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인간관계 잘하는 법

아이루다 2021. 2. 2. 08:22


희정: 이번 달 모임은 어디에서 할까? 의견들 주삼~

수정: 하남에 새로운 쇼핑몰 오픈했던데 거긴 어때?

미연: 오 그래? 거기 뭐 있는데?

수정: 맛점도 많고 스파가 끝내준데~~~~

미연: 야 그럼 가야지. 우리가 누구냐

은실: 아 그런데 일산에서는 너무 멀어. 그냥 가운데 지점인 종로에서 만나면 안될까? 

미연: 아 그러네. 일산에서 하남이면 너무 멀다. 아쉽네~~

희정: 흠.. 그럼 그냥 보던 데로 종로에서 볼까?

은실: 나는 그랬으면 좋겠다.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하남이면 수정이네 집에서만 가까운 데잖아.

수정: 그건 아냐. 우리 집이 가까워서 그런 건 아니고 좀 멀긴 해도 오면 은실이 너도 좋아할거 많아서 추천한 거야.

은실: 그게 뭔데?

수정: 너 비누공예 좋아하잖아. 거기에 엄청나게 큰 비누공예 전시회가 열린 데. 너도 꼭 보는 게 좋을 걸?

은실: 정말로?

수정: 그래, 아마 이번 달까지만 할거야. 그러니까 이번 달 모임은 거기에서 하는 게 좋을 거야.

은실: 그래, 그럼 좀 멀지만 나도 찬성.

희정: 말 없는 다른 애들도 찬성이야?

주영: 나도 찬성. 나도 송파구니까 가까워서 좋네.

 

 

인사팀장: 이번 회식 음식 주제 주세요~

김대리: 오, 의견 내면 그거 먹는 거에요?

인사팀장: ㅋㅋ 의견이 채택이 되어야 먹는 거지.

김대리: 아무튼 전 무조건 소고기!

인사팀장: 내가 김대리는 그럴 줄 알았어. 다른 분들은?

송과장: 저는 삽겹살 한 표.

주사원: 저도 의견 내도 되나요?

인사팀장: 당연하지. 우리 회사는 늘 직원들 의견을 중요하게 여겨.

주사원: 그럼 저는 회.. 아니면 초밥.

인사팀장: 오케이. 그럼 다른 분들은?

사장: 나도 의견 내도 되나?

인사팀장: 당연하죠. 사장님은 뭐 드시고 싶으신데요?

사장: 나는 곱창이 땡기는 데. 곱창에 쐬주 한잔~

인사팀장: 오 곱창. 저도 듣고 보니 급 곱창인데요? 

사장: 그렇지? 날씨가 추우니까 따뜻하게 연탄곱창 먹고 싶네.

인사팀장: 어제 TV보다 보니까 곱창에 영양가가 일반 살보다 훨씬 더 많다고 하더라고요. 몸에 정말로 좋은 음식이래요.

사장: 그래? 그럼.. 아니지. 그래도 내 의견대로만은 할 수 없지. 다른 사람들도 말 해.

인사팀장: 그래, 의견들 말해 봐.

[한참 후]

인사팀장: 더 이상 의견이 없으면 곱창으로 합니다~ 

 

 

::인간관계를 잘한다는 것::

 

인간관계를 잘한다는 것의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

 

누군가와 잘 지내는 것일까? 아니면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는 것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속을 깊이 털어 놓을 수 있는 진실한 인연을 맺을 수 있는 것일까? 혹은 누구에게나 사랑 받는 사람이 되는 것일까?

 

아마도 사람마다 그것에 대한 정의는 다를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는 호감을, 누군가는 인기를, 누군가는 진실을, 누군가는 사랑을 원할 것이다.

 

하지만 인간관계를 잘한다는 것의 진짜 의미는 따로 있다. 그리고 호감, 인기, 진실, 사랑과 같은 것들은 모두 그것을 얻기 위한 보조적인 수단에 불과하다.

