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누구도 혼자 사는 것을 선택할 수 없다

아이루다 2016. 9. 17. 13:35


 

최근 들어서 1인 가구에 대한 통계나 기사가 많이 나오고 있다. 그만큼 1인 가구가 늘었다는 이야기도 될 것이며, 혼자 사는 형태의 삶이 사회에 끼치는 영향이 커졌다는 설명도 가능해 보인다.

 

그와 함께 최근 인터넷을 통해 유행하는 단어 하나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혼밥' 이다. 이 말은 혼자서 밥을 먹는 것이란 말의 줄인 말로, 혼자 밥을 먹는 것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시선을 받아 치는 듯, 받아들이는 듯, 비꼬는 듯 한 느낌이 전달되어 오는 단어이기도 하다.

 

더해서 '비혼' 이란 단어도 자주 노출되고 있다. 미혼이 아닌 비혼은 예전부터 독신주의자라는 말로 통용되어 온 말의 다른 표현이다. 즉, 혼인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이다.

 

그것이 자발적이든 혹은 어쩔 수 없이 비자발적이든 상관없이 사회적으로 혼자 사는 삶의 형태는 점점 보편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아마도 이런 식으로 한 10년만 지나도 우리나라를 지탱해오던 전통적 가치의 영향력은 많이 줄어들 것이란 예상도 된다.

 

기본적으로 혼자 산다는 말의 의미는 바로 '비혼', 즉 가정을 꾸리지 않고 혼자서 살아가는 삶을 뜻한다. 그러니 친구와 함께 사는 것도 일종의 혼자 사는 삶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어떤 의미로는, 적당한 인간 관계만 유지할 수 있다며, 혼자 사는 삶도 그리 나빠 보이지 않는다. 뭐, 사회적으로나 국가적으로는 문제가 되겠지만 말이다.

 

사람들은 여러 가지 목적으로 혼자 사는 삶을 산다.

 

혼자가 편해서, 배우자의 필요성을 못 느껴서, 결혼 후 삶이 흔들릴까 봐, 주변의 불행한 결혼의 삶을 많이 목격해서, 혼자서 충분히 먹고 살 수 있으니까, 딱히 결혼이나 육아에 대한 가치를 느끼지 못해서, 결혼과 함께 시작되는 시댁이나 처가와의 복잡한 관계를 맺기 싫어서,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지 못해서 등등 이런 것들이 이유가 될 것이다.

 

사실 결혼 후, 불행한 삶을 살다가 이혼하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은 세상이라면, 혼자 사는 삶을 선택하는 사람들의 입장이 충분히 이해가 되기도 한다. 더군다나 이런 시대에 자신 하나만 건사하기도 버거운 마당에, 아이를 낳고 키우는 부담감도 무척 클 것이라고 예상된다.

 

그리고 혼자 사는 사람들에게 시간이 갈수록 좋아지는 점 하나는, 주변에서도 점점 자신과 비슷한 삶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제는 혼자 살면서,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술을 먹고, 혼자 영화를 보고, 혼자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점점 흔한 풍경이 되어가고 있다.

 

즉, 주변의 참견이나 부정적 시선을 좀 덜 받는 것이다.

 

이것은 일종의 자유로움일 수 있고, 좀 더 우아한 삶일 수 있다. 결혼과 육아라는, 어려운 현실 앞에서 그것을 포기함으로써 삶이 가진 꽤나 고통스러운 과정을 피할 수도 있는 것이다. 특히 육아의 심각한 어려움은 비혼이 아닌, 혼인을 선택한 부부에게 아이 없이 사는 삶을 선택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아이 없이 사는 부부도 일종의 혼자 사는 삶과 비슷한 형태를 띤다.

 

사실 어떤 면에서 결혼 그 자체는 두 사람의 의지에 따라 결혼 자체로 인해서 삶이 크게 흔들리거나 변화를 겪지 않을 수 있지만, 육아는 완전히 다른 문제이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그 부모의 삶이 완전히 변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그 흔한 영화 한 편 보러 가기도 쉽지 않다.

 

그런데 이런 비혼이나 혹은 아이가 없이 사는 삶의 형태는 전통적 가치관에 따른,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는 삶과 비교해서 어떨까?

 

삶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 하긴 하지만, 우리가 그것을 벗어날 수는 없다. 왜냐하면 모든 사람에게는 자신의 현재 삶이 가장 나은 것이라고 판단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인간은 그것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다수가 선택한 삶이 더 낫다고 여기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1인 가구가 늘어나면 늘어날 수록 점점 이 두 가지 형태의 삶에 대한 판단은 서로 대립을 하게 될 것이다. 물론 지금이야 확실하게 가족을 이루는 삶이 더 우위에 서 있기에 덜 하지만, 이제는 점점 판세가 뒤집힐 것이다.

