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고씨의 인문학개론

17강, 삶의 정의 그리고 행복

아이루다 2017. 2. 24. 09:41

 

빙고에요.

 

지난 시간에 이어서 이번 시간에도 머리 아픈 이야기를 계속 하겠습니다조금 지루하더라도 꾹 참고 들어주세요. 좀 더 재미있게 설명 드리고 싶은데 제 능력이 부족하네요.

 

우리는 첫 시간부터 꾸준히 '나는 누구인가' 에 대한 답을 찾아왔어요. 그것을 알기 위해서 지금까지 진행된 강의 속에서 다양한 주제들을 다뤄왔습니다. 그래서 사람이란 존재가 도대체 어떤 원리로 동작되고 있는지를 어느 정도는 파악했다고도 할 수 있죠. 물론 착각일 수도 있지만요.

 

아무튼 그 덕분에 삶을 구성하고 있는 중요한 것들, 즉 우연성, 행복, 다양한 감정, 상처피해의식, 확대해석, 집착 등을 좀 더 깊이 살펴봄으로써 그것들에 대한 표피적인 지식보다는 조금 더 나은 수준의 이해를 하고 있다고 간주할 수 있어요.

 

, 그리고 오늘부터는 그런 이해를 바탕으로 해서 삶의 실체에 대해서 조금 더 깊게 들어가 볼 생각이에요. 그래요, 그래서 오늘의 주요 질문은 바로 이것이 되겠네요.

 

삶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오늘의 강의에서는 삶이 무엇인지를 이해하는 것과 그리고 그것을 통해서 삶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죠.

 

사실 모든 사람들은 하나 같이 예외 없이 삶을 살고 있죠. 하지만 삶을 딱히 뭐라고 정의하지 않더라도 사는 것 자체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어요. 그리고 또한 사람들은 삶을 각자의 입장에서 정의하기도 해요.

 

그래서 삶에 대한 정의는 사실상 쓸데없는 짓일 수 있습니다. 모두 그 입장이 다른데 그것을 하나의 개념으로 정의한다는 것은 무리이기도 하고 또한 했다고 해도 그것이 정말로 필요할까요?

 

맞아요. 그다지 필요 없어 보여요. 그럼에도 삶을 정의해봐야 하는 이유가 있어요. 그것은 바로  '살고 있다는' 것이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고 있는지를 알아야 앞으로 살아갈 날에 불필요한 실수나 잘못된 판단을 하지 않을 수 있어요. 왜 하는지를 알고 알아야 목적 달성을 하기가 쉽거든요. 삶이 도대체 무엇인지 알아야 삶이 가진 진정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뜻이에요.

 

왜 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모르고 하면 끝없는 시행착오가 일어납니다. 쓸데없는 일에 집착하고, 없어도 되는 일을 중요하다고 믿죠. 그리고는 정작 해야 할 일들은 간과하는 사태가 벌어집니다. 그래서 이해를 해야 해요. 실수를 줄이고 목적에 충실하기 위해서요. , 삶을 제대로 살려면 삶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그 답을 찾을 수 있을까요? 답도 참 많아 보이기도 하는데. 어디에서 철학 책이라도 읽어야 하는 것일까요? 누군가의 사상을 공부해야 할까요? 아니면 종교를 가져야 할까요?

 

아니에요. 그렇게 복잡하게 답을 낼 필요는 없습니다. 사실 삶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은 생각보다 많이 단순합니다. 몇 가지 생각만 해보면 돼요.

 

지금부터 그것의 답을 얻어내기 위한 힌트를 가진 두 개의 창작물을 살펴볼 것이에요. 하나는 일본에서 만든 애니메이션이고 다른 하나는 미국 할리우드에서 만든 영화에요.

 


애니메이션의 제목은 '소드 아트 온라인' 이란 제목을 가진 작품입니다. 아무래도 만화 영화니 설정이 좀 황당하더라도 그 내용을 중점적으로 들어 주세요.

 

이 작품은 가상 현실 게임을 즐기던 중 그 안에 갇힌 주인공과 많은 게이머들의 이야기를 통해 시작됩니다. 그들은 모두 가상 현실 게임에 접속했지만 게임 제작자의 특별한 목적으로 인해 로그 아웃이 불가능한 상태에 놓이게 됩니다. 그 게임을 끝낼 수 있는 조건은 그저 그 게임의 최종 보스를 잡는 것인데, 그 난이도가 어마어마하죠.

