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신이 외롭다고 느낀다면
아주 특별한 일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당신이 아직 20대의 나이도 지나지 않았다면 그것은 조금 특별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잘못되었거나 혹은 틀린 것은 아니지요. 그저 남들과 조금 다를 뿐입니다.
아주 가끔 외롭다면 그것은 괜찮습니다. 그런데 그 외로움이 두렵다면 그것은 조금 문제가 있는 것이죠. 외로움은 외로움 그 자체 보다 그 외로움을 스스로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우리 인간은 아무리 노력을 해도 언젠간 홀로 있는 시간이 있기 마련인데 (화장실 같이) 그 때 우리가 느끼는 적막감의 순간을 해석하는 방법에 따라 외롭기도 하고 심심하기도 합니다. 혹시 당신은 외로운 것과 심심한 것을 구별할 수 있나요? 그것을 구분할 수 없다면 외로워도 상관없습니다.
요즘의 시대엔 잠들기 직전, 화장실에서의 시간, 출퇴근 시간의 홀로 있는 시간 등에도 이미 스마트 폰이란 좋은 친구가 늘 함께하고 있지요. 단지 이 장비의 문제는 심심함은 해결해주지만 외로움을 해결해주지 못한다는 점이 한계는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도 역시 나이에 따라 좀 차이가 납니다.
요즘 같은 시대에서 당신이 외롭다면 그것은 살아온 시간 동안 겪은 많은 일들 때문일 겁니다. 아마도 당신은 사람들에게서 느껴진 많은 단점을 보고 그것에 대해 실망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앞에서는 웃지만 뒤에서는 험담을 늘어놓는 사람들의 모습, 나를 위하는 척을 하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이득을 챙기는 사람들의 모습, 소신있고 멋진 줄 알았던 그 누군가가 실제로는 남에게 보이는 모습을 꾸미기에 열심인 사람들의 모습, 나를 사랑한다던 누군가가 어느날 나에게 실증났다고 떠나는 모습, 내 앞에서 나의 고민을 들어주고 같이 걱정해주던 누군가가 한달 뒤 같은 이야기를 했을 때 마치 처음 듣는 사람처럼 똑같이 슬퍼해주는 모습, 절친한 친구라고 믿었던 친구가 연인이 된 후 그 인연의 끈이 점점 희미해지던 모습.. 그런 것들로 인해 지금의 당신이 느끼는 외로움이 시작 되었을 것이겠지요.
사람은 사람 속에서 살아갈 때 행복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 관계성이 주는 행복감으로부터 벗어나기란 너무도 힘든 일입니다. 그래서 진정 사람들의 틈을 빠져나가 그 행복을 포기할 수 있을지언정 다른 곳에서 다른 일로 이 행복을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신나는 일도 아무리 즐거운 취미 생활도 언젠가 돌아와 같이 떠들고 공감해줄 수 없는 사람들이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지요.
그 누구도 가보지 못한 우주 깊은 곳에서 누구도 상상하지 못하는 광경을 보거나 새로운 생명체에 대한 경험을 했다고 해도 그것을 다시 인간 세상에 돌아와 이야기 할 수 없다면 그것으로 우리의 경험은 나 자신의 범위에서만 머물게 되지요. 그래서 그것에 대해 더 큰 즐거움이 시작될 수 없습니다.
우리 인간은 나눔으로서 그리고 공감함으로서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존재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진심으로 그것을 나눌 수 있는 존재를 만나기가 너무 힘듭니다.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행복에만 관심이 많아서 나의 것을 나누고 나의 것을 공감해주기만 바랄 뿐, 남의 것을 나눔 받거나 남의 것을 공감하기에는 생각보다 그리 관심이 없습니다. 실제로 그런 척을 하지만 실제로 그것을 하는 사람은 드물다는 뜻이죠. 우리가 나눔받을 때 좋아하는 것은 보통 물질적인 것이며 우리가 공감을 잘하는 것은 또 다른 존재에 대한 험담이나 소문 같은 것이지요. 하지만 이런 것들은 우리의 행복을 위해서는 그리 좋은 주제들이 아닙니다.
