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목표를 향해 간다는 것

아이루다 2020. 3. 11. 06:45

 

많은 사람들이 '목표'가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충고 하곤 한다. 그리고 살아보니 개인적으로도 정말로 목표가 중요하다는 것을 경험했다그런데 목표는 왜 중요할가너무도 당연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것으로부터 시작해보자.

 

사실 질문의 답은 정말로 단순하다. 목표가 있어야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어서 그렇다.

 

세상엔 수 많은 식재료들이 있다. 조미료 종류도 많고 향신료도 많다. 그것들을 잘 조합을 하면 아주 맛난 음식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재료들과 아무리 많은 조미료와 향신료를 쓰더라도 제대로 조합을 못하면 맛이 없다. 심지어 먹지 못하는 음식이 될 수도 있다.

 

어떤 음식을 만들 것인가, 이것이 바로 목표가 된다. 그러니 목표가 없다는 것은 어떤 음식을 만들지 결정을 하지 않고 음식을 만드는 것과 같다돼지 고기가 먹고 싶어서 넣고, 버섯이 먹고 싶어서 넣고, 치즈를 먹고 싶어서 넣고, 청양고추를 먹고 싶어서 넣고, 감자를 먹고 싶어서 넣고, 굴소스를 먹고 싶어서 넣고, 라면도 먹고 싶어서 넣고, 그렇게 먹고 싶은 것들을 잔뜩 넣어서 음식을 만들게 되면 사람들은 그것을 음식이라는 말 대신 '꿀꿀이 죽' 이라고 부른다.

 

목표는 어떤 식재료와 조미료의 조합이 결국 꿀꿀이 죽이 되지 않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러니 목표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정말로 클 수 밖에 없다. 같은 식재료를 가지고도 목표가 있다면 맛난 먹거리가 되고, 목표가 없다면 도저히 먹을 수 없는 음식 쓰레기가 된다.

 

사람들은 보통 100년의 삶을 생각한다. 꽤나 긴 시간이긴 하다하지만 생각보다 시간이 많지 않고, 우리가 매일 쓸 수 있는 에너지도, 돈도 확실하게 한정적이다그러니 무엇인가를 얻고 싶다면 이렇게 부족한 시간, 노력, 돈을 가장 적절하게 써야만 한다. 그때 필요한 것이 바로 목표이다.

 

어떤 곳에 도착할 지를 이미 정확히 알고 있어야 거기에 이르는 최단 경로를 찾아 낼 수 있기에 그렇다. 아무 생각 없이 가다 보면 도착하겠지, 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가면 목적지에 도착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 더군다나 운 좋게 도착하더라도 너무 늦으면 도착 그 자체가 무의미해지고 만다.

 

목표를 명확하게 정하고 가는 것을 다른 말로 하면 선택과 집중이 된다. 그래서 제대로 된 목표를 정하고, 그것을 이룰 수 있는 가장 좋은 선택들을 반복하면서 각각의 상황에 제대로 집중할 수 있다면, 그리고 더해서 어쩌면 가장 중요할 수 있는 ''이 따라준다면 제대로 된 목표를 이룰 수 있다.

 

그러면 목표만 잘 정하면 삶이 잘 흘러가게 되는 것일까그런데 과연 목표가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렇다면 어떤 차이로 인해서 누군가는 목표를 이루고 누군가는 이루지 못하는 것일까?

 

그 차이가 생겨나는 것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그리고 그 중에서 가장 큰 원인은 바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도착하기 힘든 목표를 정했기 때문이다다르게 표현하자면자신이 감당하기 힘든 욕망을 품고 있어서 그렇다.

 

분명히 누군가는 해냈기에 이룰 수 있는 가능성은 분명히 있지만,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너무나 힘든 시간을 버텨야 하는 문제가 생겨난다. 심지어 자신은 원래 이룰 수 없는 목표일 수도 있다. 단지 해보기 전에 그 사실을 몰라서 할 수 있을 줄 알고 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를 꿈꾸며 피아노를 배우는 많은 아이들의 삶이 그렇다.

