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데렐라의 친구 - 19 "피고는 작년 12월 14일에 친구인 한은서씨를 살해한 혐의로 이 자리에 있습니다. 맞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한은서를 살해하지 않았습니다." 6월에 열린 2심 첫 재판에서 조세나는 첫 번째 증인으로 나왔다. 1심에서는 증인석에 앉는 것 자체를 거부했던 그녀였기에 그 자체로도 .. 소설, 에세이 2019.05.20
신데렐라의 친구 - 18 1심 판결이 난 후 신데렐라 살인사건은 거의 2주 이상 시끄러웠다. 비록 작년에 처음 사건이 발생했던 때에 비하면 약하긴 하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이 사건에 대해서 술안주를 삼았다. 어떤 이들은 통쾌하다고 했고, 어떤 이들은 사형을 시켰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어떤 사람은 너무 .. 소설, 에세이 2019.05.19
신데렐라의 친구 - 17 봄의 여왕이 귀환했다. 4월이 되자 서울 시내 곳곳에서 하얀 벚꽃의 물결이 넘실거렸고 그에 맞춰서 각 지자체들은 곳곳에서 축제를 열고 여러 가수들을 초청했다. 비록 일주일 정도의 짧은 시간이지만 아직 잎이 피기도 전 나무 가득히 하얀 꽃부터 피우고 보는 벚나무의 독특한 취향은 .. 소설, 에세이 2019.05.17
신데렐라의 친구 - 15 3월이 되자 학생들 방학이 끝나고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 여파는 바로 버스나 지하철에서 나타났다. 서민국의 아침 출근 시간 중 학생들이 부쩍 늘어난 것이다. 대학 졸업 후 2년 만에 사시를 패스하고 직장 생활을 시작한 서민국은 이후 거의 대부분의 출퇴근을 차로만 해왔기.. 소설, 에세이 2019.05.10
신데렐라의 친구 - 14 "증인은 먼저 본인의 신분을 먼저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바늘 하나만 떨어져도 그 소리가 들릴 만큼 고요했던 법정 안의 침묵을 깬 사람은 피의자 조세나의 죄를 물을 권리와 의무를 모두 가진 검사였다. 올해 15년차에 접어든 최종수 검사는 마른 체격을 가졌지만 날카롭고 강해 보이는 .. 소설, 에세이 2019.05.06
신데렐라의 친구 - 13 머리 속에 많은 생각이 혼돈스럽게 뒤섞였다. 건물을 나선 서민국은 약간 답답한 마음을 느끼고는 자신도 모르게 하늘을 바라보았다. 거기엔 낮고 두꺼운 진한 회색 빛 구름들이 단 한 점의 파란 하늘도 허용하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오늘 아침에 봤던, TV 속 여자 기상 캐스터가 .. 소설, 에세이 2019.05.03
신데렐라의 친구 - 12 "이야 사무실 좋네~" 서민국은 서대문에 위치한 장유정의 사무실 안으로 들어서면서 감탄했다. 사실 말만 그런 것이 아니라 실제로 자신의 사무실에 비해서 넓고 깨끗했으며 겨울 햇살이기에 많이 따뜻하지만은 않지만 그래도 블라인드가 걷힌 창가를 통해 스며드는 맑은 아침 빛이 사무.. 소설, 에세이 2019.04.27
신데렐라의 친구 - 11 "장수철씨라고요?" 두꺼운 검은색 뿔 테 안경, 겨울의 건조한 공기 때문인지 바싹 마르다 못해 찢어져서 약간의 핏자국까지 남아 있는 입술, 병약한 느낌을 주는 허연 피부, 요즘 같은 겨울 철이면 흔하디 흔하게 보이는 검은색 패딩을 입은 채 꾸부정한 자세로 자리에 앉아 있는 남자가 .. 소설, 에세이 2019.04.23
신데렐라의 친구 - 10 구정 연휴가 끝나고 얼마 후인 2월 15일은 한 사람과 그 사람이 벌인 어처구니 없는 행위에 대해서 인간 사회가 그 죄를 묻기를 시작하는 날이었다. 처음엔 연말의 모든 이슈를 집어 삼킬 만큼 사회적으로 커다란 반향을 불러왔던 조세나의 사건이었다. 하지만 두어 달의 시간이 흐르면서 .. 소설, 에세이 2019.04.13
신데렐라의 친구 - 9 남혜영은 아침에 수업에 필요한 학교 준비물을 깜빡 하고 사다 놓지 않아서 울고 있는 아이를 데리고 문방구에 들러 학교까지 보내고 오느라고 평소보다 30분 정도 늦게 사무실에 도착했다. 미리 사정이 생겨서 늦는다는 문자는 해 놓았지만 그래도 지각은 지각인지라 눈치를 보면서 사.. 소설, 에세이 2019.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