사람들은 제각기 자신만의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장점으로만 느껴지는 것들도 상황에 따라서 단점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세상에 단점이 없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래서 우린 그 단점을 얼만큼 이해하느냐에 따라 사람간의 관계를 형성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몸에서 늘 냄새가 나고 어떤 사람들은 말을 할 때 침을 튀깁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어떤 이야기를 할 때 늘 부풀려서 말하고 어떤 사람들은 몇가지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사실을 늘 주장하기에 바쁩니다. 또 다른 이들은 세상의 일에 아무런 관심없이 자신의 행복에만 집중하고 이런 사람들과 다른 이들은 남들에 대해 너무 과도한 관심을 갖기도 하지요.
걸음걸이가 이상한 이들도 있고 말을 할 때마다 독특한 사고방식을 느끼게 해주는 이들도 있습니다. 키가 작거나 몸이 뚱뚱하거나 식탐이 심한 이들도 있고, 늘 즐겁고 유쾌함을 가진 사람이나 타인의 부탁을 잘 거절 못하는 우유부단함을 가진 소심한 이들도 있죠. 냉막한 얼굴에 늘 뭔가 마음에 안들다는 식의 시니컬하거나 혹은 비관적인 사람으로부터 표출되는 지겨운 불만사항들도 있고 개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인간을 무시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모이고 모여 사람들의 특징을 형성하고 우린 여기에서 견딜 수 있음과 견딜 수 없음을 통해 우리 자신의 인간관계 한계점을 정의하지요. 실제로 인간관계가 좋은 이들이라면 남의 단점을 얼마나 잘 참아낼 수 있느냐 혹은 남의 단점을 얼마나 인지하지 못하느냐에 따라 결정됩니다. 사람의 단점을 잘 견뎌내는 사람일수록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으며 그 덕분에 외롭지 않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바로 그 이유로 인해 당신이 지금 외롭다면, 당신은 사람 사귀는 재주가 없는 사람입니다. 즉 당신은 사람의 단점을 잘 못 참아내는 사람이며 그 이유는 당신은 남들보다 좀 더 나은 감각기관을 가졌거나, 좀 더 나은 도덕심을 가졌거나, 남들에 비해 더 많은 욕심을 가졌거나 혹은 그 자신을 너무 사랑해서 남들을 사랑하고 이해할 여유가 없는 사람입니다.
당신이 외롭다면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이것은 노력으로서 해결 할 수 없지만 노력함으로서 약간의 극복은 가능합니다. 결국 이 노력은 당신이 사람의 단점을 느끼는 능력을 축소시키는 길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한가지 꼭 기억해야 합니다. 당신이 싫어하는 사람들의 단점은 실제로는 당신 자신에게도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거짓말을 해본 사람이 거짓말을 하는 사람을 알아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순진한 사람일수록 속이기 쉬우며 세상에 닳고 단 사람이라면 속이기가 그리 쉽지 않습니다. 어떤 사람의 행동에서 숨겨진 그 의도를 파악했다면 그것은 바로 그 의도가 우리 자신에게도 있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내 앞에서 웃으면서 나를 칭찬하는 사람에게 우린 호감을 느끼는데 그것은 그 웃는 사람이 이 호감을 원하기 때문입니다. 호감을 원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솔직하게 정말 좋을 때만 웃겠지요. 그런데 우린 이런 것들을 본능적으로 압니다.
그 이유가 바로 우리 자신 역시도 그리 좋지 않을 때라도 그 사람의 호감을 얻기 위해 웃어 본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한번도 그런 적이 없는 사람이라면 결코 자신의 앞에서 웃는 사람의 웃음이 가짜란 것을 파악하기란 불가능합니다.
당신이 외롭다면 그것은 당신이 가진 그 모든 성향으로 인해 벌어진 결과입니다. 그래서 우린 외로움을 느끼지 못하는 인간에 대한 단점을 거의 느끼지 못하는 이들에 비해서 더 행복할 수 없습니다. 이것은 운명과도 같은 것이지요.
이것을 극복하는 거의 유일한 방법은 사람에 대한 이해와 싫고 좋은것에 대한 우리 자신의 잣대를 흐리멍텅하게 해야 합니다. 이것이 첨예하면 할수록 우린 그것으로 남을 찌르고 결국 남을 떠나게 만들며 이것은 결국 나를 찌르는 바늘과 같은 것이 되어 버리죠. 하지만 이것을 무디게 만드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우리가 무엇인가를 싫어하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고 그 싫어하는 것을 극복하는 것은 정말로 힘들기 때문이죠.
