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2013년 새해를 시작하면서

아이루다 2013. 1. 1. 09:12

 

아 다음 블로그에 글을 좀 제대로 써보기로 마음 먹은지가 거의 1년이 다되어 간다. 작년 초에 책을 읽다가 결심을 하고 시작한 것이 이젠 제법 쌓여서 200페이지를 넘었다. 1년이 365일이니 그래도 일주일에 세편 이상은 꼬박꼬박 쓴 듯 하다.

 

글을 쓰는 것은 두가지 면에서 좋다.

 

첫번째는 내 생각을 정리하기 좋다는 것이다. 머리 속에 수많은 생각과 연상되어 일어나는 추가적인 사고의 흐름을 그냥 두면 오래지 않아 사라지고 그렇게 사라진 생각들은 어떤 경우엔 영영 다시 떠올리지 못할 때도 있다. 하지만 글을 쓰면 그것들이 정리되어 남는다. 특히 정리하면서 불필요한 곁가지나 혹은 내가 착각한 것들이 정리되는 느낌이다. 물론 그렇게 하기까진 꽤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는 글 쓰는 능력이 향상된다. 아무래도 나 혼자 주절 주절 혼자 쓰는 블로그이지만 가끔 누군가가 와서 보고 또 한달에 한번 정도는 댓글이 달리기도 하기에 그런 분들을 위해 그리고 내 블로그의 열렬한 독자인 유진이를 위해 글을 이해하기 쉽고 글 내용이 전달이 잘 될 수 있도록  띄어쓰기, 맞춤법등도 신경쓰고 적정한 표현과 상황에 맞는 어휘 선택도 신경써서 잘해야 한다. 그러나 이것이 생각보다 많이 어렵다. 나도 나름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맞춤법도 많이 틀리고 문장이 자연스럽고 또 문법에 맞는 글을 제대로 써내는 것이 힘들다. 그리고 가장 어려운 점은 역시 띄어쓰기이다. 이것은 요즘도 쓰면서도 많이 헷갈린다. 그래서 가끔 책을 읽을 때 책에 나온 띄어쓰기를 유심히 보기도 한다.

 

이렇듯 글쓰기는 장점이 많다. 거기에 이런 온라인 공간에 글을 쓰는 것은 내가 인터넷만 가능하면 어디서든 접해서 글을 쓰고 읽고 수정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비밀일기가 아닌바에야 100% 진실만을 쓸 수 없다는 단점은 있다. 특히 이렇게 오픈된 장소에 쓰는 글을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나는 그정도는 그냥 감수할 만 하다.

 

블로그 글 쓰기는 올해도 꾸준해 해 볼 생각이다. 어찌되었건 간에 시간이 갈수록 내 글쓰기 실력은 조금씩 나아지는 것 같긴 하다. 이렇게 10년이 흐르면 혹시나 나에게 단편소설이라도 쓸 능력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인 꿈이지만 난 언젠가 꼭 소설을 한번 써보고 싶다.

 

올해는 몇가지 계획한 일이 있다. 여기에 남겨둬야 내년 1월 1일날 내 자신을 냉정히 평가할 것이다.

 

첫째는 요리를 좀 더 심화시켜 배우고자 한다. 요리와 먹는 것은 인간이 가진 매우 행복한 즐거움 중에 하나다. 특히 같은 먹거리라도 더 맛나게 더 건강하게 먹을 수 있기에 노력만 하면 단지 먹고 사는 것이 아니라 잘 먹고 잘 살수 있을 것이다. 그것도 비싼 가격을 제시하는 가게에서 말고 집에서 각종 맛있는 요리를 해먹을 생각이다. 이 계획 역시 앞으로 남은 오랜 시간동안 꾸준히 해야 할 일이다. 나는 서양요리로 시작해서 한식, 중식 순으로 갈 생각이다. 일식은 개인적으로 영 맞지 않아서 나중에 생각해봐야겠다.

 

두번째는 운동을 좀 더 체계적으로 하고 싶다. 특히 올해는 수영을 좀 더 배워볼까 한다. 한 5~6년 전쯤 접형 초기까지 배우다가 사정상 그만뒀는데 올해는 가능하면 강습을 끊어서 꾸준히 다녀보려고 한다. 그래서 접영을 어느정도 자유스럽게 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배우고 싶다. 그와 함께 운동도 되고.

