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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작가가 되다

그간 몇 차례, 이 블로그에 써 놓은 글들을 책으로 내는 것이 어떤지를 묻는 분들이 있었다. 처음엔 당연히 별 다른 생각이 없었는데 몇 번 반복되니 그래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단지 나는 알고 있다. 내가 쓰고 싶은 글, 내가 말하고 싶은 글은 책으로 나올 가능성이 거의 없다. 대신 이 블로그 글들 중에서 사람들이 그나마 좀 읽어 주는 글들 위주로 편성을 해서 책을 써 볼 생각이 들었다. 나로써는 일종의 타협인 셈이다. 그리고 기왕 하기로 마음 먹었다면 열심히 하는 것이 좋다. 글을 써서 출판사에 보낼 생각부터 들었다. 전통적인 방식이다. 하지만 그 결과가 좋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결국 브런치라는 사이트를 생각해 냈다. 작년쯤인가? 아는 지인이 소개를 해줘서 알게 된 '글을..

나는 왜 이렇게 살게 되었을까? - 남은 이야기

이 세상 사람들 중에서 상위 1%에 해당되는 확실히 머리가 좋고 확실히 높은 목표를 가지고 있는 사람과 적당히 머리가 좋고 달성하기 쉬운 목표를 가진 사람들, 그러니까 분류상 1번과 5번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과 자신이 이룰 수 있는 것의 괴리로 인해서 어쩔 수 없는 좌절감을 경험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스스로는 결코 좌절감을 느끼지 않는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실제로 그렇게 보이기도 한다. 매우 활동적이며, 매우 적극적이다. 좌절해서 주저 앉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극복하기 위해서 매우 열정적으로 살아간다. 그러니 스스로 패배자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남들보다 훨씬 더 열심히 살고, 남이 아닌 자기 자신에게 매우 집중한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이 그렇게 살 수 있는 가장 ..

나의 이야기 2021.06.13

나는 왜 이렇게 살게 되었을까? - 2

::에고의 종류:: 에고가 자극이 될 때 강화한다. 하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원하던 것을 얻지 못한 좌절을 통해 강화가 멈추거나 오히려 반대로 약해지다 못해 결국 찌그러질 수도 있다. 에고의 강화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바로 지적 능력이다. 남들만큼 되고자 할때, 남들보다 더 앞서고자 할 때 가장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원래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그 남들과의 비교가 지적 능력이 아닌 신체적 능력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그러니까 운동선수들 사이에서는 머리가 좋은 것이 크게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속한 분야에서 얼만큼 탁월한 신체 능력을 발휘하느냐 여부에 따라 에고가 발달하게 된다. 이것을 통칭해서 사람의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더해서 크게 영향을 끼치는 것이 바..

나의 이야기 2021.06.08

나는 왜 이렇게 살게 되었을까? - 1

::두 가지 욕구:: 아주 맛나 보이는 음식 앞에 섰을 때, 그리고 그것을 먹을 수 있는 상황과 먹어도 되는 권리가 주어졌을 때, 사람들은 그것을 꼭 먹고 싶다는 욕구를 느낀다. 그래서 실제로 숟가락이나 포크를 들고 그것을 먹고 나서 주로 후각과 미각을 통해 '맛남' 이라는 감각을 얻는다. 물론 이때 맛깔스러운 모습을 통한 시각과 씹는 소리를 통한 청각 그리고 식감이라고 불리는 촉감 역시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그러니까 그야말로 오감을 통해서 맛있는 행복을 누리는 것이다. 그러니 좋아하는 음식 앞에서 누구인들 참을 수 있으랴. 하지만 사소한 문제가 하나 있다. 아니, 처음엔 사소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심각해지는 문제이다. 그것은 바로 살이 찌기 때문에 먹지 말아야 한다는 또 하나의 목소리이다. 그렇게..

나의 이야기 2021.06.08

슬픈 드라마를 보지 못하는 사람들.

사람은 크게 두 가지 출처의 감정을 접하면서 살아가게 된다. 하나는 내 안에서 생겨나는 감정이고, 다른 하나는 타인에게서 생겨나고 있는 감정이다. 이후 이 둘은 그것들에 대한 민감성 여부에 따라 총 네 가지 종류의 조합으로 분리가 되는데, 각자마다 고유한 특징을 가지게 된다. 첫 번째 유형은 내 감정을 잘 느끼면서 타인의 감정도 잘 느끼는 사람들이다. 아주 흔한 유형으로, 사실상 대부분의 사람들이 여기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내 감정을 스스로 잘 느낀다는 말은 딱히 덧붙여 설명할 필요도 없이 뻔한 것이고, 타인의 감정을 느낀다는 말의 의미는 실질적으로 공감능력을 뜻한다. 그러니 보통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을 가진 우리들 대부분이 이 분류에 속하게 된다. 단지 전체적으로 감정에 얼만큼 둔하냐, 민감하냐 정..

나의 이야기 2021.06.05

나는 정말로 패배했을까?

