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을 넘어, 나를 찾다

3. 당신의 진짜 이야기

아이루다 2017. 5. 29. 07:08

 

 

지난 시간, 저는 당신에게 당신의 이야기를 해달라고 했어요. 그런데 사실 생각해보면 이 부탁은 좀 웃기죠. 왜냐하면 당신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참 많은 시간 동안 당신의 이야기를 했거든요.

 

당신이 사람들을 만나서 매일 하는 대화들이 바로 그것이었어요. 당신뿐만이 아니에요. 다른 사람들도 그래요. 사람들은 늘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죠.

 

직장에서 기분 나빴던 경험에 대한 이야기, 오늘 있었던 작은 행운에 대한 이야기, 지난 여행이 얼마나 좋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 어딘가 가서 먹었던 맛있던 음식에 대한 이야기, 최근 몸 아파서 병원에 갔던 이야기, 몸에 좋다는 어떤 식물에 대한 이야기, 집안에 일어났던 많은 갈등에 대한 이야기, 남편과 다툰 이야기, 갑자기 몸이 아픈 친구에 대한 이야기, 말을 잘 안 듣는 아들과 싸운 이야기 등등, 당신이 한 이야기는 참으로 많을 것이에요.

 

그런데 왜 저는 진지한 태도로 당신의 이야기를 해달라고 했을까요이미 충분히 하고 있는데 말이죠.

 

혹시 궁금하시면 위에 제가 적어 놓은 이야기들을 다시 살펴 봐주세요. 물론 그것들이 다는 아니죠. 그것 말고도 당신은 또 다른 더 많은 종류의 이야기를 했을 것이에요.

 

다시 살펴보셨나요? 그리고 혹은 당신이 했던 또 다른 이야기들을 떠올리셨나요? 시간을 두고 천천히 생각하셔도 돼요. 그리고 충분이 생각을 하셨다면 저의 다음 질문에 대한 답을 내 주세요.

 

저 이야기들이 정말로 당신의 이야기인가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아주 중요해요. 만약 저런 이야기들이 바로 당신의 이야기라고 생각하신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보세요. 왜냐하면 제 생각에는 저것들은 당신의 이야기가 아니거든요.

 

왜 당신의 이야기가 아니냐고요? 그것은 바로 저런 이야기들은 당신의 밖, 즉 내부가 아닌 외부에 대한 이야기들이기 때문이에요. 그것들은 모두 당신이 겪었던 그리고 겪고 있는 수 많은 외부적 경험들이죠.

 

저런 이야기들은 당신이 직장, 가정병원, 지하철 등에서 겪었던 우연한 일들이에요.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제가 듣고 싶은 이야기는 그런 이야기가 아니에요저런 이야기들은 TV에서도, 영화 속에서도, 소설 속에서 끝없이 나와요. 거기에도 수 많은 다른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있기 때문이죠.

 

그것이 왜 당신의 이야기가 아니냐고요? 그 이유는 단순해요. 그것은 바로 당신이 어떤 입장이냐에 따라서 당신이 겪은 경험은 모두 다르게 기억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그것들은 단지 우연히 그곳에 있게 된 역할에 대한 입장 표명에 불과하답니다.

 


당신이 학교에서 어떤 폭력 사건을 경험할 수 있어요. 그런데 그것이 당신이 학생일 때선생님일 때, 학부모일 때, 출동한 경찰일 때 모두 같은 기억으로 남을까요? 아니죠. 모두 달라요그 순간 당신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느냐에 따라서 그 이야기는 전혀 달라지는 셈이죠.

 

그런데 그곳에서 당신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었느냐는 우연하게 이뤄지는 일이에요. 당신은 학생일 때도 있었고, 선생님이거나 학부모였을 수도 있어요. 혹은 일하는 직원이거나 지나가던 행인이거나 폭력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일 수도 있어요. 이 모든 것이 아니라고 해도 기자이거나 혹은 그 기자가 쓴 기사를 읽은 독자일 수도 있어요. 아니면 전혀 모르고 지나가요.