 

그래서 혼자 사는 사람들 중에서는 이미 자신의 삶의 형태가 훨씬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즉, 혼자 사는 것이나 아이 없이 사는 삶이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닌, 더 나은 행복을 위해서 선택한 것이라고 믿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당연하다. 자신의 삶이며, 자신이 자발적으로 선택한 것이니, 당연히 나아야 하는 것이다. 어쩔 수 없는 선택도 아닌, 스스로 자발적으로 선택한 것인데 더 나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인간은 결코 더 불행한 것이나 덜 행복한 것을 선택하지 않기 때문이다. 더 행복한 것을 원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다.

 

그런데 사실 이 두 가지 형태의 삶은 생각보다 크게 다르다. 즉, 비교 대상이 되기 힘들 정도로 다르다.

 

왜냐하면 혼자 사는 삶과 가족을 이루는 삶은 기본적으로 서로 다른 형태의 행복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이 차이는 여행을 좋아하냐 낚시를 좋아하냐의 차이가 아니다. 아예 행복을 정의하는 방법 자체가 다르다.

 

이 차이를 단순하게 정의하면, 혼자 사는 삶은 주로 즐거움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고, 가족을 이루고 사는 사람들은 가치를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은 명백하게 나뉘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적으로 그렇다. 그리고 이것을 이렇게 나누는 가장 큰 원인이 바로 가족을 이루면서 얽히게 되는 어쩔 수 없는 관계들과 아이를 키우는 과정으로 인해서 그렇다.

 

시댁이나 처가와의 관계는 사실 불편하고 어려우며 더해서 귀찮고 짜증나기도 한다. 물론 그것이 다는 아니다. 관계란 잘 맺어지기만 하면 많은 것이 좋기 때문이다. 외로움도 덜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더해서 많은 즐거움도 얻을 수 있다.

 

육아 역시도 비슷하다. 기본적으로 아이를 키우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물론 거기엔 즐거움도 있고 많은 여러 가지 만족도 있다. 하지만 육아는 기본적으로 어렵다. 그래서 육아를 대신해주는 사람들에게 돈을 줘야 한다. 이것이 육아가 어렵다는 것의 가장 확실한 증거이다. 이것은 아이가 사랑스럽고, 아이를 통해 많이 웃을 수 있으며, 아이를 보면 충만한 행복이 느껴지는 것과는 다른 문제이다.

 

개나 고양이를 키우는 것도 힘든데, 인간의 아이를 키우는 일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그럼으로써 가치가 생겨난다. 인간에게 있어서 가치란 시간과 돈과 노력을 투자할 때 생겨나기 때문에 당연하다. 사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아이만큼 큰 가치를 가진 존재는 없다.

 

이것으로 인해서 혼자 사는 삶이나 혹은 아이 없이 부부만 사는 삶은, 결혼 후 아이를 낳고 사는 가정과 근본적으로 차이가 생겨난다.

 

그래서 좋긴 하다. 결혼을 안 했다면 좀 더 자유롭고, 결혼을 했다고 해도 아이를 키우지 않아도 되니 많이 자유롭다. 여행도 가기 좋고,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여유도 훨씬 충분하다. 아이에게 들어갈 시간과 돈과 노력이 모두 남으니, 무엇을 해도 좋다.

 

그래서 아이를 낳지 않는 부부도 늘고, 아예 결혼을 하지 않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당연하게도 사회적으로 인구가 줄게 되는 문제를 만들지는 모르지만, 개인들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이제는 전통적인 가치관 하에서 혼자 살거나 아이 없이 사는 삶이 좀 더 인간다운 삶이라고 할 수 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일까? 누군가에게 얽매이거나, 다른 사람의 삶을 위해서 사는 삶의 가치는 이제는 구시대의 유물이 된 것일까?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삶에는 문제가 하나 있다. 그것도 꽤나 치명적이다.

 

그것을 생각하지 않고, 외면하고, 자신은 예외라고 여길지 모르겠지만, 그 누구도 예외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이것은 인간이 가진 근본적 한계이다.

 

그것은 우리는 누구나 늙는다는 것이며, 인간은 나이를 먹을수록 즐거움의 행복보다는 가치의 행복을 추구할 수 밖에 없는 존재란 점이다.

 

우리가 즐거움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늙기 전, 아니 사실은 젊은 때까지만 가능하다. 그래서 50대만 들어서도 이 문제는 다소 심각하게 다가오기 시작하는데, 50대는 몸도 마음도 본격적으로 늙어가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평균 수명이 늘어나서 이런 상태로 수십 년을 살아야 하는 문제까지도 덧붙여졌다.