 

더군다나 아주 치명적인 조건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게임 상에서 죽게 되면 실제로도 죽는 것이죠. 원래 보통 게임은 그렇지 않죠. 게임을 하다가 죽으면 기분이 상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진짜로 죽는 것은 아니니까요. 하지만 이 게임 속에서 죽으면 현실 속 자신이 진짜로 죽습니다.

 

그러니 어려운 과제에 도전하는 것도 매우 어렵게 됩니다. 만약 실수를 하면 진짜로 죽게 되거든요. 그런데 이 설정은 전혀 뜻하지 않는 방향으로 의미를 갖게 됩니다. 이 애니메이션의 원작자가 그것을 의도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그것에 그 내용은 이 강의 후반부에 다시 다루게 될 것입니다.

 

게임 안에 갇힌 사람들은 실제 세상에서는 식물인간 상태로 존재하죠. 그들은 그저 두뇌에 연결된 장치로 가상 세계 속에서만 살고 있는 것이고요.

 

그래서 주인공을 포함한 게임 속에 갇힌 모든 사람들이 두려움에 떨면서 좌절을 경험해요. 그리고 자신들을 가상 세계에 가둔 제작자에 대해서도 거세게 분노하기도 하죠.

 

그런데 게임 속의 죽음이 실제 죽음이기 때문에 그 자체도 두렵지만, 그 무엇보다도 그들을 두렵게 하는 것은 매일 계속 흘러가는 시간이에요.

 

그들은 가상 세계에 속해 있기 때문에 그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들은 게임이 끝남과 동시에 완전히 사라져요. 그들은 게임을 끝내기 위해서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성공을 하면 게임이 끝나면서 게임 속에서 얻은 모든 것은 그저 디지털 데이터로써 실제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게 돼요.

 

게임 속에서 아무리 열심히 레벨 업을 해도, 돈을 벌어도, 집을 가져도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만약 그들이 수십 년 후에 목표를 달성하고 현실 세계로 나오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거기엔 아무 것도 이뤄 놓은 것이 없이 수십 년의 세월이 흐른 늙고 허약한 몸만 존재할 뿐이겠죠.

 

그 안에서 쌓은 지식도, 경험도, 돈도, 집도, 가족도 없는 그저 늙은 몸이요. 그 사실이 얼마나 두렵겠어요. 주인공 역시 좌절하지만 다른 사람들처럼 그저 그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는 수 밖에 없어요.

 

그러던 어느 날 주인공은 우연히 한 여자를 만납니다. 그녀 역시도 자신처럼 게임에 갇힌 사람이에요, 당연하겠지만 둘은 사랑에 빠집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결혼을 하고 집을 짓고 살아가죠. 정말로 부부처럼 말이죠.

 

주인공은 그때서야 처음으로 자신의 삶이, 그 가상 세계 속의 삶이 무의미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왜냐고요? 목숨보다 더 중요한 사람이 생겼으니까요. 그는 그녀를 위해 낚시를 하고, 그녀는 그들 위해 요리를 합니다사실 가상 세계인 것이 문제일 뿐, 사랑에 빠진 두 사람에겐 더 이상 현실과 가상의 구분이 무의미하죠.

 

또 하나의 작품은 영화인데, 영화 제목은 '패신저스' 에요. 이 영화는 새로운 터전을 찾아서 지구에서 출발해 잠든 채로 120년이 걸리는 우주 여행 중에 사고로 인해 혼자서만 깨어난 남자의 이야기로 시작하죠.

 

문제는 주인공이 실수로 깨어났을 때는 여행을 출발한지 겨우 30년이 흐른 상태라는 점이에요. 그는 앞으로 90년을 더 잠든 상태로 있어야 하는데, 일찍 깨어나는 바람에 큰 문제가 봉착하죠. 다시는 잠들 수가 없었으니까요. 그는 목적지를 구경도 못하고 늙어 죽을 운명에 놓이게 되었어요. 더군다나 아무도 없이 혼자서요. 비록 오천 명의 다른 승객이 있지만, 그들은 모두 잠들어 있어요.