 

이런 식이에요. 똑같은 사건은 당신의 우연한 입장에 따라서 완전히 다른 것으로 기억이 돼요. 그런데 만약 당신이 다른 사람에게 자신이 겪은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면 그것은 과연 어떤 내용이 될까요?

 

당연하게도 자신의 입장에서 본 사건이 되겠죠. 이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라서 설명을 할 필요도 없어요. 그런데 그렇다면 이것은 정말로 당신의 이야기인가요? 아니면 당신의 입장에서 본 이야기인가요?

 

당신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는 이 문제에 대해서 좀 더 깊게 생각을 해보면, 거기엔 또 하나의 중요한 비밀이 숨겨져 있음을 알 수 있어요. 그것은 우리가 알면서도 모르는 어떤 것이죠.

 

그 비밀은 바로 당신이 현재 어떤 위치에 있느냐에 따라서 같은 사건에 대해서 전혀 다른 사람처럼 행동한다는 것이에요. , 그 상황만 놓고 보면 당신은 일종의 다중 인격자 같아요.

 


사람들은 자신이 직원일 때 사장일 때, 자녀일 때 부모일 때, 피해자일 때 가해자 일 때, 걷는 입장일 때 차를 운전하고 있는 입장일 때, 이득과 직접 관련된 입장일 때 전혀 관련없는 입장일 때, 직접적으로 손해를 보는 입장일 때, 남의 일일 때, 일을 할 때 술을 먹고 있을 때, 마치 모두 다른 사람처럼 행동해요.

 

유명한 심리학자인 구스타프 융은 이것을 '페르소나' 라고 불렀죠. 우리 말로 해석하면 '가면' 이에요. 융은 인간은 천 개의 가면을 가지고 있으며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그것을 쓴다고 표현했을 정도에요.

 

, 우리는 그만큼이나 많은 가면을 가지고 있고 사용하기도 하죠. 그래서 자주 웃는 성격이 되기도 하다가, 자주 짜증을 내는 사람이 되기도 해요. 빠른 판단과 능숙한 일 처리를 하는 사람이기도 했다가저녁으로 무엇을 먹을지조차 쉽게 결정 못하는 사람이 되기도 하죠.

 

어떤 입장이거나, 어떤 장소이거나 한결같이 똑같을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어요. 혹시나 정말로 그랬다가는 상황 대처 능력이 떨어져서 결국 망하고 말아요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거나 돈이 많아서 평소엔 무서울 것이 하나도 없이 굴던 사람도, 깊은 정글 속에서 만난 굶주린 호랑이 앞에서는 비겁한 도망자가 되어야 하죠. 배고픈 호랑이에게 인간은 그저 먹을 것에 불과하니까요.

 

, 제가 당신의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 이제는 완전히 이해가 되시나요? 저는 지금 당신이 가진 다양한 입장에서 기억한 경험이나 혹은 그만큼이나 다양한 페르소나에 대해서 말해달라고 하는 것이 아니에요. 그것은 당신이 아니에요.

 

저는 그 가면 안에 숨겨진 당신의 진짜 얼굴에 대해서 말하고 있어요. 도대체 그것은 어떤 모습일까요? 사실 저는 그것에 대해서 알고 있기도 하고, 모르고 있기도 해요.

 

저는 인간이 가진 보편적으로 숨겨진 진짜 얼굴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어요. 그래서 앞으로의 글도 그 관점에서 써나갈 것이에요. 하지만 저는 당신만의 고유한 숨겨진 얼굴에 대해서는 잘 몰라요. 그래서 그것은 당신이 저에게 이야기 해줘야 해요.

 

그러니 지금부터 당신의 이야기를 시작해보도록 해요.

 

지난 시간에 저는 당신은 기억으로써 존재한다고 설명했었어요. , 당신은 당신이 살아온 시간만큼의 기억을 통해 정의되는 존재에요. 여기까지 설명엔 아무런 문제가 없어요.

