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을 넘어, 나를 찾다

21. 채수련씨와의 상담 #2

아이루다 2017. 6. 19. 07:50

 

 

상담자 : 안녕하세요. 저 왔어요.

 

글쓴이 : , . 어서 오세요. 어제는 잘 보내셨어요?

 

상담자 : , .. 사실은 아니요. 어제 여기에서 나간 후로부터 머리가 많이 복잡했어요집에 갈 때까지 쭉 계속 한 가지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거든요.

 

글쓴이 : 혹시 제가 마지막에 한 질문 때문에 그랬어요?

 

상담자 : . 그 질문이 이상하게 계속 마음에 남더라고요. 약간의 반발감도 느껴지고, 또한 당연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요.

 

글쓴이 : ㅎㅎ 네. 좋은 증상이에요. 그것이 무엇이든 문제가 생겼을 때, 그것에 대해서 생각을 한다는 것은 좋은 일이죠. 물론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 더 좋긴 해요. 사람들은 행복할 때는 생각을 할 필요가 없거든요. 그런데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조차도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은, 그 문제가 쉽게 잘못된 해결책으로 결론이 나거나, 분명히 문제가 되는데도 무시가 되거나, 해결되지도 그렇다고 해서 무시되지도 않는 상태로 나둬서 결국 장기적 불안 요소만 가진 채 살게 되거든요.

 

상담자 : , 그렇게 말씀하시니 제가 이러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네요. 그런데 머리가 좀 아프긴 해요.

 

글쓴이 : 원래 나으려면 아파야 해요. ㅎㅎ 그나저나 오늘은 어제 제가 드린 질문에 대한 답을 듣기 전에, 먼저 간단히 수련씨 젊은 시절에 대해서 좀 들어봤으면 좋겠어요. 10년 전쯤? 혹은 그 전에라도 수련씨가 제일 행복했던 시절에 대해서요. 그때가 언제인가요?

 

상담자 : 저의 젊은 시절이요? .. 언제가 가장 행복했었을까요.. 아마도 남자 친구가 있었던 때였겠죠.

 

글쓴이 : 그때 수련씨는 어떤 사람이었어요?

 

상담자 : 그때는 잘 몰랐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그때 저는  밝았어요. 이것 저것에 대한 의욕도 꽤나 있었고요. 그 덕분에 사는 재미도 있었고, 제가 행복하다고 느낀 적도 많았어요가끔 그때 시절을 생각하면 참 많은 추억들이 떠올라요. 꼭 남자 친구와의 추억뿐만이 아니라, 저의 친한 친구들과 갔던 여행이나, 같이 자면서 도란 도란 얘기를 나왔던 기억들, 술을 진탕 마시고 신촌 거리를 돌아다녔던 기억들도 나요. 사실 부끄러운 것들도 좀 있는데, 아무튼 가능하다면 돌아가고 싶은 시절이에요.

 

글쓴이 : 부럽네요. 그런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어서. 저는 사실 그런 좋은 기억이 별로 없거든요.

 

상담자 : 왜요? 선생님은 그랬던 시절이 없었어요?

 

글쓴이 : 저는 좀 어두웠어요그런데 그런 시절을 보냈기에 지금은 이런 글을 쓰고, 이런 상담을 하고 있고도 할 수 있죠. 아까도 말했듯이 사람은 행복할 때는 생각을 잘 안 하거든요. 제가 이런 글들을 쓰고, 지금 이렇게 수련씨와 상담을 하고 있을 수 있는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저의 그런 어두운 시절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저는 그다지 행복하지 못해서 참 많은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죠.

 

상담자 : .. 안타깝네요.

 

글쓴이 : 제가 상담을 받는 느낌이네요 ㅎㅎ. 그리고 전 지금은 괜찮아요. 이젠 그 어둠의 터널을 거의 다 빠져 나왔거든요. 그래서 만약 누군가 삶의 전성기가 언제냐고 물으면, 저는 요즘이라고 대답해요.

 

상담자 : 그러세요? 부럽네요. 저는 예전인데. 지금은 그다지 행복하지 않아요.

