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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

예전에 읽었던 책 한 권에서 특이한 등장 인물 두 명이 나왔던 기억이 난다. 사실 등장인물이라고 보기보다는 그냥 주인공의 환상? 착각? 속에서 잠시 출현했던 존재들이다. 그 중 한 명은 예수이고 다른 한 명은 노자이다. 책의 제목은 '너무 시끄러운 고독' 이다. 아는 분의 추천으로 우연히 읽게 되었다. 이 책에서 예수는 젊음의 고뇌를 상징하는 인물로, 적극적으로 세상을 바꾸고 싶은 인물이지만 또한 그로 인해서 세상에 대한 절망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노자는 그 반대 편에서 예수가 바라보고 있는 세상을 똑같이 보고 있지만, 그는 예수와는 달리 별다른 표정 없이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예수는 미래이며 전진이지만 노자는 과거이며 후진이다. 예수는 고뇌하고 있지만 노자는 평온해 보인다. 예수는 붙잡고 ..

인간과철학 2020.06.26

물처럼 산다는 것은.

옛날을 살았던 현자들은 삶의 무게로 인해서 힘들어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 표현 방식은 좀 달랐어도 결국엔 같은 말을 해주곤 했다. 그것은 바로 '그 누구도 아닌 스스로 지고 나서 괴로움을 겪고 있던 짐을 이제는 좀 내려 놓으라는 것' 이다. 그리고 이 말은 결국 '순리를 따르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의미한다. 순리라는 말은 무엇인가를 억지로 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물이 흐르면 떠내려가는 것이다. 바람이 불면 날라가는 것이다. 삶의 매 순간은 각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흘러가고 있으며, 그것을 붙잡고 힘들어하는 것도 자신의 몫이고 그것을 놓치고 억울해 하는 것도 자신의 몫이다. 그럼에도 가끔은 운 좋게 잘 붙잡아서 마치 삶을 의지적으로 잘 살고 있는 듯해 보이는 사람들을 보게 되면 자기 자신도 그들처럼 그..

나의 이야기 2020.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