 

하지만 문제가 있어요. 왜냐하면 당신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의 기억은 반드시 왜곡이 되기 때문이에요. 그것은 인간의 뇌가 가진 본질적 한계에요. 그래서 인간의 기억은 끝없이 변형되기 마련이죠. , 나이를 먹음에 따라 자연스럽게 늙어가는 것처럼 어쩔 수 없는 현상이에요.

 

그러다 보니 아무리 힘들었던 기억도 시간이 지나면 재미난 추억이 되기도 하죠. 그런 기억은 다들 하나쯤 가지고 있으시죠? 군대, 셋방살이, 취직 공부하던 시절 등등이요.

 

그래요사람들은 과거의 좋지 않은 기억은 좋은 쪽으로 변형시키거나 혹은 아예 잊어버릴 수 있기 때문에 현재를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어요.

 

그런데 이 말이 가진 진짜 의미를 잘 생각해보면 사실 꽤나 무서운 생각이 들어요. 왜냐하면 인간은 기억으로써 정의되는데, 기억 자체가 변형될 수 있다면 결국 당신이 알고 있는 당신은 원래 그런 모습이 아니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거든요.

 

, 당신도 모르게 당신의 존재 자체가 변형되었을 수 있어요. 과거에 그렇게 힘들고 고통스러웠어도 시간이 흐르면 웃으면서 그것에 대해서 이야기 할 수 있듯이 말이에요. 도대체 언제 그렇게 변한 것일까요?

 

사실 실제로 그래요. 당신의 어떤 기억들은 조작되기도 하고, 이어 붙여지기도 하고, 없던 것이 생기기도 해요. 혹은 아주 중요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정도에요.

 

우리는 단지 그 변화가 일어나는 중간 과정을 모두 인식할 수 없기 때문에 자신이 변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알지 못해요그리고 그것은 사실 별로 큰 문제는 아니에요.

 


하지만 그 변형이 삶을 더 나쁜 방향으로 향하도록 영향을 미쳤을 때는 크게 문제가 돼요. 그럼에도 과거의 변형들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느끼는 이유는, 당신이 그 변형 과정을 전혀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런 것이에요. 이것은 마치 팔이 부러졌는데감각이 마비되어서 팔이 부러진지 모르는 상황과 비슷해요.

 

무서운 일이지만, 당신은 분명히 어떤 식으로든 변형이 되었는데도 당신은 자신이 변형이 되었는지조차 몰라요. 더군다나 이런 종류의 변형은 거의 영구적이에요. ,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다시는 원래대로 돌아오지 못해요.

 

특히나 그 경험이 고통스러운 것일수록 더욱 더 그래요. 너무도 화가 난 경험, 배신의 경험, 질투와 열등감에 빠져서 허우적대던 경험, 우울한 경험, 외로움의 경험 등등,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것들 중에서 그 고통의 강도가 심한 것들일수록 변형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져요.

 

그런 경험들은 그 순간에 너무도 힘들어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완전히 '봉인' 을 하든가, '선별'을 통해 좋은 것만 기억하거나, '재해석' 을 통해 전혀 다른 것으로 바꾸기도 해요.

 

그리고 그것들은 대부분 자신이 느낀 감정의 원인을 내부가 아닌, 외부로 돌리게 해주는데 큰 도움이 되죠. , 자신이 느낀 나쁜 감정들의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기 보다는 외부의 다른 사람들이나 상황이라고 여기게 돼요. 그럼 편해져요. 모든 원인이 내가 아닌, 남이니까 말이죠.

 

하지만 이런 흐름이 바로 당신을 영구히 변형시키는 원인이 되게 되죠. 과거의 기억에 대한 재해석을 통해 당신이 겪은 나쁜 감정들을 사실이나 진실과 다르게 바꿔버리고 말아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당신이 느낀 나쁜 감정들이 상처가 아닌 것은 아니에요. 아무리 재해석을 해서 합리화를 했다고 해도 결국 상처는 남아있게 되죠.