 

결국 한참 후에 실패를 반복하고 나서야 비로소 그 사실을 깨닫고 과거 자신의 결정을 후회하는 경우도 많다. 그렇게 되면 삶이 꽤나 고달파진다.

 

생각보다 사람들이 가진 목표들이 그리 녹록하지 않다. 그러다 보니 목표에 이르는 과정이 정말로 힘들다고 할 수 있다. 원하는 대학교에 들어가기 위해서 힘들게 공부를 하는 학생들, 원하는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서 열심히 공부하는 대학생들, 원하는 이성과 만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남자와 여자, 원하는 것을 얻으려고 통장에 돈을 모으는 사람들 등등 모두 삶 자체가 그리 쉽지가 않다.

 

그러니 목표를 정했다고 해서 다들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실패할 확률도 꽤나 높다.

 

누군가는 처음부터 왜 실패할 목표를 정했냐고 되묻겠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실패할 수 있으니까 목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누구나 성공하는 것을 도전할 필요가 없다. 숨을 쉬는 것은 누구나 하는 것이기에 도전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호흡은 생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행위이지만 그 누구도 숨을 쉬는 것을 목표로 삼지 않는다. 오히려 생존에 아무런 필요가 없어 보이는, 에베레스트 산에 오르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아무나 할 수 없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삶의 목표가 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사람들이 가진 목표의 종류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뉠 수 있다. 물론 그 둘 사이의 경계가 완벽하지는 않지만, 대충 보면 그렇다.

 

하나는 생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일들이다. 숨 쉬기, 밥 먹기, 회사 취직하기, 자격증 따기, 건강한 몸 갖기 등등이 바로 그런 것들이다이런 목표들은 생존에 관련된 것들이다. 다른 하나는 생존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지만 그래도 필요한 일들이다. 여행하기, 노래 잘하기, 높은 산에 오르기, 스키 잘 타기 등등이다. 물론 이것들조차 직업적으로 하는 분들이 있으니 반드시 생존에 관련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그렇다.

 

그리고 이 두 종류의 목표는 조금 다르게 동작한다. 그런데 그 차이가 꽤나 큰 영향을 끼친다.

 

생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목표는 힘들 가능성이 높다. 하고 싶은 일이기 보다 해야 할 일이다. 하기 싫어서 억지로 해야 한다. 공부를 하는 것이 그것들 중 가장 흔히 경험하는 일이다. 그래서 제대로 하고 나면 속이 시원하다. 뒤를 돌아보고 싶지도 않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사라지고 잊혀진다.

 

그런데 생존에 그다지 영향이 없는 많은 목표를 달성하고 난 후는 다르다. 처음부터 꼭 해야 할 일이 아니라 해야만 할 것 같아서 한 일이기에 자신이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쓴 돈, 시간, 노력에 상응하는 무엇인가를 얻어야 한다. 에베레스트 산에 올랐는데 그 사실을 아무도 모르면 무의미한 것이다.

 

그래서 이런 종류들의 목표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달성된 그 순간엔 큰 기쁨을 맛보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어떤 식으로든 허무한 기분에 휩싸이고 만다는 점이다. 그것이 장기화되면 삶 자체가 무기력해질 수도 있다.

 

그리고 생존에 그리 큰 영향이 없으며 쉽게 달성하기 힘들기에 유난히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했던 목표일수록 더욱 더 그런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허무하고, 허전하고, 무기력해지며 매우 지루한 일상이 이어진다.