 

글쓴이 : 그러니까 수련씨는 지금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죠. 이번엔 수련씨 차례인 것이에요. 젊은 시절 그런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었던 행복한 삶을 살았으니까, 이제 그것에 대한 균형을 맞추는 것이라고 좋게 생각해요. 사실 수련씨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과정을 겪어요. 문제는 그런 대부분의 사람들이 결국은 생각을 하지 않고, 이 문제를 그냥 넘겨버린다는 점이죠. 그리고 그렇게 나이를 먹어요. 어떤 면에서는 삶을 제대로 바로 잡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놓치는 것일 수도 있어요. 그래서 삶의 후반부가 생각보다 깊게 몰락되고 말아요. 물론 본인들은 자신의 삶이 몰락하고 있다는 것을 잘 느끼지 못하지만요.

 

상담자 : 그러면 제가 요즘 제가 겪는 문제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한다면, 저의 미래는 바뀌는 것일까요?

 

글쓴이 : . 충분히 가능해요. 지금 수련씨는 본인의 삶의 방향을 바꾸는 과정을 겪고 있는 것이에요. 이것은 결코 속도나 힘을 바꾸는 것이 아니죠. 오직 방향을 바꾸는 것이죠. 그러니 지금의 과정이 현재의 불행을 극복하고 행복으로 가는 과정이 아님을 잘 이해해야 해요단지 방향을 바꾸게 되면, 수련씨는 과거와는 전혀 다른 종류의 새로운 종류의 행복을 경험할 수 있어요. 그것은 과거의 젊은 시절에 경험했던 행복은 아니에요. 그런 행복은 오직 그 시절에만 경험이 가능했던 것이죠. 그래서 지금부터 경험 가능한 행복은 그다지 매력 있지는 않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수련씨는 이미 나이를 먹었고, 어떤 식으로든 변했어요. 그러니 그런 변화된 상황에서 본인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행복을 찾아야 하죠.

 

상담자 : 무슨 말씀이신지 어렴풋이 이해는 되네요. 사실 저도 어제 그것에 대한 생각을 좀 하긴 했어요. 친구들을 만나도 예전같이 좋지는 않거든요. 오래 전 남자 친구와의 추억들은 생각하면 좋긴 한데, 사실 다시 또 남자를 만나게 되면 그때처럼은 절대로 못할 것 같아요. 말씀하신 대로 제가 늙은 탓이겠죠.

 

글쓴이 : 늙었다는 표현보다는, 좀 더 완숙했다는 표현이 더 나을 것 같네요. 지금도 무의식적으로라도 본인의 현재 처지에 대한 한탄이 배어 나오고 있어요. 그것이 바로 지금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을 의미하죠. 그리고 그것은 포기로 가는 방향이에요. 제가 수련씨에게 원하는 방향은 포기가 아닌, 받아들임이에요. 어제도 이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었죠?

 

상담자 : , 그렇기 했죠. 하지만 여전히 잘 모르겠어요.

 

글쓴이 : 지금은 당연해요. , 그러면 제가 어제 드린 질문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가보죠. 어때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좀 낼 수 있었어요?

 

상담자 : 아니요. 아까도 말씀 드렸다시피, 그냥 머리만 복잡했어요. 반발의 심리와 인정의 심리가 서로 싸운다고 나 할까?

 

글쓴이 : 원래 그래요. 그래서 제가 어제 짧아야 5년이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린 것이에요. 사실 그 시간이 거의 최소한의 시간이에요. 물론 어떤 사람들의 경우엔 아주 짧은 시간 동안 그것을 깨닫고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어요. 그럴 수 있는 사람들은 대단한 것이죠. 하지만 보통 사람들에게는 거의 불가능해요. 어느 정도 받아들였다고 느끼더라도, 문득 문득 반발감이 치밀어 올라 오거든요. 저는 그것을 '관성' 이라고 불러요.

 

상담자 : 관성이요?

 


글쓴이 : , 수십 년간 그렇게 살아왔기에, 계속 그렇게 살고자 하는 힘이죠. 그래서 설령 수련씨가 어느 정도 받아들임이 일어나도 그 후로도 오랜 시간 동안 기계적이고 무의미한 반발감을 느낄 것이에요. 하지만 큰 문제는 아니에요. 결국 방향을 바꾼다는 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원래 가고 있던 방향과 멀어진다는 뜻이거든요. 각도가 다른 두 직선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점점 두 직선 사이의 거리가 멀어지듯이 말이에요.

 

상담자 : , 직선 얘기를 들으니까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살짝 감이 오네요.

 

글쓴이 : , 그럼 다시 물어보죠. 왜 수련씨는 지금의 모습이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느끼고 있죠?