 

물론 지금 혼자 사는 삶이나 아이를 낳지 않고 사는 삶을 선택했다고 믿는 사람들은, 이 문제를 깊이 생각해 보지 않거나 혹은 가족을 이루고 사는 삶이 도대체 엄두가 나질 않아서, 자신이 나이를 먹으면 다를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아니, 희망할 것이다. 그래서 자신만은 그것으로부터 예외가 될 것이라고 어렴풋이 희망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것은 정말로 제대로 깊이 생각해 보지 않은 것일 뿐이다.

 

물론 나이를 먹고도 즐거움의 행복을 추구할 수 있다.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한계는 명확하다. 할 수 있는 것들은 줄어들고, 해야 할 것들은 점점 늘어난다.

 

인간은 몸이 늙기 때문에 즐거움과 재미 위주의 행복에서 가치의 행복으로 변해갈 수 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지겨움과 권태로움이다. 40대 후반만 되어도 삶의 지겨움과 권태로 인해서 고민이 있는 사람이 있을 만큼 이것은 꽤나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문제이다.

 

이것은 아무리 재미있는 것도 하다가 보면 질린다는 것이고, 무엇이든 처음 할 때보다 더 신나고 즐거울 수는 없다는 것으로 인해서 벌어진다.

 

그래서 젊은 시절엔 해보고 싶은 것도 많아서 많은 경험을 하겠지만, 그렇게 쌓인 경험들은 이제는 점점 권태로움의 원인이 되어 버리고 만다. 더군다나 점점 둔해지고 약해지는 몸은 젊은 시절에 경험할 수 있었던 짜릿하고 자극적인 감각적 경험을 무디게 만들어 버리고 만다.

 

그래서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즐거움의 행복은 점점 줄어든다. 그렇다면 우리가 추구할 수 있는 남은 행복은 바로 가치의 행복이다.

 

혼자 사는 삶이나 아이 없이 사는 삶이 가진 가장 불편한 진실은 바로 이것이다. 현재는 충분히 좋지만, 미래의 행복이 꽤나 불안하다는 것이다.

 

물론 미래가 불안하다고 해서 현재 불행하게 살 필요는 없다. 현재는 현재고 미래는 미래다. 단지 인간인 이상, 미래에 닥칠 문제를 그냥 두고만 보고 사는 것은 그리 좋은 태도는 아니다. 더군다나 이것은 더 큰 문제점과 연관되어 있다. 그것은 바로 자신이 현재 선택한 삶에 대한 잘못된 확신이다.

 

이 확신은 자신의 삶을 뒤틀고, 잘못 해석하게 만들며, 불필요한 자부심을 느끼게 한다. 이것은 반드시 행복의 걸림돌이 된다. 즉, 현재의 행복조차도 실제로는 행복이 아닐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가지게 한다.

 

그래서 정말로 행복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행복하다고 믿고 스스로를 합리화 할 가능성을 만든다. 이것은 결국 마음 속에 작은 틈을 만들고, 그 틈으로 지속적으로 무엇인가가 빠져 나간다. 그래서 어느 날 갑자기 공허함과 허무함이 밀려오고 이어서 외로움과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이것은 많은 사람들이 경험하는 심리적 현상이다. 제대로 행복한 사람들은 충만하기 때문에 이런 경험을 하지 않는다. 오직 자신의 행복을 잘못 해석하거나 혹은 자신이 행복하다고 믿는 사실은 불행한 사람들이 겪는 경험이다.

 

이 모든 문제의 시작점은 자신이 어떤 삶을 선택했다고 믿기 때문에 생겨난다. 즉, 자신은 결혼하는 삶보다 혼자 사는 삶을 선택했고, 자신은 아이를 낳아 키우는 삶보다 아이가 없는 삶을 선택했다고 믿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것은 틀렸다. 혼자 사는 삶을 사는 사람은 그것을 선택한 것이 아니다. 그렇게 살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그렇게 살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평생 독신으로 살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던 사람들이 어느 날 갑자기 결혼을 한다고 연락을 해 온다.

 

그들은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다. 단지 자신의 마음에 맞는 배우자를 만나지 못한 것뿐이다. 즉, 누구나 자신에게 운명처럼 느껴지는 짝을 만나면 언제든 결혼을 할 수 있다. 단지 그럴 기회가 안된 것뿐이다.

 

제대로 된 짝을 찾지 못했거나,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미래가 불투명하거나, 결혼이 더 행복할 것 같지 않아서 결혼을 못한 것이다. 결코 결혼을 안 한 것이 아니다.