사람으로 태어나 사람들이 있는 세상에서 살아가려면 꼭 해야 할 일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다른 사람들과 경쟁하는 일이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승자가 되는 일이다. 인간 세상에서 경쟁은 정말로 수 많은 상황에서 수 많은 형태로 일어난다. 아침에 버스나 지하철을 타는 순간부터 점심에 식당에 들어가서 음식을 주문하는 순간, 영화표를 끊는 순간, 온라인으로 상품을 주문하는 순간에도 눈에 보이지 않을 뿐 판매자는 판매자들끼리, 소비자는 소비자들끼리 끝없는 경쟁이 일어나고 있다. 학교에서는 공식적으로 시험 성적이나 달리기 시합 등을 통해서 일어나고, 비공식적으로는 누가 더 인기가 많은 사람이 되느냐, 누가 더 예쁜가, 누가 더 운동을 잘하는가 등등을 통해서 매일같이 일어나고 있다. 그야말..

나의 이야기 2021.05.15

대화를 하는 다섯 가지 방법

사람과 사람이 만나면 언제나 대화를 하게 되어 있다. 그 주제가 다양할 뿐, 사람이 사람을 만나 대화를 하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다. 우리가 사람을 만날 때 대화를 하게 되는 이유는 아주 단순하다. 어떤 식으로든 대화가 도움이 되기 때문에 그렇다. 쓸만한 정보를 주고 받을 수도 있고, 자신의 힘든 상황이나 억울함을 공감 받을 수도 있고, 자기 자랑을 할 수도 있고, 어떤 사건에 대한 상호 의견 교환도 가능하고, 설득 등의 과정을 통해 자신에게 필요한 것에 대한 상대방의 동의를 얻어낼 수도 있다. 그리고 다 떠나서 그냥 대화 자체가 재미가 있는 경우도 많다. 즉, 대화만으로 충분히 행복해진다. 그래서 대화를 많이 하는 사람일수록 행복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 가능하다면 많은 사람들과 자주 대화를 하고 사는..

나의 이야기 2021.05.05

겨울을 지나 봄으로

주말마다 시골집에 댕기는 탓에 사진을 찍을 일이 많이 줄었다. 원래 봄이면 여기 저기 봄 사진을 찍고는 했는데, 아무래도 사진 취미도 점점 줄어갈 모양이다 ㅎㅎ. 봄볕이 좋았던 날 아침 해를 쬐고 있는 빈고씨. 시골 집 나무에 찾아 온 동고비. 저녁 노을이 아니라 새벽 노을이다. 소리는 많이 나지만, 보기 힘든 오색 딱따구리. 많이 보이지만 워낙 재빨라서 사진을 찍기 힘든 박새. 새 봄에 핀 제비꽃. 이름을 늘 까먹는 들꽃. 봄에 노란 잎을 피우는 나무. 요즘은 벚꽃이 절정이다. 이름모를 들꽃. 성내천 변에 핀 벚꽃. 연두빛이 예쁜 단풍나무의 새 잎. 여름이 되면 녹색이 되었다가 가을이 되면 노랗고 붉게 변할 것이다.

사진 2021.04.05

[단편] 변두리 삶 #2

* * * 나는 온 몸이 밧줄로 의자에 묶인 채 어두운 공간에 갇힌 채 정신이 들었다. 이상한 일이었다. 분명히 잠들기 전에는 병원에 있었는데, 잠을 깨고 보니 이런 이상한 장소에 와 있다. 더군다나 나는 내 몸을 움직일 수 있었다. 비록 밧줄에 묶여 있긴 하지만, 사지에서 감각이 확실히 전달되어 왔다. 손을 꼼지락거리고, 발을 살짝 돌리고, 고개도 돌릴 수 있었다. 눈도 뜰 수 있어서 바깥세상도 보였다. 하지만 내 머리 바로 위에 켜 있는 조명이 너무 밝아서 주변 것들이 잘 보이지가 않았다. 코끝으로 곰팡이 냄새와 희미한 비린내가 섞여서 났다. 피부에는 축축한 느낌이 올라왔다. 잘 모르겠지만, 어떤 창고인 듯 했다. 대충만 둘러봐도 낡고 더러운 곳이 분명했다. 그런데 도대체 왜 나는 지금 이곳에 있는 ..

소설, 에세이 2021.03.20

[단편] 변두리 삶 #1

'직업', 생년월일부터 이름과 지금 사는 주소까지, 막 힘없이 써내려 가던 나는 직업란 앞에서 잠시 멈칫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 이유가 초등학교 시절 부모님 직업을 써 내야 했던 시절과는 달랐다. 아니, 다른 정도가 아니라 아예 반대였다. 그 시절엔 딱히 직업이라고 할 만한 것을 가지지 못한 아버지 때문에 못 썼고, 지금은 오히려 반대로 쓸 것이 너무 많아서 고민스러웠다. 입으로는 늘 건설 기술자라고 자신을 소개하던 아버지는 일 년 중 기껏해야 서너 달 밖에 일을 못했다. 처음부터 그런 것은 아니었다. 내가 다섯 살이 되던 해, 여느 날처럼 일을 하던 아버지는 5층 높이의 공사장에서 추락해 척추에 큰 손상을 입었다. 몇 년간 치료와 재활을 한 끝에 겉으로는 멀쩡해 지긴 했지만, 그때부터 아버지 몸엔..

소설, 에세이 2021.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