 

상담자 : 사실 아까 저의 좋았던 과거 이야기를 해보라고 하셨잖아요. 그런데 그 이야기에 대해 생각하다가 갑자기 떠오른 생각이 있어요. 그러니까 저는 지금도 과거에 좋았던 시절을 그리워하고 있는 것이네요.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는 욕구를 강하게 느끼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현재를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없죠. 만약 제가 현재를 받아들인다면, 저는 다시는 그 시절로 되돌아 갈 수 없는 것이겠죠?

 

글쓴이 : , 꽤나 깊게 접근을 하셨네요. 매우 좋은 신호입니다. 그래요방금 말씀하신 내용을 제가 다시 정리해서 설명 드리면, 수련씨는 자신의 삶에 대한 정의를 바로 그 시절, 즉 좋았던 젊은 시절로 고정시켜 놓고 있어요. 그래서 그것은 수련씨에게 정체성이 되고 있는 것이죠. , 수련씨의 머리 속의 자신은 언제나 그렇게 밝고 활기찬 삶을 사는 존재인 것이죠. 그러니 상대적으로 어둡고 별다른 활동도 하지 않는 삶은 잘못된 것이며, 뭔가 문제가 생긴 상태인 것이라고 판단해요. 그래서 언젠가는 돌아가야 하는 것이죠. 단지 어떻게 돌아가야 할 지 모를 뿐이죠.

 

상담자 : , 맞아요. 제가 분명히 그렇게 느끼고 있어요.

 

글쓴이 : 그것이 바로 제가 말한 좌절의 이유에요. 말 그대로 꺾인 것이죠. 뭔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체성이 혼란스럽고, 현재의 상태가 불만족스러운 것, 그것을 좌절이라고 부르죠.

 

상담자 : , 그럼 제가 좌절을 경험하는 이유가 바로 과거의 행복했던 삶 때문이란 것인가요?

 

글쓴이 : 어린 시절도 마찬가지에요. 그 당시에 경험하는 좌절은 태어나서 그때까지는 부모님의 관심을 독차지 했다는 좋은 시절이 있었기에 경험하게 되는 것이죠. , 부모님에 대해서 독점에서 비 독점으로 변화되면서 겪기 때문에 좌절을 하게 되는 것이에요. 만약 처음부터 그런 부모가 없었다면 좌절을 경험할 리가 없죠아이는 본능적으로 독점의 시기로 되돌아 가고 싶어해요. 그때가 엄청 좋았거든요. 엄마는 24시간 대기를 해줬어요. 그러니 울기만 하면, 뭐든지 다 해결이 되었죠. 똥도 언제든 싸고, 먹고 싶지 않은 것은 먹지 않아도 되었어요. 어린이 집에 가거나, 선생님의 관심을 두고 친구들과 경쟁할 필요도 없었죠.

 

상담자 : (끄덕 끄덕)

 

글쓴이 :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시절은 점점 사라지고 말죠. 그래서 아이는 좌절을 경험하지만, 어린 시절이기에 더 미래를 향하게 되어요. , 배변 훈련을 받으면서 자신이 그런 것을 할 수 있다는 자랑스러움이 생기고, 먹고 싶은 것에 대한 요구를 좀 더 명확히 하고, 선생님의 관심을 얻기 위해서 뭔가 잘하려고 노력하게 되죠. 이것이 바로 좋아지는 것이에요. 그래서 어린 아이들의 좌절은 보통 긍정적으로 작용해요. 뭔가 점점 더 나아지고 있으니까요. 오히려 어린 시절에 좌절을 제대로 겪지 못한 사람은 문제가 심각해요. 안하무인이 될 가능성이 높고, 혹은 어른이 되어 좌절을 경험할 때 엄청난 충격을 받아서 삶이 완전히 망가지는 경우도 흔해요. 그리고 그런 일이 없더라도 겉만 멀쩡하지 속은 아직도 초등학생 수준의 자아를 가지고 있죠. 성공한 사람들 중에서 그런 사람들 많아요.

 

상담자 : 그래요?

 

글쓴이 : 정말로 많아요. 그나마 그런 사람들이 그리 나쁘지 않아서 티가 안 나는 것일 뿐이에요. 아무튼 그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고정말로 중요한 것은 지금 수련씨가 경험하는 좌절은 과거의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는 점이에요. 이것은 어제도 말했듯이 상승기에 겪는 것이 아니라 하락기에 겪는 것이라 그래요. 그리고 그것이 외부의 원인이 아니라, 본인이 원인이 되어 일어난 것이기에 결코 극복할 방법이 없어요. 늙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아마도 없으니까요.

