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사랑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정해져 있다.

아이루다 2016. 8. 31. 11:00

 

아주 오래 전부터 사랑은 많은 사람들의 로망과도 같았다. 그것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꼭 해봐야 할 경험이었으며, 그 어떤 것보다 가장 강렬할 것 같은 경험이며, 태어나서 처음으로 자기보다 더 소중한 존재가 있을 수 있음을 알게 된 경험이다.

 

그래서 사랑은 아주 오래된 신화 속 이야기를 통해서, 각 나라에서 구전되어 오는 많은 이야기를 통해서, 아름답고 애절한 소설 속 주인공 남녀의 운명적인 이야기를 통해서, 마치 한 편의 소설 같은 현실에서 일어났던 그런 가슴 뭉클한 사연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슬픔과 기쁨을 선사했다.

 

그러다 보니 어떤 사람들은 사랑을 삶에 있어서 경험할 수 있는 세 가지 중요한 사건 중 하나로 꼽을 정도였다. 이때 사랑을 제외한 나머지 두 개는 탄생과 죽음이다. 우리는 탄생과 죽음 사이를 삶이라고 부른다. 그러니 사랑에 대한 경험은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사건인 셈이다.

 

이렇듯 사랑에 대한 경험은 너무도 중요하고도 강렬해서 이 세상 젊은 남녀 중 그것을 꿈꾸지 않는 사람이 없을 정도이다.

 

하지만 슬프게도 그런 사랑을 경험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많은 남녀가 서로 만나서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낳고 살긴 하지만, 그들이 모두 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을 경험을 한 것은 아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사랑해서라기 보다는 서로의 필요에 의해서, 상대를 믿을 만 해서, 경제적으로 풍족해서, 그 정도면 자신에게 적당해서, 더 나은 사람을 찾을 가능성이 별로 없어서, 상대가 좋은 성격을 가진 사람이라서, 대하기 편해서, 자신에게 잘해줘서 결혼을 한다.

 

그런데 왜 결혼까지도 하지만 사랑을 경험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존재하게 될까?

 

그들은 그저 운이 없어서 일까? 아니면 그럴만한 운명적 상대를 만나지 못해서일까? 아니면 아예 그럴 가능성 자체가 없어서 일까?

 

이 질문에 대한 정답은 없다. 운이 없어서 그럴 수도 있고, 좀 더 시간을 두고 사람을 골랐다면 운명적 상대를 만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 중 하나는, 어느 가요에서 나오는 것처럼 '사랑은 아무나 하나’ 라는 말을 그저 웃으면서 넘길 수는 없다는 점이다.

 

즉,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열정적이고 폭풍 같은 그런 사랑을 경험할 수 있는 사람은 처음부터 한정적으로 정해져 있다.

 

왜 그럴까? 사람들은 누구보다도 사랑을 경험하길 바랄 텐데 말이다.

 

이것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두려움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사랑은 빠져야 한다. 사랑은 자신의 선택에 의해서 일어나는 사건이 아니다. 사랑은 스스로 감당할 수 없는 거센 바람과 같다. 일단 사랑에 빠진 사람은 아무리 자신을 제어하려고 해도 불가능하다. 그래서 사랑은 강렬하지만 그만큼 위험하다.

 

일단 사랑을 하기 시작하면 우리는 그 전에 살았던 안정적인 삶을 유지할 수 없다. 심한 경우 죽을 수도 있다. 우리는 사랑에 빠졌을 때, 그 어떤 때보다 강렬한 감정적 경험을 하고 그것을 통해 큰 행복을 느끼지만, 그만큼 원래 일상적인 삶은 많이 흔들릴 수 밖에 없다.

 

이것은 원래 강렬한 감정이 가진 효과이기도 하다. 그것이 기쁨이든, 두려움이든 상관없이 강렬한 감정은 우리를 크게 흔든다. 그리고 어떨 경우엔 그 경험으로 인해 우리는 완전히 변화될 수도 있다.