결국 이것이 실패한다면 우린 평생을 외롭게 살아가야 하나요? 아니 외롭움을 두렵게 느끼고 살아가야 하나요? 다행이 그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사람을 통한 행복만큼은 아니지만 다른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능력도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이죠.
그런데 그것들은 바라만 봐야 합니다. 그것들은 공감해주거나 말을 해주지 않고 이해하려 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시간이 흐르는데로 보여주기만 하죠. 바로 그것은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이 자연입니다.
봄이 오면 꽃이 피고 여름엔 무성한 녹색 잎들로 그늘을 만들어 주죠. 가을이 오면 그 색들은 모두 노랗고 빨갛게 물들어 온 산을 수 놓고 겨울이 오면 앙상하지만 남은 가지에 흰 눈을 쌓은 후 추운 겨울을 버텨내지요. 산은 산대로 물은 물대로 그 존재의 의미를 누구에게도 묻지 않고 늘 그 자리에 있습니다. 바람은 시원하기도 하고 춥기도 하지만 내가 원하다고 불어주는 것도 아니고 내가 거부한다고 해서 불지 않지도 않습니다. 뜨거운 여름의 태양은 저 태양이 좀 늦게 뜨고 낮게 뜨고 구름에 가려지길 원하지만 그런 계절은 늘 겨울이 됩니다.
뜨거운 여름의 태양은 일찍 뜨고 높게 뜨고 늦게 집니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일찍 뜨고 높게 뜨고 늦게 지기에 여름인 것이지요. 하지만 우린 가끔 원인과 결과를 거꾸로 해석하면서 자연에게 뭔가를 바랍니다. 겨울이 오면 해를 찾고 여름이 오면 해를 피하죠.
매년 그들은 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일년 일년을 보냅니다. 하지만 또 매년 그들의 모습은 다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인간 속에서만 아니라 산과 들과 바다와 하늘과 땅 속까지 수 많은 공간으로 이루어졌습니다. 하지만 우린 콘크리트로 하늘도 땅도 산도 물도 다 막아 버리고 그 안에서 안전하다고 믿으면서 살아갑니다.
우리의 또 다른 행복은 이것들을 다시 보고 느끼고 생각하고 되새길 수 있을 때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잃어버린 행복이지요. 우리 인간의 사회를 만들고 군락을 이루어 살기 시작하면서 잃어버린 행복이 바로 그곳에 있습니다. 늘 따뜻한 집에서는 추운 겨울과 뜨거운 여름이 차이를 느낄 수 없습니다.
지금 당신이 외롭다고 느낀다면 그것은 당신의 사람 속에서 행복을 찾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쉽게 극복하기 힘듭니다. 그래서 결국 당신은 다른 이들에 비해 행복하기가 힘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잘 못하는 일을 잘하려고 많은 노력을 투자함으로서 당신의 더욱 더 공허함을 느끼게 됩니다. 왜 잘하지 못하는 일을 억지로 잘하려고 하여 더 힘들게 살아가려 하지요?
우린 잘하는 일을 할 때 행복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노력의 대상을 조금 바꿔보는 것은 어떨까요? 설령 그것이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이 아니어도 좋고 또 다른 생각치도 못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아무튼 그것이 적어도 우리가 잘 못하는 사람 사귀는 일만 아니라면 그래도 노력에 대한 대가를 조금 더 얻을 수 있겠지요.
외롭다고 해서 두려워하지 마세요. 그저 그것은 당신이 그런 능력을 타고나지 못한 사람일 뿐입니다. 그 단점일지 모르는 것을 장점으로 바꿔보세요. 그래서 다른 이들이 느끼지 못하는 것을 느끼고 다른 이들이 사람 만나는데 바빠서 하지 못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우린 단지 우리가 잘 못하는 일에 쏟는 열정과 시간과 돈을 다른 가치를 가진 일로 방향만 변경하면 됩니다.
진정 행복하길 원한다면 그렇게 해보세요. 산다는 것.. 그리 긴 시간도 아니고 두번 사는 것도 아닙니다. 다른 사람의 기준에 자신의 행복을 맞추는 일이야 말로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어리석은 생각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