 

상담자 : .. 그러네요.

 

글쓴이 : 그래서 어린 시절처럼 빠르게 그 좌절을 빠져나올 수가 없어요. 그리고 앞으로 더 안 좋아지면 안 좋아졌지, 결코 더 좋아질 것은 없죠. 그러니 그냥 방치했다가는 말 그대로 망하게 되죠.

 

상담자 : 그럼 제가 어떻게 해야 하는데요?

 

글쓴이 : 일단 방법은 하나 뿐이에요. 현재의 자신을 인정을 하고 받아들이는 것이죠. 수련씨의 삶이 그렇게 변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해요. 그것은 아주 슬프고, 당황스럽고 심지어 비참하기도 하지만, 어쩌겠어요. 나이는 이미 먹었고, 삶은 이미 이렇게 진행되고 있는데요. 우리가 언제까지나 인생의 주인공이 될 수는 없어요. 모든 현역 선수들은 은퇴를 해야 하죠.

 

상담자 : 그것이 많이 어렵겠지만, 그렇다고 치고, 그 다음은요? 그냥 늙었으니까 그대로 살아야 해요?

 

글쓴이 : 아니죠. ㅎㅎ 설마 제가 그것이 해결책이라고 말씀 드리겠어요?

 

상담자그럼 그 방법을 좀 알려주세요.

 

글쓴이 : 그 전에 질문 하나만 할게요. 수련씨는 사람이 주로 어떤 것을 통해서 행복해진다고 생각해요?

 

상담자 : ? 질문의 의도를 잘 모르겠어요.

 

글쓴이 : 사람이 행복할 수 있는 가장 흔한 경우요. 본인이 행복했던 시절을 생각해보세요.

 

상담자 : .. 친구들과의 추억 그리고 남자 친구의 존재?

 

글쓴이 : , 맞아요. 사람들은 그것을 바로 '관계' 라고 하죠. , 사람들은 관계 속에서 가장 큰 행복을 느껴요. 그런데 수련씨는 왜 과거 친구들과 느꼈던 행복을 지금은 잘 느끼지 못하고 있죠?

 

상담자 : 잘 모르겠어요. 친구들은 여전한데, 예전 같지는 않아요. 다들 예전에 비해서 심드렁하니까요.

 

글쓴이그래요. 심드렁하죠. 그런 감정을 좀 더 전문적으로 표현한다면지금 수련씨는 친구들에게 권태를 느끼고 있는 중이에요. 친구분들도 서로 그렇고요. 원래 너무 오래된 관계는 반드시 권태가 끼어들게 되어 있어요. 권태가 꼭 오래된 남녀 관계에서만 생겨나는 것이 아니랍니다. 모든 관계에서 권태가 발생해요.

 

상담자 : 제가 제 친구들에게 권태를 느끼고 있다고요? 정말이요?

 

글쓴이 :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서, 다른 질문 하나만 더 할게요. 사람이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을 때, 왜 행복할까요?

 

상담자 : , 같이 있으니까 즐거운 것이죠. 같이 할 것도 많고요.

 

글쓴이 : 그 즐거움의 이유가 뭘까요? 사실 이 문제는 좀 깊게 들여다 봐야 해요. 그래야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가 이해가 되고, 권태가 일어나는 이유 역시도 이해가 돼요.

 

상담자 : .. 잘 모르겠어요. 그냥 설명해주세요.

 

글쓴이 : 이미 한 번 보거나, 혹은 여러 번 본 영화를 다시 볼때 어때요? 일단 결말을 다 알기 때문에 영화가 클라이맥스에 도달해도 그다지 긴장이 안되죠? , 좋게 말하면 보기가 편해요. 하지만 이미 알고 있는 것이기에 처음 봤을 때 느꼈던 희열감이나 흥분감은 훨씬 떨어져요. 맞죠?

 

상담자 : ..

 

글쓴이 : 사람과의 관계도 마찬가지에요. 어떤 사람과의 관계가 오래되면 될수록 그 사람을 잘 알게 되는데, 이것이 좋은 방향으로 작용할 때는 안정감을 주고요, 나쁜 방향으로 작용할 때는 지겨움을 만들어 내요.

 

상담자 : , 그럴 수도 있겠네요.

