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상식

올 여름 더위, 기상도

아이루다 2018. 8. 13. 10:53

 

요즘 날씨가 하도 덥다 보니, 자주 들락거리는 사이트 중 하나가 바로 기상청 홈페이지이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홈페이지는 아니고 기상청에서 제공하는 날씨 정보 사이트이다. 원래 둘은 하나였는데, 최근에 분리되어 있다.

 

기본의 기상청 홈페이지는 www.kma.go.kr 이었고, 요즘은 분리되어서 그 사이트는 그냥 기상청 홍보 사이트가 되었고 날씨 그 자체는 www.weather.go.kr 에서 서비스한다. 모바일도 된다. (m.weather.go.kr)

 

태풍들도 올라오다가 경로가 이상하게 틀어지고, 아무튼 벌써 팔월 중순, 말복도 며칠도 안 남은 이 시점에도 도심은 여전히 열대야에 낮 기온이 35도를 넘나든다. 한 여름 날씨인 것이다.

 

언제쯤이나 시원해질까 하고 자주 정보를 들여다 봐도 도대체 희망이 없어 보인다. 그래도 이번 더위를 추진력 삼아서 평소 별로 관심이 없었던 기상 정보들에 대해서 정리를 좀 해봐야겠다.

 

일단 오늘 자(2018 8 13) 기준으로 기상도를 보자.

 

 <1번, 현재 한반도 주변 지층부 기단>


위의 기상도를 보면 왼편에 티베트 기단이란 길다란 고기압과 왼편에 북태평양 기단인 고기압이 펼쳐져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이 반경들은 비전문가인 내가 개인적으로 그린 것이니 별로 신뢰는 하지 않길 바란다.

 

아무튼 둘이 겹치는 부분에 네모박스 모양의 한반도가 끼어 있다. 이것이 바로 올 더위의 가장 궁극적 원인이다.

 

그림만 봐도 더워 보이지 않는가?

 

티베트 고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은 둘 다 고기압이다. 하지만 그림에서 보면 티베트 고기압 부분에는 'L' 자 표시가 되어 있다. 저기압 (Low)인 셈이다. (H High 이다)

 

그런데 왜 고기압이라고 부를까? 이것은 기상도를 그린 고도에 따라서 달라지는데, 공기 층이 하층부냐 상층부냐에 따라서 기압이 서로 다르게 분포된다고 한다. 그리고 북태평양 기단은 저층 부에서 형성된 고기압이고, 티베트 기단은 고층 부, 5,000M 이상 부근에서 형성되어 있다고 한다.

 

 <2번, 현재 한반도 주변 고층부(5,000M) 기단>


위의 그림은 정확히는 모르지만, 어디선가 본 설명에 의하면 5,000M 정도 부근의 기압도라고 한다. 기상청 사이트에서는 500Pha 라고 표시되는 영역에서 나타나는데 정확한 연관관계는 모르겠다.

 

아무튼 이 그림에서 보면 'L' 자 영역에 'H' 자가 나타나고 있다. 번호 5848이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이 고기압이 티베트 고기압인 듯 하다.

 

, 왜 이렇게 더울까? 위쪽엔 티베트의 고온 다습한 공기가 위치하고 있어서 상층부에서 내려오는 차가운 공기의 유입을 막고 있다. 그리고 아래쪽에는 북태평양의 고온 다습한 공기가 자리잡고 있어서 꼼짝도 안하고 있다.

 

그리고 1번 그림 밑 부분에 있는 두 개의 태풍, 14호 야기 (왼편), 15호 리피 (오른편) 등이 올라오는 것도 막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한반도 부근에 발생한 모든 태풍을 다 막아 냈다.

 

 <3번, 태풍 종다리 경로>


위의 그림은 태풍 종다리가 북태평양 기단에 막혀서 어떻게 헤맸는지를 적나라게 하게 보여주는 경로이다. 저 경로가 바로 눈에 보이지 않는 북태평양 기단의 외각 선을 표현해주고 있으면, 종다리는 기단을 뚫지 못하고 외각으로 향해서 흐르고 있다.

 

이런 식으로 북태평양 고기압은 올해 상승 중인 태풍을 모두 막아 냈다. 그나마 야기는 처음엔 뚫고 올라올 수 있을 것처럼 보도가 되었지만 이틀 전쯤에 뚫지 못하는 것으로 결론 났다. 지금은 중국 남부 쪽으로 향하고 있다.

 

올해 더위가 지구 온난화 때문이라고들 한다. 사실 그게 맞는지 여부는 정확히 알 수는 없다. 그럼에도 요즘 점점 더 더워지는 것만은 사실이다.

 

그 중 가장 강력한 증거 하나가 바로 티베트 고기압이다. 사실 이 기압은 학교를 다닐 때 배우지도 않는다. 보통 한반도를 둘러싼 기압은 북태평양, 시베리아, 오호츠크해 기간, 양쯔강 기단 등으로 분류된다.

 

시베리아 기단은 러시아 쪽에서 내려오며 겨울 날씨를, 양쯔강 기단은 중국 쪽에서 동쪽 방향으로 오며 , 가을 날씨와 황사 및 미세 먼지를, 북태평양 기단은 남쪽에서 올라오며 여름을, 오호츠크해 기단은 초여름에 북태평양 기단과 충돌하면서 많은 비를 내리는 장마철을 만들어 내는 것이 바로 정설이었다.

 

그런데 최근에(정확히는 모르지만 대략 20년 전쯤부터?) 티베트 기단이 여름에 우리나라의 상부 공기 층을 장악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 원래부터 이랬던 것이 아닌 것이다.

