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철학

관심의 본질

아이루다 2016. 12. 21. 07:31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른 사람들의 관심에 관심이 많다. 그것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아무튼 사람들은 언제나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관심은 행복한 삶의 조건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원래 관심은 크게 두 가지 종류로 나누어진다. 하나는 이미 언급한 좋은 의미에서의 관심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그 반대인 나쁜 의미에서의 관심이다. 우리는 흔히 관심이라고 하면 보통 좋은 의미의 관심만을 생각하지만, 사실 나쁜 의미의 관심도 관심의 일종이다.

 

예를 들어서, 유명한 연예인이나 뛰어난 운동선수나 사회적으로 유명세를 타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보통 좋은 의미의 관심이 쏟아진다. 그리고 반대로 흉악한 범죄자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스캔들의 주인공 등에게는 나쁜 의미의 관심이 집중된다.

 

이 두 가지 관심 중에서 우리는 보통은 좋은 의미의 관심에 관심이 있다. 하지만 어떤 특정한 사람들은 나쁜 의미의 관심에도 집착을 하는데 그것이 좋든 싫든 관심 그 자체에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은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킨 사람들에게 구애 행위를 하기도 한다.

 

이와 연관되어서 인터넷에 회자되는 말 중 하나로, 가장 무서운 것은 악플이 아니라 무플이라는 말이 있다. 그것은 바로 어떤 사람이 쓴 의견에 달린 반대 의견이나 혹은 악의적인 비방보다 더 무서운 것이 단 한 명도 관심을 갖지 않아서 아무런 댓글이 붙지 않은 경우라는 뜻이다. 이것은 어느 정도 의미가 있는 말이다.

 

그런데 우리는 왜 그토록 다른 사람들의 관심에 집착하고 있을까? 그것이 당장 어떤 것을 해주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들에 다른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것을 왜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할까?

 

우리가 좋은 의미의 관심에 집착하는 이유는 참 단순하다. 그것은 바로 관심은 직접적으로는 아니지만 간접적으로 분명히 어떤 종류의 이득과 연결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이득은 대부분 행복으로 이어진다.

 

좋은 의미의 관심은 크게 두 가지 형태로 이득과 연결되는데, 하나는 정신적 이득이고 다른 하나는 물질적 이득이다.

 

물질적 이득의 흔한 예로 요즘 많은 사람들이 말이 들어가는 포탈 사이트나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 유튜브, 블로그 등등은 모두 사람들의 관심을 끌면 끌수록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공간들을 들 수 있다. 즉, 그런 장소들은 다른 사람들의 관심이 즉석으로 돈으로 연결되고 있는 현장이다.

 

정신적 이득의 예로는 자기 만족을 들 수 있는데, 자신에게 관심을 갖은 사람들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자신의 존재 중요도가 증명 받는다고 느끼기 때문에 이것이 만족감으로 변하고 결국 행복으로 이어지게 된다.

 

관심의 또 다른 형태인 나쁜 의미의 관심은 당연히 이득이 아니라 손해로 이어진다. 범죄자가 공개 수배를 받았을 경우, 다른 사람들이 이 범죄자의 체포에 관심이 많으면 많을 수록 도망 다니는 범죄자는 숨어서 지내기가 힘들어진다. 그래서 나라를 떠들썩하게 할 정도의 범죄를 저지른 사람일 경우 생각보다 쉽게 잡히기도 한다.

 

사실 이런 이야기들은 평범한 사람들이 들으면 그저 남의 일처럼만 느껴질 수 있다. 사실 보통 사람들이 유명인이 될 기회도 없을뿐더러 범죄자가 될 가능성도 낮기 때문이다.

 

하지만 평범한 우리들도 일상 생활 속에서 다른 이들의 관심을 통해서 매일 수 많은 이득과 손해를 반복하고 있다. 단지 그 이득과 손해가 인식될 만큼 크지 않아서 잘 느껴지지 않을 뿐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갈구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대부분 무의식적으로 이뤄지긴 하지만 우리가 지난 자신의 행동을 되새겨봄으로써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일상 속에서도 남들에게 좋은 관심을 많이 받으면 받을수록 평판이 좋아지고 사람들과 관계를 맺기가 수월해진다. 이런 현상은 어떤 식으로든 당사자에게 도움이 되면서 이득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남들에게 나쁜 관심을 받으면 받을수록 평판이 하락하고 사람들에게 신뢰를 얻기가 어려워진다. 이런 현상은 당사자에게 어떤 식으로든 손해로 이어지게 된다.