 

어린 시절에 엄마에게 차별을 받았던 기억, 학교에서 선생님에게 억울하게 오해를 받았던 기억, 친구들에게 들었던 많은 상처를 입은 말들, 살아오면서 했던 많은 실수들, 나름대로 의지를 가지고 도전했지만 실패를 했던 기억들 등등 그런 대상은 참 많아요.

 

당신은 이런 경험들을 어떤 식으로든 처리했을 것이 분명해요. 그러니 당신이 이렇게 멀쩡하게 살고 있는 것이에요. 하지만 그런 일들은 결코 그냥 사라지지 않아요. 피부에 생긴 큰 흉터처럼 영구히 변형되어 버리고 말죠.

 

하지만 당신은 그것을 처리했기에 잊고 있어요. 그래서 가끔은 피부의 흉터를 보고는 그것이 언제 생겼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일도 생겨요. 그렇다고 해서 흉터가 없는 것은 아니죠.

 

말을 많이 돌렸지만,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바로 이것이에요.

 

혹시 지금 당신의 삶에 어떤 문제가 있다고 느끼시나요?

혹시 지금 스스로가 그다지 행복하지 못하다고 느끼시나요? 혹은 그것을 인정할 용기가 없나요?

혹시 지금보다 좀 더 행복하고 살고 싶은가요 

혹시 좀 더 남들에게 덜 화를 내고 좀 더 친절하게 대하고 싶으신가요 

혹시 삶을 사는데 있어서 어떤 것에 대한 부족함을 느끼고 있나요? 

혹시 자신이 외롭다고 느끼나요 

혹시 지금 불안하거나 혹은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시나요?

 

만약 이런 증상이나 혹은 이것과 비슷한 증상이 하나도 없다면 당신은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에요. 그리고 당신의 과거에 일어난 많은 경험의 기억이 제대로 다 처리되어 있는 사람이죠. 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당신은 그런 경험을 덜 한, 운 좋은 사람일 뿐이에요.

 

그래서 그럴 수 있는 사람은 아주 드물어요. 그래서 아마도 당신 역시도 이런 증상 하나 둘쯤은 가지고 있을 것이에요. 물론 당신이 그것을 느끼지 못할 가능성도 커요. 왜냐하면 그렇게 된 변형이 너무도 오래되어서 자신이 변했다는 것조차 모르기 때문에 그래요. 그래서 아에 그런 모습이 자신의 성격이라고 여겨요.

 

, 원래 걱정이 많은 성격이라고 생각해요. 남들보다 불안함을 잘 느끼는 성격이라고 생각해요. 감정의 기복이 좀 심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약간 신경질적인 면이 있다고 생각해요. 남의 말을 잘 안 듣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다른 사람의 말에 잘 흔들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조금 더 외로움을 타는 성격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많은 사람들이, 많은 책에서 인간은 원래 그렇다고 이야기 해요. 그 말은 맞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언제나 맞는 것은 아니에요.

 

당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려 보세요. 당신의 어린 시절은 그렇지 않았어요. 당신도 한 때는 그저 아무런 걱정도 없이 밝고 명랑하고 그저 행복한 삶을 살았던 때가 있었어요. 물론 이런 운 조차 없었을 수도 있어요. 그래서 지금은 꽤나 비관적 삶을 살고 있을 지도 몰라요.

 

하지만 더 과거로 돌아가면 당신은 그저 젖을 먹고 포만감에 찬 표정으로 옹알리를 하면서 잠들었던 사람이었어요. 물론 그 시절까지 기억하는 사람은 없죠.

 

당신의 현재가 어떻든지 간에 상관없이 당신은 한 때 행복했던 사람이었어요. 그리고 지금은 자신도 모르게 그 행복을 되찾고 싶어하고 있죠. 이것은 모든 사람들의 영원한 노스텔지아에요.

 

당신은 지금처럼 외롭거나, 자주 신경질적이거나막연한 두려움을 느끼거나불필요하게 화를 내거나, 다른 사람을 보고 열등감을 느끼거나, 사소한 일에도 질투심을 느끼거나, 끝없이 세상을 비관적으로 보거나, 쿨한 척 하면서 냉소적으로 살아야 할 사람이 아니에요.

