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

큰 화장대

아이루다 2014. 2. 6. 15:49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어머니의 요청에 의해 작은 화장대를 두번이나 만들어 보게 되었다. 물론 만든 작품들은 모두 간단한 구조여서 거울이 달린 뚜껑을 열고 닫는 방식만 좀 까다로웠을 뿐 그리 어렵진 않았다. 그런데 이런 모습을 옆에서 본 나의 소중한 분께서 자신을 위한 화장대도 하나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뭐 지금까지 목공을 한답시고 몇가지 만들어 보긴 했지만 실제로 한번도 그녀를 위해 뭔가를 만들어 본 적이 없으니 당연히 좋은 마음으로 승낙은 했으나 이젠 거의 가구급으로 만들어 한다는 압박감이 몰려왔다.

 

일단 가장 걸리는 부분은 일단 톱질이었다. 그 동안은 모두 손으로 잘랐는데, 이 톱질이 체력 소모가 너무 크다. 그래서 작업을 하다 보면 지쳐서 집중도도 떨어지고 목공을 하는 즐거움이 노동으로 변해 버리기 쉽상이었다. 우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밀어 두었던 전기톱 구매를 진행했다.

 

나는 작업 테이블이 없는 탓에 직쏘와 같은 장비를 두기는 힘들고 결국 손으로 잡고 움직여야 하는데 원형톱들은 너무 크고 무거워서 내가 막 쓰기가 힘들어 보였다. 그래서 공구 가게에 가서 상담을 하다가 보쉬에서 나온 대리석 용 작은 원형 톱이 있는 말을 듣고 그것을 구매했다.

 

이 전기톱의 모델명은 GDM 13-34 Professional 인데 원래 타일이나 대리석과 같은 돌을 자르는 톱인데 여기에 목재용 원형 톱날을 달면 나무도 자를 수 있다고 했다. 무게가 다른 제품들 보다 좀 더 가볍고 크기도 작아서 득템 했다는 심정으로 구매를 했다. 가격도 일반 목재용 전기 원형톱 보다는 쌌다.

 

단점이라면 충전식이 아니라서 사용하기가 좀 불편했으며 잘 모르겠지만 석재를 자른 톱이라서 그런지 목재를 자르기엔 힘이 너무 좋았다. 나는 약한 삼나무를 쓰기 때문에 정말 잠시만 실수를 해도 심하게 나무가 손상되어 버렸다. 그리고 나무에서 전혀 힘을 받지 못하니 자를 때 톱날이 왔다 갔다 하는 것도 문제였다.

 

이것이 이번에 산 전기 원형톱이나 손 톱을 쓰다가 이걸 쓰니 정말로 편했다.

 

이것 말고 하나 더 산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나무를 자를 때 자리를 잡아 주는 도구였다. 프레스 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아무튼 긴 것을 샀는데 원래 내가 가진 자가 50cm 짜리라서 이 긴 자는 긴 길이를 자를 때 참 유용했다. 거기다가 예상도 못했는데 눈금까지 새겨져 있어서 긴 길이 측량도 매우 편했다. 길이는 130cm 이었다.

 

이번에 산 프레스, 자 역할도 한다. 길어서 두장에 나눠 찍었다.

 

 

이 두개 이외에 이번엔 서울에 있던 작은 전동 드라이버도 가지고 갔다. 드릴이 하나니 구멍내고 나사 박고 하려니 너무 불편해서 아예 드릴용, 나사용으로 고정시켜 쓰려고 했더 결과는 대만족이다. 특히 이 전동 드라이버는 충전식이라서 쓰기에 너무 편했다.

 

생각해보니 지난번 영월집 공사를 하던 아저씨들이 충전신 드릴을 두개씩 들고 다녔던 기억이 난다. 정말로 경험이 중요하다.

 

화장대는 길이 60cm, 폭 50cm 높이 70cm로 했는데 폭이 생각보다 길어서 조금 마음에 걸린다. 나는 괜찮은데 실제로 사용 할 여자 친구는 쓰기가 좀 불편할 듯 하다. 

 

이번 제작에서 가장 난이도가 높은 것은 서랍을 만드는 것과 함께 레일을 다는 것이다. 일단 목재들은 어느정도 유동성이 있어서 크기를 조금 잘못 자르거나 삐뚤어져도 대충 나사의 조임을 통해 관리가 가능한데 서랍과 레일은 정말로 정밀한 제작이 필수였다. 그리고 역시나 나는 길이에 실패해서 억지로 하다가 결국 레일을 고장내고 말았다.

 

이번에 산 레일은 끝부분에서 자동으로 닫히는 기능을 가졌는데 그 부분이 완전히 망가졌다. 다행인 것은 그것 말고는 정상 작동을 해서 나중에 다시 바꿔야 할 듯 하다.

 

전체 프레임 작업을 진행 중인 모습니다. 일단 좌우 판을 세우고 위에서 22cm 정도까지 내린 상태에서 하단 판을 연결했다. 그리고 뒤쪽으로 다시 하나 더 연결해 힘을 받도록 했다. 

 

서랍을 가려 줄 판을 하나 더 대고는 밑으로 가장 난이도가 높은 서랍장을 제작해 끼웠다. 결론적으로 서랍장이 한 2mm 정도 작게 제작되어 레일이 잘 안들어가는 사태가 벌어졌다. 지금 내가 산 레일을 기준으로 보면 12mm 정도를 잡아 줘야 맞다. 나는 13mm로 측량해서 결국 2mm 차이가 발생한 것이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서 결국 끼워지는 부분 뒤쪽으로 2mm 정도가 되는 완충제를 끼워 넣여야 했다.

 

힘들게 서랍장을 맞추고는 내부를 구분해 두었다. 제일 작은 격자들은 여인네들이 많이 쓰는 귀고리나 기타 작은 장신구류를 넣을 수 있도록 했다.

 

제작을 어느 정도 한 후 배니쉬를 바르고 말리고 있다.

 

본체 역시도 간단히 칸막이를 하고는 배니쉬를 칠하고 말리고 있다. 중간에 튀어나 온 레일이 보인다.

 

거의 완성이 되어 이번에 긴급히 만든 의자와 함께 세팅을 해봤다. 의자는 위에 방석이라도 달아야 한다.

 

남은 작업은 본체 가장 밑에 작은 받침대 및 완충제를 붙여 주는 것과 전면에 거울을 부착하는 것이다. 또한 이번에 야심차게 산 유압수대를 다시 구매해서 달아야 한다. 내가 미친짓을 한 듯 하다. 20kg용을 샀더니 (나는 이 유압이 조절되는 줄 알았다) 내 힘으로도 간신히 닫을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으로는 한 2~3kg용만 되면 될 듯 한데 마땅한 것이 없는 것도 문제다.

 

나머지 작업은 서울로 올라가서 꾸준히 해야 할 듯 하다.

 

많이 힘들었고 마음에 안드는 면도 좀 있지만 그래도 만들고 나니 뿌듯하긴 하다.

 

* 최종 마지막으로 완성된 모습니다. 유리를 달고 유압쇼바도 달았고 의자엔 간단하지만 방석을 강제로 부착 시켰다. 유압수대는 3kg짜리 두개를 썼는데 부족해보인다. 나중에 좀 더 여유가 생기면 6kg짜리 두개로 바꿔야 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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