 

사랑은 기본적으로 현재의 자리에서 안정적으로 머무르면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사랑에 빠진 순간 평소에 있던 자리에서 벗어날 수 밖에 없다. 그 사람을 향해 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평소에 하지 않던 행동도 하고, 평소에 가지 않을 장소에도 간다. 사랑은 우리를 그렇게 변화 시킨다.

 

그리고 어떤 식으로든 사랑이 끝나게 되면, 우리는 아주 오랫동안 그 사랑이 남긴 흔적으로 인해서 힘든 시간을 보내야 한다.

 

사랑은 빠질 때 비로소 경험 가능하다. 지금 있는 자리에서 벗어나 어딘가 전혀 알 수 없는 곳으로 빠져 들어야 한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그 사랑이 주는 행복감으로 인해서 그것을 두렵다고 느끼지 못하지만, 사실 그것은 정말로 두려워 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사랑에 빠졌을 때, 처음 보는 낯설고 불안한 세상과 마주해야 한다. 단지 사랑에 눈이 멀어서 그것이 보이질 않을 뿐이다.

 

만약 맨 정신이라면 이것은 커다란 두려움일 것이다. 인간은 변화를 꿈꾸지만, 사실 변화는 두려움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변화를 원하면서도 변화를 원하지 않는다. 이 이중성이 인간의 본질이다.

 

이런 이유로 인해서 사랑에 빠질 수 있는 사람이 있고 사랑에 빠질 수 없는 사람이 존재하게 된다. 즉, 많은 사람들은 그저 자신에게 사랑을 할 기회가 없었을 뿐이라고 믿겠지만, 사실 많은 사람들은 아예 사랑에 빠질 역량이 안된다.

 

사람에 따라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든 현재의 감정을 따라서 설령 그 끝이 죽음이라고 해도 나아가는 사람이 있는 반면, 시작부터 미래에 일어날 불안 요소를 따지고, 실패했을 때 자신이 받게 될 손해를 계산하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후자의 경우엔 사랑에 빠지기가 쉽지 않다. 사랑에는 너무 불안 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사랑은 무조건 사람을 변화 시킨다. 만약 사랑을 경험하고도 변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사랑을 제대로 경험하지 못한 것이 분명하다.

 

사랑이 사람을 변화시키는 이유는 아주 단순하다. 사랑은 세상에서 태어나 처음으로 자신 이외에 다른 존재를 더 소중히 여기는 경험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오직 자신만을 소중하게 여기면서 살아온 사람들에게는 정말로 놀라운 경험이다. 물론 그것의 유효기간은 존재한다. 그럼에도 그 시간 동안 사람은 변하게 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사랑 앞에서 본능적으로 두려움을 느낀다. 자신도 모르게 자신이 변화될까 봐 두려워한다. 그것은 전혀 가늠할 수 없는 변화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일부의 사람들은 용감하게 사랑을 향해 나간다. 하지만 또 일부의 사람들은 두려움으로 인해 뒷걸음 친게 된다. 사랑으로부터 도망친다.

 

그래서 사랑에 빠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용기가 필요하다. 아니, 이것은 좋은 말로 용기이고 제대로 말하면 앞뒤를 재지 않는 막무가내 정신이다. 사랑은 계산하면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랑은 이득과 손해를 따져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랑은 미래를 걱정하면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랑은 지금 이 순간 감정의 폭발에 떠밀려서 앞뒤 재지 않고 무조건 빠져드는 것이다.

 

그래서 사랑에 더 쉽게 빠지기 위해서는 한 가지 필요한 조건 더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신뢰이다. 인간에 대한 신뢰가 강할수록 사랑에 빠지기가 더욱 더 쉽다. 어디로 갈지, 어떻게 될지, 어떤 위험이 있을지 모를 여정 속에서 상대에 대한 신뢰는 큰 힘이 되어 준다.

 

그래서 용기와 신뢰, 이 둘 중 하나라도 부족하면 사랑에 빠지기는 힘들다. 한 가지 쉬운 방법이 있긴 하다.