 

남자는 결국 미칠듯한 좌절을 느껴요. 하지만 그가 시도한 다시 잠들 수 있는 모든 방법은 다 실패하고 말죠. 결국 그는 참을 수 없는 외로움으로 인해 죽음을 생각하기도 해요. 하지만 그러던 중 그는 자신의 이상형인 잠들어 있는 한 여자를 보게 되죠. 최근 개봉한 영화라서 안 보신 분들도 있으니 더 이상 자세히 설명을 하지 않을게요.

 

아무튼 이 영화 속 주인공 역시도 여자를 만남으로써 사랑에 빠지고 그리고 행복해집니다. 자살을 결심할 정도로 힘들어 했던 남자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남으로써 자신의 삶이 가치와 의미를 찾죠.

 

앞으로 90년의 시간 동안 우주선 내에 유일하게 깨어 있는 두 사람은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에 늙어 죽어요. 하지만 그들은 자신의 삶이 더 이상 무의미하다고 여기지 않아요.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는 행운을 얻었으니까요.

 

이 두 편의 이야기를 한 구절로 묶을 수 있는 대사가 소드 아트 온라인의 여주인공 아스나 입에서 나와요.

 

"이 세계에서 하루가 지날 때마다 제 현실이 점점 부서져가는 느낌이 들었던 거에요....그 사람을 만난 후.... 실 세계에서 하루하루를 잃어가는 게 아니라 이곳에서 하루하루를 쌓아가고 있어요."

 

정말로 중요한 대사죠제가 하고 싶은 말을 다 포함하고 있어요.

 

, 이제 제가 지금 말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어느 정도 감이 잡히시나요?

 

도대체 삶이란 무엇일까요? 산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이 두 작품의 공통점은 바로 '사랑' 이에요. 그리고 이 사랑은 사실상 행복의 다른 말이죠. 즉, 행복할 수 있는 많은 경로 중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는 길을 선택한 것이에요.

 

누군가를 위해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것, 그것이 사랑이며 행복이에요. 그 사람을 위해 자신의 삶조차도 얼마든지 포기할 수 있는 그런 것, 그것이 바로 깊은 행복이죠.

 

가상 세계 속에 갇히거나 오랜 여행 중 실수로 깨어난, 두렵고 좌절감에 가득 찬 삶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난 행복을 경험하면서 완전히 그 의미가 바뀌게 되죠. 그저 시간을 때우던 삶이 충만하게 바뀌고 아무런 가치를 느끼지 못했던 많은 일들이 소중한 가치로 변화해요죽고 싶은 삶이 너무도 살고 싶은 삶으로 바뀌는 것이죠.

 

그리고 이 모든 변화는 오직 행복하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에요. 그럼 이제 앞에서 던진 질문의 답을 내어보죠

 

삶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 삶은 행복이에요. 삶은 오직 행복할 수 있을 때만 사라지지 않죠. 사람들은 불행하면 자연스럽게 죽음을 생각해요. 당연해요. 삶이 행복하지 않다면, 그것은 삶은 더 이상 삶이 아닌 것이 되는 것이에요.

 

당신은 매일 행복하고자 하며 그래서 행복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충분히 알고 있다고 생각하겠지만행복은 당신이 알고 있는 것보다도 훨씬 더 크고 중요한 가치에요. 삶 그 자체니까요.

 

가상 세계에 갇힌 사람들이나 우주 여행 중 깨어난 사람들에게 조차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 행복하게 되면 그 운명을 받아들일 수 있어요.

 

비슷한 상황으로 아무도 없는 무인도에 표류해도 평생을 그곳에서 살아야 하더라도 운 좋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살 수만 있다면 그 삶은 충분히 살만 할 것이에요. 어쩌면 인간 세상에 속해서 실망하고 수 많은 상처를 받고 사는 것보다도 훨씬 더 나을 수도 있어요.

 

행복은 그렇듯 삶 그 자체에요. 그러니 행복 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바로 삶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행복할 수 있을까요? 아니, 행복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사실 이것을 예전에 행복에 대해서 강의할 때 꽤나 장황하게 설명하긴 했죠. 하지만 그때는 행복이 어떻게 발생하게 되는지, 도대체 행복은 어떤 종류가 있는지 만 다뤘어요.

 

지금은 행복이 도대체 무엇인가, 즉 그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하고 있는 것이에요삶이 행복이니 행복이 무엇인지 알면 삶 그 자체도 이해할 수 있죠.

