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철학

미움받기를 견디기 힘든 이유

아이루다 2017. 5. 1. 10:48

 

 

최근 서점에 '미움 받을 용기' 라는 제목을 가진 책이 꽤나 인기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사실 제목만 봐도 그 내용이 대충 예상은 된다. 제목을 참 잘 지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그런 책이 베스트셀러가 될 정도로 사람들은 왜 그렇게 미움 받는 것을 견디기 힘들어할까?

 

사실 개인적인 입장으로 생각해봐도그 책의 제목처럼 미움을 받고도 참아 내려면 용기가 필요할 정도로 미움을 받는다는 것은 힘든 일임이 분명하긴 하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미움을 받는 것이 매우 큰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점 역시도 확실하다자신을 미워하는 누군가가 자신의 삶에 크게 영향을 끼칠 때 특히나 더 그렇다.

 

학생 때 반의 담임, 군대와 같은 단체에서 상급자, 다니고 있는 회사의 사장, 각종 모임에서 회장과 같이 어떤 결정권을 가진 존재 등등즉 자신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갑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는 것은 좀처럼 견디기 힘든 일임은 분명하다.

 

그리고 그 힘듬 정도는 속해 있는 단체에 자신이 얼마나 절실하고 종속적인지에 따라서 더욱 더 힘들어지는 경향이 있다. 아마도 그것의 가장 심각한 예라면 어린 시절에 '가정' 에서 부모에게 미움을 받는다고 느끼는 것일 것이다.

 

이런 경우엔 삶 자체가 힘들기도 하지만, 사실 더욱 더 심각한 것은 그 영향으로 인해 자신의 성격 자체가 삐뚤어지는 문제일 것이다. 그리고 그로 인해 자신의 삶의 궤적이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형성되어 버리고 만다. , 훨씬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기회 자체를 뺏기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이런 상황이니 기본적으로 누군가에게 미움을 받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사실 상 용기가 있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도 아닌 듯 보인다. 어린 시절에 부모에게 미움 받는 것이 용기가 있다고 해결될 수 있을까?

 

하지만 여기가 끝이 아니기 때문에 용기가 필요하다.

 



사람들은 자신이 그다지 종속적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미움을 받는 것을 견뎌내기 힘들어 하기 때문이다. , 딱히 잘 볼일 필요도 없고, 딱히 자신의 삶에 크게 영향이 없음에도 그렇다.

 

우리는 왜 그럴까?

 

그것을 잘 살펴보면사실 그런 성향은 미움 받기 싫어서가 아니라 본격적으로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서 출발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 정확히 말하면 그것은 미움을 받지 않고 싶어서 그렇다기 보다는, 반대로 예쁨을 받고 싶은 욕구로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원래 미움을 받는다는 것은 '비 호감' 을 의미한다.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 말의 반대는 바로 호감이다.

 

호감은 상대에게 '인정 받기' 를 위해서 매우 중요한 조건이다. ,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 받기 위해서 호감을 원한다. 그래서 호감을 끌어내기 위해 다양한 능력들 갖길 원한다.

 

이것은 인정을 받는 행복과 실제로 가진 능력으로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생존에 관한 가능성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 그런데 이것을 제대로 나눠봐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조그만 틈이 보인다.

 


잘 생각해보면, 생존에 필수적이기에 능력을 개발하는 것과, 남들에게 호감을 얻기 위해 능력을 개발하는 것은 그 근본적인 목적이 다르다. 하지만 사람들이 각각에 집착하는 것은 사실상 그리 다름이 없다.

 

, 생존에 필요한 능력을 가지고자 하는 것은 반드시 해야 하는 필수적인 일이다하지만 자신의 상대에게 인정을 받기 위해서 호감을 끌어내고자 가지고 싶은 능력들을 분명히 선택적이다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선택하는 것이 불가능할 지경이 될 가능성이 높다.

 

회사에 취직을 하기 위해서 영어 능력을 키우는 것은 필수적이지만, 사람들에게 영어를 잘 한다는 인정을 받기 위해서 영어 공부를 하는 것은 선택적이다. 둘은 다르지만, 오히려 후자의 경우를 사람들은 더욱 더 집착한다.

 

왜냐하면 인정을 받는 행복이 너무도 강렬하기 때문이다. 그것을 위해 필요한 과정이 아무리 힘들어도 그렇다. 그러다 보니 어떤 사람들은 목숨을 걸고 매우 위험한 산에 오르기도 한다. 그들은 돈을 벌기 위해서 산에 오르지 않는다. 그들은 오직 인정을 받기 위해서 산에 오른다.

 

권력을 원하는 이들도, 명성을 원하는 이들도 모두 그렇다. 심지어 많은 돈을 벌려고 하는 이들도 그렇다. 그들은 그것이 없으면 죽기 때문에 그러는 것이 아니다. 이미 생존에 필요한 필수적 조건들은 충분히 가졌을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그들은 그것이 없다면 살 필요가 있냐고 되묻는다.

 

이런 식으로 생존 그 자체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는 것이 개인의 삶의 목표가 되는 경우가 아주 많다. 본인이 잘날수록 더욱 더 그렇다.

 

그리고 이 점이 결국 큰 문제가 된다.

 

이미 설명을 했듯이, 미움을 받는 것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자신이 속한 단체에 얼마나 종속적인지 여부이다. 이것은 온전히 생존에 관한 문제이다. 그래서 중요하고 결코 피할 수도 없다. 그러니 실력자에게 아부를 해서라도 잘 보여야 한다절대로 미움을 받아서는 안 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럴 필요가 전혀 없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미움 받지 않으려는 노력을 한다.