 

세번째는 도서관 다니기를 잘 해야겠다. 작년에도 몇번 시도를 했었는데 잘 안되었고 주말이면 집에서 널부러져 있는 것에 익숙해서 좀처럼 잘 안되는 습관이다. 하지만 나를 위해서도 또한 나와 같이 삶을 살아가는 유진이를 위해서도 꾸준한 독서를 해야 할 것이다.

 

네번째는 영월 집에 대한 단기적 목표이다. 우선 간단하게나마 창고를 지을 예정이다. 그런데 이 창고는 비닐 하우스 형태로 지을 것이고 그 안에 작은 원예실도 만들어서 유진와 동석이에게 선물할 생각이다. 그리고 간단한 형태나마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해 매일 매일 식물들에게 물이 뿌려질 수 있는 형태도 생각하고 있다. 아무튼 영월에 작은 정원과 작업도 하고 추운날 고기도 구워 먹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볼 생각이다.

 

다섯째는 역시나 별사진 찍는 것이다. 작년 한해 너무 죽쒀서 올해부터 특히 이번 주말부터 좀 더 제대로 해볼 생각이다. 정말로 제대로 해야할 것이다.

 

올해는 이정도로 목표를 잡았다. 이룰 수 있는 일도 있고 아마 후회가 되는 일도 있으리라. 인간이란 굴레가 갖는 어쩔 수 없는 운명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어떤 것을 계획하고 해본다는 것 자체가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내 목표처럼 그럴싸하게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말이다. 삶이란 결과가 아니고 과정이란 것을 늘 생각하면서 살아야한다. 그것을 잊는 순간 난 짧은 결과에 몰입되어 긴 과정을 불행하게 보내는 사람이 되어 버릴 것이다. 그동안 그렇게 남들이 말하는데로 미련하게 살아왔는데 이젠 벗어날 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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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인간의 시선으로 썼고 이젠 좀 다른 시선으로 써보겠다.

 

시간의 개념은 인간이 발명했다. 원래 우주엔 시간이란 개념 자체가 없다. 하루를 정하고 1년을 정한 것은 우리가 태양을 중심으로 자전하고 공전하기 때문이다. 오늘이 1월 1일이란 말은 과거 누군가가 약속에 의해 오늘을 1년의 시작일로 정했기 때문이며 우리 민족은 100년 전만 해도 지금은 구정이라도 일컬어지는 날을 1년의 시작일로 인식했다. 달을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이러니 1월 1일이란 것 자체가 매우 허공에 쓴 개념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새해가 밝았다고 느끼고 12월 31일날 서울 보신각에 모여 새해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를 듣거나 멀리 동해로 나가 일출을 보기도 한다. 우리의 지식이 우리를 얽메고 있는 모습이다.

 

나 역시 이렇게 블로그에 글을 쓰면서 새해가 밝았음을 말하고 또 지난 몇몇 글에서 한해가 가는 것을 정리하고 있다. 이것이 결국 인간의 모습인 것이다.

 

그것은 마치 내가 내 생일을 기념일로 정하고 혼자서 자축하는 것과 다르바 없는 상황이다. 단지 새해는 그 자축이 지구에 사는 인류 전체로 확장되었을 뿐. TV를 보진 못하지만 아마 지금 아침 뉴스엔 세계 각국의 신년 표정에 대해 말하고 있으리라. 물론 아직도 12월 31일인 나라도 있다. 미국 쪽은 아마도 그럴 것이다.

 

나는 앞으로도 내가 생각하고 경험하고 믿고 사고하고 고민하고 통찰하는 그 모든 것에 대해 깔려 있는 진실에 대해 끝없는 공부를 해볼 생각이다. 그리고 이것이 어쩌면 나의 가장 큰 목표가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세상을 지배하는 시간에 대한 개념 자체를 바꿨지만 그 스스로는 집안의 고장난 시계하나 고치지 못했다는 아인슈타인의 말을 잊지 않는다. 정확히 그것이 우리 인간의 삶이다. 그래서 나는 늘 내가 시계 하나 고치지 못하는 인간임을 인정하고 살아가려 한다. 거기에 나는 아인슈타인의 천재성도 없다. 하지만 또 그래도 아무 상관이 없다. 시간에만 상대성이 있는것이 아니다. 삶도 삶속의 행복도 모두 상대적인까 말이다. 새해가 되니 말이 주저리주저리 많아지는 것도 역시나 시간에 종속된 내 한계이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