 

이런 점을 고려해서 우리는 일상 속 생활을 돌이켜보면 우리는 당연히 다른 사람들의 좋은 관심을 얻으려고 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깨달을 수 있다.

 

그리고 일상 속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관심을 받는 것을 보통 '호감' 이라고 하고 반대인 경우를 '비호감' 이나 혹은 이것이 더 나빠지면 '악감정' 이나 '혐오' 로 발전하게 된다.

 

조금만 생각해도 호감을 느끼는 사람에게 대하는 태도나 혐오를 느끼는 사람에게 대하는 태도는 정말로 다르다는 것을 기억해 낼 수 있다. 이것이 우리가 매일 어딘가에서 겪는 일이다.

 

그러다 보니 우리는 가능하다면 다른 사람들의 호감을 원한다. 하지만 이것은 결코 쉽지 않다. 누구나 호감을 원하지만 누구나 호감을 얻을 수는 없다. 그리고 호감을 얻기 위해서 필요한 가장 필수적인 요소가 바로 각자만의 '매력'이다. 매력은 호감을 얻어내는 가장 중요한 능력 중 하나이다.

 

원래 매력이란 능력은 딱히 고정되어 정해진 것이 없다. 보통 우리는 선하고 순수한 사람을 좋은 사람이라고는 하지만 이것이 바로 매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어떤 면에서 매력은 나쁘고 거친 사람들에게도 더 많이 느껴지는 경우도 있다.

 

이것이 바로 우리들이 매일 겪는 인간관계의 복잡함을 야기 시키는 가장 큰 원인이 된다. 만약 착하고 순수한 것만이 최고의 매력이었다면 이 사회에는 훨씬 더 많은 착하고 순수한 사람들로 가득 찼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은 끝없이 주변에 이용 당하고 살기 때문에 온전히 매력이 될 수가 없다.

 

보통 매력의 시작은 바로 외모이다. 즉, 우리 인간에게 있어서 외모가 그토록 중요한 이유는 바로 그것이 호감을 얻는 가장 중요한 관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렇게 얻어진 호감은 그 후 지속적으로 이득과 연결이 되고 당사자를 행복하게 해주는 열쇠가 된다.

 

특히 외모는 여자들에게 있어서 더욱 더 중요한 매력 포인트인데, 남자들은 보통 여자의 외모를, 여자들은 남자들의 경제력을 결혼 상대로써 중요한 조건이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남자의 재력은 여자의 외모처럼 바로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래서 남자들은 차나 시계 등으로 자신의 재력을 보여주려고 애쓰게 된다. 이것이 바로 남자들이 고가의 차나 시계에 집착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매력은 외모와 재력뿐만이 아니라 수 많은 것들로부터 만들어 진다. 신체적 능력, 지적 능력, 예술적 능력, 일을 하는 능력, 유머, 힘, 재주, 성격, 패션 감각, 노래 부르는 능력, 술을 마시는 능력, 많은 지식 등등도 모두 매력의 대상이 된다.

 

단지 외모도 재력도 별다른 매력으로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을 만큼 매력을 느끼는 대상은 사람마다 천차만별로 다르다. 그래서 그렇게나 다양한 사람들이 그렇게나 다양하게 어울리고 살아가는 것이다.

 

우리는 매력을 통해서 상대의 호감을 이끌어 내고 그것을 통해 이득을 얻고 행복해진다. 이것이 우리가 매일 하고 있는 관계 속에서 행복을 얻는 과정이다. 그러니 우리는 최대한 매력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할 필요가 있다.

 

사실 실제로 그렇다.

 

우리는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 여러 가지를 노력해서 배우고 있지만, 그것들은 사실은 대부분 자신의 매력을 높여주는 도구로 이용되기 위한 목적이다 . 문제는 많은 매력들이 노력한다고 해서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니란 점이다. 더해서 매력으로 작용하기 위해서는 남들보다는 조금 탁월한 수준의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점도 있다.