 


글쓴이 : 아까 한 질문, 그러니까 사람이 사람을 만날 때 행복한 이유의 답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고 볼 수 있어요. 하나는 안정, 다른 하나는 인정이에요. 그런데 오래된 관계일수록 안정은 만족되지만, 인정은 만족되기 힘들어져요. 그리고 이미 안정적인 사람들은 더 이상 안정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기에 점점 더 인정 쪽으로 기울죠. 즉, 상대가 자신을 마음에 들어 하거나, 호감을 보이거나, 어떤 것에 대해서 인정을 해줄 때 느끼는 행복을 더 원하는 것이에요. 사실 연인들이 초반에 그렇게 행복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그것 때문이에요. 상대가 그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자신을 선택해줬다는 것으로부터 오는 엄청난 만족감, 이것은 사실 그 어떤 것과도 비교 불가죠. 당연히 불안하지만, 인정의 행복의 크기에 그렇게 강렬한 것이에요. 친구는 여럿 중에 하나이지만, 연인은 무조건 한 명뿐 밖에 허용되지 안잖아요. 그래서 그런 연인이 양다리라도 걸치면, 받는 상처는 엄청나게 돼요. 정말로 참을 수 없은 상처가 되는 것이죠. 인정에 대한 만족감이 크면 클수록, 받는 상처의 크기도 커지는 것이에요.

 

상담자 : 생각을 해보니 그럴 수 있겠네요.

 

글쓴이 : 그래요. 사람들이 거의 무의식적으로 하지만, 우리는 모두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맺으면서 인정을 원해요그래서 사람들의 대화를 자세히 들어보면, 은근히 다들 자기 자랑을 해요. 남자들은 좀 더 대 놓고 하고, 여자들은 은근슬쩍 하는 편이죠그런데 만약 상대가 어떤 식으로든 자신의 이야기에 반박을 하면, 그냥 다른 의견이라고 생각하고 넘기면 되는데, 그것을 일종의 도전이나 싸움을 거는 것이나, 자신을 싫어하는 것이라고 받아들여요.

 

상담자 : .. 아마도 그렇겠죠.

 

글쓴이 : 사람들은 흔히 생각이 다르면 만나기 힘들다고 하는데, 사실 정확히 말하면, 상대가 자신을 인정해주지 않으면 만나지 못해요. 그리고 인정을 받는 것을 좋은 표현을 써서 '공감' 이라고 하죠. 그래서 공감을 잘해주는 관계일수록 친하게 되는 것이에요. 반대로 공감을 못받으면 그 관계는 깨지게 돼요.

 

상담자 : , 그런가요?

 

글쓴이 : 지금 바로 이 순간, 수련씨가 저의 설명에 '아니에요. 저는 그렇게 생각 안해요' 라고 말하면서 제 생각에 대해 반발했다면, 저는 제가 옳다고 믿으면서도 순간적으로 상처를 입어요. 수련씨도 그렇지 않아요?

 

상담자 : , 아마 저도 그럴 것 같아요. 생각해보니 자주 그랬던 것 같기도 하고요.

 

글쓴이 : , 정리해보죠.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이유는 주로 인정의 행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에요. 물론 그것 말고도 관계가 주는 장점은 아주 많아요. 아무튼 그것들은 지금의 주제가 아니니 넘기고, 그리고 그 인정의 행복은 낯선 사람일수록, 잘난 사람일수록 더욱 더 크게 느껴져요. 그래서 사람들은 처음 본 사람에게 더 친절하게 대하기도 하고, 잘 보이려고 옷을 신경 써서 입기도 해요. 하지만 같은 사람에게 받는 인정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덜 자극적으로 변해요. 이미 인정을 받았기에 인정을 받는 것 자체가 별다른 의미를 갖지 못하죠. 그러니 흥미가 떨어지고 재미가 없어지죠. 그래서 그렇게나 불타던 연인들도 한 2년 시간이 지나면 점점 권태로움을 느끼게 돼요. 부부는 말할 것도 없고요. 그래서 부부의 경우, 바람을 피우게 된답니다. 그것은 성적인 끌림이기도 하지만, 오히려 더 강렬한 것은 바로 인정에 대한 욕구 때문이에요. 배우자와 관계가 별로일수록, 그나마 거의 없는 인정의 욕구조차도 채워지지 않기 때문에, 더욱 더 바람을 피울 확률이 높아지게 되죠. 이것이 사람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어쩌면 가장 나쁜 점이기도 해요. 하지만 또한 이런 특징이 있기에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마다 눈이 반짝 반짝 하게 되는 것이기도 하고요.

 

상담자 : , 그러면 결국 오래된 관계는 인정에 대한 만족이 잘 되지 않기 때문에 지겨워지고, 지겨움은 결국 권태로 이어진다는 설명이신가요?