 

살기 위해서 한 일은 목적은 명확하다. 바로 생존이다. 공부를 하고, 직장을 구하고, 돈을 벌고, 짝을 찾고, 아이를 낳아 기르는 것들은 모두 목적이 명확하다. 그러니 아주 열심히 하고 나면 생존이라는 최고의 결과를 얻었기에 허탈함을 느낄 이유가 없다. 설령 이루지 못하면 괴로울 뿐 허무할 필요는 없다. 마음에 드는 여자와 맺어지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 열심히 노력한 남자는 결국 실패하면 좌절하고 고통스러워는 할 망정 삶이 허무해지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하지만 생존이 목적이 아닌 경우엔 다르다. 왜냐하면 그런 목표들은 목표를 달성하는 그 자체에 아무런 의미가 없어서 그렇다. 에베레스트 산에 오르는 일은 대단한 것이긴 하지만 그 산에 오른다고 해서 뭐가 생기겠는가? 오히려 오르는 동안 생존이 위협 받는다. 그리고 실패해도 더욱 더 그 목표에 도달하고 싶은 욕구만 커질 뿐이다.




 

그래서 이런 종류의 목표는 처음부터 목적이 다르다. 생존이 아니라 바로 자기증명이다. 하지만 자기증명은 순간적으로만 유효할 뿐이다. 한 때 자신이 이룬 일을 가지고 평생 떠들고 사는 것을 누구도 인정해주지 않는다. 그러니 끝없이 반복적으로 자기증명을 해야 한다. 그러다가 멈추게 되면 허무해지고 만다.

 

물론 목표를 이루고 나면 한참 동안은 만나는 사람마다 자신이 이룬 목표에 대해서 말하고, SNS에 그것에 관련된 사진을 잔뜩 올려 놓기도 하면서 큰 행복을 맛본다. 하지만 사람들은 한번 듣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그 얘기를 별로 듣고 싶어 하지 않는다. 보통 자랑은 한번만 허용되니까. 그러니 아무리 인간관계가 넓은 사람도 일년도 채 되지 않아서 에베레스트 산에 올라갔다 온 얘기를 남들 앞에서 꺼내기가 쉽지 않다. 사람들이 듣기를 지겨워 한다.

 

그렇다고 해서 삶을 오직 생존만을 목표로 살아갈 수 없다. 우리에게는 각자 모두 살아갈 이유가 있어야 하기에 그렇다. 그리고 좀 더 깊게 파 내려가면 에베레스트 산에 오르는 일이나 밥을 먹는 일이나 동일하게 생존이란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러니까 밥을 먹는 것만이 생존을 하는데 있어서 모든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우리는 누구나 스스로 살아갈 이유가 있어야 하며, 남들에게 자신이 이 세상에 살아 있어야 할 이유를 설명해야 하며, 그것을 위해서는 어떤 식으로든 자신을 증명해야 하기에 그렇다. 그렇지 못하면 '왜 사는지 모르겠는' 사람이 되고 만다. 밥 버러지, 살 이유가 없는 놈, 죽는 것이 더 나은 존재가 되고 마는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세상을 위해 꼭 필요한 사람' 이 되고 싶어 한다.

 

여기에서 문제는 생존에 당장 도움이 되지는 않지만 자기증명의 목적으로 이룬 목표를 이루고 난 후 경험하게 되는 허무함이다많은 노력과 많은 시간과 많은 돈을 들여서 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실제적으로 얻은 것이 거의 없기에 그 효과가 그리 길게 이어지지 않는다. 그나마 산에 오르는 것은 건강이라는 가치를 얻고, 만권의 책을 읽는 것은 지식이라는 가치를 얻는다. 그런데 사람들의 목표가 다 이럴 수 있을까? 그러니 결국 허무함 속에 놓이게 된다.

 

그것에 관한 흔한 해결 방법이 있다. 바로 즉시 또 다른 목표를 세우는 방법이다. 그렇게 할 수 있다면 또 다시 한 동안 목표를 달성하는 노력을 하면서, 그리고 달성된 후에 그것을 자랑하는 것을 반복하면서 살아갈 수 있다.