 

그 한가지는 - 알고 나면 기분이 좀 나빠질 수도 있지만 - 바로 '누군가를 조종하는 능력을 가지는 것' 이다. 내가 아닌 타인을 내가 원하는 대로, 내가 뜻하는 대로, 내가 의도한 대로,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 대로 가도록 하게 만들 수 있을수록 인간관계를 잘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

 

그것을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다른 사람들의 호감을 얻는 것이고,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것이고, 진실한 인연을 맺는 것이고,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어떤 경로를 통했든지 상관없이 누군가의 마음을 얻으면 얻을수록 그 사람을 조종하기가 쉽다. 그저 '조종'이란 단어로 인해 거부감이 들 뿐, 우리는 평생 동안 수 많은 인간관계 속에서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누군가를 조종하려고 노력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앞에서 나온 두 가지 종류의 짧은 대화 속에서 보면 그것이 명확히 드러난다

 

첫 번째 대화에서는 수정이란 사람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일, 그러니까 하남에 새로 오픈 했다는 대형 쇼핑몰을 가기 위해서 사람들을 조종했다. 그리고 두 번째 대화에서는 사장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일, 그러니까 곱창을 먹기 위해서 사람들을 조종했다. 하지만 두 경우 서로 조종하는 수단이 다르다.

 

그리고 그 수단은 꽤나 그 종류가 많다. 그러다 보니 인간관계가 복잡하고 어려워 보인다. 사람에 따라, 입장에 따라, 상황에 따라, 중요도에 따라, 서로에 대한 신뢰에 따라 조종을 하는 방식이 다르며, 실제로 그것이 통할지 여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조종하는 방법들 - 권력::

 

누군가를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조종하느냐에 상관없이, 일단 조종만 할 수 있다면 내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게 된다. 금전적 이득을 얻기도 하고, 경험적 즐거움을 얻기도 하며, 욕망을 실현할 수도 있다. 그래서 누군가를 잘 조종하는 능력은 그 어떤 것보다도 중요하다. 그것을 제대로만 할 수 있다면 그 누구보다도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

 

그렇다면 누군가를 잘 조종하려면 어떤 방법을 써야 할까?

 

과거부터 가장 흔했던 방법 중 하나가 바로 힘이었다. 그러니까 무력으로 상대방을 조종하는 것이다. 지금도 총이나 칼을 들고 상대를 위협하면 거의 대부분 상대를 조종하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그것은 범죄이다. 그래서 오랜 시간 동안 힘으로 누군가를 조종하는 방식은 매우 교묘해졌으며, 그것의 최종 결과물이 바로 권력이다.  ''자 뒤에 힘을 뜻하는 '' 이 붙은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권력은 합법적으로, 하지만 그 내부엔 어떤 식으로든 강제성을 띤 힘이 존재하는, 사람을 조종할 수 있는 힘이다그래서 사람들을 내가 하고 싶은 방향대로 몰고 갈 수 있다.

 

회사 내에서 회식으로 무엇을 먹을지를 결정할 때도 권력이 작동한다. 아니, 어쩌면 그것을 위해서 사장을 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사람들이 권력을 잡으려는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서 자신이 먹고 싶은 것을 먹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원하는 시간에 하고, 그만두고 싶을 때 그만 두고 싶어서이다

 

그래서 자신보다 서열이 높은 사람이나 나이가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다 보면 설령 그 자리가 그리 불편하지 않더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힘들어진다. 상대에게 자신을 맞춰야 하기에 그렇다. 우리는 조종할 때는 행복하지만, 조종을 당할 때는 힘들어진다. 조종을 할 때는 내 행복이지만, 조종을 당할 때는 남의 행복이기에 그렇다.

 

그로 인해서 사람들은 권력을 원하면서도 권력을 가진 사람과 어울리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니 만약 권력자들과 어울려야 한다면 그때는 뭔가 원하는 것이 있을 때뿐이다. 이 말은 반대로 권력을 써서 사람들과 어울렸다는 말의 의미는 그 사람들이 진심으로 그것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결국 권력자는 자신이 가진 권력을 잃게 되는 순간 자신이 누리던 조종력을 모두 잃게 된다. 그리고 이것은 아주 큰 두려움이 된다. 정치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그 권력을 놓아야 할 때조차 제대로 포기하지 못하고 추하게 변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이런 권력의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려면 다른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사람의 마음을 얻는 방법이다. , 친화력이 좋아야 한다.