 

글쓴이 : 와우, 딱 맞췄어요. 대단한데요?

 

상담자 : 아니, 그게 아니라.. 선생님이 다 말씀해주신 것을 제 나름대로 정리한 것 뿐이에요.

 

글쓴이 : 수련씨는 방금 지금 이 순간 저에게 인정의 행복을 경험했어요. 맞죠? 그래서 속으로 기분이 조금 좋아졌어요. 저 역시도 수련씨에게는 새로운 사람 중 하나니까요.

 

상담자 : ..

 

글쓴이 : , 그렇다고 해서 제가 일부로 칭찬한 것은 아니에요. 아무튼 잘했어요. 그리고 그렇게 이해하면 관계에 관한 모든 것이 이해가 될 것이에요.

 

상담자 : 감사해요.

 

글쓴이 : 아무튼 관계를 맺는 것은 행복에 있어서 중요해요. 하지만 이 관계는 반드시 권태를 불러오기 때문에, 뭔가 대책이 필요해요. 그리고 그것은 두 가지 상황에서 다르게 서로 해결이 되어야 하죠.

 

상담자 : 그것이 어떤 것들이죠?

 

글쓴이 : 하나는 기존 관계에 대한 재정의이고요, 다른 하나는 새로운 관계를 맺을 때 주의해야 할 점이죠.

 

상담자 : 계속 설명해주세요. 흥미롭네요.

 

글쓴이 : 일단 첫 번째, 기존의 관계를 재정의하는 것은, 권태로워진 관계를 재정의해서 새로운 형태의 관계로 변화시키는 과정을 의미해요.그리고 거기엔 반드시 현재의 자신에 대한 인정이 있어야 해요. 그리고 이것은 혼자 되는 것이 아니라, 상대도 같이 해야 해요. 특히 부부인 경우에는 반드시 필요하죠. 부부는 서로 젊고 예쁜 시절에 결혼을 했지만, 현재는 나이를 먹고 아이도 낳고 기르면서 모든 것이 젊은 시절의 그것과는 상대가 되질 않아요. 하지만 부부의 머리 속의 상대는 여전히 과거 좋았던 시절의 상대를 붙잡고 있죠. 그래서 과거가 옳고 현재가 틀렸다고 생각해요옷도 잘 못 입고, 방구도 뿡뿡 끼는 현재의 모습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과거의 이미지를 붙잡고서는 놓지 못하는 것이죠. 그것이 자신도 모르는 불만 요소로 작용해요.

 


상담자 : 슬픈 일이네요.

 

글쓴이 : 그러니 더 자주 화가 나요. 상대에게 불만족스러우니까. 그런데 잘 생각해보세요. 사실 지금 옆에 있는 남편만큼, 아내만큼 자신에게 중요한 존재가 있나요? 아이들을 같이 키우고, 삶을 같이 공유하는, 이 세상의 유일한 존재에요. 그리고 자신을 정말로 잘 알고 이해해주며 인정해주는 존재가 아닌가요? 그런 소중한 사람을 과거의 기억과 비교하면서 은연중에 계속 비난하고 있는 것이에요. 이것은 잘못된 일이죠. 그래서 부부는 어느 순간에 서로의 관계를 재정의해야 해요. 만나기만 해도 행복했던젊고 예뻤던 시절의 상대는 없어요. 이제는 같이 삶을 살아가고, 서로 기댈 수 있고, 같이 늙어가는 동반자로써 받아들여야 해요. 어떤 면에서는 전우애를 느끼는 것이죠. 삶의 험난한 과정을 함께 헤쳐나가는 믿을 수 있는 존재이니까요.

 

상담자 : 왠지 좀 늙은 느낌이 나네요.

 

글쓴이 : 진짜로 늙었으니까요. 그러니까 그렇게 바뀌어야 하죠. 친구와의 관계도 마찬가지에요. 만나면 너무도 즐겁고, 행복했던 친구들은 이젠 거의 사라지고 없죠. 대신 삶을 같이 공유해지고, 누구보다도 자신을 잘 이해해주며, 혹시라도 아프면 병문안이라도 와 줄 수 있는 친구로 바뀌어야 하죠. 그래서 대신 만났을 때 덜 즐겁고, 덜 행복하지만, 그런 친구가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정말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해야죠. 그 친구마저 없었다면, 도대체 어떻게 살 수 있겠어요.