 

그럼에도 결국엔 외통수에 걸리고 만다. 어떤 목표이든지 주제가 비슷하다면 다음 목표는 이전 목표보다 무조건 더 나아져야 하기에 그렇다그러니 더 힘들고 더 큰 인정을 받을 수 있어야만 원하던 자기증명이 가능해진다. 그래서 유럽 여행 30일을 다녀 온 후에는 동남아 일주일 여행은 아무런 의미가 없어지고 만다. 사람들한테도 그냥 근처 가볍게 다녀왔어, 라고 정도 밖에 할 말이 없다. 적어도 6개월짜리 해외여행은 다녀와야 할 말이 생긴다. 하지만 그 다음엔? 또 그 다음엔?

 

결국 목표는 세울 수 있어도 각자의 한계는 결국 드러나게 되어 있다. 스키를 아무리 잘 타도 올림픽에 나가서 금메달을 따기는 힘들고, 설령 땄더라도 더 이상 그 분야에서는 이룰 목표가 없다. 그러니 어떤 식으로든 다른 목표를 찾아야 한다. 그렇지만 이룬 목표가 크면 클수록 다음 목표를 정하는 것이 결코 만만하지 않다.

 

그러다 보니 결국엔 한계에 봉착한다. 그리고 허무함과 허탈함, 이것이 장기화되면 무기력해지기까지 하면서 삶이 나락으로 떨어진다. 더해서 늙어갈수록 체력이 떨어지면서 오히려 더 큰 목표를 정하는 일이 점점 더 힘들어 진다. 젊은 시절엔 에너지는 넘치는데 돈과 시간이 부족하다면, 나이를 먹은 후에는 돈과 시간은 어느 정도 되는데 에너지가 부족한 상황이 된다.

 

그러니 이 해결방법이 괜찮긴 해도 결국엔 한계가 온다. 그렇다면 다른 대체 방법은 없는 것일까? 다행히도 하나가 있다. 그리고 그리 어렵지도 않다. 그것은 바로 목표를 새로운 출발지로 정하는 방법이다.

 

대부분의 목표는 그것 자체가 바로 목적지가 된다. , 목표와 목적지가 동일하다. 그러니 달성됨과 동시에 목표에서 사라지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목표와 목적지가 다르다면 어떨까? 그래서 어떤 목표가 사실은 출발지가 되면 어떨까?

 

그냥 들으면 말장난 같지만 매우 깊게 생각해 봐야 하는 주제이다.

 

100억의 돈을 모으는 것이 목표인 사람을 보자. 만약에 운이 좋게 그 돈을 벌었다면 그 후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아마도 번 돈을 잃지 않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 것이다. 삶이 돈을 벌고 지키는 것으로 정의되는 것이다. 물론 돈을 버는 순간도 행복하고 돈을 지킬 때도 행복할 것이다. 하지만 얼마나 행복할까?

 

그런데 여기에서 돈을 버는 것이 목적지가 아닌 출발지가 된다고 생각해보자. 목적지는 따로 있다. 모은 돈으로 여행을 하고, 모은 돈으로 먹고 싶은 것을 먹고, 모은 돈으로 해보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목적지가 되면 된다. 자기증명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다. 그것을 하고 싶어서 돈을 모으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돈을 모은다는 목표를 달성한 후 전혀 허무해질 필요가 없다.

 

그런데 나는 여행도, 먹는 것도, 사고 싶은 것도 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럼 나는 무엇을 해야 하냐고 물을 수도 있다. 답은 하나다. 그것이 무엇이든 '당신이 행복한 일을 하세요' 이다. 설령 돈이 전혀 들지 않아도 상관이 없다. 여행, 먹거리, 쇼핑 모두가 행복에 도착하기 위해서 작은 길들 중 하나이다.

 

100개국을 여행하는 목표를 가진 사람을 생각해보자. 이 사람 역시도 운 좋게 원하던 목표를 달성하고 나면 어떨까? 그 순간엔 기분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곧 이어지는 허무함과 허탈함은 도대체 어떻게 감당할까?