 

심지어 길거리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는 다시는 만날 일도 없고, 누군지도 모르고, 몇 시간만 지나면 그 존재의 기억을 까맣게 잊을 사람들의 반응조차도 신경을 쓴다.

 

그래서 그들이 긍정적 반응을 보이면 좋아하고, 만약 뭔가 나쁜 반응을 보였다고 생각이 들면 그것이 기억에 남아서 얼마 동안 감정을 상하게 한다.

 

좋은 반응을 얻어서 기분이 좋다면, 뭐 그나마 괜찮다. 하지만 이것엔 반드시 나쁜 반응을 통해서 경험하게 되는 반대의 위험성이 존재한다.

 

처음부터 아무런 기대가 없었다면 그냥 아무 것도 아니었을 것이, 기대를 함으로써 실망을 느끼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일은 수 많은 관계에서 비슷하게 이뤄진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런 관계 속에서 벌어지는, 서로를 좋아하고 싫어하는 수 많은 상황들로 인해서 전전긍긍하고 어떻게든 호감을 얻고자 결국 아무런 성과가 없거나 전혀 불필요한 노력을 기울이는 일이 많다.

 

그리고 결국엔 그것으로 인해 지치고 상처를 입고 만다.

 


잘 생각해보자. 원래 호감은 자신이 상대에게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들 각자는 그저 호감을 얻을 수 있는 근거만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잘 생긴 얼굴, 멋진 몸매 등은 우리들 자신이 가졌을 지 모르지만, 그것을 호감으로 느끼는 것은 오직 상대의 입장이다.

 

그렇다면 반대로 생각해보자. 만약 누군가 나를 싫어한다면 그것은 나의 문제일까?

 

누군가 나를 잘 생겼다고 싫어하고, 똑똑하다고 싫어하고, 성격이 착하다고 싫어한다면 그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그것이 내 잘못일까?

 

당연히 누구나 내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감정은 그렇지 않다. 당장 누군가 나를 싫어하거나 미워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 기분이 나빠지고 만다. 왜 그럴까? 그것이 내가 판단한 것도 아니고, 내가 잘못한 것도 아님에도 왜 그럴까?

 

그나마 여기까지는 견딜만하다. 더욱 더 심각해진 상황은 바로 누군가 나를 못생겨서 싫어하고, 멍청해서 싫어하고, 성격이 못됐다고 싫어한다면 어떻게 견뎌낼까?

 

앞에서 말한 것은 그나마 사회적으로 장점에 속한 능력들이어서 어떻게든 견뎌내겠지만, 방금 말한 것들은 본격적으로 단점에 속하는 것들이니 말이다.

 

잘난 것을 미움 받는 것도 견디기 힘든데, 못난 것을 미움 받는 것은 정말로 얼마나 견디기 힘들까?

 

그럼에도 이것들이 가진 가장 근본적인 원칙은 전혀 차이가 없다. 그것은 바로 호감이나 비 호감을 결정하는 것은 결코 우리 자신이 될 수 없다는 점이다. 이 점에 관해서는 우리들 각자는 아무런 결정권이 없다.

 

그리고 더해서 인정 받기를 위한 욕구를 실현하고 싶은 것은 결코 필수적 행위는 아니라는 점이다. 이것을 필수적이라고 느낀다면 필수적일지도 모르지만, 실제로는 온전히 선택적이다. , 우리는 마음 먹기에 따라서 인정 받기에 그다지 연연해 하지 않고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인정 받는 것이 너무도 중독되어서 이것을 결코 선택적으로 여기지 못한다. 그리고 이 특징으로 인해서 모든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관계의 종속성, 끝없는 상처, 배신감, 우울함, 자기 비하, 분노 등등 인간이 경험 가능한 거의 모든 종류의 나쁜 감정을 모두 경험한다. 그리고 이것은 바로 '불행한 삶' 을 의미한다.

 

원래 처음에는 행복 하려고 인정 받기를 원했다. 그런데 그것 때문에 불행한 삶이 되고 말았다.

 

어려운 시댁과의 문제, 친구들과의 관계, 다양한 모임을 참가하는 것 등등 그것이 어떤 종류의 관계이든 그것의 시작은 바로 행복 하려고 한 것이다. 시부모와 잘 지내고, 친구들과 잘 지내고, 다양한 모임에 참석하는 것은 모두 행복하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그것이 불행하다면?

 

버려야 한다. 물론 초반엔 어느 정도 노력은 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누군가 나를 좋아하는 것이 이유가 없었다면, 누군가 나를 싫어하는 것도 이유가 없다.

 

나는 그저 나일 뿐이다. 나를 평가하는 것은 나하고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그리고 나는 결국 나를 행복하게 하기 위해서 사는 존재이다. 그러니 남의 평가로 인해서 나를 불행하게 만드는 것은 하지 않는 편이 좋다.

 

필수적이지도 않는 곳에서 미움을 받으면서도 어떻게든 호감을 끌어 내려고 노력하는 것은 스스로를 불구덩이에 밀어 넣는 짓이다.

 

누군가 나를 싫어한다면 그것도 인정해야 한다.

 

누군가 나를 좋아하면 전혀 의심하지 않고 그렇게 쉽게 받아들이면서, 누군가 나를 싫어하는 것은 왜 그렇게 인정하지 못하는 것일까? 두 경우 모두 내가 아닌 상대의 판단인데 말이다.

 

미움 받을 용기를 갖고 싶다면, 인정 받고자 하는 욕구를 스스로 잘 살펴야 한다. 왜 그렇게도 사실상 자신을 불행하게 만들고 마는인정받기에 대한 과도한 욕구에 그렇게 목을 매고 살아가야 할까?

 

정말로 스스로의 행복을 망치면서까지 그럴 필요가 있을지를 깊게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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