 

상담자 : 그 말씀을 듣고 생각해보니, 제가 좀 후회가 되네요. 제가 바로 그랬던 것 같아요. 그래서 요즘은 친구들 만나는 것이 예전 같지 않다는 생각을 가끔 했어요. 그래서 약속도 몇 번 깨기도 했고요.

 

글쓴이 : 오랜 시간, 친구를 맺은 상대는 바로 '한결같음' 의 상징이에요. 그리고 이 한결같음은 젊은 시절엔 단조롭고 뻔한 상대라서 별로 매력을 느끼지 못할 수 도 있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보석과 같은 것임을 알게 되죠. 세상을 살면 살수록 믿을 수 있는 사람이 그다지 많이 않음을 알게 되거든요. 세상을 살면 살수록 누군가 자신에게 잘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대부분 그 사람이 원하는 뭔가를 자신이 가지고 있기 때문임을 알게 될 뿐이죠. 그래서 그런 것 없이 순수한 의도로 자신을 좋아해줄 수 있는 사람이 별로 없음을 알게 돼요. 그런 친구는 사실 어린 시절, 그나마 순수했던 시절밖에 사귈 수 없어요.

 

상담자 : 슬픈 일이네요.

 

글쓴이 : 하지만 이 역시 받아드려야 하는 것 중에 하나에요. 왜냐하면 수련씨 역시도 그렇게 살아왔거든요. 남들에 대해서 말이죠. 그러니 우리는 모두 그런 면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이것을 이상하게 생각하지는 마세요. 당연한 일이에요.

 

상담자 : .. 그럴게요.

 

글쓴이 : 결론적으로 말씀들이면, 지금 이미 맺은 관계들에 대해서는 완전히 새로운 정의를 하세요. 흥분과 기대감의 대상이 아니라, 신뢰와 안정감의 대상으로 삼으세요. 그럴만한 분들이니까요. 하지만 이렇게 되면 문제가 생기죠. 그것은 바로 그렇다면 정작 필요한 인정의 행복은 도대체 어디에서 얻을 것인가에 대한 문제죠.

 

상담자 : 그렇겠네요.

 

글쓴이 : 그것이 바로 두 번째로 다룰, 새로운 관계를 맺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해요.

 

상담자 : 새로운 친구를 사귀라고요?

 

글쓴이 : 아니요. 꼭 친구가 아니어도 돼요. 사실 수련씨 나이 정도가 되면, 사람들은 다들 수련씨와 비슷한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모여들게 되어 있어요. 그러니까 그런 모임에 참석만 하면 됩니다.

 

상담자 : 어떤 모임이요?

 

글쓴이 : 찾아보지 않아서 그렇지, 참 많아요. 특히 여자들은 정말로 기회가 많죠. 동네 주민센터에서도 하고, 도서관에서도 하고, 구청이나 군청에서도 하고, 시에서도 해요. 나라에서 하는 것도 있고요. 대단히 많은 종류의 모임들이 있답니다. 혹은 운동을 하면서 맺는 관계들도 있고, 개인적 취미로써 하는 활동들도 많아요. 수련씨가 좋아하는 종류의 모임을 찾아서, 그 안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통해 인정의 행복을 얻는 것이죠.

 

상담자 : , 그렇군요.

 

글쓴이 : 단지, 그때 반드시 주의해야 할 점이 있어요. 새로운 관계를 맺을 때 반드시 머리 속에 깊게 새기고 있어야 할 것이에요.

 

상담자 : 그것이 뭔데요?

 

글쓴이 : 그것은 바로 수련씨가 아쉬워하는 입장이란 점이에요. , 수련씨는 이제 젊고 아름다웠기에 존재만 해도 자연스럽게 주목을 받거나 혹은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에요. 이젠 나이를 먹었고, 그럴 수 있는 사람들은 지금 젊은 사람들이죠. 물론 그들도 언젠가 나이를 먹고 수련씨처럼 되겠지만, 지금은 그들의 시대에요. 그런 면에서 수련씨는 약자죠.

 

상담자 : ..

 

글쓴이 : 그런데 그것을 아쉬워하거나 비참하게 생각하지 말아요. 누구나 겪는 일이에요. 그리고 아쉽다는 것은 결국 수련씨가 상대하는 사람들의 못마땅한 점들, 즉 단점들을 얼마나 참아낼 수 있느냐로 연결이 돼요. , 아쉬운 사람일수록 더 상대의 단점을 잘 참아낼 수 있죠. 사실 방금 말한 내용이 인간 관계의 가장 기본적 동작 원리에요. 아쉬울수록 더 잘 참죠. 그래서 영업을 하는 분들이 그렇게 잘 참아내는 것이에요.