 

예전 행복에 대한 강의 편에서 단순한 관점으로 행복은 크게 재미와 가치로 나눌 수 있다고 설명했었어요. 사랑하는 사람과 흥겨운 대화는 재미가 되겠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요리를 하거나 낚시를 할 때는 일종의 가치가 되겠죠.

 

가치를 만드는 과정은 비록 힘들 수 있지만만들어진 가치는 삶을 의미 있게 하고 안정적인 삶과 행복을 경험할 수 있게 해줘요.

 

 

원래 재미는 단순해요. 그냥 느끼는 것이니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어요. 그런데 도대체 가치는 어떻게 생겨날까요? 사실 가치의 생성 과정은 이미 예전에 다뤘습니다. 그때 가치는 시간, 노력, 돈 등의 사람들이 가진 주요 자원들이 투자되었을 때 만들어진다고 했어요. 이 설명은 기본적으로는 맞아요.

 

그런데 시간, 노력, 돈만 투자하면 무조건 가치가 만들어질까요? 아니죠. 똥을 모으는데 시간과 노력과 돈을 썼다고 해도 보통은 그것을 가치 있다고 하지 않죠. 그래요. 가치가 만들어지는 것에는 또 다른 숨겨진 비밀이 있어요.

 

, 가치가 생기는 근본적 원인은 사실 따로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그리고 이것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다시 '소드 아트 온라인' 이란 애니메이션의 내용으로 돌아가야 해요.

 

기억이 나실지 모르겠지만, 강의 앞 부분에서 그것에 대해서 잠깐 설명을 했었죠. 이 작품에서는 우연인지 아니면 의도한 것인지 모르겠지만가치가 생기는 아주 본질적 과정을 잘 설명하고 있어요가치는 바로 죽음을 통해서 생겨나거든요.

 

원래 게임 속에서는 자주 죽어요. 실수를 하면 죽거나 폭파가 되죠. 그래서 사람들은 그것을 최대한 피하는 것을 목적으로 해요. 죽지 않고 목적을 달성하기가 최종 목표인 것이죠.

 

그래도 죽긴 죽어요. 안 죽을 수는 없죠. 하지만 게임 속에서는 죽더라도 다음 기회가 있어요. 그리고 이것은 두 가지를 의미하죠. 첫째, 죽음이 끝이 아니란 뜻이에요둘째, 그렇기에 죽는다는 것이 그리 큰 문제가 아니죠.

 

, 생각해봐요. 게임 속에서 죽어봐야 다시 살아날 수 있기 때문에 단순히 재미로 상대를 죽일 수도 있어요실제로 많은 온라인 게임 속에서 그런 짓 많이 하죠. 그런데 만약 게임 속에서 상대를 죽이면 상대가 실제로 죽는다면 어떨까요?

 

소드 아트 온라인은 그런 설정을 했어요. 그래서 게임 속에서 죽으면 현실에서 그 사람이 죽게 돼요. 그래서 사냥을 하다가 심하게 다쳐도 죽고, 다른 게이머에게 칼로 찔려도 죽어요. 그럼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게임 속 죽음이 현실의 죽음으로 이어진다면 더 이상 그것은 단순한 게임 속 죽음이 아니죠또한 반대의 상황도 일어나요. 그것은 게임 속에서 누군가를 살리면 실제로 그 사람을 살린 결과가 된다는 뜻이 되는 것이죠.

 

, 게임 속에서 다른 사람을 죽을 위기에서 구해주면 그 사람은 실제로 죽지 않게 됩니다. 이것은 누구나 참으로 가치 있는 일이라고 여기죠.

 

여기까지 이야기를 들으니 제가 하고 싶은 말이 이제 좀 감이 잡히시나요?

 


그래요. 이것이 바로 가치가 만들어지는 진짜 원리에요. 살리는 것이 가치 있으려면 죽을 수 있어야 해요. 어떤 것이든 그것이 생존에 영향을 미치게 되면 진정한 가치가 만들어져요. 이것은 단지 그 게임 속 가상 공간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에요. 현실 세계에서도 똑같이 적용 가능해요.