 


당신은 지금과는 달리 좀 더 평화롭고, 좀 더 즐겁고, 좀 더 밝고, 좀 더 긍정적으로 살아가야 할 사람이에요. 그리고 충분히 그럴 수 있어요.

 

하지만 현재 당신의 모습은 그렇지 못하죠. 왜냐고요? 그 이유는 바로 당신이 그렇게 변형되었기 때문이에요오직 그것만이 유일한 원인이에요. 당신도 기억하지 못하는 과거의 어떤 나쁜 경험이 당신을 그렇게 만든 것이죠.

 

그렇지만 그 변화를 일으킨 당신의 기억은 이미 그 경험을 머리 속에서 지워졌거나 혹은 전혀 다른 형태로 변형되었기에, 자신이 변형되었다는 사실조차 모르기에, 현재의 당신이 당연하게 느껴져요. 그리고 원래 자신은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현재 모습이 마음에 들든 안 들든 상관없이 '이것이 바로 나야' 라고 믿어요. 그리고 만약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그것을 바꾸고 싶어하죠. 변화의 욕구를 느껴요. 하지만 아무리 노력을 해도 바뀌지 않을 것이에요. 그래서 인간은 변하지 않는다는 말을 하곤 하죠.

 

하지만 인간이 바뀌지 않는 부분은 바로 그 사람의 행복한 부분이에요. 담배를 피우든, 술을 많이 먹든, 끝없이 도박을 하든 그 무엇이라도 어떤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들은 바뀌지 않아요.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짓이 바로 어떤 사람이 행복을 느끼는 것을 하지 말라고 강요하는 짓이에요.

 

많은 결혼한 부부가 겪는 갈등의 원인이죠.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는 상대의 행복을 포기해야 한다고 강요하죠. 그리고 이성적으로 설득하고 합리적이며 논리적으로 설명해요. 그런데 이것이 통할까요? 행복은 논리나 합리나 이성적 행동이 아니에요.

 

당신이라면 하고 싶고, 충분히 할 수 있는데, 그것을 안 할 수 있겠어요?

 

하지만 이것과 달리 사람의 불행한 부분은 바뀔 수 있어요. 왜냐하면 그 불행한 부분은 원래 그랬던 것이 아니라, 중간에 어떤 나쁜 감정적 경험으로 인해 변형되었기 때문이에요. 그러니 다시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죠.

 

물론 정말로 쉽지 않아요. 그 변형이 거의 영구적이기에 무척 힘들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불가능하지는 않아요.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노력하면 해낼 수 있어요.

 

이 과정에서 가장 힘든 점은 과거에 어떤 식으로든 변형시켰던 기억을 다시 원래대로 복구시켜야 하는 일이에요. 당신은 살아오면서 힘든 순간마다 그것을 자신이 좀 더 편하도록 변형시켜왔기 때문에, 그것을 다시 원래대로 돌리려고 하게 되면 엄청난 고통을 맛볼 수도 있어요.

 

그래서 반발심이 들고, 거부감이 들 수 있어요. 왜 이런 짓을 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어요. 그래서 사실 이것을 경험하는 분들은 대부분 삶이 완전히 바닥으로 추락하신 분들이에요.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을 때, 자신의 변형을 바라볼 수 밖에 없거든요. 그래야 사니까 그래요.

 

하지만 아무리 힘들더라도 이것은 치유의 과정이에요. 고름을 짜기 위해서 살을 째는 것이죠. 그리고 고름을 짜는 동안에도 당신은 비명을 지를 것이에요. 그럼에도 이것을 다 하고 나면 찢어진 피부는 한동안 아플지라도 결국 그 상처는 치유가 되겠죠.

 

이것이 바로 당신이 당신의 진짜 이야기를 해야 하는 진정한 이유에요.

 

그럼 다음 단계로 넘어가보도록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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