 

아이를 낳지 않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아이를 낳고 기를 능력이 되지 않기 때문에 하지 못한 것이다.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게 될 책임감과 부담을 이겨낼 능력이 안 되는 것이다. 아이를 키울 상황이 충분히 좋았다면 아이를 낳아서 키웠을 것이다. 이것 역시 못한 것이다. 안 한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안 했다고 믿고 싶어한다. 왜냐하면 못했다고 생각하면 자신의 삶이 비참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돈이 충분히 있는데도 다이어트 때문에 밥을 먹지 않는 것과 돈이 없어서 밥을 먹지 못하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안 하는 것은 선택이지만, 못하는 것은 비참한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것을 안 했다고 믿고 싶어 한다. 하지만 못한 것이다.

 

이것은 이후 삶에서도 큰 영향을 끼친다. 안 했다면 딱히 다른 노력을 할 필요가 없다. 그냥 할 수 있는데 안 했으니 아무 것도 안 해도 된다. 하지만 못했다면 반드시 대안을 찾아야 한다. 그것을 하지 못함으로써 얻지 못한 것들을 어떻게든 채워야 하기 때문이다. 당장은 불안하고 비참하지만 노력을 할 수 있는 힘이 된다.

 

그리고 이런 두 종류의 태도의 차이는 시간이 쌓이면서 아주 크게 벌어진다. 그래서 못한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든 대안을 찾아서 똑같지는 못해도 대안 속에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반면, 안 했다고 믿는 사람들은 전혀 달라질 것이 없이 서서히 사라져가는 즐거움 대상들을 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쉽게 말해서 결혼을 못하거나 아이를 낳지 못한 사람들은 봉사 활동과 같은 다른 대안 활동을 통해서 자신이 채우지 못한 것을 찾아서 결국 어느 정도 안정적이고 가치 있는 삶을 살 수 있다. 하지만 그 시간들을 즐거움과 재미로만 채운 사람들은 결국 점점 줄어가는 그것들로 인해서 삶이 점점 붕괴되는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인간의 관계에 대한 욕구는 너무도 명백해서 결코 부정할 수 없다. 산 속에서 혼자 살아가는 사람들도 어쩔 수 없이 거기에 혼자 사는 것이다. 그들이 인간들 속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었다면 그런 삶을 살 필요가 없다. 무엇인가를 실패했기에 그 자리에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삶을 살면서 자신이 산 속에서 혼자 사는 삶을 선택했다고 주장하고 자신도 그것을 믿는다면 거기에서부터 문제가 발생한다. 그런 주장으로 인해서 조금 마음이 편해질지는 모르지만,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는 두려움과 공허 함에서는 결코 해방될 수 없을 것이다.

 

그런 것들은 결국 인정하고 받아들여야만 겨우 없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부정과 외면은 결코 해결책이 아니다. 또한 언젠가는 결국 어쩔 수 없이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날이 온다.

 

혼자 사는 삶이나 아이가 없이 사는 삶도 이들의 삶과 다를 것이 없다. 그리고 착각하지 말아야 할 것이 하나 있다.

 

식당에서 혼자 밥을 먹으면서 폰으로 채팅을 하거나, 게임을 하거나, 각종 인터넷 게시판의 글을 읽고 있는 것은 결코 혼자 밥을 먹는 것이 아니다. 정말로 혼자 밥을 먹고 싶다면, 식당에서 TV조차 보지 않으면서 밥을 먹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진짜 혼자다.

 

머리 속을 TV나 스마트 폰으로 가득 채워서 무의식적으로 존재하고 있는 것은 혼자가 아니다. 스스로 명백히 깨어 있는 상태가 될 때, 그것이 혼자인 것이다.

 

정말로 혼자가 되었을 때, 우리는 혼자 사는 삶의 문제점과 마주할 수 있다. 삶을 SNS, 영화, 스마트 폰, 게임, 드라마, 각종 TV 프로그램으로 채우고 있다면, 그것은 혼자 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살고 있는 것조차 모르고 살고 있는 것뿐이다.

 

그러니 가끔 자신과 대화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여행도 좋고, 산책도 좋고, 책도 좋다. 그것이 무엇이든 사유의 시간을 가질 수 있고, 그것을 통해 자신의 진실과 마주할 수 있다면, 어떤 해결책의 시작이 된 것이다. 그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렇게 살고 싶지 않거나, 힘들거나, 이 말 자체가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그냥 남들처럼 살아야 한다. 결혼하고 애를 낳아야 행복하게 살 수 있다. 그것이 보편적 행복이다. 무의식적 삶 중에서 가장 낫고 안정적이다.

 

혼자 살거나 아이 없이 사는 삶을 선택했다면, 행복으로 가는 쉽고 확실한 길을 두고 어렵고 의문 가득한 길을 선택한 것이다. 대신 제대로만 산다면, 전형적이고 뻔한 삶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 수 있는 행운이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이것은 해볼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