 

가치가 있다는 뜻은 그것이 어떤 식으로든 생존에 도움을 주는 것이란 의미에요. 그것이 자신의 삶이든 다른 사람의 삶이든 상관없이 그래요. 반대로 생존과 아무런 연관이 없는 것들은 가치가 있기 힘들어요. 단지 주의할 것은 생존이란 것이 오직 살아 있는 것만은 의미하는 것이 아니란 점이에요

 

앞에서 삶 자체가 바로 행복이라고 했죠이 말은 행복이 생존을 위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뜻입니다이것을 다시 해석하면 어떻게든 행복할 수만 있다면 그 자체로 가치가 생긴다는 뜻이에요, 원래 행복은 가치를 통해서 만들어지는데, 반대로 행복하면 가치가 생길 수도 있다는 뜻이에요. 당신 역시도 너무 재미있고 감동적으로 본 영화에 가치가 생기는 것을 경험했죠.

 

이것은 앞에서 소개한 두 작품에서 나온 공통적인 결론입니다. 행복하니 가치가 있고 살만 합니다.

 

그래서 똥을 모으는 일이 가치가 없는 것이에요. 똥을 모으는 것이 인간의 생존이나 행복에 그다지 도움이 되질 않거든요. 거꾸로 오히려 해가 되죠. 물론 본인은 똥을 모으는 것이 너무도 행복하다면 그것도 일종의 가치가 되긴 하죠.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공감을 얻기란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생존은 어떻게 모든 것의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요? 아이러니 하지만 그것은 바로 죽기 때문입니다. 죽지 않으면 생존 역시도 아무런 의미가 없어지죠. 누가 죽지 않는데 생존하는 것에 관심을 가지겠어요? 

 

지난 강의에서 제가 공기에 대한 예를 들었던 적이 있죠? 공기는 인간의 삶에서 너무도 중요하고 가치가 있지만 이미 충분하고 딱히 노력하지 않아도 얻을 수 있기에 사람들은 좀처럼 공기가 가치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솔직히 말하면 공기가 있다는 사실조차도 인식하지 못하죠

 

공기보다도 중요한 것은 너무도 많죠. 하지만 정말로 그럴까요? 음식, 잠자리돈과 달리 공기가 없으면 사람들은 10분도 안돼서 다 죽는데도요?

 

만약 사람이 죽어도 언제라도 다시 살아난다면 그 사람을 살리는 일이 별 일이 아닐 수 있어요. 자식을 살리기 위해서 자신의 목숨을 내 놓은 부모의 숭고한 희생조차도 금세 다시 살아난다면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되어 버리고 말죠.

 

만약 인간에게 죽음이란 과정이 없다면 과연 무엇이 가치를 가질 수 있을까요?

 

이 전체적인 과정을 잘 이해해야 해요.

 

결국 결론은 이렇습니다. 사람들이 어떤 가치를 느꼈다면 그것은 반드시 죽음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요. , 인간이 경험 가능한 모든 가치는 오직 죽음이 존재하기에 생겨나는 것이에요.

 

소드 아트 온라인의 가상 세계에서 게임 속 죽음은 진짜 죽음이 되기에 그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행위는 실제로 의미와 가치를 가질 수 있었죠. 비록 머리 속에서 상상으로 일어나고 있는 가상의 세계라고 해도 그것이 실제와 연결이 됨으로써 그 안의 모든 게이머의 생각과 행동은 갑자기 의미를 갖게 됩니다.

 

이런 단 하나의 설정의 변화로 인해 무의미하고 아무런 가치도 없던 무의미한 공간이 갑자기 가치가 충만하고 의미가 있는 세상으로 바뀌었어요. 먹고, 자고, 사람을 돕고, 사람을 살리는 일이 모두 가치가 있어진 것이죠. 그것은 오직 죽음이라는 절차 하나를 끼워 넣었기 때문이죠.

 

그러니 인간이 결국 죽는다는 것이 얼마나 큰 의미를 포함하고 있는지 조금 감을 잡을  있을 것이에요. 당신은 평생 죽음을 피해 달아나려고 하지만 죽음은 당신을 행복하게 해주는 가장 중요한 조건입니다.

 

이 말은 행복이 부족함에서 나온다는 뜻과 일맥상통하죠.

 

삶은 행복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행복을 구성하는 중요 요소인 가치는 아이러니하게도 죽음을 통해 발생합니다. 그렇다면 삶은 결국 그 끝인 죽음으로부터 정의되는 것일까요? 이 이해하기 힘든 상황을 도대체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야 할까요?

 

, 그것을 알아보기 위해서 다음 시간에는 삶의 반대인 죽음에 대해서 설명을 드릴께요. 혹시 조금은 기대가 되시나요?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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