 

그렇다면 처음부터 왜 여행을 했을까? 물론 처음엔 여행이 좋아서 그런 목표를 세웠을 것이다. 하지만 목표가 되기에 여행을 대하는 마음이 점점 변해간다. 처음엔 즐거움과 재미 그리고 기쁨이 주로였지만, 점점 더 자신이 이뤄가는 목표로 인해 얻는 자기 만족감이 커져만 간다. , 내 삶이 나름대로 괜찮다는 만족감이 커지는 것이다.

 

그러니 목표를 이루고 나서는 더 이상 그것을 얻을 수 없기에 자신의 삶의 우월감이 점점 줄어드는 현상이 일어난다. 그것이 바로 허무함의 원인이다.

 

그렇다면 100개국을 여행한 일이 최종 목적지를 향한 출발점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결국엔 행복이다. 여행에 관한 책을 쓰는 일이나, 여행 중 겪은 수 많은 일들을 통해서 자기성찰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면, 100개국을 여행한 일은 충분히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그런 시간을 통해서 자신의 삶에 대한 이해도를 아주 높게 끌어올릴 수 있다.

 

하지만 목표는 이루기 힘든 것이 대부분이고, 그래서 중간에 몹시 스트레스를 받고 실제로 육체적으로도 힘들기 때문에 사람들은 목표 자체를 이루는 것에 완전히 매몰되고 만다. 그래서 평생동안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허우적대면서 살아가게 된다. 너무 힘드니 제발, 빨리, 어떻게든 빨리 목표를 이루기만을 바란다. 그래서 누군가 대신 이뤄주겠다고 하면 덥석 그것을 문다.

 

하지만 어떤 목표가 다음 목적지를 위한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면 결코 그래서는 안 된다. 누군가 대신 목표를 이뤄주게 되면 목표에 도착할 수는 있지만 그 후 제대로 된 출발을 할 수 없다. 100개국을 여행하지 않고 누가 찍은 동영상을 찍은 것을 보는 것으로 대신할 수는 없는 것이다.

 

돈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누가 벌었든 간에 내가 쓰면 그만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스스로 벌어서 쓰는 사람과 남이 벌어다 준 돈을 쓰는 사람의 내면은 전혀 다르게 움직이다. 한쪽은 자신이 정말로 행복한 일에 만족하면서 돈을 쓰고 있고, 다른 한쪽은 비슷하게 행복하기는 하지만 결국 자기 모멸감을 느끼면서 돈을 쓰게 된다.

 

두 종류의 사람이 비싼 제품을 샀을 경우에도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 다르다. 스스로 벌어서 산 사람은 부러운 능력자이고, 부모나 배우자가 벌어다 준 돈으로 산 사람은 앞에서는 부러워하지만 뒤에서는 팔자 좋게 등골이나 빼먹고 산다고 험담을 한다더군다나 돈을 벌기 위해서 노력하는 동안 갖춘 능력의 차이도 크다. 지식의 차이경험의 차이, 결국엔 자신감이 크게 차이가 난다. 이것은 자존감으로 연결이 된다.

 

그럼에도 욕망이 커서 목표를 이루는 것이 몹시 힘든 사람들은 끝없이 누군가에게 기대려고 한다. 조금만 틈이 보여도 남의 손을 통해서 자신의 목표를 이루려고 한다. 목표가 최종 목적지이기에 그렇다. 목표가 또 다른 출발지임을 알지 못해서 그렇다.

 

삶은 행복이란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서 끝없이 목표를 세우고 이루는 과정의 반복이다그런데 행복은 영원히 도달할 수 없는 목적지이다. 일시적으로는 도착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결국 사라지고 말기 때문이다. 그러니 우리는 누구나 평생 동안 행복을 얻기 위해서 노력하면서 살아갈 수 있다.

 

그것이 삶이 되면 된다. 지금 이 순간 무엇인가를 향해 열심히 가고 있다면, 그 목표를 달성한 후 무엇을 할지에 대해서 한번쯤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그 후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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