 

::조종하는 방법들 - 친화력::

 

친화력을 갖기 위해서는 많은 여러 가지 요소들이 작용하는데,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한 사람이 가진 매력이다. 그리고 매력 역시도 '' 자가 붙는다. 매력도 일종의 힘이란 뜻이다.

 

 

 

 

매력은 사람들에게 호감을 얻어서 친화력을 높이는 아주 좋은 방법이지만, 문제 하나가 있다. 그것은 바로 매력 그 자체가 너무 다양하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그것도 내 기준이 아닌 타인의 기준에서 작용한다.

 

매력은 기본적으로 외모, 성격, 성향 등이 크게 작용하는데 사람마다 매력을 느끼는 포인트가 다르다. 누군가는 외모, 누군가는 성격, 누군가는 성향, 누군가는 재력, 누군가는 유머 등등, 사람들마다 매력을 느끼는 포인트가 다르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사람이 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 되고 만다.

 

그래서 권력과 달리 늘 성공할 수는 없다. 단지 권력은 잃음과 동시에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되지만, 매력은 보통 그런 위험은 없다. 물론 외모적 매력과 같은 것들은 나이를 먹을 수록 잃을 수는 있다.

 

친화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매력 이외에도 평소에 잘해주는 방법도 쓸 수 있다. 사실 보통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매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잘해주는 방법을 쓰는 편이다. 하지만 문제는 잘해준다고 해서 반드시 돌려받는다는 보장이 없다. 그래서 자주 뒤통수를 맞기도 하고, 배신을 당해 상처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과 거리를 두려고 한다. 상처의 경험으로 인해서 아예 조종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 인간관계 자체를 거부한다.

 

그런 면에서 보면 잘해주기보다는 매력을 가지는 편이 훨씬 낫다. 그리고 어떤 매력들은 거부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렬해서 권력보다도 강력한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그래서 팬 미팅 장소에 나간 연예인만큼 강력한 조종력을 가진 사람을 찾기도 어려울 것이다.

 

::조종하는 방법들 - 욕망 자극::

 

그렇다면 권력도 없고, 매력도 딱히 없는데 괜히 잘해주려고 하다가 상처만 받게 되는 사람은 어떻게 해야 상대방을 조종할 수 있을까? 조종할 수 없으니 늘 권력을 가진 사람이나 매력적인 사람에게 조종을 당하거나, 사람들과 거리를 두고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것일까?

 

다행스럽게도 그것은 아니다. 그리고 더해서 오히려 권력이나 매력 그리고 잘해주는 방법보다 훨씬 더 잘 통하는 방법이 있다. 단지 그것을 하기 위해서는 머리를 많이 써야 한다.

 

그것이 바로 상대방의 욕망을 자극하는 것이다. 내가 원하는 것을 하면서 상대방도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면 그것만큼 좋은 것도 없다. 위에 나온 대화에서 자신과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을 비누공예 전시회가 열린다는 정보를 통해 욕망을 자극시킨 예가 바로 그것이다.

 

아마도 이 방법은 지금껏 나온 네 가지 방법 중에서 가장 좋다고 할 수 있다. 상대방을 억지로 시킨 것도 아니고, 매력을 통해서 부드럽긴 하지만 결국 나만 행복한 것을 한 것도 아니며, 잘해주다가 뒤통수를 맞는 일도 아니고, 나도 행복하고 상대방도 행복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이기 때문에 그렇다.

 

단지 이 방법의 문제는, 내가 원하는 것을 할 때 그것을 상대방도 원하게 만드는 일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오히려 반대의 경우가 많아서 갈등이 자주 일어나는 편이다.

 

노래방에 가고 싶은데 상대방은 술을 더 마시고 싶어하거나, 산에 오르고 싶은데 상대방은 바다에 가고 싶어하는 일은 아주 잦게 일어난다. 그래서 그런 경우엔 보통 한번은 상대에게 맞추고, 한번은 나에게 맞추는 식의 방법을 쓰기도 한다. 이런 방법은 나름대로 좋긴 하지만, 결국 한번은 내가 별로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그리고 가장 안 좋은 부작용이 바로 불필요하게 상대방의 욕망을 자극하게 된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려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얼마나 대단하고, 중요하고, 의미가 있고, 즐거운지를 다른 사람들에게 전도하려고 엄청 애를 쓰면서 살아간다. 상대방을 조종하기 위해서 각자가 광고업자가 되어 버리고 만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욕망이 아닌 타인의 욕망을 추구하면서 살아가게 되는 현상을 만들어내고 만다.

