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고요?" 너무 어이가 없었던 탓인지 내 직업상 가능하면 하지 않는 것이 좋은, 아니 해서는 안 되는 말이 튀어 나오고야 말았다. 누구처럼 평생직장은 아니더라도 이 바닥에서 십여 년 발을 붙이는 동안 정말로 별의 별 요구를 하는 사람들을 다양하게 만나보긴 했지만, 오늘 들은 요구는 그 중에서도 제일 황당했다. 하지만 나는 나름 관록이 쌓인 프로였다. 덕분에 아주 잠깐 외출했던 정신은 금세 다시 되돌아올 수 있었다. 다행히 내 앞에 선 고객은 내가 조금 전 보여 준 반응에 전혀 개의치 않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오히려 내가 그런 반응을 보일 것이라는 것을 미리 알았다는 듯 살짝 미소까지 머금은 채 다음 말을 이었다. "이미 들은 그대로 입니다. 좀 알아보니 이곳이 평가가 제일 좋더군요. 그런 의미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