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어떤 이의 일기

아이루다 2014. 1. 31. 09:35

 

길을 걸을 때, 보통은 앞을 보고 걷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운동을 하기 위해서 뒤를 보고 걷기도 하지요. 그래도 대부분의 우리 삶은 거의 앞을 보고 걷습니다.

 

우리가 앞을 보고 걷는 것은 우리의 눈이 앞에 달려 있기 때문이죠. 길을 걸을 땐 꽤나 조심해야 넘어지지 않거든요. 그리고 이와 비슷한 것이 하나 더 있답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의 삶의 방향이죠.

 

눈이 앞에 달려서 앞을 향해서 걷듯, 시간은 늘 미래로 향해 흐르기 때문에 우리는 미래를 향해 살아갑니다. 그리고 우리가 미래를 향해 살아간다는 것은 현재의 자신보다 미래의 자신이 조금이라도 더 나아 질 수 있었거나 혹은 현재의 자신이 어느정 도는 유지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함께하고 있지요.

 

그래서 우린 현재가 힘들고 불행할수록 미래를 향해 더 빨리 가길 바랍니다. 현재의 불행함이 클수록 미래의 행복이 더 간절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다들 갈 곳이 아주 멀 때 더 열심히 앞을 향해 걷듯, 불행할수록 미래를 향해 열심히 살아갑니다. 뭐 물론 그 자신은 열심히 살아간다고 믿으나 그 목표가 스스로 정한 것이 아닌 이들도 너무 많아서 단지 열심히만 살아갈 뿐 제대로 자신이 원하는 목표로 향해 가는 사람조차 드물다는 것은 씁쓸하지만요.

 

그럼에도 우린 가끔 과거가 그립습니다. 그래서 좋았던 기억은 추억이란 방을 만들어 넣어두고 혹시라도 잊어먹을까 바 사진을 찍고 글을 남겨 두지요. 그리고 가끔 보는 오래된 지인들과 함께 과거의 장면을 추억의 방에서 꺼내어 서로 나누기도 하지요.

 

거기에 더해서 좌우를 보기도 합니다. 그래서 내가 얼마나 잘 가고 있는지 아니면 혹시나 누가 많이 처져 있는지 보기도 하고 가끔이나 주기적으로 남을 돕기도 합니다. 그래도 앞서 나간 이들이 한참 많아서 그들을 따라 잡으려면 좌우를 보다가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할 순 없죠. 그래서 적당히 마음이 편할 만큼만 좌우를 봅니다.

 

우리는 그래서 거의 대부분의 삶 속에서 늘 앞을 향해 걷듯, 우리 대부분의 삶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앞만 보고 살아갑니다. 그런데 다들 모두 이렇게 살아서, 오늘 하루를 제법 열심히 살았다고 자부하지만 왠지 불안합니다.

 

가끔 들려오는 목표에 도달했다고 하는 사람들이나 혹은 운이 좋게 얻은 사람들 이야기가 귀를 솔깃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우리 주변에 늘 나 자신에게 어떤 것을 기대하는 이들이 존재하지요. 그리고 그들은 보통 가족이란 이름으로 통하지요.

 

어린 시절부터 너무 오랫동안 앞만 보고 달리는 삶을 살아와서 뒤가 있다는 것도 모르고 옆을 봐도 자신보다 처진 이들을 보기 보다는 자신보다 앞서 나가는 이들만 봐 버릇해서 아무리 달리고 또 달려도 1등이 될 수 없음에 많이 우울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가끔 멍하게 서 있는 이들이나 나이를 한참 먹도록 자신의 목표도 못 정하고 갈팡질팡 하거나, 심하면 남의 목표를 자신의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이들도 있습니다. 도대체 왜 저렇게 사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경주에서 최악의 경우라면 타고난 달리기 능력도 부족한데 게으르기까지 해서 한없이 처진 사람들입니다. 도대체 정말로 왜 저렇게 사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가끔은 이렇게 앞서 가는 이들에게서 받은 상처를 나보다 더 처진 이들의 삶을 바라보면서 스스로 만족감을 얻고 행복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럴 땐 혼자 거울을 보며 씩 한번 웃습니다. 이런 건 혼자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 만족의 웃음을 나보다 앞선 사람들이 보기라도 하면 정말 민망하니까요.