 

그것은 감정적 무식함이다. 이때는 신뢰도 용기도 그리 중요하지 않다. 그저 감정이 시키는 대로 나가는 것이다. 물론 이것도 일종의 신뢰와 용기이다. 단지 전혀 근거 없는 신뢰이거나 용기가 아닌 만용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문제지만 말이다.

 

사랑이 주로 젊은 사람들의 점유물인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젊다는 것은 경험이 적다는 것이고, 그러니 당연히 훨씬 서툴면서 과감하다. 중년의 남녀는 알 것을 다 알기에 그런 사랑을 하기가 힘들다. 물론 운이 좋은 이들은 중년이나 노년에도 그런 사랑을 경험할 수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젊은 사람들만이 그런 사랑에 빠질 수 있다.

 

사랑의 속성이 그렇기 때문에 사랑에 빠지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것은 그 사람의 성격에 종속적이다.

 

원래 신뢰는 모든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이다. 누군가를 믿을 수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긴 하지만, 누군가를 잘못 믿었다가는 죽음을 당할 수도 있다. 우리가 경험하는 가장 치명적인 사건 중 하나가 바로 믿을만한 사람의 배신이다.

 

그래서 신뢰는 양날의 검이다. 잘 쓰면 좋지만, 잘못 쓰면 크게 다칠 수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누군가를 신뢰하는데 있어서 많은 고려를 하게 된다. 그것을 인식하지는 못해도 누군가를 믿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 꽤나 다각도로 검토를 한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만큼 알기 힘든 것도 없다.

 

누군가를 믿을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으려면 정말로 오랜 시간을 함께 해야 한다. 그리고도 잘못 판단해서 결국 뒤통수를 맞는 경험을 할 수도 있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 중에서는 기본적으로 타인을 신뢰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오직 자신만 믿거나 자신의 가족까지만 믿는 사람들이다.

 

사람의 성격은 그래서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다른 사람을 기본적으로 신뢰 가능한 존재라고 여기고 거기에서 믿을 수 없는 사람을 쳐내는 유형이 있다. 다른 하나는 사람을 기본적으로 신뢰하지 못할 존재로 여기고 거기에서 믿을만한 사람을 찾는 유형이 있다.

 

이때 후자의 경우엔 사랑을 경험하기 힘들다. 기본적으로 남을 믿지 못하는 사람은 사랑에 빠진다는 것 자체가 무리다. 사랑은 그저 단 한 차례의 만남으로도 이뤄지기 때문이다.

 

사랑은 서툴고, 막무가내이고, 감정적이다. 그런데 거기에서 신뢰 여부를 가지고 오랫동안 생각하는 사람이 그것을 감당해 낼 수 없다. 아니, 사랑의 기회가 찾아와도 그것을 잡지 못한다. 앞뒤를 재다가, 두려워하다가 결국 때를 놓치고 만다.

 

남을 잘 믿지 못하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겁이 많아서 그렇다. 누군가를 믿는다는 것이 가진 문제점, 즉 배신을 너무 두려워한 나머지 누구도 믿지 않으려고 한다. 설령 믿더라도 반 정도만 믿는다. 그리고 그 사람을 완전히 믿으려면 오랜 시간의 경험이 필요하다.

 

하지만 남녀가 사랑에 빠지는 것은 순간이다. 오랜 시간을 기다려서는 불가능하다. 원래 사랑의 감정은 폭발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신뢰의 부족이 가진 문제점을 가뿐히 뛰어 넘게 만든다. 이럴 수 있는 사람만이 사랑을 경험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문제가 있다. 사랑이 자주 실패되는 것이다. 서툴고, 막무가내이고, 감정적이기에 그렇다.

 

젊은 사람들은 경험도 부족하고 사람을 파악하는 능력도 많이 떨어진다. 그래서 사람을 잘못 판단한 상태에서 사랑에 빠진다. 이런 사랑은 시간이 지나면 많이 아파진다. 그래서 결국 몇 년을 넘기지 못하고 많은 이유로 인해서 그 사랑이 깨진다.