 

그리고 올해는 유난히 일찍 발달해서 우리나라가 7월 초부터 더워져서 지금까지 한달 이상을 펄펄 끓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앞으로 우리나라의 여름이 얼마나 더워질지 여부는 바로 이 티베트 지역에서 형성되는 기단에 의해서 결정될 듯 하다.

 

그리고 그 기단은 바로 티베트 지방에 있는 거대한 산맥인 히말라야의 만년설이 여름 동안 얼마나 많이 녹는지 여부에 따라서 결정된다고 하니, 결국 그 지역의 눈이 많이 녹아서 햇빛 반사를 잘 못하면 그때마다 이런 여름을 겪게 될 듯 하다.

 

아마도 지구 온난화에 의해서 지구가 더 더워지면 히말라야의 만년설이 더 녹으면서 우리나라는 아마도 6월부터 9월까지 이런 더위 속에서 살아가게 될지도 모르겠다. 먼 미래도 아니다. 20년 정도 후에는 정말로 그런 날씨가 현실화 될지도 모른다.

 

[추가 정보]

 

1. 고기압, 저기압 원리

 

기압은 공기의 압력을 의미한다. 당연히 고기압은 높고, 저기압은 낮다. 고기압은 기압이 높기 때문에 중심부에서 외각으로 공기가 흐른다. 그리고 저기압은 반대로 중심부나 낮기 때문에 외부에서 공기가 들어온다.

 

그래서 공기의 흐름은 기본적으로 고기압에서 저기압으로 흐른다. 하지만 이것은 지표면을 기준으로 했을 때이고, 지표면이 저기압이면 그 위치의 상단은 고기압이 된다. 저기압이란 말 자체가 그 지역의 공기가 달궈져서 상승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형태라서 그렇다.

 

 <4번, 저기압, 고기압 생성 그리고 대기의 대순환> 


위의 그림을 보면 대략 이해가 갈 것이다. 이것은 지구의 대기 대순환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것을 이해하고 나면 1번 그림에서 왜 티베트 고기압 자리에 저기압이 표시되었는지도 이해가 갈 것이다. 그것은 바로 낮은 지역을 기준으로 해서 기압을 보여줬기 때문에 그렇다. 티베트 고기압은 5000M 이상에서 나타나기에 당연히 밑 쪽은 저기압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2. 열대성 저기압 (태풍)

 

태풍은 전 지구적으로 열대성 저기압을 부르는 세 가지 종류 중 하나이다. 나머지 두 개는 사이클론과 허리케인이다. 즉 같은 종류인데 발생 지역에 따라서 다르게 부르고 있는 것이다.

 

태풍은 북태평양 남서부에서 발생하고, 사이클론은 인도양에서 발생한다. 허리케인은 대서양에서 발생하는데 주로 미국의 동남부 지역과 멕시코 만 등을 강타하면 셋 중에 가장 위력이 강하다. 가장 최근에 최대 피해를 입혔던 허리케인 이름은 바로 2005년도에 미국을 강타한 카트리나였다. 피해액이 100조 정도였다고 하니, 정말로 대단한 위력을 지닌 허리케인이었다.

 

이 열대성 저기압은 해가 뜨거울 때 바닷물이 급격히 증발하면서 상승 기류가 생겨나기 때문에 발생하는데, 일명 갑자기 일정 지역의 기압이 뚝 떨어져버리는 것이다. , 저기압 중에서도 초 저기압이 급속도로 형성되어 버리는 것이다.

 

일단 이렇게 일정 지역에 기압이 급격히 낮아지게 되면 당연히 주변부에서 공기가 밀려들어오게 된다. 그런데 밀려 들어올 때 그냥 일자로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전향력 즉 코리올리 효과라는 힘이 작용하게 된다. 이 힘은 지구의 자전으로 인해서 생겨나는데, 하수구에 물이 빨려 들어갈 때, 변기에서 물을 내릴 때 모두 회전하면서 내려가는 것으로도 확인이 가능하다.

 

아무튼 갑자기 저기압이 된 지역으로 몰려드는 외부의 공기는 반 시계 방향으로 돌면서 들어오게 되고 이때 중심부 기압이 낮으면 낮을수록 더욱 더 세찬 바람이 불게 된다.

 

그래서 결국 이 바람의 속도가 초속 33m를 넘으면 비로소 태풍으로 인정으로 받고 이름이 정해지게 되는 것이다. (그 속도를 넘지 못하는 열대성 저기압은 열대저압부라고 부른다.)

 

 <5번, 태풍의 위성사진>


태풍의 이름은 각 나라에서 낸 이름들을 가지고 140개를 정해서 순환형태로 정한다고 하는데, 가끔 너무 심한 피해를 입힌 경우엔 그 이름 자체를 빼고 다른 이름으로 바꾼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가끔 우리나라에서 제출한 이름도 보인다. 최근엔 이상한 경로로 움직였던 종다리가 있었다.

 

뭔가를 안다고 해서 덥지 않는 것도, 모른다고 해서 별로 나아질 것도 없다. 그럼에도 조금씩 관심을 가지고 보면 흥미로운 것들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래서 모르는 것이 많다는 것은 어떤 면에서 좋은 일이다. 그만큼이나 흥미로운 것들이 많을 수 있으니까 말이다.

 



'지식, 상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양자 컴퓨터  (0) 2015.12.11
사진을 찍는 취미  (0) 2015.04.10
천문학 강의 - 적도의의 원리  (0) 2014.01.08
천문학 강의 - 항성시 이해하기  (0) 2014.01.06
천문학 강의 - 적경과 적위 이해하기  (0) 2014.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