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나는 온 몸이 밧줄로 의자에 묶인 채 어두운 공간에 갇힌 채 정신이 들었다. 이상한 일이었다. 분명히 잠들기 전에는 병원에 있었는데, 잠을 깨고 보니 이런 이상한 장소에 와 있다. 더군다나 나는 내 몸을 움직일 수 있었다. 비록 밧줄에 묶여 있긴 하지만, 사지에서 감각이 확실히 전달되어 왔다. 손을 꼼지락거리고, 발을 살짝 돌리고, 고개도 돌릴 수 있었다. 눈도 뜰 수 있어서 바깥세상도 보였다. 하지만 내 머리 바로 위에 켜 있는 조명이 너무 밝아서 주변 것들이 잘 보이지가 않았다. 코끝으로 곰팡이 냄새와 희미한 비린내가 섞여서 났다. 피부에는 축축한 느낌이 올라왔다. 잘 모르겠지만, 어떤 창고인 듯 했다. 대충만 둘러봐도 낡고 더러운 곳이 분명했다. 그런데 도대체 왜 나는 지금 이곳에 있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