 

이런 특징 때문에 우리는 매일 좌절을 경험한다.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매력을 갖고 싶으나, 쉽게 가질 수 없으니 그것으로 인해 좌절과 자기 혐오에 빠져들 수도 있다. 우리는 조금이라도 더 사람들의 관심을 얻고자 하지만 쉽지 않기에 관계를 맺고 지속하는 것이 힘들다고 느낀다.

 

더군다나 관심은 주로 정신적인 이득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문제는 정신적인 이득은 물론 행복하기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밥이나 생필품이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 보면 정말로 쓸데없는 것이 될 수도 있다.

 

물론 별다른 노력 없이 호감을 얻고 관심을 얻을 수 있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자신의 중요한 시간과 노력까지 써가면서 그것을 얻고자 하게 되면 정작 자신의 실제적인 삶을 사는데 필요한 것들을 갖추는데 시간과 노력이 터무니 없이 부족하게 된다.

 

즉, 온라인 상에서 사람들의 관심을 얻기 위해서 많은 시간과 노력을 쓰게 되면, 오프라인 세상에서 실제로 해야 할 일들을 할 시간과 노력이 부족해서 결국 현실은 개차반이 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가 다른 사람들의 관심에 어느 정도 집착을 하는 것은 괜찮지만 그렇다고 해서 관심 그 자체에만 집착을 하게 되면 그것이 좋은 관심에 대한 집착이라고 해도 결국엔 손해로 이어지고 만다.

 

앞에서 좋은 의미의 관심은 이득을 나쁜 의미의 관심은 손해로 이어진다고 설명했었다. 그런데 좋은 의미의 관심을 원하다가 결국 손해로 이어진다면 이것은 결국에 나쁜 의미의 관심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우리가 관심에 너무 집착하는 사람을 보게 되면 그들이 원하던 호감은 고사하고 비호감이나 혐오를 느끼고 결국엔 나쁜 의미의 관심을 주게 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또한 관심 그 자체가 바로 이득과 손해의 문제이며 결국에 최종적으로 행복하고자 하는 의도라는 것을 이해하고 나면 관심 그 자체로부터 조금 자유로워질 수 있다. 왜냐하면 행복은 반드시 관심으로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 진짜로 행복한 사람들은 보통 사람들에 비해서 다른 사람들의 관심에 훨씬 덜 집착한다. 행복하면 행복할수록 그렇다.

 

이것은 당연한 일인데, 관심의 행복은 언제든 부서질 수 있는 모래성과 같기 때문이다. 아무리 유명한 연예인이라고 해도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게 되어서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게 된다. 즉, 관심은 결코 영원히 이어질 수는 없다. 더해서 자신 역시도 그 관심을 유지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서 관심은 분명히 행복한 일이긴 하지만 불안정성이 크다.

 

중단되지 않는 행복은 행복한 삶의 가장 중요한 조건 중 하나이다. 즉, 불안한 행복은 잠시 우리를 행복하게는 해주지만 금세 그것이 끝나 버리고 만다. 그것은 마치 마약을 먹은 것과 같다.

 

마약은 인간이 경험하는 행복 중에서 대단히 강렬한 경험 중 하나인데, 우리가 그것을 말리는 이유는 바로 불안정성 때문이다. 즉, 아무리 행복해도 불안정하다면 그것은 피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관심은 중요하지만 가능하다면 멀리하는 편이 더 좋을 수 있다. 그리고 그 시간과 노력을 자신의 고유한 행복에 투자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그 행복은 훨씬 안정적이고 영구적일 테니까 말이다.

 

그리고 조금 덜 행복하더라도 관심의 행복을 추구하기 보다는 스스로 홀로 행복할 수 있는 것을 찾으려고 하는 편이 더 나을 것이다. 행복도 결국 일종의 욕망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행복에 대한 욕구를 제어하지 못하면 우리는 행복의 노예가 될 수 밖에 없다.

 

우리는 관심의 본질을 이해함으로써 스스로 자신은 왜 매력적인 사람이 되고자 하는지, 왜 사람들에게 호감을 얻으려고 하는지에 대해서 좀 더 깊은 성찰을 해봄으로써 삶을 불필요한 시간과 노력에 낭비하지 않을 수 있다.

 

이 점이 정말로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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