 

::조종하는 방법들 - 설득::

 

하지만 그렇게 해서도 안되는 경우는 분명히 존재한다. 그렇다면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권력도 없고, 매력도 없으며, 괜히 잘해주고 싶지도 않고, 욕망을 자극할 방법도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쉽게 말해서 잘 모르는 사람이 별로 하고 싶어 하지 않는 일을 하게 만들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것은 회사에서 다른 팀에 소속된 사람에게 일을 부탁할 때 자주 일어나는 경우이다.

 

이때 사람들이 쓰는 흔한 방법이 바로 '설득'이다. 어떤 일을 하는 적당한 이유를 대는 것이다. 왜 그 일을 해야만 하는지 납득시키는 일이다.

 

설득은 기본적으로 상대방의 이해를 구하는 행위이다. 정보와 필요성 그리고 논리를 통해 상대방에게 왜 그 일을 해야 하는지를 설명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최대한 많은 정보와 그것을 이용한 설득력 있는 설명이 필요하다.

 

사람들은 그 무엇보다 납득이 될 때 그 일을 제대로 하려고 하기 때문에 설득하는 일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설득의 한계가 명확하다. 마음을 바꾼 것이 아니라 머리 속 생각만 바꾼 것이기에 그렇다. 머리로 이해된 것들은 또 다른 정보와 설명이 주어지면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

 

그것은 바로 어제 일을 같이 하기로 설득된 사람들이 오늘은 다른 말을 하게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더군다나 설득을 하려면 정말로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것도 아주 잘 설명해서 전달해야 한다. 그러니 처음부터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잘 납득된 설득은 매우 강력한 힘을 갖게 된다. 신뢰도가 높다는 뜻이다. 그래서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상대를 자신이 원하는 방향대로 움직이게 하기 위해서 주로 설득의 방법을 쓴다. 그리고 부수적으로 권력도, 매력도, 친화력도 이용한다.

 

::조종하는 방법들 - 공감::

 

만약에 권력도, 매력도, 잘해줄 자신도, 상대방의 욕망을 자극할 방법도, 설득력도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제는 더 이상 아무런 방법이 없는 것일까?

 

아니다. 그것도 가장 강력한 조종법이 남아 있다. 그것은 바로 상대방의 공감을 얻는 것이다

 

공감은 지금까지 나온 방법론 중에서 가장 약한 조종법이다. 왜냐하면 비록 내가 공감을 얻어서 상대방을 조종을 했다고는 하나, 상대가 움직이는 방향과 목표지점에 대한 결정권은 내가 아닌 상대방에게 있기 때문에 그렇다.

 

공감의 힘은 공감능력이라고 부르는데, 공감능력은 내가 상대방의 공감을 얻는 힘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상대방을 공감할 수 있는 힘을 뜻한다. , 처음부터 그 주체가 공감을 얻는 사람이 아닌, 공감을 하는 사람에게 있다는 뜻이다.

 

사람들에게서 동정이라는 공감을 받아 돈을 얻어서 술을 사먹고 싶은 거지가, 아주 추운 날 헐벗고 길에서 구걸을 하고 있을 때, 원하는 돈을 얻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목도리나 장감 그리고 신발과 같은, 사실은 그리 원하는 않는 것들도 얻을 수 있게 된다. 거지는 사실 그것들이 아무런 필요가 없음에도 그렇다.

 

이런 식으로 공감의 한계는 명확하다. 하지만 공감만큼 딱히 다른 부수적인 능력이 필요하지 않는 것도 없다. 길거리 거지도 그것을 얻어낼 수 있으니까 말이다.