 

그리고 사랑에 실패하는 또 한 가지 이유는, 상대를 판단할 때 신뢰의 가치를 가장 높이 두지 않아서 그렇다. 우리는 흔히 상대의 외모, 직장, 배경, 성격을 더 우선시 한다. 하지만 누군가와 사랑에서 성공하고 싶다면 그 사람이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인지를 가장 우선시 해야 한다.

 

사실 이 원칙은 사랑의 대상만 그런 것이 아니다. 모든 인간 관계가 바로 신뢰를 가장 우선시 해야 한다. 그리고 신뢰가 우선시 되는 관계일수록 실패할 가능성이 줄어든다.

 

이 모든 이유로 인해서 사랑을 경험할 수 있는 사람은 한정되어 있다.

 

하지만 사랑을 경험하지 못했다고 해서 낙담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일단 결혼을 했다면 두 번째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아이를 낳아서 키우는 경험이다.

 

설령 결혼 상대자와 사랑을 경험하지 못한 채 살아간다고 해도, 아이를 낳아서 키우게 되면 사랑을 경험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이 생긴다.

 

사실 아이는 진정한 의미에서 자신보다 더 소중한 남이다. 즉, 아이만큼 자신과 일체화 되는 존재는 없다. 그러니 우리는 이때 또 다른 사랑을 경험할 수 있다.

 

부모는 아이를 사랑하기 위해서 용기를 낼 필요도 없고, 아이에게 신뢰를 요구하지도 않는다. 거기엔 오직 일방적인 사랑만이 존재한다. 반면에 아이는 끝없이 두려움을 느끼고 부모의 신뢰를 요구한다.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은 이렇듯 좋지만, 어쩔 수 없는 문제가 있다. 그것은 바로 일방적인 것이란 점이다. 그래서 아이는 언젠가는 자신의 삶을 찾아서 떠나야 한다. 물론 부모는 좋은 마음으로 그것을 바라 보지만, 결국 부부의 사랑과는 다른 결말이 되고 만다.

 

더군다나 이것은 부작용을 가지고 있다. 사랑을 하지 않고 결혼한 부부는 아이를 낳음과 동시에 서로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줄어든다. 남편과 아내의 관심이 아이에게 집중되면 될수록 부부는 서로에게 더욱 더 관심이 없어지고 만다. 두 사람은 동반자가 아닌, 아이를 키우기 위한 동업자가 되어간다.

 

반면에 사랑해서 결혼한 부부는 아이를 낳으면서 또 다른 사랑을 경험한다. 그래서 이 구조는 서로 영향을 미치면서 적절하게 유지된다. 하지만 사랑을 하지 않고 결혼한 부부가 아이를 낳으면서 사랑을 경험하게 되면 심하게 한쪽으로 치우치게 된다.

 

이것이 많은 부부 갈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것이 결국 서로 소외감을 견디다 못해서 이혼을 하게 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사랑을 하고 싶다면 가장 먼저 사람에 대한 신뢰를 가지려고 노력해야 한다. 물론 상처입고 배신을 당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을 두려워해서 관계의 깊이를 가질 수 없는 사람은 결코 사랑을 경험할 수 없다.

 

사랑을 성공하고 싶다면 신뢰의 가치를 가장 우선시 해야 한다. 신뢰할만한 사람을 고를 수 있는 눈을 갖출 때, 사랑을 성공할 가능성이 가장 높아진다.

 

삶에서 돈을 가장 우선시하면 돈 많은 사람과 결혼하고, 외모를 우선시하면 외모가 뛰어난 사람과 결혼하게 된다. 우리는 사람을 구성하는 많은 요소들 중에서 가장 우선시 하는 것을 기준으로 사람을 고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랑을 경험하고 성공하고 싶다면 삶을 신뢰로 가득 채워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