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부터 소나기가 온다고 하더니 3시가 넘어가자 정말로 비가 온다. 비록 아침엔 해가 쨍해서 오랜 늦장마로 인해 한참 보기 힘들었던 햇빛에 말릴 생각으로 널어 놓은 빨래들은 아쉽지만, 비가 오니 하던 것들을 멈추고 그냥 집 안에 들어와서 음악을 들을 수 있어서 좋다. 소파에 누워서 창 밖을 보니 지붕에 떨어진 빗물들이 무리를 지어 한 줄기로 떨어져 내리고 있고, 두 걸음 정도 떨어져 있는 나무에 떨어진 빗방울들은 연속으로 나뭇잎을 치면서 묘한 리듬감을 일으키고 있다. 어떨 땐 하나만, 어떨 땐 둘, 어떨 땐 연속으로 셋이 움직인다. 너무 빨라서 그 잎들을 치고 내려간 빗방울의 모습은 확인할 수 없지만, 나뭇잎의 움직임만으로도 충분히 눈에 보일 듯 하다. 빗소리와 음악 소리는 왜 이렇게 잘 어울리냐고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