 센스~

 

돈이 있다면 그리고 고요함 속에서 즐기고 싶다면 위에 방법을 패스하고 어떤 망원경을 살것인지 살펴보자.

 

- 어떤 망원경을 살것인가?

 

망원경은 크게 굴절과 반사로 나뉜다. 볼록렌즈로 빛을 모으는 방법(굴절), 오목거울로 빛을 모으는 방법(반사)인데 후자가 동일한 크기라면 제작비가 싸다.

 

여기서 큰구경을 살것인가? 아닌가를 생각해본다. 큰구경은 크기가 크고 무거워서 심플하게 들고 못댕긴다. 차가 꼭 필요하다. 대신 구경이 커서 좀 더 잘 볼 수 있다.

 

굴절은 구경은 작지만 비싸다. 대신 가볍고 이동성이 좋아서 간단히 별 보고 싶은 분들은 굴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좀 더 자세히 말하면(근거 없는 내 지식이니 너무 믿지는 마세요) 굴절은 80~90mm 급이 되면 꽤 좋은 편이다. 단 렌즈의 구성을 봐야 하는데 아크로매틱급이라고 부르는 중급품과 아포급이라고 부르는 고급품이 있는데 차이는 솔직히 난다.

 

그래도 첨부터 너무 과하게 지르고 싶지 않다면 아크로매틱급을 선택하고 그리고 중요한 것은 제조사를 잘 선택해야 한다. (너무 싼건 정말 비지떡이다) 가격대는 대충 100만원 내외 정도로 고르면 크게 문제가 없으리라.

 

반사를 살거면 8인치(200mm) 이상으로 사는것이 좋고 12인치(300mm) 넘게 되면 차종에 따라 크게 압박을 받으니 잘 생각해야 한다. 가능하면 돕 형태를 사는것이 이동에 편한데 이동때마다 조립해야 해서 구찮을 수도 있다. 잘 고르면 100만원 미만으로도 살 수 있다.

 

- 어떤 회사 제품이 쓸만한가?

 

망원경도 제법 제조사가 많다. 많이 보다 보면 눈이 돌아가는데 순전히 내 기준으로 몇개 회사를 설명해보겠다.

 

(1) 미드 : 미국회사라는데 중급품 수준이다. 굴절보다는 반사, 반사중에도 돕 망원경에 강점이 있고 가대(마운트)도 잘 만드는것 같다. 최근 사업 접었다는 얘기가 있으니 잘 알아보고 사야 할듯.

(2) 빅센 : 중/고급품 수준이다. 좀 비싸고 전문가들이 많이 찾는다. 몇가지 명품이 있다.(가격대비 성능좋음)

(3) 다카하시 : 일본 회사인데 빅센과 비슷비슷한 수준이다. 제품이 전체적으로 다 좋단다.

(4) GS옵틱스 : 중저가 회사다. 특히 좋은 반사 제품 꽤 싸게 판다. 작은 예산으로 반사를 구매하고 싶다면 강추

(5) 윌리엄옵틱스 : 내가 젤 좋아하는 회사인데 반사는 거의 없고 굴절 좋은것 많이 판다. 중가수준이고 제품은 무난한 수준이다.

(6) 스카이워쳐 : 중저가 제품을 주로 취급한다. 굴절은 괜찮은 것 같은데 반사는 한번써보고 디어서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특히 스카이워쳐는 테코라는 회사에서 독점 수입 판매를 하는데... 이상은 상상에 맡긴다.

(7) 징후아, 맥스비젼 : 스카이워쳐랑 거의 동급이다. 공장도 같다는 소리도 있고. 아무튼 중저가 형으로 괜찮다.

 

- 망원경 이외에 필수 제품들

 

망원경은 망원경 자체보다 주변기계들이 더 비싸다 ㅠㅠ

특히 필수 제품인 가대(마운트)와 아이피스는 고급으로 갈수록 아주 대박이다. 그래도 명품들은 중고시장에서도 깐깐한 가격을 받을 수 있으니 너무 겁먹지는 말자.

 

(1) 가대

가대는 크게 경위대와 적도의로 나뉘는데 적도의가 비싸다. 적도의는 지구의 자전에 따라 같이 이동할 수 있는 기능이 있어서 별 관측에 많이 유리하고 고급 옵션으로 별찾기 같은 기능이 지원되서 초보자가 별 찾을 때 도움이 많이 된다. 하지만 너무 초보부터 이 기능을 사용하면 별자리 익히는것에 시간을 투자하지 않아서 모임에 가면 바보가 될 수 있다.

 

망원경을 경량급 굴절로 했다면 가대 역시 경위대로 가는게 좋다. 가볍고 이동이 간편해서 가족과 함께 훌쩍 떠날때 좋다. 좀 더 전문적으로 한다면 적도의를 선택하면 되는데 많이 무겁고 차가 없으면 거의 이동 불가능하다. 하지만 적도의는 나중에 별사진 찍기 같은 좀 더 깊게 들어갈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잘 생각해보고 판단해야 한다.

 

(2) 아이피스

망원경은 단순히 빛을 한점에 모아주기만 한다. 이 빛을 제대로 우리 눈으로 보려면 아이피스란 놈이 필요한데 그 성능과 구성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좋은 제품은 60~70만원은 기본이고 싼 제품은 6~7만원짜리도 있다.