 

또한 공감은 지금껏 나온 것들 중에서 가장 약하면서도 가장 강한 힘을 갖는다. 제대로 공감만 얻을 수 있다면, 사람을 조종하는 단계를 넘어서 한 사람의 인생 자체를 바꿀 수도 있는 것이다. 평범하게 살던 사람이 아프리카에 가서 전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평생 헌신하게 만들기도 하고, 자연보호를 위해서 거대한 산업체와 평생 투쟁을 하게 만들기도 한다. 공감은 분명히 약하지만, 사회를 변화시키는 강력한 힘이 되어주고 있는 것이다.

 

::숨겨진 문제점들 - 1::

 

인간관계를 잘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사람들을 조종하는 능력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쉽지 않을 뿐, 그 방법은 나름대로 많다.

 

인간관계를 잘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바로 우리가 믿고 있는 순수성에 대한 기대를 땅에 버려야 한다. 우리는 그 누구도 순수하게 다른 사람들에게 잘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모든 좋은 것들은 바로 다른 사람들을 조금이라도 더 쉽게 조종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이다.

 

그 사실을 제대로 인정해야만 한다. 그때 비로소 새로운 길이 보인다. 목적성이 명확해질 때 목표지점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우리는 현재 인간관계 속에서 '순수성' 이라는 안개에 갇혀 있다. 그것을 벗어나야만 제대로 된 목표가 보인다.

 

진실, 우정, 사랑과 같은 순수해 보이는 것들도 전혀 순수하지 않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는 일은 이 세상에서 가장 잘 조종되는 사람을 얻는 일이다. 심지어 나를 위해서 자신의 생명조차 내놓을 수 있을 정도이다. 우정도 다를 바가 없다. 진짜로 내가 원할 때 그쪽으로 움직여줄 수 있는 우정이 진짜 우정이다. 그렇지 못하면 배신감을 느끼고 관계가 끊어지고 만다.

 

그것은 처음부터 착각을 해서 그렇다. 우리가 다른 누군가에게 잘해주고 있다면, 그것은 그저 나중에 내가 원할 때 네가 움직여 달라는 암묵적인 부탁의 순간이다. 그러니 그것에 대한 기대치가 전혀 없다면 처음부터 잘해줄 이유가 없다.

 

그러니 누군가에게 잘해주고 싶다면 사람을 잘 골라야 한다. 사람마다 차이가 크며, 가능하다면 준 만큼이라도 돌려줄 수 있는 사람을 골라야 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매력에 끌려 기울어진 운동장에 들어가고 만다. 그래서 결국 퍼주다가 만다. 그렇게 상처를 입고는 관계를 단절하려고 한다.

 

::숨겨진 문제점들 - 2::

 

이 세상은 서로 조종을 하려고 끊임 없이 암투를 벌이고 있는 보이지 않는 전쟁터이다. 누군가는 권력으로, 누군가는 매력으로, 누군가는 잘해주는 것으로, 누군가는 욕망을 자극해서, 누군가는 설득으로, 누군가는 공감을 통해서, 누군가는 이 모든 것들을 모두 다 동원해서 상대방을 움직이게 만들려고 애쓴다.

 

그리고 다들 최대한 많은 수단을 가지려고 애쓴다.

 

하지만 권력을 가지는 일은 쉽지 않다. 매력을 가지는 일은 더 쉽지 않다. 그래서 주로 쓰이는 방법이 바로 잘해주는 일, 욕망을 자극하는 일, 설득하는 일, 공감을 얻는 일이다.

 

하지만 잘해주는 일은 뒤통수 맞을 경우가 흔하고, 설득을 하는 것은 원래 쉽지 않다. 또한 공감은 내가 얻고자 한다고 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가장 흔하게 쓰는 일이 바로 상대방의 욕망을 자극하는 일이다. 이 세상이 욕망이 전쟁터로 변한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이 말은 지금 현재 내가 가진 욕망이 정말로 내가 원하는 것인지, 아니면 누군지도 모를 어떤 존재에게 스스로 조종되고 있는 것인지를 잘 구분해 봐야 한다는 뜻이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만약 이것을 제대로 파악해내지 못한다면, 우리의 삶은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존재들의 몰이에 아무 것도 모른 채 그저 그들이 원하는 방향대로 열심히 뛰고 있는 것으로 끝나고 만다. 그리고 정작 자신은 자신의 의지대로 살고 있다고 믿고 살아가게 된다.