 

그런데 말이죠... 그렇데 오래 달려서 숨이 꼭대기까지 차고 시간은 흐를 만큼 흘렀는데 나는 언제나 되어야 원하는 것을 얻을까요? 아니 실제로 원하는 것을 사는 도중에 꽤나 얻어왔긴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나는 가끔 이유를 알 수 없는 공허함을 느낄까요? 그리고 나는 다른 이들처럼 왜 많이 행복하지 못하죠?

 

가끔 뒤나 옆을 무심코 보다가 나보다도 한참 처져 있는 이들의 환한 웃음이 이해가 안 갑니다. 도대체 저렇게나 많이 뒤떨어져 놓고도 속 없이 저런 웃음을 보여주는 사람들은 생각이란 것을 하고나 사는 것일까요?

 

물론 젊은 시절 나 역시 가끔 뒤도 보고 옆도 보면서 저렇게 환한 웃음을 지었던 기억이 아주 희미하게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20대가 끝나고 30대를 지나면서 나는 사회에서 원하는 모습의 경주자가 되어 갔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내가 원한 것인지 아니면 두려워서 그랬는지 지금으로선 잘 모르겠습니다. 어떤 이유건 하고 나니 되돌릴 수는 없네요. 아무튼 나는 나의 젊은 시절의 행복을 계속 지속시키고 싶었을 뿐입니다.

 

이렇게 생각을 해보니 나는 아주 단순하게 행복함을 얻거나 유지하기 위해서 살아온 것이네요.

 

그런데 그렇게 열심히 노력했는데 왜 나는 더 불행해졌지요? 더 행복하기 위해 그렇게나 많이 나를 다그쳐서 살아왔는데 말이죠.

 

그래서 뒤도 안보고 좌우도 안보고 제자리에 서서 어딘가를 멍하게 바라보며 서 있지도 않았어요. 나는 잠을 자는 시간을 빼면 늘 앞을 향해 달렸습니다. 일을 할 때도 친구를 만날 때도 도움이 될만한 친구들을 많이 사귀었어요. 남편이나 아내를 고를 때도 나의 생활 수준을 더 높여주거나 나보다는 나아 보이는 이를 선택했고 아이를 키울 때도 적어도 남들에게 쳐지게 해주진 않았지요.

 

그런데 가끔 요즘은 이상하게 가끔 우울해요. 그래서 가끔 멍하게 서서 하늘을 보라는 글이 눈에 들어와요. 그리고 나의 오래된 과거를 추억하고 싶어요. 물론 내 추억의 방은 너무 오래 안 써서 모두 망가져버리긴 했지만요. 그래서 그런지 친구들을 만나 내가 잊어버린 그 추억을 다시 들어서 채우고 싶다는 생각도 가끔 나요.

 

솔직히 지금은 어떻게 살아야 할지 좀 헷갈립니다. 물론 먹고 살만큼은 거의 다 준비했어요. 그래서 이젠 본격적으로 행복해야 하는데 도대체 무엇을 해야 행복할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도대체 하고 싶은 것이 없답니다.

 

그냥 더 일이나 해야 할까요? 그나마 일을 하면 회사에서 인정을 더 받고 월급도 더 오를 텐데. 아니죠. 이것도 얼마 남지 않았어요. 앞서 간 선배들을 보면 나 역시도 5~6년 쯤 후에는 슬슬 퇴직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아요. 그럼 그 후에 나는 무엇을 하고 살아야 할까요?

 

혹시 아는 사람 있으면 대답 좀 해주세요.

 

그런데 하고 싶은 것을 찾아라, 삶의 여유를 가져라 라는 말은 좀 하지 마세요. 알고 있거든요. 누군가 나를 좀 다른 세상으로 데려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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