 

아이피스는 나중에 망원경이 바뀌어도 계속 쓸 수 있기 때문에 여유가 된다면 좀 더 괜찮은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제조사는 거의 모든 망원경 제조사가 만들고 있고 카메라 만드는 펜탁스에서도 만드는데 아주 고가이고 제품도 좋다.

(10만원 ~ 20만원대 정도면 중가형으로 볼 수 있고 충분히 관측할 만한 성능을 발휘한다. 특히 시야각을 잘 봐야 하는데 기본적으로는 넓은 시야각이 좋으니 너무 무리하지 않는 한도내에서 선택하자. 72도 정도면 좋다)

 

(3) 삼각대

망원경은 일단 가대에 연결이 되고 가대는 삼각대와 연결되어 땅에 고정이 된다. 모든 운동에서 하체의 중심이 중요하 듯 삼각대의 튼튼함도 관찰할 때 중요하다. 보통 제조사는 한세트로 망원경 + 가대 + 삼각대로 팔기도 하니 형편껏 사자.

 

- 총정리. 선택하는 법

 

(1) 돈은 충분하고 차도 있다. 평소 명품을 추구하며 취미를 시작하면 불꽃처럼 한다

 

중고가 제품을 선택하고 (빅센, 다카하시, TMB) 등에서 100mm 이상의 굴절이나 12~16인치급 (차가 커야 한다)  돕소니안 정도를 선택한다. 아이피스 역시 빅센,펜탁스, 다카하시 에서 나오는 제품으로 최소 3종류 이상 갖춘다 (고배율, 중배율, 저배율)

 

스트레스 없이 별을 보고자 한다면 경위대보다는 적도의를 사는데 다카하시에서 나온 EM급에서 선택해본다. (딴건 잘 모르겠다) 보통 모델이 달라지는 건 특별한 기능보다는 위에 올릴 수 있는 망원경의 무게에 따라 구분된다.

 

(2) 돈이 충분한데 평소 명품보다는 적당한 급을 선택하고 또한 적당히 게으르다. (여친과 나가서 분위기 잡고 싶다면!)

 

게으름은 모든 취미 생활의 최대 적이다. 고급 자전거가 집에서 썩고 있는것은 게으름 탓인데 이런식으로 덜컥 샀다가 썩이다가 중고로 파는 사람 꽤 된다. 그래서 이런 사람은 최대한 간편하게 할 수 있어야 그나마 자주 나간다.

 

굴절을 선택하는 것이 좋고 90mm 이상만 되면 괜찮다. 윌리암옵틱스 같은 중가 형 제품이 좋은데 그중에서 너무 좋은것 말고 적당히 좋을 것을 선택하면 된다 (200만원 이하) 가대는 경위대를 선택하는데 빅센에서 나온  포르타경위대가 범용적으로 많이 쓰인다.

 

(3) 돈은 없는데 명품을 사고 싶다.

 

제일 슬픈 상태다. 자금은 없고 눈은 높아져 있는 상태. 만약 성격이 정말 부지런하고 취미를 제대로 즐긴다면 과감히 질러야 한다. 적금깨서 (1)로 가야 한다. 왜냐면 이런 사람든 저가형 사면 금새 그 한계를 느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른 방법은 중고 거래에 자신이 있다면 중고 명품을 노려서 사고 어느 정도 자금이 모일 때마다 되팔고 사는 형태로 가는게 젤 좋다. 이런 종류의 사람이 마지막엔 최고의 고수로 거듭난다. 하지만 또한 몇년 안되서 이 취미를 접을 가능성도 있다.

 

부지런하지도 못하다면 그냥 포기해라. 돈만 날린다. 그리고 만족스러운 제품을 사지도 못해서 늘 제품 타령만 하고 카페에 신세타령하다가 왕따 된다.

 

(4) 돈이 없어서 중저가로 사고 싶다.

 

역시 일단 중고를 알아보는 것이 좋다. 하지만 성격이 중고거래에 안맞는다면 신품을 사야 하는데 윌리암옵틱스 이하로 보면 된다. 회사는 징후아, 맥스비전, 스카이워쳐 등등이 있다. 자세한 것은 판매 사이트에 가서 50~ 100만원 사이 정도로 알아보면 된다.

 

하지만 망원경만 샀다고 다 되는것이 아니니 가대, 삼각대 , 아이피스 비용까지 계산해야 한다. 총 가용 비용이 백만원 이하라면.. 그냥 쌍안경 사는게 좋다. 20만원대로 사고 삼각대 잘 연결해서 보면 목성 달이 점으로는 보인다.

(200mm로 봐도 점으로 보인다 ㅋㅋ)

 

- 국내 판매사이트 (실제 링크는 검색해서 들어가시오!)

 

(1) 하늘기획 : 제일 크며 가장 많은 제품을 취급한다. 근데 좀 전체적으로 비싸다.

(2) 아스트로마트 : 윌리암옵틱스 국내 판매사로 가격이 착하다. 주인장도 나름 친절하고.

(3) 마이스코프 : 아스트로마트와 비슷한 규모로 가격이 착한 제품도 많다.

(4) 테코 : 스카이워쳐 판매 대행사로.. 홈피가면 좀 허접하다. 가격이 다 전화문의;; 아무튼 스카이워쳐 제품 사려면 여기에 문의해야 한다.

 

모든 취미가 그렇지만 별보기 취미는 특히나 부지런해야 가능한 취미다.

 

다음글에서 별보기란 무엇인가 좀 더 적나라하게 살펴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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