 

::인간관계를 잘한다는 것::

 

인간관계를 잘한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잘해주는 것도, 누군가와 잘 지내는 것도, 누군가와 깊은 관계를 맺는 것도 아니다. 그 본질은 내가 원하는 방향대로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을 최대한 많이 만드는 것이고, 그것을 통해서 내 삶의 행복을 최대치로 올리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잘 조종되지 않고 나를 조종하려고만 하는 사람과는 과감히 관계를 끊어야 한다. 쉽게 말해서 자기 하고 싶은 것만 하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은 같이 해주지 않는 사람과는 인연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 그런 사람과의 관계는 오히려 끊는 편이 훨씬 나에게 훨씬 유리하다.

 

내가 딱히 권력이나 매력이 없다면 쓸만한 방법론은 잘해주는 방법과 욕망을 자극하는 법 그리고 설득과 공감이 남아 있다. 이 중에서 설득은 쉽지 않으니 포기하고 남은 세 가지 방법에 집중해보자.

 

하지만 이미 잘해주는 방법은 다들 써봤을 것이다. 그리고 어떤 문제점들이 있는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만약 과거에 잘해주다가 상처를 받는 문제들을 자주 겪었다면 포기하는 편이 좋다. 사람을 보는 눈이 없어서 그렇다. 아니, 좀 더 명확히 말하면 사람의 매력에 끌리는 성격인 것이다. 사람을 통해 행복해지는 스타일이라서 상처를 자주 받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것은 욕망을 자극하는 방법과 공감을 얻는 법이다. 그런데 이 둘을 해내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바로 사람의 감정을 읽는 능력이다.

 

욕망도 감정이고 공감도 감정이다. 욕망을 자극하려면 상대방의 감정이 어떤 경우에 움직이는지 잘 알아채야 한다.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지, 인정받는 것을 좋아하는지, 인기가 많은 것을 좋아하는지, 많은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을 좋아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것에 맞춰서 적당한 길을 제시해줘야 한다. 물론 그 길은 내가 가고자 하는 길로 통한다.

 

공감을 얻으려면 어떨 때 사람들이 잘 공감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불쌍해 보이는 것은 나름대로 좋은 방법이지만, 자칫하면 혐오감을 불러 일으킬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자신의 사정을 말하는 것은 공감을 얻는 직접적인 방법이지만 상대방에게 거부감이나 부담감을 느끼게 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간접적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그리고 더해서 극적 효과를 더해야 한다. , 스토리 텔링이 중요하다. 우리가 길에서 보는 거지는 눈에도 잘 안 들어오지만, 방송사에서 그 사람에 관한 다큐를 만든 것을 보고 나면 ARS로 돈을 보낼만큼 감정적 움직임이 생겨나게 된다. 그것이 바로 스토리 텔링이다.

 

다른 사람들을 잘 조종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그 사람의 감정을 읽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는 우선 내 감정을 제대로 읽을 줄 알아야 한다.

 

그런데 사실 내 감정을 제대로 읽을 줄 알아야 하는 진짜 이유는, '내가 남을 잘 조종하는 것' 이 아니 아니라, '내가 남에게 조종 당하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생각보다 아주 빈번하게 누군가에게 조종당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것이 사장과 같은 강한 권력자를 통해서, 친구의 매력이나 의리를 지켜야 한다는 믿음을 통해서, 주변 사람들이나 혹은 TV 속의 연예인들에게 자극한 욕망을 통해서, 그럴듯 하게 당한 설득을 통해서, 자신도 모르게 공감을 해서 조종당하기 때문에 잘 인식이 안되는 것 뿐이다.

 

내가 원하는 것이 정말로 내가 원하는 것일까? 그것이 아니라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조종된 결과일까? 이것을 제대로 알 방법은 쉽지 않다. 그저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내 안에 숨겨진 진짜 감정을 읽으려고 노력하는 방법 하나 뿐이다.

 

어쩌면 나는 도대체 왜 다른 사람들을 조종하고 싶을까? 라는 질문의 답을 찾을 수 있다면 그 모든 것에 대한 이해가 가능해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