 

상담자 : 말씀을 듣고 보니 그렇기도 하네요.

 

글쓴이 : 자신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이고, 자신의 관계에 있어서 아쉬운 입장이 될 수 있음을 자존심 상해 하지 않는 것이에요. 왜냐하면 행복하고 싶으니까요. 행복하고 싶으니, 당장 느끼는 감정들은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닌 것이죠. 그래서 제가 어제 설명했던, 행복하고 싶다면 모든 것이 해결 가능하다고 했던 설명이 이제 이해가 되실 것이에요.

 

상담자 : ..

 

글쓴이 : 수련씨는 누구를 위해서 아니라, 본인의 행복을 위해서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맺는 것이에요. 그러니 잘 맺어야 해요. 그러려면 이때 자존심을 세워서는 안돼요.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단점을 최대한 참아 보려고 노력해야 해요. 사실 해보면 그다지 힘든 것도 아니에요. 그리고 그들 역시도 스스로 인식하지 못할 뿐이지, 수련씨와 모두 똑같은 목적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러니 그들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도 그다지 어렵지 않을 수 있죠. 이해가 되시나요?

 

상담자 : .. 이해는 되네요.

 

글쓴이 : 수련씨는 지금 자신의 삶을 재정의 할 시기에 왔어요. 만약 이 시기를 잘못 보내서 과거의 좋았던 시절만 그리워하면 살면 점점 쪼그라들면서 점점 자신의 삶일 비참해지만 하겠죠. 그리고 언젠가 '왕년에' 라는 말을 쓰기 시작할지도 몰라요. 하지만 이 시기를 자신의 남은 삶을 위한 시간으로써 충분히 고민하고 생각한다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어서, 삶을 전혀 다른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에요. 사실 제가 그 동안 써 온 글들은 바로 그것에 대한 내용이었어요. 어떻게 하면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까에 대한 제 나름대로의 설명이었던 것이죠.

 

상담자 : , 이제 좀 전체적으로 이해가 가네요.

 

글쓴이 : 이번 상담은 그것을 위한 아주 작은 시작점이 될 것이에요. 하지만 수련씨가 그것을 놓치지 않고 몇 년의 시간만 보낼 수 있다면, 수련씨에게는 아주 큰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에요. 그리고 그 결과는 젊은 시절하고는 다르지만, 훨씬 안정적일 것이며, 훨씬 부드러울 것이며, 더 많은 남들과 함께 하는 삶이 될 것이에요.

 

상담자 : . 저도 그러길 바래요.

 

글쓴이 : 오늘은 행복을 위한 방법 중에서 가장 중요한 관계에 대해서만 다뤘어요. 하지만 다른 것들도 비슷해요. 행복에 대한 영향력으로는 관계만큼이나 중요한 건강도 거의 비슷하죠. 젊은 시절의 건강은 당연함이에요. 그러니 그렇게 몸을 혹사하면서 살죠. 하지만 나이가 먹을수록 건강은 노력해서 유지해야 할 대상이 되요. 그래서 건강은 나이를 먹을수록 가치가 있어지죠. 그러니까 건강에 대한 인식도 바뀌어야 해요. 다른 많은 것들이 비슷해요. 이젠 젊은 시절에 느꼈던 것들을 날려버리고, 현재의 나이에 맞게끔 새로운 재정의를 해야 하는 시기이죠. 그리고 그것을 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조건이 바로,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죠. 나이를 먹어 건강하지 않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운동을 하는 것이니까요.


상담자 : 네, 그렇네요. 말씀대로 그 길 밖에 없네요.


글쓴이 : 시간이 걸릴테지만, 방향만 맞는다면, 결국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에요. 저는 비록 이런 짧은 대화를 통해서 조언을 드리는 역할로 끝나겠지만, 앞으로 수련씨의 삶이 뭔가 다른 어떤 모습이 되어 있을 것이라고 믿어요.

 

상담자 : 네, 감사합니다. 아마도 언젠가 또 찾아 올 것 같긴 한데, 오늘은 희망이 생겼으니 믿고 가볼게요. 안녕히 계세요.

 

글쓴이 : 잘 가요. 그리고 잘 지내요. 무엇보다도 행복하시길 바래요.

 

상담자 : .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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